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자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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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어 ٱلْحِجَاز
영어 Hejaz / Hijaz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해안 일대 지역이다. 남쪽으로는 아시르, 동쪽으로는 나지드, 북쪽으로는 요르단과 접해있다.
메카와 메디나가 위치한 이슬람의 고향과 같은 곳으로, 수많은 무슬림 순례객들이 성지순례(핫지) 시기에나 평상시에나 꾸준히 방문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최대도시는 제다이며 공항을 통해 관문 역할도 하고 있다.
6세기 경부터 지속된 동로마 제국과 사산 왕조의 대규모 전쟁으로 페르시아 만의 무역로가 홍해 쪽인 히자즈 지역으로 옮겨오며 문헌에 기록되었다.
히자즈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활약한 메카와 메디나가 있는 땅으로 이슬람 세계의 중심이 되어 본격적으로 역사에 등장하였다. 이후로도 메디나가 정통 칼리파조의 수도 역할을 하는 등 이슬람의 정치적·정신적 중심지 역할을 하였다.
우마이야 왕조와 아바스 왕조 치하에 히자즈는 수도권의 지위를 상실하였지만, 이 지역을 차지하면 금요 예배(쿠트바) 등에서 두 성지의 보호자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되는 상징성과 순례자들로 인한 경제적 이익으로 여러 무슬림 제국들은 히자즈를 노렸다.
급진주의 분파인 까라미타파 (قرامطة, Qarmatians)가 메카의 카바에서 검은 돌을 훔치는 사건이 발생하자, 아바스 왕조의 속국인 이흐시드 왕조 측은 이에 메카를 수호할 필요성을 느끼고 964년 즈음 무함마드의 후손 중에서 메카의 아미르(토후)를 임명하여 히자즈 지역을 지키게 하였다. 메카와 히자즈를 지배하는 무함마드의 후손 아미르를 '메카의 샤리프(شريف مكة, Sharif of Mecca)'라고도 한다.
파티마 왕조가 히자즈를 차지하고 나서도 메카 아미르 작위는 이어졌다. 1012년 당시 메카 아미르였던 아부 알 푸투흐 알 하산(أبو الفتوح الحسن, Abu'l-Futuh al-Hasan)은 파티마 왕조에 대항해 칼리파를 자칭하기도 했으나 그의 동맹 세력이 등을 돌리자 다시 파티마 왕조에 충성하였다. 한편, 남아라비아에서는 파티마 왕조의 영향을 받아 시아파의 분파 이스마일파를 받아들인 술라이흐 왕조(بَنُو صُلَيْح, Sulayhid dynasty)가 1062년 오늘날의 예멘 지역을 정복하고 더 나가 북쪽 히자즈까지 점령하기도 하였다.
1201년 아이유브 왕조 통치하에 카타다흐 이븐 이드리스(قتادة بن إدريس, Qatadah ibn Idris)가 메카 아미르로 임명된 이래 히자즈 지역은 그의 후손 핏줄인 카타다흐 씨족(Qatadids)의 관리하에 있게 되고, 이 씨족은 현대 하심 가문의 직계 조상이 된다. 맘루크 왕조가 세워진 뒤 히자즈는 그들의 지배를 받았다.
1517년 오스만 제국이 맘루크 왕조를 정복한 이후 히자즈 역시 오스만의 통치를 받게 되었다. 당시 메카 아미르였던 바라카트 2세(بركات الثاني, Barakat II)는 오스만 황제가 칼리파임을 받아들이며 종주권을 인정하였고, 오스만 역시 메카 아미르가 히자즈를 다스리는 것을 용인하였다. 오스만 제국은 히자즈의 행정구역으로 '제다 성(ایالت حبش, Eyālet-i Ḥabeş)'을 세웠다.
1803년 와하브파의 사우드 가문 출신 압둘아지즈 빈 무함마드(عبد العزيز بن محمد, Abdul-Aziz bin Muhammad)가 메카를 공격하고, 당시 메카 아미르였던 갈리브 이븐 무사이드(غالب بن مساعد, Ghalib ibn Musa'id)를 몰아내고 히자즈 지역을 점령하기도 하였다. 오스만 측은 메흐메드 알리를 보내 히자즈를 되찾아오려 하였다. 1813년 무하마드 알리는 와하브 세력을 몰아내었지만, 이번에는 그 스스로가 히자즈의 패권을 쥐었다. 1840년 런던 조약(Convention of London)으로 무하마드 알리가 히자즈에서 권력을 잃고 이 지역은 다시 오스만 제국의 통치하에 들어왔다. 1872년 히자즈의 행정구역을 개편하여 제다 성을 '헤자즈 주(ولايت حجاز, Vilâyet-i Hijaz)'로 바꾸었다.
19세기 동안 히자즈의 주요 도시였던 메카, 메디나, 제다에는 대부분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지의 비아랍권 무슬림들이 거주하고 있어 다국적인 분위기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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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아미르였던 하심 가문의 후세인은 오스만 제국에 봉기하여 아랍 반란을 일으켜 1916년 헤자즈 왕국을 세웠다. 이후 헤자즈 왕국은 1925년 사우드 가문의 네지드 술탄국에 흡수되어 현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어지게 된다.
1. 개요
아랍어 ٱلْحِجَاز
영어 Hejaz / Hijaz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해안 일대 지역이다. 남쪽으로는 아시르, 동쪽으로는 나지드, 북쪽으로는 요르단과 접해있다.
메카와 메디나가 위치한 이슬람의 고향과 같은 곳으로, 수많은 무슬림 순례객들이 성지순례(핫지) 시기에나 평상시에나 꾸준히 방문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최대도시는 제다이며 공항을 통해 관문 역할도 하고 있다.
2. 역사
2.1. 역사 초기
6세기 경부터 지속된 동로마 제국과 사산 왕조의 대규모 전쟁으로 페르시아 만의 무역로가 홍해 쪽인 히자즈 지역으로 옮겨오며 문헌에 기록되었다.
히자즈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활약한 메카와 메디나가 있는 땅으로 이슬람 세계의 중심이 되어 본격적으로 역사에 등장하였다. 이후로도 메디나가 정통 칼리파조의 수도 역할을 하는 등 이슬람의 정치적·정신적 중심지 역할을 하였다.
우마이야 왕조와 아바스 왕조 치하에 히자즈는 수도권의 지위를 상실하였지만, 이 지역을 차지하면 금요 예배(쿠트바) 등에서 두 성지의 보호자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되는 상징성과 순례자들로 인한 경제적 이익으로 여러 무슬림 제국들은 히자즈를 노렸다.
2.2. 메카 토후국
급진주의 분파인 까라미타파 (قرامطة, Qarmatians)가 메카의 카바에서 검은 돌을 훔치는 사건이 발생하자, 아바스 왕조의 속국인 이흐시드 왕조 측은 이에 메카를 수호할 필요성을 느끼고 964년 즈음 무함마드의 후손 중에서 메카의 아미르(토후)를 임명하여 히자즈 지역을 지키게 하였다. 메카와 히자즈를 지배하는 무함마드의 후손 아미르를 '메카의 샤리프(شريف مكة, Sharif of Mecca)'라고도 한다.
파티마 왕조가 히자즈를 차지하고 나서도 메카 아미르 작위는 이어졌다. 1012년 당시 메카 아미르였던 아부 알 푸투흐 알 하산(أبو الفتوح الحسن, Abu'l-Futuh al-Hasan)은 파티마 왕조에 대항해 칼리파를 자칭하기도 했으나 그의 동맹 세력이 등을 돌리자 다시 파티마 왕조에 충성하였다. 한편, 남아라비아에서는 파티마 왕조의 영향을 받아 시아파의 분파 이스마일파를 받아들인 술라이흐 왕조(بَنُو صُلَيْح, Sulayhid dynasty)가 1062년 오늘날의 예멘 지역을 정복하고 더 나가 북쪽 히자즈까지 점령하기도 하였다.
1201년 아이유브 왕조 통치하에 카타다흐 이븐 이드리스(قتادة بن إدريس, Qatadah ibn Idris)가 메카 아미르로 임명된 이래 히자즈 지역은 그의 후손 핏줄인 카타다흐 씨족(Qatadids)의 관리하에 있게 되고, 이 씨족은 현대 하심 가문의 직계 조상이 된다. 맘루크 왕조가 세워진 뒤 히자즈는 그들의 지배를 받았다.
1517년 오스만 제국이 맘루크 왕조를 정복한 이후 히자즈 역시 오스만의 통치를 받게 되었다. 당시 메카 아미르였던 바라카트 2세(بركات الثاني, Barakat II)는 오스만 황제가 칼리파임을 받아들이며 종주권을 인정하였고, 오스만 역시 메카 아미르가 히자즈를 다스리는 것을 용인하였다. 오스만 제국은 히자즈의 행정구역으로 '제다 성(ایالت حبش, Eyālet-i Ḥabeş)'을 세웠다.
1803년 와하브파의 사우드 가문 출신 압둘아지즈 빈 무함마드(عبد العزيز بن محمد, Abdul-Aziz bin Muhammad)가 메카를 공격하고, 당시 메카 아미르였던 갈리브 이븐 무사이드(غالب بن مساعد, Ghalib ibn Musa'id)를 몰아내고 히자즈 지역을 점령하기도 하였다. 오스만 측은 메흐메드 알리를 보내 히자즈를 되찾아오려 하였다. 1813년 무하마드 알리는 와하브 세력을 몰아내었지만, 이번에는 그 스스로가 히자즈의 패권을 쥐었다. 1840년 런던 조약(Convention of London)으로 무하마드 알리가 히자즈에서 권력을 잃고 이 지역은 다시 오스만 제국의 통치하에 들어왔다. 1872년 히자즈의 행정구역을 개편하여 제다 성을 '헤자즈 주(ولايت حجاز, Vilâyet-i Hijaz)'로 바꾸었다.
19세기 동안 히자즈의 주요 도시였던 메카, 메디나, 제다에는 대부분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지의 비아랍권 무슬림들이 거주하고 있어 다국적인 분위기를 띠었다.
2.3. 아랍 반란과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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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아미르였던 하심 가문의 후세인은 오스만 제국에 봉기하여 아랍 반란을 일으켜 1916년 헤자즈 왕국을 세웠다. 이후 헤자즈 왕국은 1925년 사우드 가문의 네지드 술탄국에 흡수되어 현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