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쇼크
1. 개요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지역예선(아시아)/2차예선/C조에서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홍콩 축구 국가대표팀의 고춧가루 세례에 휘말려 2경기 모두를 무재배에 그치며 예선 탈락 위기에 몰리게 된 사건.
2. 사건 전 배경
2차 예선 조 추첨에서 중국(대륙)은 톱시드를 배정받았고 홍콩은 조 최약체로 꼽힌 부탄 축구 국가대표팀보다 FIFA랭킹이 낮아 5번 시드에 배정되었다. 그런데 이 대회 예선이 열리기 불과 1년 전인 2014년에 홍콩에서 홍콩 우산 혁명이 일어났었고 2010년대 당시 홍콩인들의 중국 본토(대륙)에 대한 반감이 강해져 있었다. 그 때문에 홍콩에서는 중국과의 경기를 한일전 그 이상으로 받아들이며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 또는 눈에 띄는 실력차이로 인해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패배만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경기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편 중국은 예선 조 추첨에서 상대적으로 수월한 조에 들었고 안정적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3~5번 시드 팀인 몰디브, 부탄, 홍콩을 상대로 모두 승점을 착실히 뽑아먹어야 했고 또 주석 시진핑이 집권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축구굴기라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성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본선 진출에 성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3. 상세
3.1. 1차 : 선전에서의 쇼크
풀영상 다시보기(표준중국어), 하이라이트영상(3분 40초부터 문제의 장면) 하이라이트영상의 3분 40초부터의 장면은 풀영상에서는 1시간 48분째부터에 해당한다.
2015년 6월 11일 2차 예선 1차전에서 홍콩은 승점자판기 부탄을 상대로 7 : 0으로 가볍게 승리했고 중국은 일정 상 휴식했다. 그리고 6월 16일, 2차전에서 홍콩은 또 다른 승점자판기 몰디브를 2 : 0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중국도 부탄을 6 : 0으로 꺾고 그 뒤를 바짝 추격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조금 안 된 9월 4일, 선전의 선전체육장에서 중국과 홍콩의 맞대결이 이루어졌다. 팀이 마지막으로 월드컵 예선에서 대결한 것은 독일 월드컵 지역예선에서였다. 그 때 중국은 홍콩에서 1 : 0, 광저우에서 7 : 0으로 2번 모두 이겼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홍콩을 몇 수 아래로 얕잡아 보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는 홍콩 축구 국가대표팀은 우주방어 모드로 전원 밀집수비를 구축한 뒤 역습을 노리는 작전으로 나섰고 알랭 페랭 감독이 지휘하는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초반부터 파상공세로 홍콩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골 결정력이 극악이었던 중국은 홍콩의 밀집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고 추가시간이 무려 10분이나 주어졌는데도 100분 동안 단 1골도 못 넣으면서 '''결국 0 : 0으로 비기고 말았다.''' 이 1무의 여파는 생각보다 매우 컸다. 홍콩은 중국과의 경기에서 1무를 거두면서 승점 1점을 추가해 2승 1무(승점 7점)로 순식간에 조 1위로 올라섰고 한국 시각으로 9월 5일 새벽 1시에 치러진 카타르 VS 부탄의 경기에서 카타르가 부탄을 15 : 0으로 떡실신시켜버리는 바람에 카타르가 2승(승점 6점)으로 조 2위에 성큼 올라섰다. 1승 1무(승점 4점)의 중국은 홍콩, 카타르에 밀려 순식간에 조 3위로 굴러 떨어져 버렸다. 그리고 이 홍콩과의 1차전 경기에서 비긴 것이 나비효과가 되어 이후 중국은 계속해서 고난의 행보를 걷게 되었다.
반대로 홍콩은 중국을 이긴 것처럼 홍콩 축구 역사상 쾌거라고 환호했으며 홍콩인들은 기뻐했다. 사실 중국 축구 멱살잡고 넘어뜨린 셈이니 이긴 것이랑 같다고 봐야할 듯?
3.1.1. 관련 문서
3.2. 1차 쇼크와 2차 쇼크 사이 경기들
홍콩과의 경기를 무재배로 마친 중국은 2015년 9월 8일, 4차전 몰디브와의 경기에 나섰다. 심양에서 치러진[1] 몰디브전에서 중국은 3 : 0으로 승리했고 홍콩은 카타르와의 홈 경기에서 2 : 3으로 석패했다. 이 날 경기로 카타르가 3승(승점 9점)으로 조 1위에 올라섰고 중국(2승 1무), 홍콩(2승 1무 1패)은 모두 승점 7점으로 동률을 이루었으나 골 득실에서 1골이 앞선 중국이 2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10월 9일, 중국은 카타르와 경기(5차전)를 치렀고 일정 상 홍콩은 휴식했다. 도하에서 치른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중국은 팬들 눈을 부패시키는 졸전을 벌인 끝에 0 : 1로 패하였다. 이 1패로 인해 중국은 홍콩에 다득점에서 밀리며[2] 다시 3위로 굴러떨어졌다. 나흘 뒤인 10월 13일(6차전), 중국은 일정 상 휴식했고 홍콩은 부탄과 팀부[3] 에서 경기를 치러 1 : 0으로 이겼다. 그리하여 홍콩은 3승 1무 1패를 기록해 승점 10점으로 조 2위 자리를 수성했다.
11월 12일(7차전), 중국은 승점자판기 부탄과 경기를 치렀고 홍콩은 몰디브와 경기를 치렀다. 중국은 이 날 경기에서 부탄을 무려 12 : 0으로 쳐뭉갰지만 홍콩 역시 몰디브를 상대로 1 : 0으로 승리하는 바람에 홍콩의 승점은 13점으로 늘어났고 중국은 이제 겨우 10점에 불과해 여전히 조 3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으로서는 17일에 홍콩에서 벌어지는 홍콩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최종예선 진출을 노려볼 수 있었다. 만일, 중국이 홍콩을 잡지 못한다면 카타르가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짓는 상황이 벌어진다.[4] 중국으로서는 홍콩과의 경기가 승점 6점이 걸린 경기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3.2.1. 관련 문서
3.3. 2차 : 홍콩에서의 쇼크
전체영상 다시보기(표준중국어)
2015년 11월 17일, 홍콩과의 경기를 앞두고 중국은 또 다시 열심히 설레발을 쳐댔다.# 알랭 페랭 감독은 홈에서 홍콩을 상대로 무재배를 해놓고도 정신을 못 차렸는지 "홍콩의 전력이 그리 강하지 않다."고 설레발을 쳤고 주전 미드필더 황보원도 "홍콩 선수들은 호날두도 메시도 아니다. 우리가 정상적인 경기만 하면 이길 수 있는 상대다."고 허세를 작렬했다. 그리고 11월 17일에 홍콩의 몽콕 스타디움에서 두 팀의 경기가 벌어졌다. 중국은 초반부터 닥공모드를 발동해 홍콩의 골문을 열라게 두들겼고 홍콩은 또 다시 우주방어 모드로 전원 밀집수비를 구축하며 간간이 역습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의 미치도록 허접한 골 결정력은 이 날 경기에서도 위력(?)을 발휘하여 자국 팬들의 눈을 또 한 번 부패시켰다. 중국은 90분이 다가도록 좀처럼 홍콩의 골문을 열지 못했고 어찌나 급했는지 경기 종료 직전에 얻은 2번의 세트피스 찬스에서는[5] 골키퍼 왕다레이까지 전방으로 올라가게 했다. 1번도 아니고 2번 모두. 그렇게 11명 전원을 홍콩 진영의 페널티 박스 안에다 쑤셔넣고 골을 노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2번의 천금 같은 세트피스를 처참하게 날려먹었다. 결국 중국은 '''또 0 : 0으로 비기고 말았다.''' 중국으로서는 원치 않는 결과가 또 나와 버린 것. 경기가 끝난 후 홍콩은 승점 1점을 더 추가해 14점을 기록했고 중국은 11점을 확보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순위 역시 홍콩이 여전히 2위에, 중국은 여전히 3위에 있게 되었다. 그리고 승점자판기 부탄을 3 : 0으로 격파한 카타르가 승점 18점을 확보해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3.3.1. 관련 문서
4. 이 사건의 여파
1번도 아니고 2번이나 일어난 홍콩발 쇼크로 인해 시진핑 주석의 뚜껑이 열려버렸고[6] 중국의 1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 계획은 꽈배기처럼 꼬여버렸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의 경우 F조의 인도네시아가 실격 처분을 받으면서 1팀이 줄게 되는 바람에 F조를 제외한 나머지 조에서 2위를 한 팀들은 각 조 최하위 팀과의 전적을 제외한 조정 승점으로 순위를 매겨 그 중 상위 4팀에 한해 최종예선 진출 티켓을 분배한다. 그런데 중국의 경우 6차전이 종료되었을 때 전체 승점은 11점이었고 골 득실은 21득점 1실점이었다. 여기서 최하위 부탄과의 전적을 빼고 나면 조정 승점은 5점으로 반토막이 나버리고 골 득실은 더 심해서 3득점 1실점으로 뚝 떨어져 버린다.
이미 중국이 속한 C조에서는 카타르가 6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해 일찌감치 최종예선 진출에 성공했으므로 중국이 최종예선에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조 2위 팀들 간 순위에서 상위 4위 안에 드는 것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자면 남은 2경기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두어야 한다. 중국 축구협회는 결국 이 사달이 나게 된 책임을 모두 감독인 알랭 페랭 감독에게 뒤집어씌워 2016년 1월 8일자로 해임해 버렸다. 그리고 처음으로 공한증을 깼던 가오홍보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그리고 3월 25일 경기에서 몰디브를 4 : 0으로 꺾고 홍콩을 3위로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중국의 조정 승점은 아직도 8점에 불과하다. 현재 조 2위 팀들 간 순위에서 1위는 조정 승점 12점인 시리아이고 그 뒤를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북한이 차례로 뒤를 잇고 있는데 이 3팀의 조정 승점은 모두 10점이다. 그리고 5위 이라크의 승점은 9점이다. 아직 1경기 남은 상태에서 상위 4팀의 조정 승점이 이미 10점 이상이므로 중국에게 다른 선택은 없다. 카타르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무조건 이기는 방법밖에 없게 되었다. 카타르와의 경기를 이겨놓고 앞에서 거론한 2~5위 팀들 중 적어도 2팀이 승점을 추가하지 못해야[7] 중국이 최종예선에 올라갈 길이 열린다.
5. 결말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일단 북한이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패한 데다가 마지막 경기에서 중국은 카타르를 2 : 0으로 꺾고 기적적으로 승점 3점을 추가해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홍콩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중국이 그보다 훨씬 더 강한 상대와 대진하는 최종예선에서 활약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최종예선에서 중국은 오랫동안 천적으로 군림했던 대한민국과 올림픽 대표팀에게 3전 전패의 굴욕을 안겨주었던 이란, 카타르, 시리아에 중앙아시아의 강자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A조에 속했다. 피파랭킹 덕에 4번 시드에 배정받기는 했으나 냉정하게 말해 중국의 객관적 전력은 6번 시드 시리아보다도 못한 수준이라 승점자판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니나 다를까 1차전에서 한국과의 원정 경기에서 2 : 3으로 패배하며 어려운 출발을 했다. 그나마도 후반 25분까지 0 : 3으로 얻어터지며 끌려다니다 한국이 승리에 도취되어 수비가 느슨해진 틈을 타 2골 넣은 것으로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별로였다. 한국의 경우 선수들이 유럽파가 주축이라 겨우 경기 3일 전에 합류하여 손발을 맞추는데 그쳤지만 슈퍼리그 선수들이 주축인 중국은 슈퍼리그 일정까지 조정하며 무려 24일이나 합숙하며 조직력을 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엉망인 경기력을 보이며 70분 동안 0 : 3으로 끌려다녔던 것이다. 2차전 이란과의 홈 경기에서도 별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0 : 0으로 비겼고 3차전 시리아와의 홈 경기에서는 그냥 팬들 눈이 썩는 막장 경기력과 시리아의 침대축구에 휘말리며 0 : 1로 패해 1무 2패의 성적으로 단 3경기 만에 조 5위로 처져 사실상 본선 진출은 물 건너간 상태다. 4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도 중국은 0 : 2로 참패했으며 5차전 카타르와의 홈 경기에서도 0 : 0 무재배에 그쳐 2무 3패로 조 꼴찌를 기록했다.
그 결과 앞으로 남은 일정은 중국에게 절망적이다. 당장 2017년 3월 23일에 벌어지는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후반기 첫 경기 상대가 한국인데, 중국 입장에서는 홈경기라는 유일한 희망을 제외한다면 전력상으로 아무 것도 내세울 게 없다. 최종 예선 1차전 2:3의 2골 이후로는 1점도 득점하지 못했고, 그 한국 상대로 도박사들의 예상 승부 퍼센티지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한국의 우세. 이 경기에서 패한다면 다음의 대 이란전 원정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본선 진출은 무조건 불가능하며, 설령 한국을 이긴다 해도 그 다음 상대인 이란과의 전적 비교는 솔직히 하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에 가깝다. 그나마 노려볼 수 있는 중동세라곤 카타르와 시리아 둘 뿐이고 이들 역시 최종예선 전반기 경기들을 통해 중국의 혼을 쏙 빼 놓은 전과가 있는지라 숨 돌릴 구간 자체가 없다고 평가되므로, 그냥 중국이 본선에 못 올라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야말로 '''축구굴기의 대실패 버전 1.0'''인 셈이며, 이 뒤로 몰아칠 후폭풍은 중국 내의 그 누구도 감당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6. 둘러보기
[1] 본래 이 경기는 몰디브 홈에서 열려야 하는데 몰디브의 경기장 상태가 막장이라는 FIFA의 판단에 따라 중국 심양으로 변경되었다. 이는 매우 불공평한 처사인데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몰디브 원정 경기를 아무 문제 없이 소화했으나 유독 중국이 몰디브 원정을 떠날 때만 이런 결정을 내렸다. 더군다나 이런 경우라면 중립 지역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 상식인데 중국의 홈 경기로 지정한 것은 몰디브의 홈 경기 하나를 없애버리는 것과 다름 없다. 9차전에서 중국은 또 몰디브와의 경기를 홈에서 치른다. 전체 10차전 중 2번의 휴식을 제외하고 홈 4경기, 원정 4경기씩 공평하게 치르는 것이 원칙인데 중국의 경우는 홈 5경기, 원정 3경기를 치르는 셈이다. 더구나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홈 6경기, 원정 2경기나 다름없다. FIFA에서 시장이 큰 중국을 월드컵 본선에 올리기 위한 수작이 아닐까 의심된다. [2] 홍콩과 중국은 2승 1무 1패(승점 7점), 골 득실 +8로 동률을 기록했으나 다득점에서 홍콩은 11득점을 기록한 반면 중국은 9득점에 불과했다.[3] Thimphu. 부탄의 수도로, 팀푸라고도 한다.[4] 마찬가지로 홍콩도 중국을 이겨야만 최종예선 진출을 노려볼 수 있었다. 만일 홍콩이 중국을 잡으면 승점이 16점으로 늘어나게 되고 1경기가 더 남아 있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 따라 18점인 카타르를 제칠 수 있기 때문이다.[5] 후반 45+2분에 코너킥을 얻었고 불과 1분 후에 프리킥 하나를 더 얻었다.[6] 중국령인 홍콩의 국가원수도 형식 상 시진핑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행정장관인 렁춘잉이다. 즉 시진핑 주석은 중국 본토가 본선진출에 실패, 그것도 식민지나 다름없는 일개 특별행정구 따위에게 덩치에서 비교가 안되는 본토가 밀리는 굴욕을 겪는 것이다. 마치 미국 본토 야구팀이 푸에르토리코에게 밀려 올림픽 본선진출에 물 먹는 격.[7] 즉, 패배해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