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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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상세
3. 화합물


1. 개요


할로젠(17족)에 속하는 화학 원소다. 과거에는 '''불소'''(弗素)란 이름이 널리 쓰였는데, 독일어식 표현인 플루오르(Fluor)[1]로 명명되었다가 최종적으로는 대한화학회에서 영어명칭인 '플루오린'으로 변경하였다.[2] 이름이 바뀌었음에도 실생활에서는 '불소 치약'처럼 아직 불소라는 말을 사용하며, 화합물인 '불산' 등의 용어는 '플루오린화수소산'보다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원소를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명실공히 원소계의 일진. 하지만 후술하듯 충치열사병 해결에 도움을 주기도 했으며, 플루오린 동위원소는 필트다운 인의 사실 여부 파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 상세



플루오린은 전기 음성도가 3.98로 가장 강한 원소이다. 비활성 기체를 제외한 전형원소는 주기율표의 오른쪽 위로 갈수록 전기 음성도가 커지며 왼쪽 아래로 갈수록 작아진다. 이처럼 플루오린은 가장 강하게 전자를 잡아당기기 때문에 반응성이 매우 커서 헬륨이나 네온 이외의 대부분의 원소와 반응한다.[3] 심지어 비활성 기체인 제논과도 반응해(!) XeF4, XeF6 등의 괴랄한 화합물을 만든다(...).[4] 아르곤 역시 반응하지 않는 원소로 여겨졌으나, 17K(-256℃) 이하에서는 반응한다. 반응성만으로 따지면 최강의 비금속 원소. 즉 다른 화학종의 전자를 뺏어오는 능력은 우주최강. 그래서 이걸 분리시킬 때 백금기구를 이용해서 분리했다고 한다. 이게 어느정도냐면, 산소의 산화수가 -2가 기본인데 오로지 이녀석이랑 반응할 때 만큼은 '''+'''1이나 '''+'''2가 된다! 그러니까, 공유결합을 할 때는 산소는 반응물질을 산화시키며 전자를 2개를 뺏는 것이 보통인데, 이 녀석이랑 반응할 때만큼은 빼앗지 못하고, 오히려 플루오린에 산화되며 뺏긴다는 소리. 즉 산소가 산화당한다![5] 산소와 플루오린의 화합물은 OF₂이고, 이름도 이플루오린화산소(Oxygen Difluoride)이다. 단, 전자친화도는 의외로 염소에 밀려 2위. 원자의 크기가 너무 작아 전자가 너무 빽빽히 차 있어 서로 반발하기 때문이다.
반응성과 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분리[6]가 아주 곤란했다. 원소 자체의 표준 전위차도 +2.87볼트 정도로 꽤 높아서[7] 플루오린화염 용융물의 전기분해 아니면 분리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8]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이 플루오린을 분리하다 중독되어 죽어 갔으며(험프리 데이비[9], 루이 조제프 게이뤼삭 등)[10] 인류 최초로 분리에 성공한 과학자인 앙리 무아상도 실험 중에 한 쪽 눈을 잃었다고 한다. 무아상은 이 공로로 주기율표를 만든 그 멘델레예프를 제치고 노벨상을 수상했다. 웬만한 플라스틱들도 골로 보내는 경우가 많고, 거기다 앵간한 화학물질들과는 반응하지 않는 유리까지도 녹이는 성질이 있어 취급, 보관까지 매우 난감한 까다로운 녀석이다. 다만 이 독한 반응성을 이용해 다이아몬드를 자를 때 쓴다고 한다. 같은 플루오린이 포함된 테플론 수지는... 2015년부터 금지되었다. 적어도 저온에서는 안전하다고 한다. 아니면 전혀 반응하지 않는 이나 백금족들로 보관해야 하는데 가능할 리가... 그나마 백금도 고온에서는 반응해서 녹여버린다.
플루오린의 장기적인 과다섭취는 치아가 아니라 뼈가 플루오린으로 치환[11]되어 결과적으로 뼈가 약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어느 지역에서는 플루오린 함량이 높은 물을 마시고 자란 주민들이 급격한 노화현상을 겪는 사례도 발견되기도 했다. 에도 플루오린 성분이 많아 치아에 효과가 있지만 지나치게 마시면 플루오린 중독에 빠지는 것이 중국의 승려 등에서 확인된 바 있다.
플루오린의 이용 예 중 대표적인 것이 치약이다. 플루오린에는 치아가 산에 잘 녹지 않게 만드는 효과가 있고, 초기의 충치라면 산에 녹은 부분의 에나멜질을 보수해서 내산성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품인 치약에 다량 함유되어있다는 점 때문에 플루오린이 그저그런 있으나 없으나 한 물질이고 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게 현실이다. 하지만 플루오린은 치과적으로는 혁신적인 발견이었다고 평가된다. 치아우식(충치)이 진행되는 것을 더디게 하거나 재광화 과정을 통해 어느정도 회복도 도모해볼 가능성을 주는 유일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적정량의 플루오린을 수돗물에 넣음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충치 발병률을 줄이는 수돗물불소화사업은 미국 질병관리본부가 선정한 20세기 10대 공중보건사업이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불소화사업을 취소하는 나라도 나오고 있을 정도로 학계에서는 논쟁중인 사안이다. 치약은 이를 닦은 뒤 잘 행구면 쓰인 플루오린에 비해 흡수한 플루오린이 훨씬 적지만 수돗물 불소화는 흡수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나 건강에 문제가 갈 정도로 고용량이 흡수되어 축적되는가에 대해 논란이 있다.
불소화 사업 중단에 대해서 불소화 사업의 목적인 저소득층 어린아이 등과 같은 공중보건취약 계층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일부 극빈층의 비판도 있다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득보다 실이 더 크며 국민들의 건강을 담보로 의학적 도박을 한다며 반대 의견이 더 많다.
한편 불소화 반대론에는 엉뚱하게 음모론이 끼어들기도 한다. 정부가 국민들의 지능을 떨어뜨려서 지배하기 쉽도록 한다거나, 백신 반대 운동 음모론처럼 암과 같은 병을 일으켜서 의료업계가 돈을 벌게 하도록 만든다는 근거 없는 내용들이다.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부터 21세기 현대까지 아직도 돌아다니는 음모론이다.

3. 화합물



3.1. 플루오린화수소(불산)



수소와 결합하면 산성을 띄는 플루오린화수소가 된다. HF, 불산, 플루오르산 등 이름은 많지만 보통은 그냥 HF 또는 불산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다수다. 다른 할로젠화수소처럼 강산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수용액상에서는 그다지 강한 산은 아니다. 일단 해리는 잘 돼서 옥소늄 이온(H3O+)과 플루오린화 이온을 내뱉기는 하는데, 둘이 너무 꼭 붙어다니다 보니 산으로 행동해야 할 자유 옥소늄 이온이 적어서 식초 수준의 약산이다.
하지만 인체에는 3대 강산(염산, 질산, 황산)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만일 피부에 불산이 닿으면 빠르게 피부로 흡수되어 혈류를 타고 돌며 몸 안의 이온을 치환하며 뼈를 녹인다. 이는 매우 고통스럽기로 유명하며 막을 방법도 없다. 저농도 불산(약 5 wt% 정도의 수용액)에 접촉한 환자의 말로는 그냥 죽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게다가 치료로 칼슘제제를 경정맥에, 그러니까 목에 있는 혈관에 주사하는데 의사의 멱살을 잡을뻔(...) 했다고. 뼈 뿐만 아니라 몸 속에 있는 모든 칼슘의 물질 대사를 방해해서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공포영화 쏘우 시리즈에선 이 불산이 든 주사기를 사람의 몸에 꽂고 플루오린을 주입해서 사람을 녹여서 죽이는 트랩도 나왔다. 보통은 유리 대신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게 일반적이다. 아무 플라스틱이나 다 되는 것은 아니고, 60% 이하의 불산은 PP나 PE 재질의 용기에 저장이 가능하다. 테플론 계열도 되는데 가공도 힘들고 비싸서 잘 안쓴다. 금속 중에도 하스텔로이 계열 일부[12]는 사용할 수 있는데 워낙 비싸서... 의외로 무수불산은 금속 용기를 쓰는데[13] 물이 없으면 이온화가 거의 안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물이 들어가거나 습기가 차면 절대로 안된다. 마법산을 포함한 대부분의 초강산을 만드는 재료이기도 하다.
2012년 9월 27일에는 경상북도 구미시의 한 화학공장에서 플루오린화수소가 유출되어 인근 마을을 초토화시키는 사고가 발생했다. 자세한 내용은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 문서로.

3.2. 테플론



플루오린 원자와 탄소 원자로 만드는 플루오린화 탄소수지인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의 듀퐁 상표명인 테플론프라이팬 등의 조리기구의 코팅으로 이용된다. 1938년 만들어져, 맨해튼 계획에서 우려먹다가 1946년 시중에 팔리게 되었다. 테플론은 내열성과 내부식성 및 내마찰성이 있기 때문에 테플론 가공이 된 프라이팬은 잘 눌어붙지 않고, 물이나 더러움을 씻어내는 것도 수월하다. 이 테플론을 가져다가 프랑스인 엔지니어가 최초로 늘러붙지 않는 프라이팬을 만들었고, 테플론에서 이름을 따서 테팔이란 회사를 차리게 된다.
테플론을 가열해서 늘려 작은 구멍을 만들어, 커다란 물방울을 차단하고 습기는 통과시킬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방수투습성 소재인 고어텍스이다. 또 고어텍스는 심장질환의 치료에 필요한 인조혈관의 재료로도 사용된다.[14]
게다가 테플론을 제조할 때 나오는 폐기물은 인쇄용 잉크의 유동성을 향상시키는 데 쓰인다.
다만, 21세기 들어 테플론의 유해성 문제가 논란중에 있다.

3.3. 프레온



프레온(CCl2'''F'''2) 역시 플루오린 화합물이다. 에어콘, 냉장고의 냉매로 널리 사용되어, 한동안 인류를 폭염열사병에서 구원해낸 일등 공신이었다. 하지만, 오존층을 파괴하는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현재는 사용이 완전히 금지되었다.

3.4. 플루오린화 나트륨



치약에 쓰이는 물질. 플루오린 화합물 중 그나마 인체에 독성이 적어 치약으로 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독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과다섭취는 뼈를 플루오린으로 치환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

3.5. 프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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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울제 프로작은 플루오린 화합물의 대표격이다.

3.6. 그 외 화합물


LCL같은 액체화합물 퍼플루오로데칼린에 들어가는 물질.
육플루오린화황(SF6 Sulfur hexafluoride, 육불화황)은 기체인데 절연성이 매우 높고 안정적인 가스라서 초고압 전기스위치나 변압기 등의 절연충진재로 쓰인다. 이 가스를 채운 고압전기 스위치는 스위치를 끊어도 전기 아크가 적게 발생하고 재빨리 전류가 끊어진다. 이 가스 덕에 초고압전기도 안전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지만 온실가스라 사용량을 감축하려는 노력을 하고있다. 비중이 6.17 g/L 로 공기의 5배 가량 대단히 무거운 기체이다. 풍선에 이 기체를 불어넣고 떨어뜨리면 바닥에서 가볍게 쿵하는 소리가 날 정도. '''그리고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23,900배나 높다!''' 그리고 화성에는 플루오린과 황이 풍부하기 때문에 미래 화성 테라포밍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육플루오린화우라늄(UF6 Uranium hexafluoride, 육불화우라늄)은 우라늄 농축공정에 쓰이는 대표적인 재료. 우라늄 농축공정은 가스확산식과 원심분리식 모두 변환공정에서 우라늄산화물을 육플루오린화우라늄으로 만들어와서 진행한다.[15] 이건 만드는 방법이 매우 지랄맞은데, 금속 우라늄을 무수불산과 반응시켜 사플루오린화 우라늄을 만든 후 이걸 다시 고온에서 플루오린과 반응시켜 육플루오린화 우라늄을 만든다. 이런 귀찮은 짓을 하는 이유는 육플루오린화우라늄이 우라늄 화합물 중 휘발성이 가장 좋은데다 플루오린은 자연상태에서 다른 동위원소가 없어 우라늄의 농축도 조절이 쉽기 때문이다. 다만 취급이 쉽지는 않은게, 노출되면 공기중의 습기와 빠르게 반응하여 UO2F2(uranyl fluoride)와 불산을 생성한다.[16]
[1] 실제로는 '플루오어' 정도로 발음된다.[2] 실제 영어 발음은 플루어린 혹은 플루어라인이다.[3] 헬륨, 네온은 전자와 원자핵 사이의 거리가 너무나 좁고, 안정성 역시 넘사벽인지라 플루오린이라도 결합할 수 없다.[4] 18족 원소들은 화합물을 안 만든다고 여겨져왔기 때문에 비활성 기체란 이름이 붙었으나, 플루오린은 단호박 먹고 그런 거 없다를 시전해버렸다(...). 한편 헬륨과 네온은 천하의 플루오린에게도 난공불락의 원소라고 한다. [5] 산소라는 이름 자체가 뭔가를 산화시키는 놈이라는 뜻이다.[6] 유리. F₂가 아닌 F만 따로 분리하는 것.[7] 물에 녹는 플루오린화염으로 건전지를 만든다면 전압이 최소 이 정도는 나온다는 이야기이다.[8] 화학적인 제법이 나온 것도 비교적 최근인 20세기 말에서야 나왔다.[9] 알루미늄을 최초로 발견한 과학자이다.[10] 둘 다 즉사는 면했으나, 후유증 때문에 이후 말년을 고통스럽게 보냈다.[11] 뼈 속의 칼슘과 결합하여 칼슘을 빼낸다. 참조[12] Has-C 또는 Has-X. Has-B도 가능하긴 한데 C와 X가 넘사벽으로 잘 견딘다.[13] 스테인레스 중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STS304 정도면 충분하다.[14] 드라마 뉴하트 23화에서 이은성이 조민아 교수를 수술할때 '여기 고어텍스나 보바인 페리카디움 패치 있나요?'라고 묻는다. 보바인 페리카디움 패치는 송아지의 심막을 의미한다.[15] 레이저식은 우라늄 화합물이 아닌 금속 우라늄을 사용한다. 후술할 UF4를 불화하지 않고 마그네슘으로 환원시키면 금속 우라늄이 얻어진다.[16] 따라서 UF6로부터 핵연료를 생산하는 공장에서는 부산물로 불산이나 기타 플루오린화물이 발생하며, 이를 산업재료(유리식각, 반도체 등)로 재활용한다. 세간의 오해와는 달리 핵연료공장에서 발생하여 산업재료로 판매되는 플루오린화물이 방사능을 뿜뿜하지는 않는다. 당연히 불산이 배출되는 쪽에 우라늄을 제거하는 설비가 붙어있으며, 배출된 불산을 저장한 이후로도 그때그때 용액을 빼낼 저장조마다 선량을 측정해서 기준치 미만이어야 '그 저장조에 한해' 반출 허가를 내주기 때문에 플루오린화물에서 방사능 나오면 애초에 공장 밖으로 내갈 수가 없다. 게다가 저 기준치라는 게 우라늄을 사용하지 않는 공장에서 만들어도 검출될 수 있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