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축구

 

1. 개요
2. 특징
3. 주요 팀
4. 점유율 축구를 자주 깨부수는 팀이나 감독
5. 관련 문서


1. 개요


Possession Football
볼 점유율[1]을 중시한 축구 전술.
자기 팀이 공을 가지고 있는 한 상대는 공격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단순한 철학을 바탕으로 한 축구 전술이다. 팀 전체가 끊임없이 패스를 주고받으며 항상 볼소유를 유지함으로써, 경기의 주도권을 장악해나간다. 현대 축구의 전술의 대부분이 그러한 것처럼, 점유율 축구 역시 토탈 풋볼을 기반으로 고안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축구에 한번 말려버리면 그야말로 답이 없다. 볼을 가져오지 못하니 공격이 불가능하고, 그 와중에도 압박은 지속해야하니 체력은 체력대로 방전된다. 2010년대 초반 라 마시아에서 연달아 로또가 터진 FC 바르셀로나가 이런 방식으로 세계 축구계를 평정했다. 사용하는 팀 팬들이나 제 3자들은 기술적, 조직적 완성도를 보며 '아름다운 축구'라며 감탄하지만, 당하는 팀 입장에선 얄밉게 요리조리 빠져나가더니 골문 앞에서 힘 하나도 안들이고 '툭' 차서 골을 따내가기에 치사함 그 자체로 보인다. 게다가 당하는 입장에서는 대부분 거친 테클로 볼을 따낼 수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비매너 팀, 폭력축구팀으로 낙인 찍혀 카드 + 욕까지 배불리 먹는다.
다만 이 전술 자체가 조직력, 개인 기술, 수비력 등 모든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 제대로 구현해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고 말할 수 있는 팀은 2010년대 초반 FC바르셀로나 외엔 없다. 흔히 예를 드는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은 비록 메이저 대회 3연패의 역사를 쓰긴 했으나, 마무리 열쇠가 없어 꾸준히 빈공에 시달렸다. 펩 과르디올라바이에른 뮌헨도 원래 하던 분데스리가 우승 외에 성과를 내진 못했다. 창시자(?)라 볼 수 있는 바르셀로나조차도 차비 에르난데스의 은퇴 이후엔 애무축구화 되어 가는 기미가 보이자 할 수 없이 스타일을 바꿨을 정도로 제대로된 점유율 축구 구사는 몹시 어렵다. 현재 한국 축구팬들이 아주 치를 떠는 스타일인데, 세계 무대에서의 아무리 좋게 쳐줘도 중위권인 대표팀 실력에 대한 냉정한 인식과 구체적인 로드맵도 없이 그냥 좋아보이는 점유율 축구에 눈이 돌아가 남아공 월드컵 이후 두 번이나 월드컵을 날려 먹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가 가랑이만 찢어진 것. 사실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점유율을 올린만큼 패스 성공률이 올라가야한다. 점유율만 높아진다는 것은 상대의 공격시간이 짧아지는데 반해 공격횟수는 더 많아진다는 뜻이고 자신의 공격횟수는 반대로 줄어들게 된다는 뜻이다.
사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점유율 축구를 시작한 건 히딩크호가 최초다. 거스 히딩크는 상대에게 강한 압박을 가하고 볼 점유율을 높여야 우리 쪽에서 의도하는 플레이를 많이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히딩크호는 출항 초기인 칼스버그컵 대회 기록만 봐도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를 한 것이 나타난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주로 월드컵 경기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월드컵에서 히딩크호와 맞붙은 팀들은 폴란드나 미국은 물론 나머지 팀들이 모두 우리보다 압도적으로 전력에 상위권인 팀들로, 한국 대표팀은 그들을 상대로 볼 점유율을 높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현재에 와서 이게 문제가 된 건 무의미하게 볼 확보와 점유율에 집착하게 되면서다. 조광래호 시절에 이전까지 모든 틀을 부셔버리고 티키타카를 도입하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슈틸리케호 시절을 거치며 극에 달했다. 제대로 된 압박과 체력 관리, 그리고 공격 전술 개념도 없는 상황에서 점유율만 높인다고 플레이가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결국 그놈의 점유율 하나만 오질나게 고집하다가 결국 월드컵도 말아먹고 슈틸리케 때는 최종예선까지 탈락할 뻔했다.[2]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선수비 후역습을 기본으로 하는 늪 축구 전술에 무너졌다. 카잔의 기적과 아르헨티나 아이슬란드 전, 스페인 러시아 경기 등에서 모두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밀린 팀이 무승부로 막거나 이겼다. 점유율 축구의 패퇴 물론 점유율이 쓸모없는 지표라는 건 아니다. 단지 축구는 골이 중요한데 골이 아닌 점유율이 더 중시되는 주객전도가 일어나서는 안될 뿐이지.
2020년 현재는 사실상 완전히 사장된 전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아시안컵에서 점유율 축구를 표방한 한국이 3경기 연속 부진하면서 진땀승을 거둔 끝에 8강에서 카타르에게 밀려 탈락하였고, 2018 러시아 월드컵 때는 시메오네의 두줄 수비를 표방한 팀들이 죄다 선방을 하였다. 스페인 대표팀도 16강에서 러시아 상대로 1000번의 패스를 돌렸음에도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해 탈락했고, FC 바르셀로나는 2014-15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이후로 단 한번도 챔스 우승을 못하고 있다. 이미 2014년 때부터 네덜란드가 티키타카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을 5대 1로 대파했고, 독일의 경우 4강에서 브라질 상대로 점유율은 떨어졌지만 오히려 7대 1로 대승했다. 현대축구는 갈수록 빠르게 모든 것이 변화를 하며, 전술 또한 이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간다. 당연히 시간이 지날수록 점유율 축구에 대한 각종 카운터 전술들이 줄줄이 사탕 엮듯이 생겨나며, 시메오네의 두줄 수비와 위르겐 클롭의 게겐 프레싱이 대세를 이루며 현 시점에서 점유율 축구가 다시 흥할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
볼 점유율이 높을때 공격이나 수비에 여유를 가지고 유리하게 경기를 풀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또 이런 점유율 축구에게 수비가 밀려 선제골을 허용하는 순간 늪축구는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것도 옛말인게 현대축구는 고도로 수비 전술이 발달되어서 작정하고 걸어잠그면 옛날처럼 일방적으로 깨부수기도 쉽지 않다. 단지 더 이상 볼 점유율이 강팀을 판별하는 지표가 될 수 없을 뿐이며 이를 고집할 이유도 없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는 이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가에 승패가 좌우될 것이다.

2. 특징


점유율 축구의 기본은 상대에게 빼앗길 가능성이 높은 롱 패스 등을 최대한 하지 않고, 짧은 패스를 통해 문전까지 서서히 라인을 밀어 넣는 공격 방법이다.
공격이 막혔을 때는 무리하게 공을 상대 문전으로 투입하기 보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함께 공을 되돌려 다시 수비 라인에서의 빌드업을 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상황에서 만들어진 시간을 활용하여 각 선수가 공간을 만들고 페너트레이션을 통해 기회를 창출한다. 따라서, 미드필더의 패스 능력은 물론 수비수에게도 패스와 빌드 업 능력, 팀 전체의 오프 더 볼 및 온더 볼 능력이 함께 요구된다. 높은 기술력을 가진 선수를 많이 확보하여 조직적인 플레이를 지향하는 팀이되는 것이 목적인 전술.
이를 극단적인 형태로 밀고 나간 사례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하는 FC 바르셀로나인데, 골키퍼조차 롱 패스를 하지 않고 수비수에게 짧은 패스로 연결한다.
짧은 패스를 많이 한다는 것은 그만큼 공격에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며, 그 사이에 상대팀의 수비 라인은 견고해진다. 따라서 문전까지 연결해도 이후 골을 넣기 힘들어지는 문제가 있는데, FC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라는 불세출의 선수가 상대 수비수들을 몹몰이하며 수비라인을 뭉게버려 그 단점을 커버했다.[3] 펩은 바르셀로나에선 중앙 중시의 전술에 메시의 개인 능력으로 수비를 뒤흔들어서 공간을 만들어 냈지만 메시 정도의 선수가 다른 팀에도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한 쪽 측면에 선수를 몰아넣고 상대를 유인해서 틈을 만든 뒤 반대쪽으로 쓰루패스나 크로스를 넣어서 갑작스러운 사이드 체인지로 득점하는 방식을 마무리 전술로 채용하고 있다. 레반도프스키가 중용받은 이유는 비록 메시급은 아닐지라도 드리블링과 연계플레이에 꽤 능한데다가 피지컬도 좋아서 크로스를 받아먹을 수 있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공격이 정체되는 단점도 있지만, 공을 점유하고 있는 한 상대는 공격할 수 없다. 즉, 아군 선수가 경기 도중 지치면 달리는 거리를 최소화 하여, 일부러 공격으로 연결되지 않은 패스를 교환하며 체력회복을 할 시간을 벌 수 있다. 동시에 상대 팀은 공을 빼앗지 않으면 공격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공을 쫓아 달려들며 체력을 소모하게 하고 결국 체력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점유율 개념은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조건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에 따라서 자신의 목을 조르기도 한다. 선제골을 넣지 못하고 먼저 실점 해버리면 다시 점수를 되돌리는데 드는 시간의 비용이 크기 때문. 결국 높은 수준에선 경기의 주도권을 적극적으로 가져가는 전술이지만, 수준이 낮다면 공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다 끝나는 자살형 전술이 될 수 있다. 결국 팀의 전체의 레벨이 낮다면 쓰기 어려운 전술이다.
그리고 상대 선수가 자신의 선수들보다 키가 작을 경우에는 비효율적인 전술이 되는데 점유율을 높이는 것보다는 빨리빨리 롱패스를 날린 후, 헤딩을 뻥뻥 날리는 게 더 빠르고 더 많이 득점할 수 있는데다가 키가 큰 선수들이 공격 혹은 수비 시간이 길어질 경우 키가 작은 선수들보다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되려 불리해진다.

3. 주요 팀



4. 점유율 축구를 자주 깨부수는 팀이나 감독


  •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 그 유명한 카잔의 기적을 만들어 냈고, 2019 FIFA U-20 월드컵 폴란드 16강전에서 점유율이 4:6으로 뒤졌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을 잡았다.[4]
  • 주제 무리뉴 - EPL의 아스날이나 라리가의 바르셀로나 같은 21세기 점유율 축구 전술을 구사하는 팀에게 최초의 카운터 전술을 등장시킨 감독. 라인을 전체적으로 끌어내리며 중원에서부터 피지컬과 활동량, 끊임없는 선수 간의 호흡을 통해 점유율을 내주는 대신 공간을 틀어막고 발 빠른 공격수가 상대 수비 뒷공간을 털어버리는 역습 전술을[5] 들고 나와 아르센 벵거의 천적으로 떠올랐고, 당시 바르샤의 황금기를 주도하던 펩 과르디올라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감독으로 주목을 받았다.
  • 위르겐 클롭 - 역대 명감독들의 압박 전술을 참고하여 그만의 게겐 프레싱 전술에 접목시켰다. 모든 필드 플레이어가 1선부터 상대를 압박해서 들어가는 이 전술은 상대의 빌드업과 패스길 자체를 막아버리는 전술로서 티키타카를 구사하거나 수비 진영부터 공격 전개를 하는 팀들 상대로 상당한 재미를 봤다. 이러한 압박 전술이 특히 강팀들의 진을 빼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12-13 시즌 챔스 결승으로 인도했다. 또한 리버풀 FC를 이끌면서 안필드의 기적을 일구며 18-19시즌 챔스에서 우승하는 밑거름을 만들었다.
  • 유프 하인케스 - 사실상 점유율 축구의 몰락의 신호탄을 쏜 인물. 2012-13 시즌에 거함 바르셀로나를 무려 합계 점수 7대0으로 격침시키며 티키타카를 완벽히 깨부쉈고, 그 시즌에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고 트레블까지 달성하며 세계 축구의 트랜드를 바꾸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셨다. 또한 2017-18 시즌에 뮌헨에 소방수로 복귀해서 네이마르와 음바페를 앞세운 파리 생제르망을 상대로 또 점유율 대신 강력한 압박과 빠른 공격 전개를 들고 나와 PSG를 3대1로 격침시켰다. 참고로 이날 뮌헨의 스쿼드는 주전 선수의 줄부상으로 거의 1.5군이었는데[6], 1군 스쿼드를 그대로 들고 나온 파리를 이긴 것이다![7]
  • 디에고 시메오네 - 현대축구 전술 역사의 한 편을 장식할 수 있는 "두줄수비"의 아버지 격인 인물. 4명의 수비수와 4명의 미드필더가 간격을 꼼꼼히 유지해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무리뉴와는 다른 유형의 역습축구를 표방했고, 이는 부임 전 자동문이라 불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라리가 탑급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팀으로 탈바꿈시켰을 정도였으며, 더 나아가 국제 무대에서 언더독들이 강호들의 점유율 축구를 깨부수는 교과서로 남았을 정도다.

5. 관련 문서


[1] 실축에서 점유율은 (자기팀의 패스 숫자)/(총 패스 숫자)로 계산된다. 예를 들어 A팀의 총 패스횟수가 502, B팀의 총 패스 숫자가 426 이라면 A팀의 점유율은 502/(502+426)=54.1 B팀의 점유율은 426/(502+426)=45.9. 따라서 실축에서는 패스를 많이 돌리는 팀이 점유율이 올라간다.[2] 사실 이건 슈틸리케 책임으로 몰기도 힘들다. 슈틸리케호 항목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슈틸리케는 제대로 된 코치진을 보유하지 못했다. 히딩크도 대략적인 전술은 베어백 코치가 맡았고, 뛰어난 체력 담당 트레이너도 있었다.[3] 메시를 마크하자니 한, 두명으론 어림도 없어 수비 라인이 무너진다. 그 무너진 공간으로 패스를 보내 다른 선수가 득점한다. 그렇다고 라인을 유지하면 메시한테 실점한다.[4] 이 경기 뿐만 아니라 한일전을 할 때는 우리나라가 피지컬을 앞세운 선 굵은 축구로 일본의 패스축구를 무력화해서 이기는 경우가 잦은데, 이 과정에서 점유율이 희생될 때가 종종 있다.[5] 아무리 때리고 때려도 꿈쩍도 안 하다가 카운터 공격에 급소를 맞는 전술이라고 볼 수 있다.[6] 주장, 부주장, 3주장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해 프랑크 리베리가 주장 완장을 차기까지 한 상황이었다.[7] 이 경기는 조별예선 최종전이었고, 이전에 가진 파리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0대3으로 무력하게 패배했다. 결국 당시 감독이었던 카를로 안첼로티는 경질되었고, 뮌헨은 그 패배를 끝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조 2위로 16강에 올라야 했다. 근데 웃긴 건 1위로 올라간 파리는 끝판왕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 탈락했는데 2위 뮌헨은 베식타스를 만나 합계 스코어 8대1로 관광보내며 유유히 8강에 진출했다(...). 정말 인생사 새옹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