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모자라

 

한국에서는 역재생 논란 관련으로 가장 유명한 도시전설.
서태지와 아이들 3집 수록곡 "교실 이데아"를 역재생하면 "피가 모자라"라는 가사가 들린다는 주장이 이 소동의 요지다.
1. 설명
2. 피가 모자라 그후
3. 관련 문서


1. 설명


1994년 인기 댄스그룹 서태지와 아이들3집 '발해를 꿈꾸며'로 활동을 시작하고 한달정도 됐을 무렵 학생들 사이에서 3집 앨범 수록곡 '교실 이데아'와 2집 앨범 수록곡 '하여가'를 역재생하면 사탄의 메세지가 나온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내용인즉, 교실 이데아의 후렴구 부분에 크래쉬의 보컬인 안흥찬이 특유의 그로울링 창법으로 녹음한 '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졸이며 젊은 날을 헤맬까, 왜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부분을 역방향으로 재생하였을 경우 '피가 모자라 배고파 피가고파 아 필를 안 주면 재미없을 걸'로 들린다는 것. 이 소문은 점점 퍼져서 '''뉴스신문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은 사탄 숭배자 같은 주제로 특집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 소문은 정식 기사화되어 뉴스에 나왔고 KBS 추적60분에서도 이를 방송했다. KBS 연예가중계에서는 더 나아가서 하여가의 마지막 부분 가사 '하지만 난 기다려 내가 다시 돌아올 날까지 이곳에서' 를 역재생하면 '내 속에 있는 사탄을 영원히 사랑해요' 라고 들린다며 다루기도 하였다.
모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이에 질투심이 발동한 설운도가 "털이 모자라."라는 말을 백마스킹 했다며 개그소재로 삼기도 했다. 1995년 서태지와 아이들 4집 발표후 다시 백마스킹 주장이 있었으나 공론화가 되지는 않았다.
처음 서태지는 이러한 소문이 있다는 소리를 듣자 "드디어 한국 사람들도 백워드 마스킹에 관심을 가져주는구나" 하고 그냥 가볍게 즐겼다가 점점 소문이 괴상한 방향으로 터무니없이 커지자 무척 화를 냈고 본인이 직접 나와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방송까지 진행했다.[1] 서태지 입장에서 이 분노는 이후에도 한동안 사그라들지 않았는지, 이후 앨범에서는 오히려 역재생 기법을 요소요소에 활용하거나[2] 심지어 솔로앨범 Live Wire 뮤직비디오 첫 장면이 그 당시 실린 신문기사를 찢어버리는 연출이 있었다.
원리는 몬데그린. 호기심 천국스펀지에서 실험되었는데, 어떤 음원이든지 거꾸로 재생하면 전혀 다른 소리가 될 수밖에 없다. 스펀지를 역재생 하면 'ㅅㅡㅍㅓㄴㅈㅣ' → 'ㅣㅈㄴㅓㅍㅡㅅ'...대략 '이즈너프스' 정도로 들리게 된다. 물론 연속적 발음을 이렇게 불연속 단위인 음소로 나타내는 건 다소 거친 접근이지만 이렇게 이해해도 큰 문제는 없다.
교실 이데아의 ''''왜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구절에서 ''''바라고만 있[바라고마니ㅆ]''''(뒤에 을까가 이어진다) 부분을 거꾸로 음소 단위로 나열하면 ''''ㅆㅣㄴㅏㅁㅗㄱㅏㄹㅏㅂ'''' 즉 씨나모가랍이다. '피가 모자라'와 비교해서 우연히 모음의 배치가 같은데다가 '모', '라'는 거의 발음이 동일해 몬데그린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가사 자체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다이나믹 로동처럼 듣고 있는 사람들의 인식의 문제였다. 사실 아무 생각없이 듣게 된다면 아무런 내용도 아니지만 듣는 사람들의 문제는 "이 부분에서 피가 모자라"라는 가사가 나오겠지라고 인식하고 들으니 그 부분이 진짜 그렇게 들리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MP3로 노래를 듣는다는 것은 아예 상상조차도 못 하던 시절이었고 카세트 테이프가 주된 음악매체였기 때문에 백워드 재생이 쉽지 않았다. 당시 일반인이 백워드를 듣는 방법은 테잎을 분해해서 감겨있던 자기 테이프를 전부 풀고 원래 감긴 방향의 반대로 뒤집어 다시 감은 뒤 테잎을 조립하거나, 머리를 잘 써서 뒤집어 플레이하는 것이었다.[3] 그리고 무엇보다도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윈도우 95가 나오기 이전이던 시절'''이었다.[4] 다만, 오토 리버스 데크로는 쉽게 백워드 재생을 할 수 있고[5] 당시 기준 오토리버스 데크는 꽤 흔했다. 그리고 당시는 막 하이텔 등의 PC통신이 활성화된 시점이라 PC통신을 하던 매니아층들 위주로 이런 소문이 퍼져나갔을 가능성도 높다.
더군다나 이때에는 도스로 이야기 5,3을 쓰던 시절이었다. 만약에 이 괴담이 윈도우 95 출시 이후에 나왔다면 지금처럼 크게 부풀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 괴담 때문에 윈도우 95 출시 이후의 녹음기에서 역재생 기능이 추가되었다는 농담도 있었다.
일부에서는 이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사회에서 신드롬적인 인기를 얻는 가수가 분단과 통일 문제, 교육 문제 등 진지한 주제를 가지고 노래한 앨범을 들고나오자 매우 불안해진 보수 기득권층과 일부 개신교회가 손을 잡고 서태지 3집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가지게 해서 서태지와 아이들 3집을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게끔하고 서태지와 아이들을 묻어버리게''' 하기 위한 일종의 음모였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실제로 일부 개신교 교회에서 서태지가 사탄이라고 꾸준히 주장하기도 했으니... 이 작자들은 심지어 1집(난 알아요) 활동 당시 서태지가 하고 나왔던 평화의 목걸이[6]도 사탄의 목걸이라고 거짓 주장한 놈들이다.
그러나 '''그 외의 증거는 전혀 없으니''', 이 설은 그저 음모론에서 끝날 뿐. 다만, 사회적 공신력을 가져야 할 언론이 정보를 제대로 알리기 보다는 선정적인 태도로 일관하여 공포를 조장하고, 가수 개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언론은 도저히 언론으로서의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무엇보다 거꾸로 돌렸을 때만 알아들을수 있게 집어넣은 가사가 제대로 돌렸을 때도 그 의미가 듣는 이에게 인식된다는 근거가 전혀 없으며, 그것 하나만으로도 뉴스로의 가치는 없다.
지금 같으면 인터넷에서 실컷 조롱이나 당하고 끝났을 도시전설이지만 저 시절은 '''"유언비어 유포죄"가 현역이던 시절'''인 게 문제였다.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내용이 입소문을 타고, 언론을 타고, 교회 네트워크를 타고 온 사방에 퍼져버리니... 이 때문에 이 당시는 소위 "노주현 사망설", "고두심 사망설" 같은 희한한 유언비어가 몇 달이나 퍼지고 돌아다니기도 했고 심지어 서태지 본인도 이 피가 모자라 사건 외에 "서태지 임신설" 같은 황당한 소문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한편 그 당시에는 한국 개신교의 다수를 차지하던 장로교의 칼뱅주의가 청교도주의와 이상하게 결합해서 문화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견지를 차지했었다. 따라서 사탄을 운운거리며 대중문화 가요가 이렇게 문제가 많다는 인식이 있었고[7] 아직도 뉴라이트신사도 운동 성향이 있는 교회 수련회에서도 강의 시간에 이런 영상을 틀어주곤 한다. 피가 모자라 같은 경우는 요즘들어서는 자신들도 별다른 근거가 없다는 걸 인정해서 잘 언급하지 않지만, 아직도 이들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너에게,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슬픈아픔, 필승을 역재생하면 사탄의 메시지가 들린다는 주장을 한다. 심지어 백마스킹 실증 동영상까지 인터넷에 올라왔다.
동영상에서는 필승의 경우엔 백마스킹이 의도적이었음을 고백하는 메시지가 숨어있다고 하며 난 알아요의 경우엔 곡 전체에서 사탄의 메시지가 나타나고 이 메시지를 직접 부른다음 역재생하면 난 알아요의 가사가 명확이 나온다고 주장한다. 동영상 제작자에 의하면 한 두단어는 우연히 들릴수 있지만 문장이 들린다면 의도적 백마스킹이라는 것. 난 알아요 백마스킹은 2011년 MBC 라이프 채널 프로그램 히스토리 후 에서 다루기도 하였다.
응답하라 1994의 한 에피소드에서 윤진이가 당시 좋아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뉴스로 등장한다. 이에 성동일이 흉내내며 피가 모자라를 반복하다가 삼천포의 제지로 양쪽의 깊은 빡침을 막아내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삼천포가 이거 들어보려고 진짜로 테이프를 뒤집는 작업을 하다가 들켜서 윤진이에게 목이 졸린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3.5집 수록곡 중에도 '피가 모자라'라는 노래가 있다.

이후 시간이 흘러 어언 2007년, 서태지는 15주년 기념 앨범의 07 교실이데아 리믹스의 마지막 부분에서 "피가 모자라" 백마스킹을 직접 음원에다 삽입했다(...).# 이에 대중들은 '''"서태지가 대놓고 썩은 언론들과 부패한 기독교계를 엿먹이는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2. 피가 모자라 그후


백마스킹 논란은 서태지에게서 끝나지 않았다.
에픽하이의 5집 수록곡 Be 를 역재생하면 기독교적 메시지가 들린다는것. 에픽하이측이 의도적 백마스킹을 부인하면서 끝났다.

2010년 소녀시대의 Gee, 손담비의 미쳤어를 역재생하면 음란한 메시지가 들린다는 교회 강연영상이 논란이 되었다. 언론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하였으며 소녀시대측과 미쳤어 작사,작곡자인 용감한 형제는 의도적 백마스킹을 부인하였다. 네티즌들도 억지라며 강력반발하였다. 영상에 나온 강연자는 이전에도 서태지 의도적 백마스킹설을 주장하여 많은 비난을 받았으며 개신교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티아라 의 경우 롤리폴리의 첫부분 '어디까지 왔나. 또 어디 숨었나. 맘에 들어왔나. 나나나나나. I like you' 를 역재생하면 '아무도 모르게 나 너무너무 즐거워. 나는 너를 죽이러' 라고 명확히 들려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티아라 논란은 2014년 엠넷 프로그램 음담패설#s-2 가요괴담편에 소개되기도 하였다.해당방송
이외에 논란이 있었던 노래는 다음과 같다.
  • 소녀시대 - The Boys: 사탄의 메시지와 음란한 메시지가 들린다 하여 논란이 되었다.
  • 크레용팝 - 빠빠빠: 욕설과 사탄의 메시지가 들린다 하여 논란이 되었다.
  • 투애니원 - Fire, In the Club: 사탄의 메시지가 들린다 하여 논란이 되었다.
  • 티아라 - 야야야: 음란한 메시지가 들린다 하여 논란이 되었다.
  • 싸이 - 강남스타일: 역재생시 욕설이 나온다는 주장이 있었다. (사탄의 메시지가 나온다는 주장도 있다.)

상기했듯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위기탈출 넘버원에서는 기흉에 대해 다룬 에피소드에서 엄마 몰래 밴드하는 고등학생들이 자작곡이라고 부른 노래 제목이 '''피가 모자라'''였다. 가사는 서태지의 노래와는 아무 상관없이 '''내게 찾아온 빈혈, 내게 필요한 수혈, 네가 해줘야 될 헌혈'''이 전부.[8]

3. 관련 문서




[1] 상술한 추적60분에 나와서 "내가 그걸 의도하고 노랠 만들었다면 언어학자를 했겠죠"라고 웃으면서 말하는데 서태지 특유의 말 속에 뼈가 있는 화법이라 실제 영상 보면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2] 이 기법이 단순 Back-word-masking을 넘어서서 사운드 자체를 하나의 예술적 경지까지 끌어올린 게 서태지 7집 마지막트랙 "Zero"다.[3] 근데 이게 말로는 쉬운데 테이프를 다 푸는 것은 실제로 해보면 매우 매우 지루하고 잠깐의 실수로도 순식간에 얇은 테이프가 흐트러져서 엉망이 되기 일쑤다. 단순히 뒤집는 것은 몇 번 시행착오를 거쳐야 해서 좀 귀찮다. 이거 시도하다가 테이프 날린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덕분에 테이프 하나 날리는거 각오하고 백워드로 듣겠다고 나선 많은 아이들이 크나큰 마음의 (그리고 지갑에) 상처를 입었다.[4] 윈도우 95에 있는 기본 응용 프로그램인 '''녹음기'''에는 녹음한 음원을 '''역재생''' 하는 기능이 있다.[5] 헤드 고정 나사를 약간 풀어 반대 방향 헤드가 테이프 기록면에 닿도록 하면 된다. 오토리버스 데크든 단방향 데크든 고급 기종은 헤드 고정 나사가 트랙 위치에 맞게 헤드 위치를 정렬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나사가 풀려도 헤드가 흔들리지 않게 나사 아래 스프링이 들어가 있다.), 간단히 십자드라이버로 나사를 돌려 맞추면된다. 다만 기종에 따라서는 반대편 트랙이 전혀 안 나오도록 헤드를 움직이기가 어렵다.[6] 둥근 원 안에 비둘기 발자국을 형상화한 세 갈래 표지가 있는 것. 서태지와 아이들 3집 '발해를 꿈꾸며' 뮤직비디오 말미에도 화면을 꽉 채우며 "平和"라는 글씨와 함께 나온다.[7] 대표적으로 이 시절에 사탄은 마침내 대중문화를 선택했습니다 같은 불쏘시개 개신교 책자가 출판되면서 이 사건을 들먹였다. 심지어 1980년대에는 구충제 광고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는데 기생충 빌런들이 죄다 헤비메탈 복장을 하고 있다(...) 이런 광고가 버젓이 TV를 타전 시대였다.[8] 밴드 멤버들이 꾸민 모습은 실존하는 밴드 키스 혹은 만화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를 패러디한 듯하다. 포스터는 대놓고 퀸의 패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