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
1. 개요
共生 / Symbiosis
둘 이상의 생물이 서로간에 상생을 위해 협력하는 것. 크게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1. 상리공생 (相利共生, Mutualism) - 쌍방의 생물이 둘다 이 관계에서 서로 이익을 얻을 경우.
2. 편리공생 (片利共生, Commensalism) - 한쪽만 이익을 얻고, 다른 한쪽은 아무 영향 없는 경우.
3. 편해공생 (片害共生, Amensalism) - 한쪽만 피해를 입고, 다른 한쪽은 아무 영향 없는 경우.
4. 기생 (寄生, Parasitism) - 기생물만 이익을 얻고, 숙주는 피해를 입는 경우.[1]
그 외에도 세부적으로 운반공생과 더부살이공생 등등이 있다.
보통의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경우는 편리공생과 기생이다.
2. 예
2.1. 상리공생의 예
- 청소놀래기와 거대 어류: 어류의 각질을 청소놀래기가 제거하여 어류는 불필요한 피부질환을 방지하며, 청소놀래기는 먹이를 얻는다.
- 딱총새우와 망둥어: 딱총새우가 집을 만들면 눈이 좋은 망둥어는 주변을 경계해주고 집을 공유한다.
- 동물의 대장 내 서식하는 대장균 등 박테리아: 동물의 대장에서 서식하며 소화되지 않는 영양소를 분해하여 영양분으로 삼는다. 이 과정에서 동물에게 필요한 일부 영양소가 발생한다.[2] 가령 진딧물 장내에 사는 부크네라는 진딧물이 수액을 빨아먹으면 이를 분해해서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을 생성해 준다. 초식동물의 내장에 사는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박테리아도 이런 범주에 든다.[3]
- 인간과 다수의 가축 및 식량작물: 다수의 농업작물 및 가축들이 가진 인간에게 유용한 특성들은 사실 해당 종의 생존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비효율적이고 불리한 특성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곡식이나 과일들은 씨앗이나 열매등에 막대한 양의 영양분을 비축하기 때문에 맛있고 영양도 많은데, 제한된 영양분을 성장과 번식에 사용하지 않고 그저 비축만 해 두는 행위는 자연상태에서라면 종의 생존을 위협할만큼 비효율적인 행태인 것이다. 또한 가축들의 경우 역시 새끼들을 모두 배불리 먹이고도 젖이 남아 퉁퉁 불어 아프다고 음메거리는 소, 자기 다리로 움직이기도 힘들만큼 뒤룩뒤룩 살찌는 돼지, 다 품기도 힘들만큼 많은 알을 낳아대는 닭, 여름이면 더워서 탈진할만큼 북실북실 털이 자라는 양, 무리 외부의 개체에 대해서도 별다른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 개 등의 특성은 자연상태라면 해당 종의 생존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적극적으로 그러한 종들을 번식시키고 천적등의 위험요소를 배재하면서 해당 종의 유지에 기여하며 품종개량을 통해 그러한 특정을 더욱 강하게 만들기까지 하는 것. 인간의 이익을 위해 다른 생물종을 개량하여 이용하는 것이니 편리공생이나 기생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쨌건 인간이라는 종의 개입이 해당 종의 번식과 유지에 큰 보탬이 되고 있으므로 명백한 상리공생이다.
- 인간과 모낭충: 사람은 모낭충에 대해 듣기 전에는 자신의 몸에 있는지도 모르지만 모낭충이 피지를 주식으로 삼기 때문에 그나마 덜 번들거린다. 게다가 다른 미생물이나 세균도 막아준다. 그렇지만 모낭충이 과다 번식하면 탈모나 모공 확장의 위험이 있어, 편리공생으로 보거나 심하면 기생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 인간과 일부 기생충: 원래는 기생으로 분류되었지만, 구충제 1알로 손쉽게 기생충을 구제할 수 있게 되고, 이후 자가면역질환이 대두되면서 공생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중이다. 이게 무슨 소린가 하면, 장시간동안 인간에게 기생해온 대부분의 기생충들은 인간에게 크게 해를 끼치지 않고 영양분만 섭취하는 쪽으로 진화했는데[4] , 과거 영양분 섭취가 힘들었던 시절에는 단순히 영양분을 뺏는 쪽이 큰 문제가 되었지만 비만 문제가 대두된 현대에는 오히려 이롭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문제 시 되는 자가면역질환 같은 경우 기생충이 몸에 기생하면 자기 몸이 아니라 기생충을 공격하기 때문에 증상이 완화되거나 치료되기도 한다. 따라서 잘 제한된 환경에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일부러 기생충에 감염되는 치료법이 각광받고 있다.# 다만 반드시 의사의 처방과 제한된 환경에서 실시해야 하는것이 인간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생충이 수만 년간 함께 하면서 면역체계가 잘 작동하지만 애완동물 등 가축에게 감염되면 겉 잡을 수 없이 건강이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치료가 된다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반드시 구충을 해야한다. 다만 이런 경우 상리 공생이 아니라 인간 쪽에서 일방적으로 이득을 보는 편리 공생으로 볼 수도 있다.
- 말미잘과 집게: 말미잘이 집게의 소라껍질에 붙어 집게의 천적의 접근을 견제해주는 대신, 말미잘 자신보다 몇 배는 우월한 집게의 기동성을 얻게 된다. 다만, 먹이가 많이 없어서 둘 다 위험해질 경우 집게는 말미잘을 잡아먹는다. 또 집게는 아니지만, 뽐뽐게(Lybia edmondsoni)는 양 집게발에 말미잘을 쥐고 있는데, 하나를 잃어버리면 찾는 것도 아니고 아예 그 자리에서 반으로 찢어버린다. 다만 이 찢어진 말미잘은 환경과 적절한 영양만 보충된다면 회복되어 오히려 2개의 개체로 분리된다.
- 말미잘과 흰동가리 등의 일부 어류: 위의 말미잘과 집게의 상리공생 때문에 잘 안 알려져서 그렇지 이들도 엄연한 상리공생이 맞다. 먼저 흰동가리는 독에 면역력이 있어서 말미잘에게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유유히 다닐 수가 있으며, 또한 이동이 거의 없는 말미잘은 흰동가리가 천적이 보이면 말미잘 쪽으로 유인하는데, 이 과정에서 말미잘은 손쉽게 먹이를 잡을 수가 있기에 중도에 배신때리는 집게에 비하면 이들이야말로 상호간에 진정한 상리공생이라고 할 수가 있는 셈이다.
- 빨판상어와 어류, 고래 등 대형 해양 생물체: 빨판상어는 대형 동물의 몸에 붙어서 그들의 기생충까지 먹기 때문에 대형 동물들은 기생충의 고통에서 손쉽게 벗어날 수가 있기에 이들도 상리공생이라고 볼 수가 있다.
- 라텔[5] 과 꿀길잡이새: 기동성이 좋지만 내구력이 약한 꿀길잡이새는 벌집은 잘 찾지만 혼자서는 벌집을 공략하지 못하기 때문에[A] 주변에 꿀먹이오소리를 벌집으로 안내해준다. 라텔이 벌집을 해집어 놓고 먹다 남은 벌집(밀랍)과 꿀, 애벌래를 꿀길잡이새가 먹는다.
- 인간과 꿀길잡이새: 기동성이 좋지만 내구력이 약한 꿀길잡이새는 벌집은 잘 찾지만 혼자서는 벌집을 공략하지 못하기 때문에[A] 주변에 인간을 벌집으로 안내해준다. 벌집을 공략한 인간은 벌집의 일부를 꿀길잡이새에게 넘겨주는데, 이 때 벌집과 꿀을 인간이 다 차지해 버리면, 훗날 벌집 대신 사자 근처로 안내한다는 속설이 있어 반드시 채집한 벌집과 꿀의 일부를 꿀길잡이새에게 준다고 한다.
- 납자루류 물고기와 조개: 납자루류 물고기는 살아있는 조개 안에 알을 낳아 알이 부화될 때까지 조개라는 보모를 두는 대신, 조개도 납자루류가 산란을 하러 왔을 때 유생을 내뱉어 납자루의 몸에 유생을 부착한다. 그래서 자신의 기동력이 전무하더라도 납자루의 기동성을 이용하여 멀리 자손을 퍼트릴 수 있다.
- 부전나비과의 나비와 개미: 나비는 개미에게 단물을 주며, 개미는 애벌레를 보호한다.
- 진딧물과 개미: 진딧물은 단맛 액체를 제공하는 대신, 개미가 진딧물의 천적인 유생사마귀, 무당벌레 등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일부 학습만화 등에서는 이를 개미가 나쁜 무당벌레로부터 힘없는 진딧물을 지켜주는 것처럼 미화하기도 하지만, 농사짓는 인간의 관점에서는 완전히 반대라는 걸 생각해 본다면 조금 문제가 있는 묘사다. 농삿일에서 진딧물은 대표적인 해충이다.
- 콩과 식물과 뿌리혹박테리아: 콩은 박테리아에게 양분과 산소를 제공하며, 박테리아는 대기중의 질소를 고정시켜 콩에게 제공해준다. [6] 그 덕분에 콩을 심은 경작지는 기름지게 된다.[7]
- 타조와 얼룩말: 시력은 좋지만 청각과 후각이 약한 타조와, 시력은 별로지만 청각과 후각이 좋은 얼룩말은 감각을 이용하여 서로의 천적이 오면 알려준다.
- 비비와 코끼리: 가뭄이 되면 코끼리는 땅을 파서 물을 얻는다. 비비는 그 물을 얻어마시고 천적이 오면 큰 소리로 코끼리에게 알린다.
- 혹멧돼지와 몽구스: 혹멧돼지에 기생하는 작은 진드기 등의 벌레들을 몽구스는 잡아먹는다. 혹멧돼지는 몸이 깨끗해지고, 몽구스는 먹이를 먹는다.
- 대형 초식동물과 소등쪼기새: 찌르레기과의 노랑부리소등쪼기새는 초식동물의 등에 올라타 진드기 등의 기생충을 잡아먹고 산다. 그래서인지 아프리카의 초식동물들은 이 새가 등이나 옆구리에 앉아 이리저리 털을 헤집는 것을 귀찮거나 위협으로 느끼지 않고 관대하게 용인한다고 한다. 높은 위치에 있어 포식자로부터 안전을 지킬 수 있고, 따뜻함과 먹이를 구하기 위해 이동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에 흔들리는 기린의 배 아래쪽 겨드랑이를 잠자리로 삼는다.
2.2. 편리공생의 예
- 어치와 개미: 어치 중 일부는 일부러 자기 몸에 개미떼가 기어오르게 해서 '목욕'과 비슷한 행위를 한다. 확실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몸에 붙은 기생 생물들을 없애고 개미산으로 몸을 소독하기 위한 방편으로 추정한다. 이 과정에서 개미들에게 가해지는 이득이나 피해는 없다.
- 기린과 다른 초식동물들: 넓은 시야를 이용한 기린의 위험 탐지력을 이용해 포식자를 피하는 약한 초식동물들. 이 과정에서 기린에게는 아무 영향이 없다. 얼룩말이 주로 기린과 공생하는 일이 많다.
3. 관련 문서
[1] 포식기생의 경우 포식과 기생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 있다. 예를 들어 똑같이 숙주의 양분을 얻어 살아갈지라도, 벼룩·빈대·등에·모기 등은 숙주에 의존하는 정도가 낮아서, 기생벌이나 기생파리 등등은 숙주를 섭취하여 죽여버리기에 기생충인지 포식충인지 그 경계가 애매하다고 본다. 만약, 포식에 해당하게 된다면 기생이라기 보다는 먹이사슬상 천적으로 분류된다.[2] 다만, 이녀석들이 대장이라는 위치를 벗어나면 파상풍같은 문제가 생긴다. 대장균이 장에서는 유익하지만 외부(음식 등)에 유출되면 위험한 이유다.[3] 단, 이 과정에서 메탄이라는 온실기체가 생성되기 때문에 소 같이 가축으로 많이 키우는 동물들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된다.[4] 왜냐면 기생충이 숙주에게 큰 해를 주게 되면, 숙주의 면역체계나 숙주는 기생충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을 할 뿐만 아니라 기생충 입장에서도 숙주가 죽어버리면 자신도 죽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5] 꿀먹이오소리.[A] A B 일반적으로 새들은 벌의 천적이지만, 이들이 사는 아프리카꿀벌은 살인벌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사납다.[6] 콩에게 질소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박테리아에게도 짤없이 대한다.[7] 현재 고등학교 과정까지에서 상리공생으로 분류되어 있긴 하지만 사실 상리공생이라곤 할 수 없다. 개요에 있는 링크를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결국 콩과 식물에게 흡수되기에 상리공생으로 보기엔 좀 어렵다. 축산업에서 돼지는 결국엔 도축되지만 도축 전까진 먹이를 제공하므로 상리공생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