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전
1. 전쟁에서의 심리전
1.1. 개요
心理戰, psychological operation[1]
전쟁 도중 적군의 심리적 상태를 혼란스럽게 하거나, 전투를 포기하도록 심리적인 압박을 주는 것, 또는 적의 민간인들이 아군에게 친근감을 가지게 하는 것, 또는 적을 특정 패턴에 익숙하게 만드는 특수전의 일종이다. 하지만 흔히들 심리전을 전자의 개념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역으로 '''아군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것 또한 심리전으로 분류된다.''' 즉 디버프 말고 버프도 포함된다.
방첩기관에서 심문을 통해 자백을 받아내거나 독심술을 통해 거짓 증언을 걸러내는 것처럼 전쟁이 아니라도 포함된다.
또한 국가 국방위기 상황 시 국가에 대한 비난여론 차단, 정부 및 대통령 비방글 확산저지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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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와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 미합중국 육군에는 아예 심리전 병과(psychological corps)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사진은 미 육군 심리전 병과장.
1.2. 역사
심리전의 역사는 꽤 깊다. 고대 부족들이 전투에 나갈 때 몸에 그리곤 했던 문양들도 넓게 보면 상대의 기를 꺾어놓기 위한 심리전의 하나다. 헛소문을 퍼트리거나, 적 포로를 잔인하게 처형하여 적에게 공포를 심어주거나, 반대로 투항하는 자는 살려주겠다고 선전하는 등의 기법도 고대부터 사용된 심리전 기법이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초한지에서 유방이 항우를 포위하고 초나라 민요를 불러서 항우의 부하들의 사기를 꺾어놓고 하나 둘씩 탈주하게 만든 사면초가의 상황과 삼국지에 나온 수레 탄 제갈공명 인형, 여몽이 길거리에 떨어진 물건을 주운 병사를 참수한 일화, 조조가 병사들에게 지급할 군량이 부족하자 모든 책임을 보급담당관에게 씌워 참수한 일화 등이 있다. 현대로 넘어오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은 마지노선 근처에서 얼쩡대며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 평화를 사랑하는 군인들임."이라고 프랑스군을 낚아놓고 마지노선을 우회해서 프랑스를 두들겨 팬 적이 있으며, 지구방위대 미군은 걸프전 당시 두 대의 제트기를 사용해 하늘에 흰색 연기로 이라크 국기문양을 그렸다가 그위에 다시 X자를 그려 이라크군의 사기를 꺾었다고 한다.[2]
한국사에서 심리전의 대가를 한 명 들자면 바로 김유신을 들 수 있다. 비담의 난 때 별이 떨어져 선덕여왕도 이를 두려워하고 군중이 어지러워지자 "별이 떨어지는 것은 그저 자연 현상일 뿐 인간사와는 관계없는 일"이라며 이를 안심시키고 제사를 지낸 후 불을 단 연을 띄워 별이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을 연출해 아군을 고무하고 비담군의 사기를 떨어뜨린 일화가 있으며, 한 전투를 이기고 돌아온 후 집에 들리지도 못하고 곧바로 다른 전장에 출전했는데, 부하를 시켜 자기 집의 장 담그는 물을 떠오게 하고 그 물을 마신 뒤 "우리 집의 물맛은 예전 그대로구나"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바로 출전하자 병사들 역시 "대장이 저런데 우리가 어찌 감히 집 생각을 하겠는가!"라며 열심히 싸워 적군을 이겼다는 일화가 남아 있다.
1.3. 도구
심리전을 위한 도구의 종류는 다양하다. 삐라[3] 는 심리전의 기본적인 도구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이걸 수거해서 가까운 경찰서나 군부대에 가져다 주면 득템을 할 수 있었다. 현대 국군에서도 이걸 포탄에 실어서 뿌리는 '''전단탄'''을 운용하고 있다. 물론 평시에 포탄을 쏘아댈 수는 없기 때문에 주로 풍선에 매달아 뿌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2010년대 들어 민간 단체들이 쓰는 방식과 유사하다.
또한 확성기를 이용하여 선전을 하거나, 해당 국가의 신문 등으로 위장하여 거짓 기사 또는 루머를 퍼뜨리는 방법이 있다. 또한 괴성이나 고함[4] , 이상한 악기의 소리[5] 도 적의 사기를 꺾고 아군의 사기를 증진시키는데 효과가 있다.
베트남전 당시에는 미군이 해골이 그려진 스페이드 에이스 카드, 이른바 '데스 카드'를 사용했다. 스페이드는 2차대전 당시 제101공수사단이 행운을 비는 의미에서 헬멧에 마킹하고 다녔는데, 여기 해골을 그려넣은 다음 사살한 적의 입에 물려 주었고 베트콩들은 매번 시신에 물려있는 데스 카드를 보고 미군에 대한 공포심이 생기게 되었다. 이게 어느정도 효과가 있자 카드 제작 업체에 부탁해 수천장의 데스 카드를 발주했고, 아예 폭격기로 삐라 대신 이걸 잔뜩 뿌리기도 했다. 베트남전 영상을 보면 미군 헬멧에 뜬금없이 트럼프 카드가 꽂혀져 있는데 이게 바로 데스 카드다.
요즈음은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등도 훌륭한 심리전 수단. 이것으로 우리 편의 사기를 고양시키고 적국의 사기를 꺾을 수 있다. 2차대전 때 일본군의 심리전 방송 진행자인 도쿄 로즈는 이미 전설. 심지어 미국은 EC-130 코만도 솔로처럼 심리전 방송 전용 항공기도 운용하고 있을 정도이다.
엄청난 화력으로 적에게 무력시위를 하는 방법도 있다. MOAB 같은 초대형 폭탄을 적진 근처에 떨어트리거나, 일단 적 병력이 실제로 타격을 입건 말건 일정지역에 폭격기로 융단폭격을 퍼부어 지면평탄화 작업을 실시하면 적 지상군은 막대한 심리적 타격을 입는다.
걸프전 당시 데이지커터(6.8t 정도 되는 당시 최강의 재래식 폭탄) 한 방을 지뢰 지대 파괴용으로 날릴 때, 심리전을 겸해서 삐라로 협박 좀 했다가 한방 터트리고 나서 대충 '개기면 더 날린다'[6] 는 삐라를 뿌렸더니 전원이 당장 항복했다는 건[7] 이미 전설. 이런 엄청나게 강한 폭탄이 폭발하면 버섯구름이 생기는데, 보통 사람들이 버섯구름 하면 핵무기를 연상하기에 아군조차 핵공격으로 착각하기도 하고, 사실 이런 점도 노렸을 수도 있다.[8]
반대로, 조잡한 화력을 가지고 와서 엄청난 화력인 것처럼 적에게 블러핑 시위를 하는 방법도 있다. 소련군의 NI 전차는 트랙터를 전차처럼 꾸며놓고 기관총을 달아놓은 테크니컬에 불과했지만 독일군 보병들은 이 '트랙터'를 전차로 오해해 함부로 교전하지 못 했다. 그 결과 소련군과 민간인들이 후퇴할 시간을 벌어주었다.
첨단 기계와 전자장비가 난무하는 현대전에서도 결국 이것을 다루는 것은 사람이기에, 군의 사기는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걸프전이나 이라크전 당시 미군은 삐라, 방송을 이용한 심리전 이외에 이러한 무력시위를 통한 심리전으로 이라크군의 사기를 크게 꺾어놓았고, 이는 이라크군이 무력하게 무너지는 한가지 원인이 되었다.
상대국의 군사 뿐만이 아니라 상대국의 국민들에게도 전쟁 의지를 꺾어버리는 방법도 있는데, 구정 공세는 전술적으로는 철저하게 실패했지만, 전략적으로는 결정적인 승리를 가져다 준 작전이었다.
1.4. 대한민국
대한민국 국군에는 국방부 직할의 심리전단이 존재한다. 한국군은 한국전쟁 이후 꾸준히 북한과 서로 휴전선에서 심리전을 전개했다. 대북방송 문서 참조.
2004년부터 상호 합의에 따라 서로 심리 및 비방전을 중단한 적이 있다. 천안함 피격사건을 계기로 대북 심리전을 재개한다고는 발표하였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않다가,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공식적으로 다시 대북심리전이 재개되었다. 연평도 포격 당일인 2010년 11월 23일 40만장의 전단지를 살포하였으며 2011년 2월 초부터 6억 2천만 원의 물품을 뿌렸다. 그 이후에도 계속 진행중이다. 2018년 4월 22일 남북관계의 진전으로 인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2. 스포츠에서의 심리전
경기를 갖기전 감독들이 던지는 멘트나 경기 도중 선수들의 기싸움도 심리전에 들어간다. 축구에서 심리전으로 유명한 사람은 알렉스 퍼거슨, 주제 무리뉴등이 있으며 특히 퍼거슨 감독이 1996년 당시 뉴캐슬의 감독이던 케빈 키건을 자극한 후 12점차의 승점을 극복하며 역전 우승을 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로 중 하나로 꼽힌다. 트래시 토크도 참고해 보자.
심리전이 중요한 스포츠중 하나로 야구를 들수있다. 야구란게 플레이의 시작인 투수가 공던지는 것부터가 수싸움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 수싸움을 흔들수 있는 심리전이 대단히 중요하다.[9] 이 외에도 도루에 있어서 주자는 상대 배터리(투수+포수)를 심리전으로 교란해야 하며,[10] 배터리 역시 주자와 심리전을 벌여야 한다. 이 심리전에서 주자가 성공해야 도루가 성공한다. KBO 리그에서 이런 방향으로 능란한 감독으로는 왕년의 김재박 이나 김성근 등을 꼽을 수 있다.
3. 게임에서 쓰는 심리전
멘탈 싸움으로도 불린다.
[1] 주로 PSYOP 이라고 줄여서 말하며, PSYWAR 또는 PSYOPS와 같이 복수형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게임이나 스포츠 한정으로 "mindgame"이라는 말도 있다.[2] 심리전쟁(War Psychological), 추이스숑 지음.[3] 심리전용 전단지(leaflet : 직역하면 잎사귀)[4] 예를 들자면 300의 "SPARTAAAAAAA!"나 소련군의 "URAAAAAAA!", 또는 워해머에서 옼스의 waaagh!! 등.[5] 예를 들자면 6.25 전쟁 당시 중공군의 꽹과리, 나팔 그리고 피리 등. 가장 좋은 예는 항우와 유방의 최종전 당시의 사면초가.[6] 김선한의 책에 따르면 "여러분은 지상 최강의 재래식 폭탄 맛을 한 번 보셨습니다. 이제는 '''자주''' 그 맛을 보게 될 겁니다."라는 뉘앙스였다고 한다.[7] 이 때 '''지뢰지대 지도'''를 가진 장교도 투항해서 지뢰지대를 빠르게 돌파할 수 있었다고 한다.[8] 실제로 미군이 폭탄을 떨어뜨렸을 때, 근처에 있던 영국군 SAS 대원들이 "미군 애들이 이라크에 핵을 썼습니다!"라고 보고한 적이 있다고 한다.[9] 만화 ONE OUTS의 토쿠치 토아가 이런 스타일의 극한 이라고 할수 있다.[10] 이런식으로 상대투수를 잘 교란 시키는 주자를 흔히 압박을 잘한다고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