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역
1. 개요
'''음역'''(音域)은 사람이나 악기가 낼 수 있는 최저음부터 최고음까지의 범위를 말한다. 무작정 넓다고 다는 아니지만 노래를 잘 부르는 요건 중 하나가 될 수는 있다.
2. 상세
특히 유명한 보컬리스트의 음역대는 팬과 까가 모두 관심을 곤두세우는 주제. \''''누가 누구보다 더 올라간다''''는 아마 보컬리스트들과 그 팬들과 까들이 있는 한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논쟁일 것이다. 이는 비단 대중 가수의 팬들뿐 아니라 오페라 팬들도 마찬가지다. 아니, 오페라 팬들이 더할지도 모른다. 대중 가수는 일단 노래를 잘 부르는 것 이상으로 오직 자기 자신만 부르게 되는 '자기의' 노래를 잘 고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또 개성을 훨씬 중시하는 것과 달리, 오페라 가수는 이미 완성된 작품을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
또한 '음역은 타고난다 vs 음역은 훈련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꽤나 논쟁이 되는 부분인데, 성대의 형태와 모양에 따라 기본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음역엔 차이가 나는게 사실이다. 즉, 성대가 크고 길면 낮은 음을, 작고 짧으면 높은 음을 내는 게 수월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음역대라는 건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고, 그것을 몸소 보여준 디마시 쿠다이베르겐이라는 카자흐스탄 가수도 존재한다.
하지만 성악에서는 이야기가 다른데, 성악은 특성 발성법으로만 불러야 하기 때문에 타고난 악기가 매우 크게 작용한다. 따라서 성악가는 음역대에 따라 테너, 바리톤, 베이스 같은 구분을 두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18세기의 유럽에서는 교회에서 여성 성가대를 금지시키자 소프라노 부분을 담당시키려고 소년들을 거세하여 여성의 파트를 맡게 하였는데 이를 카스트라토라고 하였다. 다만 이 중 1%만이 성공했을 뿐 대부분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즉, 음역을 넓히더라도 이 넓어진 음역 전체를 노래 한 곡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잘 없다.[1] 보통 대중가요에서 사용되는 가수들의 음역은 보통 1옥타브 반 수준이다.
실제 성악가의 경우도 노력을 통해 바리톤에서 테너로 옮겨가는 경우가 종종 존재한다.
결국,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음역과 잘 낼 수 있는 성부가 있지만, 노력으로 어느정도 극복 가능하다.
여담으로, SLS[2] 짱짱맨에 해당하는 브렛 매닝이라는 보컬 트레이너가 있다. 그는 낮은 음, 높은 음 모두 잘 내고 실제 가수나 뮤지컬 배우들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교사'의 역할에 머물러 있다.
음역이 넓고, 소리를 잘 내는 것과 노래를 잘하는 것 사이의 간극은 생각보다 거리가 멀 수도 있는 것이다.
3. 고음병
고음병이란 위의 '누가 더 높나' 논쟁이 심화되어 '음이 높이 올라가는 사람 = 노래를 잘 하는 사람'으로 착각하는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존재하는데
- '음역대가 넓은 것'과 '고음을 잘 내는 것'은 다르다. 음역이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기준으로, 최저음과 최고음 사이의 구간을 말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은 0옥타브 도(C2)에서 2옥타브 솔(G4)까지 소리가 나고[3] B라는 사람은 -1옥타브 도(C1)에서 2옥타브 도(C4)까지 소리가 난다[4] 고 가정하자. 고음으로 따지면 A라는 사람이 B보다 다섯 음이나 높지만, 음역이라면 A는 도~솔의 12개 음, B는 도~도의 15개 음을 낼 수 있으므로[5] B가 더 음역이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고음을 잘 내는 것'과 '노래를 잘 하는 것'은 다르다. 노래를 잘 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예술적, 주관적인 관점이다.
예를 들어 부모에게는 아이가 제멋대로 부르는 동요가 조수미와 홍혜경, 신영옥이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보다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최소한의 절대적인 기준[6] 을 만족시킨다면 어느 가수가 어느 가수보다 더 잘한다, 못한다를 따지는 것은 사실상 별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음역, 정확히 말하면 '고음을 내는 것'이 특히 대중 가수에게는 위에서 언급한 '최소한의 절대적 기준' 정도가 되기 때문에 (음을 여러 개 내면 당연히 표현의 폭이 넓어지므로) 고음을 잘 재는 것이 노래를 잘 하는 것의 기준의 하나가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상대적이고 주관적이어야 하지만 정도를 넘어서서 '고음을 잘내는 사람만이 노래를 잘 한다'는 편견을 갖는 사람들은 마치 그것만이 절대적인 기준인 것처럼 여기는 것이 문제다.
현실적으로도 고음 내는 데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수많은 헤비메탈 보컬들의 창법이 왜 현재에 와선 가요나 팝계에서 발라드, 소울, 알앤비 등의 창법에 치여 과거만큼의 열광을 받지 못하는지 생각하면 고음만이 노래의 절대적 기준은 아님을 바로 알 수 있다.
3.1. 逆고음병
고음을 잘 내는 사람들을 비난하기 위하는 비난.
- 각종 음악 경연 예능 프로그램에서 특정 가수가 패배하면 그 패배한 가수의 팬덤은 승리한 가수의 선곡이 "고음위주의 선곡으로써 청중을 선동한 것"이라며 주장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일반인, 아마추어 보컬들에까지 급속히 파고들었으며, 2옥타브 라(A4)/시(B4) 이상의 고음이 들어간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을 '고음충'이라 매도하기에 이르렀다. 2010년 앞뒤로 급격해진 현상이다.
- 하지만 조금은 지나친 경향이 있다. 음역은 가창력에 기본적으로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음역대가 넓고 고음이 안정적일 수록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음색은 뚜렷하고 개성이 강할수록 특정 장르나 분위기의 음악에만 더욱 한정되는 반면에, 음역은 넓으면 넓을수록 다양한 음악을 소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이 사람들은 A4~C5의 고음조차 고음병으로 분류하는 깐깐함을 보여주는데...
- 기본적으로 가수는 다 고음을 낸다. 노래를 잘하면 2옥타브 라(A4)/시(B4) 이상의 고음은 안정적으로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흔히들 고음보다 음색으로 승부한다는 예로 드는 가수들인 박효신, 김동률, JK김동욱은 사실 2옥타브 솔♯(G♯4) (김동률-기억의 습작)에서 3옥타브 도(C5) (박효신- 야생화)를 너끈히 소화하는 음역대를 갖춘 가수들이다(단순 소리만 내는 정도로는 더 높은 음도 발성 가능하다는 의미). 상대적으로 저음의 음색이 압도적이고, 톤이 굵은 관계로 실제보다 저음처럼 들리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하고 벌이는 일반인들의 착각에 불과한 것이다. 진성으로 고음을 내지 못하는 가수들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보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장범준이 있다. 장범준은 진성으로 2옥타브 라♯(A♯4)정도가 최고다. 무한도전에 깜짝출연했을때 박명수 앞에서 고음을 낼때 "아아~~앍아아앜" 하면서 자신이 목소리를 일부러 내리는게 아니라 원래 낮은거라는 어투의 이야기를 했다.
- 대중가요의 선진국들과는 달리 한국만 진성 고음에 집착한다는 지적도 타당하지 못하다. 사실상 실용음악의 발성에 관하는 연구는 미국에서 중심으로 발달한 것이며, 머라이어 캐리나 본 조비의 노래 두어곡만 들어봐도 옳지 않은 낭설임을 알 수 있다.
3.2. 옥타브에 대하여
상기한 고음병의 입문 단계로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가수별 옥타브 정리'와 같이 옥타브 운운하며 가수들을 비교하는 것이다. 그런데 '옥타브 정리'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음역대 정리'라고 하여야 한다. 옥타브는 모든 사람에게 같기 때문이다.[7]
이와 비슷하게 옥타브 개념이 잘못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4. 결론
한국에서 통용되는 3옥타브는 실제 5옥타브대(C5~B5)에 해당하는 음역이다. 남성이 낼 수 있는 C3(가온 다에서 1옥타브가 내려간 음)를 통칭 1옥타브로 두 단계 끌어내렸기 때문에, 실제 1옥타브대(C1~B1)에서 '-1옥타브'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뮤지션들도 이런 통념에 사로잡힌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올바르게 고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 음역 구분
5.1. 클래식의 Fach
아래의 음역 구분(Fach)은 클래식에 적용되는 대략적인 각 성악 파트의 음역대이다. 다만 단순하게 음역대만으로 파트를 나누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는 음역대와 음색 등 여러 가지를 함께 따져서 구분한다. 또한 파트 내에서도 리릭(lyric), 드라마틱(dramatic) 등등 나누다 보면 끝이 없다.
사실 이런 구분법 자체에 대하는 논쟁도 계속되고 있긴 하다. 소프라노와 콘트랄토[8] 는 분명히 다르지만, 그 사이에서 메조 소프라노를 구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며, 어떤 베이스들은 테너의 음역까지 내기도 한다.
- 소프라노(Soprano)[9] : C4[10] ~ C6[11][12] )
- 메조 소프라노(Mezzo Soprano)[13] : A3 ~ A5
- 콘트랄토(Contralto)[14] : E3 ~ F5
- 테너(Tenor): C3 ~ C5[15][16]
- 바리톤(Baritone): F2 ~ F4
- 베이스(Bass): D2 ~ D4
- 러시안 베이스(옥타비스트): E1 ~ E3[17]
5.2. 팝
팝의 경우, 클래식처럼 정형화된 방식으로 음역을 구분할 수 없다. 일단 클래식은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므로 개인이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 음역대에 맞춰져 가수들이 특화된다면, 대중음악은 감정 전달이 가장 큰 목적이므로 음역대 자체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며, 어느 정도 가수들에게 요구되는 음역대가(예를 들어 남자는 G2-G4, 여자는 G3-G5 정도) 있기 때문.
특히 남자 보컬은 희미하게나마 테너/바리톤/베이스로 나눌 수 있겠지만, 여자 보컬은 아예 창법의 메커니즘 자체가 오페라와는 다르기 때문에 소프라노/메조 소프라노/콘트랄토로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며,[18] 다만 클래식에서와 마찬가지로 팝에서도 역시 드문 콘트랄토 정도만 구분된다. 레이디 가가, 앨리샤 키스, 사라 본[19] , 에이미 와인하우스, 셰어, 아델 등이 해당.
5.3. 일본
일본 한정으로 두 가지 분류법이 있다.
첫째로 일본 한정 공적으로 쓰이는 下一点, 一点 분류법이다. 예를 들면, 0옥시(A2)를 い라고 표기하며 그 아래의 -1옥시를 下一点い, -2옥시를 下二点い라고 표기한다. 또한 1옥시를 イ(A2)라고 표기하며, 그 위의 2옥시를 一点イ, 3옥시를 二点イ라고 표기한다.
둘째로 일본 한정으로 쓰이는 공적인 음역 분류법은 아니나 일본인 네티즌들에게 통용되는 low, mid, hi식 분류법이 있으며 고음충 음역 테스트에서도 나온 분류법이다. A를 기준으로 G까지 A, B, C, D, E, F, G 단위로 표기가 달라진다. 우선 mid1A~mid1♯G(A2~G ♯ 3), mid2A~mid2♯G(A3~G ♯ 4)를 중앙에 둔다. mid1에서 1옥타브 낮아질 때마다 low, lowlow, lowlowlow 순으로 표기하고[20] , mid2에서 높아질 때마다 hi, hihi, hihihi 순으로 표기한다[21] .
6. 관련 영상
7. 남성과 여성의 차이
어린 유년시절이면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는 비슷해 구별하기 힘들다. 이 시기에는 여자나 남자나 성대 길이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위에 서술했다시피 남자가 여성보다 높은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남자는 사춘기에 남성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만 12세(초6)~ 만 14세(중2) 사이에 변성기가 찾아오고, 이로 인해 성대가 이전보다 길어지며 목소리가 낮아지고 음역이 내려가게 된다. 얼마만큼 음역이 내려갈지는 '까 봐야' 비로소 알 수 있는데, 개중에는 남녀식별만 겨우 할 수 있는 정도에서 그치는 사람이 있고, 아예 맨홀 뚫고 저 깊숙한 바닥으로 들어가버리는 사람도 있다. 다만 경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어서 어릴 때부터 또래들보다 유별날 정도로 하이톤이었던 남아는 변성기가 지나 어른이 돼도 비교적 고음역대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22][23] 가끔 가면 변성기 전의 음역과 지금과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다. 물론 여자 목소리가 그대로 유지되는 게 아니고, 변성기 전의 음역으로 따지면 낮은 축에 속하는 사람들이 변성기 이후에도 거의 변화 없이 그대로인 경우.
성인이 된 이후의 음역대를 비교한다면 남성이 고음을 내는 것 보다 여성이 저음을 내는 것이 훨씬(!) 힘들다. 카운터 테너-콘트랄토 관련 항목을 보더라도 남성 성악가가 여성 성악가보다 훨씬 많음을 볼 수 있다.
8. 관련자료
- 음역.com의 음역 설명(일본어)
[1] 이런 노래는 음역이 넓은 노래 참고.[2] 대략 2010년 이후에 나온 노래 좀 하는 애들은 싫든 좋든 다 이 방식으로, 또는 여기서 영향을 받은,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3] 남자 중에서도 흔치 않은 꽤 낮은 음역대.[4] 옥타비스트의 음역대. 남자 중 가장 낮은 음을 내는 성종이 베이스인데, 그보다 더 낮은 음을 내는 무지막지한 사람들이다.[5] 이것은 이해가 쉽도록 단순히 피아노의 흰 건반만을 센 것이다.[6] 음정, 박자, 가사 등.[7] 최저음과 최고음이 몇 옥타브인지 정리했다는 말로 선해할 수는 있겠으나 이는 마치 '키 정리' 대신 '센티미터 정리'라고 하는 것과 같다.[8] Contralto. 알토(Alto)가 아니다. 알토는 합창에서 여자의 낮은 음역을 나타내는 것이며 대개 메조 소프라노가 맡는다. 진정한 의미에서 콘트랄토는 극히 드물기 때문. 즉 알토=음역, 콘트랄토=사람.[9] 조수미, 조운 서덜랜드, 마리아 칼라스, 레나타 스코토, 크리스티나 도이테콤, 신영옥, 베벌리 실즈의 경우 소프라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음역대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Coloratura Soprano)로 볼 수 있다.[10] "Middle C", 즉 "가온다".[11] "High C", "Soprano C".[12] '밤의 여왕의 두 번째 아리아'는 F6을 요구한다.[13] 크리스타 루드비히, 줄리에타 시미오나토, 피오렌차 코소토, 마릴린 혼, 테레사 베르간자, 아그네스 발차 역시 메조 소프라노이면서도 고음을 소화할 수 있는 가수들이다.[14] 진정한 의미로 콘트랄토는 극히 드물며, 오페라에서도 콘트랄토 배역을 메조 소프라노가 맡는 경우가 많다.[15] "Tenor C".[16] 때로는 C#5~F5.[17] 러시아 정교회 음악을 부르는 성악가. 낮은 베이스인 바소 프로폰도보다도 한 옥타브 정도 낮다. 정말 낮다. 이 러시안 베이스 가운데에는 4옥타브 이상의 음역대를 가진 사람도 드물지 않다.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 내려가는 것.[18] 굳이 따지면 대중음악의 여성 보컬들은 보통 알토에서 메조 소프라노에 이르는 음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다수의 여성 솔로곡들은 고음으로 유명한 곡이라고 할지라도 알토의 저음역을 요구한다.[19] 영화 접속의 주제가인 'A Lover's Concerto'를 부른 가수. 모르고 들으면 누구라도 남자 보컬이라고 생각할 정도. 이 노래가 남자가 부른 노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20] 예를 들면 lowA~low♯G(A1~G ♯ 2)[21] 예를 들면 hiA~hi♯G(A4~G ♯ 5)[22] 물론 변성기 전의 음역이 높다고 나중에도 음역이 높다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음역이 높은 사람이 변성기 이후에도 음역이 높을 수 있을 확률이 높은 것.[23] 마이클 잭슨을 예로 들어보면, 마이클 잭슨은 변성기 전에도 음역이 높았고, 이후에도 4옥타브에 넘나들 정도로 음역이 높아져 크게 음역이 달라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