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광
[clearfix]
1. 개요
미군정 ~ 제1공화국 시절 악명높았던 정치깡패.
2. 생애
경기도 이천군 출신으로 단국대학교 법정대학 정치학과에 다니던 중 6.25 전쟁이 발발하자 갑종장교로 임관하여 육군 중위로 전역하였다.
당시의 조직폭력배들 대부분이 일자무식 하층민 출신이었는데, 장교 출신에 졸업은 하지 못했지만 대학물까지 먹었던 유지광은 조폭세계에선 엄청난 엘리트였다.[1] 굳이 조폭세계가 아니더라도, 1950년대에 대학중퇴 학력에 장교 출신이면 일반 사회에서도 충분히 엘리트 대접을 받을만한 경력과 학력이다. 당시는 공부를 아주 잘하거나 집이 잘살아야 '''고등학교''' 가던 시절이며[2] 전쟁 직후였던지라 장교의 끗발이 장난이 아니던 시절이었다.
마침 동대문파의 두목 이정재와 동향인데다, 유지광의 형이 이정재의 고모와 결혼했기 때문에 유지광과 이정재는 사돈관계였고, 제1공화국 당시 이정재, 곽영주와 더불어 이천 3인방으로 불렸다. 조직 내부에서의 서열은 이정재가 위였으나 고모부의 동생이라 항렬이 높은 덕에[3] 이정재가 사돈이라고 존칭을 해줬다. 데뷔 때부터 동대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두목급 주먹으로 대접받았고 장충단집회 방해 사건 등 여러 굵직한 정치테러에 최전방으로 활약하여 악명을 떨쳤다.
그러나 4.19 혁명으로 제1공화국이 몰락하고 허정 과도정부, 제2공화국 정부에 이어 5.16 군사쿠데타로 군사정권에 의해 두 번 체포되었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이분 들은 나라를 위해 일하신 분들이고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이 모든 짓은 죄다 저 혼자 벌인 일입니다. 저만 사형에 처해주시면 모든 게 다 해결됩니다. 부디 선처를 해 주십시오."라고 발언을 하여 오야붕 이정재, 직속 부하 등을 살리고 본인 혼자 희생하려고 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곽영주나 임화수 등은 서로에게 잘못을 떠넘기고 있었다. 그 중 임화수가 제일 심했다. 그나마 이정재는 막판에는 포기했는지 자기가 죽일 놈이라고 인정했지만 임화수를 비꼰 건지 "다른 놈들도 잘못 있는데 그거라도 인정하지 그래? 서로 떠넘기는 거 지겹지 않아?" 라는 투로 대꾸했다.
여튼 혁명재판에서 사형을 선고 받지만 얼마 후 무기징역으로 그 후에는 15년으로 감형 받고 결국 5년 6개월간 복역 하다가 석방되었다. 이를 두고 호사가들 사이에서 여러 카더라가 남발되는 경향이 있다.
당시 혁명재판부 판사였던 최문기의 증언에 따르면 깡패 관련 비리가 워낙 심했는데, 당시 여론은 죄에 비해 형이 너무 과하다는 인식을 가진 탓에 대대적으로 사형 언도를 내렸음에도 상징적으로 일부만 집행하고 나머지는 감형 해줬다고 한다. 실제로 깡패 관련 혐의로 사형이 집행된 인물들을 보면 화랑동지회 두목인 이정재, 4.19 당시 실질적으로 깡패들을 지휘한 임화수, 일개 조직원임에도 사람을 죽인 것으로 드러난 신정식 밖에는 없다. 즉 호사가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유지광의 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석방된 것이다.
그 후 고향 이천으로 내려가 유통업, 식당, 농장, 지하수 개발, 건축 공사, 양주 판매업 등 개인 사업을 하였다. 1983년 중앙일보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이천에서 이정재의 묘비를 건립하는데 앞장섰으며 이정재를 호칭할 때는 항상 "이정재 회장님" 또는 "회장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외에도 이천농고 축구팀 실장을 맡아 여러 대회에서 활약하는 등 고향 발전에 기여했다고 전하며, 당시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사무실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을 액자로 걸어두면서 이승만 정권을 찬양하고, 자신들이 다소 과격했던 것은 인정하지만 대의(大義)를 위한 그들만의 신념을 가지고 그에 맞게 행동을 한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다고 주장하였다.
노태우 정부 이후 초기 민주화 바람이 거세지자, '''친북좌익 척결'''을 구실로 조직 재건을 시도했으나, 1988년 11월 12일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이 때 후배의 결혼식 주례를 서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져 숨졌다고 한다. 향년 61세다.
<대명>이란 책을 비롯하여 여러 책을 쓰기도 했지만, 자신을 미화하였기에 살아 생전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여 잊혀졌다. 다만, 이 책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어느 정도 반성하고 정치깡패, 자유당 정권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했으나, 애초에 정치깡패와 자유당을 비판 한 것은 토사구팽에 따른 반발 심리에 불과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고, 조직폭력배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안 좋았기에 책을 낸 당시의 유지광은 큰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대명을 원작으로 삼은 드라마『무풍지대』가 큰 인기를 끌자 <대명>을 <무풍지대>라는 제목으로 재출간 하였고, 그런대로 인기를 끌었지만 유지광 자신은 드라마를 보지 못하고 죽었다. 나한일이 당시 인터뷰에서 말하길 1988년 초에 그를 직접 만났는데 그는 무척 드라마를 기대하고 있었다고 한다. 어찌 되었든 유지광의 회고록을 통해서 훗날 『무풍지대』와 『야인시대』와 같은 드라마가 나올 수 있었다.
사망하였을 때 이천지역에서 장례를 치르는데 엄청난 조문객들이 찾아서 놀랐다는 증언도 있다. 실제로 1988년 11월 17일자 중앙일보나 경향신문에 그 관련 기사가 나오는데, 기사에 따르면 이석재나 낙화유수 같이 동대문에서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부터 신상현이나 김춘삼 같은 뒷세계 네임드들, 그리고 일본 야쿠자들까지 엄청난 조문객이 찾아왔었다고 하며 조의금도 그 때 돈으로 1억 정도가 걷혔다고 한다. 그 묘소는 이천 북쪽에 있는 설봉공원내의 설봉산에 있는데 지금도 가끔 조폭들이 참배하러 온다고 카더라.조선일보 장례식 기사
신동아 조성식 기자가 쓴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라는 책에서는 조직폭력배 세계에서 유지광의 위상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이천 지역에는 특별한 조폭은 없고 다만 예전에 유지광이 있었다."'''
별외로 무풍지대 등 대중 매체에서는 주인공 보정으로 싸움을 잘 하는 걸로 묘사되었지만, 실제 싸움 실력에 대한 물증은 없다. 여러 증언에 따르면 주먹 쓰는 것보다 권총을 사용하는 일이 더 많았다고 하며, 실제 본인의 자서전에도 싸움 잘 했다는 소리는 없다.
유튜브 영상에서 이후의 유지광의 모습을 볼 수 있다.재판장에서 육성증언하는 유지광 ,일본 야쿠자들을 방문한 유지광
3. 대중매체에서
3.1. 무풍지대
KBS 드라마 무풍지대에서는 나한일[4]이 연기하여 일약 대스타로 발돋움하였다. 조폭을 너무 멋지게 그렸다고 당국의 주의를 받았을 정도.
[image]
유지광 감형 장면
3.2. 야인시대
2003년 SBS의 드라마 야인시대에서는 유태웅이 연기하였다. 유지광(야인시대) 문서로.
3.3. 영화
1993년작 "대명"에서 전직 복서출신 김지원(영화감독 김지운의 형)이 맡았다.
[1] 당시 고등교육 받은 엘리트들이 조폭세계로 유입되는 일도 제법 잦았는데, 당시에는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될 만한 번듯한 직장이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이었다. 운동 좀 하거나 리더십 있거나 연줄 있는 사람들은 취업 비슷무레하게 어둠의 세계로 뛰어들던 때가 그 시절. 조폭 두목인 이화룡이 당시 문학가, 예술인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것과, 경찰공무원 출신에 휘문고보(휘문고)를 나온 이정재, 영어를 원서로 읽을 정도로 엘리트였던 연희전문대(연세대) 출신 홍영철, 서울대 상과대학 중퇴 낙화유수, 일본 명문 메이지 대학을 나오고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하였던 운동선수 황병관 등.. 현 시대와 비교해도 대단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조폭세계로 간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2] 4.19 혁명 당시 시위대의 주력이 고교생인 게 이런 이유 때문이다.[3] 나이는 이정재가 10살 많다.[4] 같은 작가의 드라마인 야인시대에서는 금강 역할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