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탕

 




1. 한국 요리



잔반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법. 섞어찌개라고도 한다.
쇠고기, 해삼, 전복, 무 따위를 썰어 넣고 갖은 양념과 고명을 하여 끓인 국...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아무거나 다 집어넣는다. 가장 흔한 잡탕으론 명절이나 제사 이후 남은 을 다 집어넣고 김치, 고춧가루를 풀고 그 외 재료를 넣고 만드는 잡탕이다. 그 외에도 먹다 남은것에다가 몸에 좋다는것 몇개 집어넣고 미원 몇 숟갈 부어서 만들기도 하며 시장에서 고기, 생선 같은 것을 잔뜩 사와서 다 집어넣고 만들기도 하는 둥 만드는 사람 마음대로다. 잡탕은 만드는 것에 따라 맛이 천양지차로 달라지며 그럴싸하게 만들어도 막상 먹어보면 형편없거나 겉은 개밥처럼 보여도 먹어보면 굉장히 맛있기도 하다. 하지만 잡탕을 잘 만드는 사람들은 뭘 집어넣어도 훌륭한 맛을 내게한다. 뭐 안사먹고 잡탕만 해다 먹는 사람도 있다.
매운탕이나 부대찌개가 이런 방식을 통해 만들어진 요리이다. 외국에도 이와 같은 요리가 많은데, 스튜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요리나 스튜 형태를 한 일부 수프의 기원이 죄다 이런 형태다. 일단 국물 우려내기는 음식 양 불리기에 아주 좋은 방식인지라 동서양을 막론하고 발견되는 경향이 크다.
이런 음식인지라 여러가지 것들이 마구 뒤섞인 광경을 묘사할 때도 비유적으로 사용된다. 주로 부정적인 뉘양스로 사용되는 경향.
군산지역에서는 분식집에서 파는 것을 모두 섞어 넣은 것을 잡탕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라면, 떡볶이, 순대, 김밥, 만두 등등 물론 파는 집마다 넣는게 달라질 수도 있다. # [1]
조선 궁중에서도 연회 때 올라가기도 했는데, 궁중음식답게 재료가 휘황찬란하다. 주의해야 할 점은 잡이란 뜻이다. 잡이란 본디 위와 같이 잡스럽다라는 뜻도 있지만 음식이름에서는 아무것이나 마구 쓴다는 의미가 아니라 좋은 재료, 온갖 재료가 국거리가 되어 맛이 좋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이와 비슷한 것이 잡채이다. 궁중의 잡탕은 조선시대 의궤에서 열구자탕 만큼 자주 등장하는 탕이다.
소의 아롱사태와 돼지고기로 육수를 낸다. 남은 고기는 썰어서 손질한 소의 양, 곤자소니, 전복, 해삼, 표고버섯 등을 육수와 함께 끌여낸다. 여기에 은행, 미나리, 달걀지단, 석이 등을 고명으로 함께 올린다.

2. 중화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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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항목의 잡탕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일본식 중화 요리. 요리의 이름처럼 육류, 해물과 죽순을 비롯한 야채 등과 같은 온갖 재료를 볶아서 굴소스, 두반장, 녹말 푼 물을 첨가하여 걸쭉하게 만든 고급 음식이다. 모양은 얼핏 전가복이나 팔보채와 비슷하나 재료와 소스가 다르다.
단품 요리보다는 밥에 얹어서 먹는 "잡탕밥"이라는 형태가 많이 판매되며, 중국집 식사 종류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자랑한다. 이와 유사한 요리로 유산슬이 있으며 마찬가지로 식사류에 속하는 유산슬밥이 있고 찹 수이와 약간 비슷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잡탕이든 잡쇄/잡회(잡채)든, 유산슬이든, 팔보채전가복이든[2] 모두 다양한 재료를 썰어 에 볶아내는 요리라는 공통점이 있고, 이걸 밥 위에 얹으면 굳이 한 상 가득 코스로 차려내지 않아도 한 끼 식사가 되는 한 그릇 요리가 되는 것. 단지 이런 중화풍 잡볶음 요리의 본산격인 중국에서는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각각의 요리를 상세하게 구별하는 것이고, 중국과 가까운 한국과 일본에서도 중국의 영향을 받아 각각의 요리를 서로 다르다고 구별하는 경향이 강한 것 뿐이다. 이에 비해 중화요리 전통이 비교적 약한 미국/유럽등 서구 문화권 기준에서 보면 잡탕이던 고추잡채던 유산슬, 팔보채, 전가복이던 그냥 전부 다 '찹 수이' 로 분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다만 실제로 먹여주면 "이 찹수이는 칠리페퍼를 넣어서 살짝 매운 맛이 나는군요", "이 찹수이는 녹말 소스를 넣어서 걸쭉하고 질척합니다", "이 찹 수이는 식감이 독특한데, 해산물을 넣어서 가격이 비싼건가요?" 와 같은 반응을 보일 뿐이다.
일본에서 온 중화요리 형태로 일본에서는 중화볶음(中華炒め)이라고 부른다. 전가복에서 유래한 중국식 잡탕은 걸쭉한 녹말국물이 거의 없이 소스에 볶은 탕수육와 같은 형태에 가깝고, 한국의 잡탕처럼 녹말 푼 물을 첨가해서 걸쭉하게 만들어 먹는 것은 카레라이스에서 영향을 받아 밥에 얹어먹을 수 있도록 변형된 일본식 츄카이타메가 그대로 건너온 것으로 일본에서도 중화이타메 단품보다는 중화동이라고 해서 덮밥 형식의 잡탕이 메인인데, 잡탕 단품보단 잡탕밥이 훨씬 잘 팔리는 것은 이 영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애초에 카레처럼 밥에 얹어먹을 수 있게 일본에서 개량을 한 것이기 때문에 밥과 잘 어울려서 밥과 같이 파는 것이 음식의 맛이 살아나는 것.
재밌는 점이라면 원조인 일본에선 마파두부, 중화소바, 친자오로스등과 함께 값싼 대중요리로 서민의 한끼식사 정도인데, 한국에서는 중국집에서 시킬 수 있는 요리류 중 나름 비싼 고급 메뉴 중 하나다. 비싼 가격답게 일본에 비해 1인분의 양도 많고,[3] 일본의 중화볶음과 비슷하지만 건더기가 훨씬 푸짐한 편으로 일본식 중화요리가 한국으로 건너오며 한번 더 어레인지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일본에서는 중화볶음, 한국에서는 탕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실제 요리는 볶음도 탕도 아닌 카레류에 가까운 점도 재미있는 점.

3. 일본 요리


잡취(雑炊) 라고 쓰고 조우스이(ぞうすい) 라고 읽는다. 이름에 같은 잡자가 들어가지만 탕은 아니고, 죽이다. 전혀 다른 요리. 한국식 잡탕이 찌개, 중국식 잡탕이 카레나 마살라류에 가깝다면 이쪽은 그냥 죽이다. 보통 그냥 흰쌀만 넣은 흰쌀죽인 오카유와는 다르게 흰쌀죽을 메인으로 계란이나 파 등등 입맛에 맞게 잡다한 부재료를 넣어서 끓여먹는 것이 포인트. 잡 자도 부재료의 잡다함에서 온 것이지 흰쌀죽이라는 메인 재료가 있다는 점에서 죽의 바리에이션에 가깝다. 사실 여기보다는 항목에 있는 것이 더 올바른 요리이다.
[1] 솔직히 말하자면 향신료, 조미료가 듬뿍 들어가서 호불호가 좀 있다.[2] 단 팔보채와 전가복의 경우 조리법에 약간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3] 음식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잡탕 1인분에 밥 두그릇이면 성인남성 2명이 식사하기에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