원정 다득점 원칙
1. 개요
Away goals rule
축구의 규칙. 주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토너먼트에서 적용된다.[1] 1, 2차전을 합산해 승점에서도 골득실에서도 총합 무승부가 나오면 원정팀이 획득한 득점을 우선해서 승패를 가르는 규칙이다. 오프사이드와 함께 축구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규칙이기도 하다. 왜 이긴 팀이 침울해하고 진 팀이 기뻐하는지 혹은 양 팀이 비겼는데 왜 서로의 희비가 엇갈리는지 헷갈릴 때가 초보자뿐만이 아니라 축구 좀 보는 사람들에게도 가끔씩 있다.
반대로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익숙해진 축구 팬들이 원정 다득점을 따르지 않는 대회를 보며 헷갈려하는 경우도 있다.
2. 생긴 이유
굳이 같은 1골이라도 같은 상황이라면 원정에 포인트를 더 실어주는 이유는 어느 스포츠가 안 그렇겠냐마는, 축구는 원정길에 오른 팀에 대한 견제나 불이익이 대단히 심하다. 원정팀에게 극도로 불리한 경기장 시설[2] 부터 시작해서 치어리더가 필요 없을 정도의 홈팬들의 과열된 응원에 원정팀들은 있는 기량도 제대로 펼치지 못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래서 이 규칙이 생겨나기 전에는 대다수의 팀들이 홈에서 한 골을 넣고 원정길에 나가서 영혼의 10백으로 지키는 전법을 사용해서 경기가 재미없어지기 일쑤였다.
원정경기의 불리함은 타 스포츠 종목도 마찬가지인데도 유독 축구만의 특징이 된 이유는 사실 다른 경기 종목은 이런 부분까지 따져야 할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 잘 안 나오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진영을 갖춘 필드형 구기 종목은 세트를 바꿔가면서 한게임당 승부를 확실히 보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기본적으로 승리를 위한 점수량이 정해져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게임당 득점량 자체가 어느정도 많은 편이다. 고로 토너먼트를 원정 1번 홈 1번 나눠서 경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두 경기가 득실까지 똑같아질 상황이 드물다. 야구도 축구보다는 득점이 조금 더 잘나오는 환경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9회까지 승부가 안 나면 일반적으로 12회까지 주어지거나 승부치기가 있거나 이닝제한 규칙조차 없기도 하다.
하지만 축구는 경기수와 득점량이 적기에 타 스포츠처럼 다전제를 하기 힘들고 서로 동률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보니 그런 상황에 자칫 경기가 루즈해질 수 있는 꼼수가 만연하게 되어 저런 궁여지책에 가까운 수단이 마련된 것이다.
사실 동점자 처리 규칙은 사전에 정해졌고 그것이 동등한 조건이라면 어떻게 정해도 상관없다. '명분'은 있지만 사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다. 득점과 실점 수가 완전히 똑같을 때 '원정경기에서 득점을 많이 한 팀이 올라간다.'는 '홈경기에서 득점을 적게 한 팀이 올라간다.'와 완전히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다.[3] 전자로 따지면 있어 보이고, 후자로 따지면 이상해 보여서 전자처럼 한 것일 뿐이다. 사실 축구를 잘하는 팀이란 완전히 상식적으로 말하면 득점을 많이 하고 실점을 적게 하는 팀이다. 그 둘이 충돌하는 상황이 생겨서 그런 것 뿐...
3. 영향
안타깝지만 이 규칙이 생겨도 홈앤어웨이 토너먼트에서 홈깡패vs원정10백이라는 경기 양상이 딱히 닥공축구, 철퇴축구로 전환되진 않았다. 홈에서 이기면 원정다득점이고 나발이고 원정에서 그냥 골대 앞에 버스 세우기를 발동한다. 혹은 공격을 열심히 하는게 아니라 버스를 더욱 처절하게 세운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정에서 딱 한 번이라도 철퇴를 가할 수 있다면 그 한 골에다 큰 어드밴티지를 부여한다는 이 제도가 축구의 홈앤어웨이 토너먼트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축구는 1골에 1점이므로, 일반적인 축구 경기에서는 골 하나에 지고 있던 상황이 무승부로 바뀔 수는 있어도, 지고 있던 상황이 단숨에 이기고 있는 상황으로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면 이것이 가능해진다(예를 들어 홈에서 1:0으로 이겼던 팀이 원정에서 0:2로 지고 있다가 골을 넣은 경우라든지). 아닌게 아니라 리아소르의 기적, 박지성과 이영표가 맹활약했던 2004-05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의 두 매치업[4] , , 캄프 누의 기적(2017년), 로마의 기적 등 역사에 남은 명승부에는 언제나 원정 다득점 우위/열세라는 비대칭 요소가 클리셰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이러한 역대급 명승부는 보통 2차전 홈 팀이 상대방에게 원정 다득점 우위를 빼앗기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똥줄타는 대반격을 가하는 눈물겨운 드라마[5] 가 된다.
4. 예시
동남아시아 축구 선수권 대회/2018년 준결승 말레이시아 VS 태국 경기를 예로 들면 이렇다.
- 1차전: 홈팀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0:0 태국
- 2차전: 홈팀 태국, 태국 2:2 말레이시아
또 다른 예로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지역예선(아프리카) 최종전 부르키나파소 VS 알제리 경기가 있다.
- 1차전: 홈팀 부르키나파소, 부르키나파소 3:2 알제리
- 2차전: 홈팀 알제리, 알제리 1:0 부르키나파소
만약 합산 점수가 같고 원정 골 수도 같은 상황이 된다면(2:'''1''', '''1''':2) 그 자리에서 바로 연장전으로 돌입하게 되고 여기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로 승패를 정한다. 세부적인 적용 과정은 대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아래의 '연장전에서 적용 여부' 문단 참고.
덕분에 토너먼트에서는 2차전을 홈에서 치루는 팀이 홈경기를 상대팀보다 더 길게 할 가능성이 있어서 유리할 수 있다.[6] [7] 이런 특성 덕분에, 만약 두 팀이 서로 완전히 동일한 조건에서 홈 앤드 어웨이로 녹아웃 토너먼트 경기를 치뤘는데 1, 2차전 정규시간 경기가 동률로 끝나버리면 제 3국에서 연장전을 하지 않는 한에는 어떤 룰을 사용하든 불만이 나올 수 있다. 홈게임을 더 하는 것과 원정골을 우대받는 것으로 밸런스를 맞춰야 하는 셈인데, 어쨌든 양 팀이 서로 다른 규정을 적용받아야만 하므로 불만을 완전히 잠재우기 어렵다.
5. 오해
간혹 "동률이면 원정 골을 2골로 계산한다"는 오해를 빚는데, 여기서 '동률'이라 함은 승패는 물론이고 골득실까지 동률이라는 뜻이다. 골득실이 동률이 아니면 원정 득점 따질 것도 없이 그냥 골득실이 앞서는 쪽이 이긴다. 즉 A의 홈에서 1: '''0'''로 A가 이기고, B의 홈에서 '''1''':2로 B가 이겼으면 양팀의 골득실은 2득점 2실점으로 동률이 되기에 원정 골을 2골로 계산하면 A는 3점,B는 2점으로 A가 이기는 거지만, 5:'''2''' '''0''':2일 때는 원정골을 2골로 계산하면 A는 5점, B는 6점이기에 B가 이기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B가 4득점 5실점으로 5득점 4실점을 받은 A보다 적기에 A가 이긴다. 이 경우는 승점은 같으나 골득실에서 A가 앞서므로 원정 다득점을 적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약하면, 승점이 동률이면 골득실을 따지고, 골득실까지 동률이면 원정 경기에서의 득점으로 우열을 가리는 것이다.
정 헷갈린다면, 원정에서 넣은 골은 1.00001골 취급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원정에서 3골을 넣고 홈에서 1골을 넣었다면 4.00003골이 되고, 홈에서 3골을 넣고 원정에서 1골을 넣었다면 4.00001골이 되는 식.
윗 문단의 예시에 이러한 방식을 적용시켜 보면 첫번째 사례는 '''2.01 : 2''' 가 되고, 두번째 사례는 '''5 : 4.02'''가 되어 누가 이기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더 쉽게 이해하고 쉽다면, 동률이 나왔을 경우 '''득점이 더 많이 나온 경기를 원정경기로써 치룬 팀이 진출한다'''고 이해하면 더 쉽다.
가령 1차전이 1:0, 2차전이 2:1(각각 왼쪽이 홈팀), 이었다면 합산스코어는 2:2지만, 2차전에서 원정에 나간 팀이 진출한다.
6. 연장전에서 적용 여부
원정 다득점 원칙을 어디까지 적용해야 하는지는 대회마다 다르다.
원정 다득점 원칙을 연장전까지 적용해야 하는지 그 규칙이 애매했던 시기에 벌어진 해프닝이 있었다. UEFA 컵 위너스 컵 1971-72 시즌 16강전에서 레인저스 FC(스코틀랜드)가 스포르팅 CP(포르투갈)를 상대로 1차전(홈)은 3:'''2'''로 이기고 2차전(원정)은 '''2''':3으로 져서 양 팀 모두 1승 1패와 5득 5실로 연장에 돌입했는데, 문제는 그 연장전에서 양 팀이 한 골씩 추가했다. 심판은 승부차기로 8강 진출팀을 가리게 해서 레인저스가 0:3으로 패배했는데, 이에 대해 레인저스는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자신들이 8강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장전까지 고려하면 '''3''':4로 레인저스가 원정골에서 앞서기 때문. UEFA는 연장전에서도 원정 다득점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에 따라 이 주장을 받아들여 8강 진출팀을 스포르팅 CP에서 레인저스로 바꾸었다. 그 뒤 레인저스는 이 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어쨌든 이 사건은 연장전에서의 원정 다득점 적용 범위가 명확하게 규정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적용 범위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물론 연장전이 골든 골이었던 시절엔 해당사항이 없다.
- ㉠ 연장전에서도 원정 다득점을 적용한다.
유럽 챔피언스 리그 등에서 사용하는 방식. 말 그대로 연장전에서 나온 득점도 원정 다득점 적용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1차전은 A팀의 홈 경기고 2차전은 B팀의 홈 경기인데 1차전은 A팀의 1:0 승리, 2차전은 정규시간 90분 결과 B팀의 1:0 승리로 원정 다득점에서 동률이 되었기 때문에 연장전을 치렀는데 연장전에서 양 팀이 한 골씩 주고 받아서 B팀의 2:1 승리가 되었다면, 이 역시 원정 다득점 대상에 포함하여 A팀의 원정 득점 우세승이 된다. 이 방식은 2차전이 원정인 팀이 원정경기를 더 오래 함으로써 불리해지는 문제를 연장전에서의 원정 득점 우위 인정이라는 당근으로 상쇄함으로써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그 반대급부로 2차전이 홈인 팀의 부담이 매우 커질 수 있다.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받는 FIFA 주관대회, UEFA 주관대회에서 대부분 공통으로 채택한 계산법이라, 이 계산법 외에도 다른 방식의 원정다득점 룰이 있을 수 있다는걸 모르는 라이트 축구팬들도 있다. 이때 연장전에서 어느 팀이든 골이 나오면 다득점 균형이 깨지므로 승부차기 시행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다.
- ㉡ 연장전에서의 득점은 원정 다득점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등에서 사용하는 방식. 원정 다득점을 적용하되 90분+90분간의 정규시간에서 나온 원정 득점만 계산에 넣고 연장전에서 나온 득점은 원정 득점 계산시 무시해버리는 것이다. 바로 앞의 ㉠에서 든 예시를 이 방식에 적용한다면, 원정 득점으로는 A팀이 우세하지만 연장전에서 나온 득점을 제외하므로 동률로 간주하여 승부차기를 실시한다. 위의 ㉠과는 달리 연장전까지 가면 2차전이 홈인 팀의 부담을 덜 수 있으나 반대로 2차전을 원정에서 치르는 팀은 더욱 불리해질 수 있다.
- ㉢ 연장전을 생략한다.
합산스코어는 물론 원정 득점도 동률이면 90분+90분 다음의 연장전이 없이 바로 승부차기로 넘어간다. 위의 ㉠, ㉡과는 달리 연장전 원정 다득점 적용으로 인한 밸런스 논란을 아예 연장전을 없앰으로써 과감히 해결하고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깨알같은 장점까지 있다. 하지만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재미가 없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 ㉣ 연장전을 치른 후에 적용한다.
2차전 90분 종료 후 합산스코어가 동률이면 원정 득점에 관계없이 일단 연장전부터 하다가 거기서도 골득실이 동률이면 비로소 원정 다득점을 적용한다.
- ㉤ 원정 다득점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연장전을 치른다.
합산스코어가 동률이면 원정 다득점 원칙이 아예 적용되지 않으며 연장전이 끝난 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어쨌든간에 2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팀이 유리하다는 것은 변치 않는다.
홈 앤 어웨이 방식 경기를 치르는 대회들을 위 다섯 가지 방식별로 나눠본다면 다음과 같다.7. 양팀이 같은 홈 구장을 쓸 경우
같은 홈 경기장을 쓰는 두 팀이 홈&어웨이 토너먼트에서 만나면 어느 팀이 어느 경기에서 홈/어웨이로 간주되는지 정하는 명목상의 정의가 승부에서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 실제로 2002-03 UEFA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에서는 AC 밀란과 FC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가 붙어서 1차전 0-0, 2차전 1-1로 1, 2차전 모두 무승부가 났지만 '''AC 밀란의 승리로 인정'''되어 밀란이 결승에 진출했는데 1차전을 밀란 홈경기, 2차전을 인테르 홈경기로 정의했기 때문이다.[10]
8. 같이 보기
[1] 이것을 영어로 Two-legged tie라 한다.[2] 원정팀의 드레싱룸에는 불가사의한 일이 많이 일어나곤 한다. '''우연찮게''' 난방이나 수도가 공급되지 않는다든가, '''감사할(?) 정도로''' 냉방이 너무 강하다든가, '''청소를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바닥이 미끄럽다든가, '''팀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벽면이 온통 열광적인 홈 서포터들의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있다든가, 등의 딱 공식적인 거론과 항의 정도만 피해갈 수준의 치밀한 방해 공작과 심리전이 등장한다. '''설계의 실수(?)로''' 라커룸이 비좁다던가 문짝이나 라커 배치가 거슬리는 정도는 일반적인 수준이고 경기장 이동으로 생기는 피로 누적과 훈련 시간의 부족, 그리고 결정적으로 홈과는 다른 잔디(잔디 자체의 질이나 잔디 길이 차이 등) 때문에 제 기량이 잘 안 나온다.[3] 총 득점이 일정하다면 원정 득점이 많다는 곧 홈 득점이 적다는 것을 뜻한다.[4] 밀란은 PSV 원정길 2차전에서 원정골을 넣으며 결승에 오른 반면 첼시는 안필드에서 루이스 가르시아의 유령골에 홈런쇼로 화답하며 탈락했다.[5] 뻐킹 디스그레이스(...)로 기록된 전설의 잉카더비는 좀 예외적이다. 이 경기는 1차전에서 0-0으로 끝났다가 2차전에서 온갖 승부조작이 의심스러운 오심이 터져나오며 홈에서의 1-0 리드를 더 벌리지 못한 홈 팀 첼시가 바르셀로나에게 치명적인 원정 동점골을 내주며 탈락한 경기였다.[6] 따라서 현재 UEFA 챔피언스 리그의 16강은 시드팀(조1위로 진출한 팀)이 1차전을 원정으로 치루고, 2차전을 홈에서 치룬다. 다만 연장전에 갈경우 홈경기를 길게 치루지만 연장전에서의 양팀간의 득점이 같다면 원정다득점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게 흠. 물론 당연히 양팀 모두 연장전에서 무득점이라면 승부차기[7] 하지만 연장전 돌입시,원정팀이 한골을 넣으면 홈팀은 두골을 넣어야 하는 리스크 때문에 홈팀이 그렇게 유리하지는 않다[8] 단,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와 코파 수다메리카나, 리가 MX 플레이오프는 결승전에 한해 ㉤을 채택하고 있다.[9] 즉, 챔피언십/리그1/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10] UEFA 챔피언스 리그는 8강전 대진표부터 무작위 추첨을 하는데, 대부분 먼저 추첨된 팀이 1차전 홈경기를 개최할 자격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