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
'''타자라면 누구나 홈런을 치고 싶지만 팀의 승리를 위해 번트를 댑니다. 세상에 오직 야구만이 희생이라는 이름의 플레이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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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Bunt
야구에서 배트를 가로로 잡는 자세를 하고 투수가 던지는 공을 인필드에 '''툭 떨어뜨려주는''' 타격 기술.
2. 상세
간단해 보이지만 번트 역시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야구에 존재하는 모든 타격 중 공과 신체가 가장 가까운 포즈이기도 하므로 보기에 비해 상당한 난이도가 있는 기술이다. 번트 훈련은 자신의 스트라이크 존을 명확히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훈련법이다. 프로 레벨의 거포들도 자신의 선구안을 높이고 스트라이크 존 설정을 위해 번트 연습을 경기 전에 하기도 한다.
주요 목적은 타구를 내야에 떨어뜨리는 것이며, 원칙적으로는 타자의 출루를 위한 기술이다. 현대야구에서는 아웃 카운트 하나가 추가되는 한이 있더라도 누상의 주자를 1루 더 진루시키거나, 3루 주자가 있을 때 기습적으로 사용하여 득점할 수 있을 때 사용하는 전술이다. 무사 3루 혹은 1사 3루 일 때 3루 주자가 스타트를 하고 번트를 대면 '수어사이드 스퀴즈 번트(Suicide squeeze)' , 3루 주자가 스타트를 하지 않았을 때 번트를 대면 '세이프티 스퀴즈 번트(Safety Squeeze)'가 된다. 전자와 후자는 주자의 주루플레이 능력, 타자의 번트 능숙도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정말 한 점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주루 플레이에 능한 대주자로 3루 주자를 교체하고, 견제사, 번트 실패 확률이 낮은 세이프티 스퀴즈 번트를 시도한다.
보통 아웃카운트에 여유가 있을 시 선행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올려두기 위해 번트를 대지만 빠른 다리를 가진 선수는 공의 속도를 강하게 죽여 수비수들 사이에 번트를 대거나 또는 수비의 틈 사이로 공을 굴려 스피드를 이용해 1루에 살아나가는 일명 '기습 번트(Bunt for a base hit)'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를 세이프티 번트라 잘못 칭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위의 세이프티 스퀴즈 번트와는 다르다. 또한, 번트가 나올 확률이 높으면 내야수는 전진수비를 하기 마련인데, 이를 노리고 공을 강하게 밀어서 '''내야수 머리를 넘기는''' '푸시 번트'도 간혹 나온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번트는 김재박이 1982년 야구 세계선수권 대회 일본과의 경기 8회 말에 완전히 빠지는 공을 개구리처럼 폴짝 뛰는 스퀴즈 번트를 시도하여 2:2 동점을 만든 일명 '개구리 번트'일 것이다. 1982년 한일전 하이라이트 '개구리 번트'는 1분 44초부터 보면 된다. 2009 한국 시리즈 5차전에서도 이용규가 김재박이 했던 것과 거의 동일한 스퀴즈 개구리 번트로 1점을 따냈다. 번트를 직전 도약시 발 위치 문제로 경기 후에 판정논란이 있었으나 심판진 측에서는 문제없다고 발표했다.
3. 주의사항
번트 타구가 파울라인 바깥으로 나가게 되면 이는 무조건적으로 스트라이크로 규정한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 커트용으로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3번째에 시도하는 번트가 실패하면 삼진 아웃이 된다. 물론 투수에게도 삼진으로 기록된다. 이런 상황을 일본에서는 쓰리 번트라고 부르고, 미국에서는 2스트라이크 후 번트 파울(foul bunt after 2 strikes)이라고 한다. 또한, 번트파울 삼진시 일반 파울과 마찬가지로 볼데드가 된다. '쓰리번트 아웃' 참고.
특히, 오른손잡이라면 오른쪽 검지를 주의해야 한다. 번트를 할 때는 배트의 두꺼운 부분의 위를 엄지로 잡고, 검지를 접어서 배트를 '''얹혀놓는'''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초보자들은 얹혀놓지 않고 검지로 배트를 '''감싸는''' 자세를 많이 취한다. 그 손과 가까운 곳에 맞출수록 번트 조절이 쉬워진다는 것과, 번트는 땅으로 쳐야하기 때문에 공의 윗부분을 배트를 맞춰야 함을 감안하면, 그런 자세로 했다가는 공에 검지손가락 부러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 타자들이 번트 시도 도중 교체되는 경우는 십중팔구 잘못 들이대서 손가락 골절이나 타박상 입는 경우다. 내셔널 리그나 센트럴 리그에서 투수가 이런 일 당하면 팀에서는 정말 눈물난다.
인터리그를 펼칠 때면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투수들의 번트 성공률을 비교했을 때 원래부터 번트 대고 뛰어다니던 내셔널리그 투수들의 성공률이 월등히 더 좋다는 통계가 있다. 또한 아메리칸리그 투수들도 내셔널리그 오면 타격에서 번트도 못대서 민폐 끼치는 경우가 많은데, 공에 맞을까봐 무서워서 번트를 못 대기 때문. 번트 성공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병살만은 피하는 경우도 내셔널리그 측이 많다. 그런 AL 투수들의 인터리그 원정 때는 손가락 부상 뿐만 아니라 번트를 대고 뛰어가다가 발목을 접질려서, 혹은 나자빠져서 등등의 기상천외한 부상들이 많은데, 이런 부상으로 대만의 영웅 왕젠민이 나가리 된바 있다. 그럴 때마다 AL 투수 담당하는 에이전트와 단장들은 NL도 지명타자 좀 쓰라고 치를 떤다.
4. 언제 번트를 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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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제임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세이버메트리션들은 데이터에 기반하여 번트는 득점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공격수단이라고 주장하였으며, 이는 2010년대 후반 현대 야구의 대세가 되었다.
예컨대 무사 1루의 기대득점과 1사 2루의 기대득점을 비교해보면 전자가 후자보다 높다[3] . 즉 1루에 있는 주자를 2루로 보내기 위해 귀중한 아웃카운트 하나를 희생하는 것은 득점의 기대값을 낮추는 이적행위라고 할 수 있다.[4]
- 상황별 기대득점
- 상황별 득점 확률
- 무사 2루(0.638) → 1사 3루(0.675)
- 무사 1,2루(0.639) → 1사 2,3루(0.685) 혹은 1사 1,3루(0.653)
결국 통계적으로 번트가 유용한 경우는 타격능력이 떨어져 '''번트 이외의 방법으로 주자를 진루시킬 능력이 없는 타자'''[5] '''가 있을 때'''[6] , 그리고 경기 최후반 1점이라도 내면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1점이 간절히 필요할 때'''이다. 전후 타자 상황과 맥락을 잘 고려하지 않으면 오히려 득점 확률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많으나 위의 표는 '''모든 상황의 평균'''을 나타낸 것이기에 저 표만 갖고 모든 0아웃 1루 상황에서 번트가 일반적으로 무의미하다,와 같은 논리는 옳지 않다. 왜냐하면 타석에 들어선 타자의 타격능력에 따라서 번트와 강공의 가치 또한 달라지기 때문이다.
번트는 본질적으로 빠따가 식물인 선수한테 '''어차피 죽을거 괜히 같이 죽지 말고 겸사겸사 진루도 시켜라'''는 의미로 시키는 작전이지 타격 생산력이 높은 선수에게 시키는 작전이 아니다. 이를 다르게 얘기하면, 무사 1루에 타자가 번트를 댔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해당 타자가 강공으로 뭘 기대하기 힘든 타자'''라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타자에게 강공을 시켜봤자 번트보다 나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당연히 매우 낮다. 오히려 같이 죽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야구팬들이 대놓고 식물빠따인 타자나, 타율'''만''' 3할인 333타자가 혼자 삼진으로 죽었을때 희생삼진이라고 드립치는걸 자주 볼 수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편견과 달리 '''미국도 연장전 같은 1점 승부 때가 되면 보내기번트 잘만 댄다.''' 아무리 MLB가 세계 최고의 리그여도 거기 기준으로 식물빠따인 선수는 무조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적어보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무사 1루 상황이라면 다음 타석에 번트를 자주 대 본, 즉 빠따가 식물인 친구들보다는 '''빠따가 강해서 번트를 댈 일이 없는 친구들이 타석에 나올 확률이 더 높아서''' 그런 것이다. 야구에서 일반적으로 타선을 구성할때 출루 잘 하는 타자들로 상위타선을 채우고, 남은 자리를 출루는 좀 별로지만 장타력이 있는 선수 → 출루도 장타도 별볼일없는(= 무사 1루에서 번트를 대야 할) 선수 순서로 채워나간다. 따라서 무사 1루라는 상황은 당연히 번트를 대야 할 타자들이 배치된 하위타선보다는 어느 정도 출루 능력을 가진 타자들이 배치된 테이블 세터 혹은 클린업 트리오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고, 당연히 다음 타석에 들어오는 타자 또한 번트를 대야 할 타자보다는 팀 타선에서 생산력이 가장 좋은 축에 드는 선수나 적어도 공을 외야로 날려줄 확률이 높은(= 병살 확률이 낮은) 선수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즉 무사 1루에서 식물타자보다는 일정한 생산력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은 만큼, 당연히 무사 1루 이후 번트보다는 강공을 보게 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정말 급한 상황에서 무사 1루에 생산력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타자라면 당연히 번트 잘만 대게 마련이고, 이런 이유로 인해 위 짤방에 나온 '''돼호나 알콜돼지, 채식돼지 같은 일정 수준 이상의 높은 생산력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면 웬만한 야수들은 번트 연습 간단하게나마 다 하게 마련이다'''. 극단적으로는 불펜투수 타석이 돌아올 때 아예 번트 전용 대타를 쓰기도 하는데, 예전 박찬호의 LA 다저스 시절 팀메이트였던 너클볼 투수 톰 캔디오티가 그런 선수였고 지금도 야수들이 많이 소진된 연장전에서는 타격에 대해서는 연습조차 하지 않게 마련인 불펜투수 타석이 걸리면 그나마 번트 좀 대봤다는 전문 선발 투수가 대타로 나와서 번트를 대는 경우도 왕왕 있다.
한국에서도 세이버메트릭스가 알려지면서 희생번트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아지고 있으나, 그와는 별개로 현장에서는 여전히 번트작전의 선호도가 높다. '''선취점을 뽑기 위해'''라는 명목 하에 경기 초반부터 번트를 대는 경우도 잦다.[7] 이는 한국 야구가 일본식 스몰볼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인데, 실제 일본에서는 1사 1루에서도 번트를 대는 경우가 있다. 일본 야구계의 '''번트의 신'''이라 불리는 카와이 마사히로의 항목에서 잘 나타나 있듯이, 희생번트를 능숙하게 대는 선수는 그다지 특출나지 않은 타격 능력에도 불구하고 2번에 자주 배치되곤 한다.[8]
타격능력이 높거나, 고액연봉선수가 번트를 대면 욕먹는 경우도 있다. 그게 진짜 아웃카운트 낭비다. 2010년 5월 이승엽이 대타로 나와 번트대자 일본 언론에서 "6억엔짜리 번트"라고 까기도 했다(...). 문제는 그 자체는 성공적이었다는 거(...). 마무리가 실패로 끝나서 그렇지. 마무리의 성공여부를 떠나서 고액연봉선수가 대타로 나와 번트를 하여 아웃카운트를 낭비한거 그 자체를 깐거다. 거기다 당시 이승엽은 극심한 삽을 푸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5. 암묵적인 약속
프로리그의 경우, 점수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에서 이기고 있는 팀이 번트를 대는 것은 비매너 행위다.[9] 다만 투수 타석인 경우에는 번트를 대도 봐주는 듯하다. 물론 이기고 있는 팀이 몇 점차 이하일 때에만 번트를 댈 수 있다는 명문화된 규정은 없고 단지 매너 플레이를 위한 암묵의 룰이다. 실제로 점수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에서 이기는 팀이 번트를 댔다가는 빈볼이 날아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10점 차가 뒤집힌 경기도 있고 스포츠에서의 낭만주의가 사라지는 만큼, 2019년쯤부터는 점수차가 큰 상태여도 번트를 해도 괜찮다는 쪽으로 의견이 바뀌고 있다.
경기 후반 퍼펙트 게임이나 노히터가 진행 중일 때 기습번트를 시도하는 행위 또한 암묵적으로 금기시된다.[10] '위대한 업적'을 '치졸한 방법으로' 망치는 짓이라는 시각인데, 물론 '프로선수가 팀의 승리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점수차가 근소한 상황이거나 순위가 결정되는 등의 중요한 경기일 경우, '신사적으로' 상대 팀 투수의 위업을 존중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 힘든지라, 일반화시키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한 퍼펙트 게임이나 노히트 노런을 당하는 상대팀 입장에선 굴욕적인 기록이니 더더욱 그렇다.
6. 번트 종류
6.1. 희생번트
희생타. 영어로는 sacrifice bunt. 일본어로는 送りバント무사 또는 1사 상태에서 임의의 루에 주자가 있을때,[11] 타자는 아웃되더라도 주자를 진루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번트를 대는 것이다. '보내기번트'라고도 한다. 타자가 번트를 대고, 주자가 무사히 진루에 성공하는 경우 '희생번트'로 기록되며, 타율 계산시 타수와 아웃에 포함되지 않고 심지어 출루율 계산에서도 제외된다. 단, 한 명의 선행주자라도 아웃되면 희생번트가 기록되지 않는다. 여러 명의 주자가 있을 경우 한 주자만 진루하더라도 희생번트가 기록된다. 희생번트 타구가 플라이볼이 되어 플라이볼이 잡힌 뒤 주자가 리터치해 진루에 성공하는 경우에는 희생번트가 기록되지 않는다.
희생번트를 의도한 타구를 1루로 던지면 충분히 아웃될 수 있음에도 상대 실책으로 주자가 올 세이프 선언된 경우나, 선행 주자를 아웃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2루나 3루 쪽으로 송구했으나 세이프가 되고 타자도 1루에 도달했다면 이 역시 희생번트 성공으로 기록된다. 기록상 전자는 희생번트 실책으로 출루, 후자는 희생번트 야수선택으로 출루.
1루 주자를 2루로 보내기 위한 번트는 1루 쪽으로, 2루 주자를 3루 쪽으로 보내기 위한 번트는 3루로 대는게 일반적이다.
다만 타자가 희생번트를 의도하고 번트를 댔더라도 타구가 좋아 야수선택이나 수비진의 실수 없이 타자가 1루로 출루한다면 희생번트가 아닌 번트안타로 기록된다.
6.1.1. 스퀴즈번트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대는 번트로 일종의 희생번트이다.
스퀴즈(Squeeze)라는 단어는 '짜내다'라는 의미가 있으며, 정말 1점을 짜내기 위한 번트이다.
보통의 상황에서 번트를 성공하게 된다면 3루 주자는 홈에서 득점하고, 타자주자는 1루에서 아웃되는 것이 보통이며, 이때는 1타점 희생번트로 기록된다. 그런데, 끝내기 상황이나 1점차 박빙의 상황이라면 수비측은 무조건 3루주자를 잡 위해서 홈에서 승부를 보게 된다. 이럴 경우 주자가 세이프되면 1타점 희생번트+야수선택 기록이고, 아웃되면 그냥 야수선택(땅볼)이 된다. 만에하나 병살이면 당연히 병살타. 그런데 병살을 잡으려면 타자를 먼저 잡으면 3루주자는 이미 들어와있을 타이밍이고 3루주자를 먼저 잡으면 홈 충돌에 의해 제대로 1루에 송구하기 어렵다. 만루라면 홈에서 포스아웃시킨 후 1루로 던지면(포스아웃) 병살이 성립되겠으나 만루에서 스퀴즈를 댈 이유는 거의 없을 것이고 하려고 한다면 정말 점수를 쥐어짜내야 할 9회 2사 같은 경우에서나 쓸 것이므로 가능성은 없다. 1, 3루라면 1루주자 잡을 시간에 이미 3루주자 잡을 정도의 시간이 되니 1루주자를 잡을 여유가 없다.
- 3루 주자는 무조건 뛰고, 타자가 번트를 대는 경우는 '수어사이드 스퀴즈(suicide squeeze)'라고 한다. 투수가 피치아웃을 하거나, 번트 실패시 3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당할 수 있고, 혹시나 번트 타구가 뜨게 되면 타자의 번트 플라이 아웃과 동시에 3루 주자도 귀루하지 못하고 더블아웃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성공한다면 확실히 득점할 수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타자의 번트 수행 능력이 뛰어난 경우에만 사용되는 방법이다. 이 경우에는 피치아웃이 나와도 정말로 김재박마냥[12] 성공하든 실패하든 무조건 번트를 대야 한다. 안 그러면 3루주자가 아웃되니까. 파울을 내든 공을 굴리든 최소한 3루주자가 들어오거나 귀루할 시간은 벌어야 한다.
- 타자가 번트를 댄 후에, 상황을 보고 3루 주자가 홈으로 뛰는 경우는 '세이프티 스퀴즈(safety squeeze)'라고 한다.
- 위장 스퀴즈번트도 있다. 보통 주자가 1, 3루 상황에서 많이 쓰이는 상황인데 타자가 번트를 하는 척 하면서 상대팀의 내야진을 3루주자쪽으로 유도하면 1루주자가 그 틈을 노려 2루에 진루하는 방식이다. 1995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OB 베어스의 우승비결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위장 스퀴즈번트 작전이었다.
6.2. 기습번트
영어로는 'bunt for a base hit' 라고 하며 타자가 1루에 진루하기 위해서 번트를 대는 것을 의미한다. 발이 빠른 타자[13] 가 번트를 대고 1루로 달려 가게 되면 성립한다. 이것은 희생번트와 달리 정규타격으로 인정되며, 성공시 대부분 내야안타, 실패시 땅볼 아웃 또는 뜬공 아웃이 된다.
아주 가끔 기습번트로도 장타도 나오는데, 정말 보기 드문 경우이다. 이런 번트 장타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재키 로빈슨의 기록이 사실상 처음이며, 3루타 이상은 2012 시즌까지를 기준으로 기록된 적이 없다고 한다.# 최근에는 시프트가 일반화 되면서 (좌타자의 경우) 3유간을 아예 비워놓는 경우가 많아서, 번트 2루타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 여러가지 용어가 쓰이는 데 다음과 같다.
- 1루로 달려나가면서 번트를 대는 경우는 '드래그 번트'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 투수와 1루수, 또는 투수와 3루수 사이의 공간을 노리고, 타구를 멀리 보내기 위해 힘있게 밀어 치는 번트는 '푸시 번트'라고 한다. 일반 타격 상황에서 빗맞은 내야땅볼이 2루수나 유격수 앞으로 힘없이 굴러가면 내야안타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그런 타구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 또는 아주 드물게는 의도적으로든 아니든 공을 살짝 띄워 전진수비하는 내야진의 머리 위로 넘겨버리는 번트 안타가 나오기도 한다. #
- 간혹 기습번트를 세이프티 번트라고 하는데 이는 일본에서 safety와 bunt를 조합한 'セーフティー‐バント(세이푸티 반토)'를 그대로 가져와서 생긴 잘못된 표현이다. 오죽하면 일본어 위키 번트 항목에 자기들도 일본식 영어(和製英語)라고 비판하고 있다. 세이프티 번트는 세이프티 스퀴즈를 의미하지 기습 번트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오히려 스퀴즈는 희생 번트의 한 종류이다.
하지만 아주 간간히 2루에 주자가 있는데 기습번트를 하는 경우도 있다. 2루 주자의 주루 센스가 좋아서 3루로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면, 동시에 자신도 1루에서 살아 남겠다는 목적으로 기습번트를 시도할 수 있다. 성공하면 내야안타, 실패하더라도 희생번트와 동일한 결과가 되는 셈이다. 다만 실패한 경우에, 기록원에 판단에 따라 희생번트로 기록될 수도 있고 땅볼아웃으로 기록될 수도 있는데, 보통은 희생번트를 주는 편이다.
정말 희귀한 경우로 1루에 주자가 있는데도 기습번트를 할 수도 있다. 일종의 '런 앤 히트' 작전으로 1루 주자는 2루로 달리고, 타자는 번트를 대고 1루로 달린다. 역시 성공하면 내야안타, 실패하더라도 희생번트가 될 수 있는데, 이 역시 기록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는 런 앤 히트와 마찬가지로 병살타의 위험을 감수하고 시도하는 작전이다.
참고로 예전에는 그냥 배트 들고 있다가 투구 후 기습적으로 번트를 날리면 기습 번트라면서 희생성이 다분해도 1루에서 아웃되면 땅볼아웃을 주었다. 현재는 이 경우 거의 대부분이 희생번트를 준다.
6.3. 페이크 번트 슬래시
희생번트 상황에서 처음에는 번트를 대는 '''척'''하다가 투수가 공을 던질 때 일반적인 타격 자세로 돌변하여 타격하는 작전도 있는데, 이것을 '''페이크 번트-슬래시'''(Fake Bunt-Slash)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번트 상황에서 내야수들은 전진 수비를 하기 때문에 내아수 키를 넘기거나 각각의 내야수 수비 범위 뒤로 가는 안타가 나올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시도하는 것이다. 타자가 번트 자세를 취하면, 투수는 희생번트 하나 준다는 생각으로 번트 수비하기 좋은 공을 던지는 경우도 많다. 이를 역으로 찔러 이런 공을 노려 치는 작전인 셈이다.
혹자들은 이 페이크 번트-슬래시를 '''버스터'''라고 하는데, 그건 일본식 야구용어다. 아마 번트 자세 후 '''강공 전환''' 인데서 버스터(buster)라고 칭하는 듯 하다. 정확한 용어는 bastard이다.
이와 비슷한 컨셉의 번트 기술인 '''슬랩 번트 (Slap Bunt)''' 라는 기술도 있다. 이를 시도하는 이유는 페이크 번트 슬래시와 동일하나 일반적인 페이크 번트 슬래시와 달리 번트 자세에서 일반적인 타격 자세로 돌변하지 않고 그대로 다소 약하게 후려쳐서 때리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 위의 비디오와 같이 예전엔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뛰던 토니 페르난데스가 이 기술로 유명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거의 사장된 기술인듯 하며, 프로야구 보다는 리틀야구나 소프트볼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는 테크닉이다.
7. 쓰리 번트 아웃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번트를 시도했다가 파울이 될 경우, 번트를 댄 타자는 아웃이 되며 이때 투수가 삼진 하나를 잡은 것으로 기록된다.
이는 타자가 계속해서 번트 파울을 유도해서 상대 투수 및 내야진을 괴롭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규칙이다. 사실(史實)은 조금 다르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왜 번트 파울만 스트라이크(아웃)일까
다만, 이 용어는 재플리시 이며, MLB에서는 보통 'bunt with two strikes' 또는 'bunt after two strikes' 라고 한다. KBO 에는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있지만, 이에 대한 용어가 나와 있지는 않다. '쓰리 번트 아웃'이라는 용어 때문에 세 번 번트파울이 되면 아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실제로는 투 스트라이크까지는 어떤 식으로 기록되었든 관계가 없다. 투 스트라이크에서 번트파울이 되면 무조건 쓰리 번트가 되어 삼진 아웃으로 처리된다.
일반적인 삼진은 볼인플레이 상태이기 때문에 루상에 주자가 있을 경우 다음 루로 진루를 시도할 수 있지만 쓰리번트 삼진의 경우 파울볼 삼진이므로 볼데드가 되어 모든 주자는 원래 베이스에 머물러야 한다. 단, 공이 파울존에 떨어지기 직전 수비수가 받아내게 되면 삼진이 아닌 수비수에 의한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기록된다. 이때 만약 투수가 탈삼진 기록 경쟁 중이거나 도전 중인 투수였다면 자신의 삼진 기록을 앗아가는 플레이가 될 수 있다. 또한, 쓰리번트 삼진이 될 타구를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게 되면 일반적인 파울플라이 상황과 같게 되어 경기는 볼 인 플레이 상태가 유지되므로 주자는 아웃의 위험을 무릅쓰고 진루를 시도할 수 있게 된다.
8. 대처법
9. 기타
이호준#s-1.7.1은 SK 와이번스 시절 '''번트를 하자마자 공을 발로 건드려서 아웃을 당한 적도 있었다'''.
2013년 5월 23일 NC 다이노스의 차화준은 '''번트로 2루타를 만들어내는''' 진기한 장면을 만들어냈다.15초부터 그리고 2016년 5월 14일에 kt wiz의 이대형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번트로 이걸 또 성공시켰다. 삼성라이온즈 박해민 도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번트 2루타를 시전했다.
2015년 4월 9일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는 '''주자가 1루에 있는 상황에서 끝내기 번트'''가 나왔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1사 1루 한화이글스의 공격 상황에서 주자를 2루로 보내기 위해서 희생 번트를 댔는데, 2루까지 달리던 주자 강경학이 3루가 빈 것을 보고 3루까지 냅다 뛰었다. 그 과정에서 LG 트윈스 야수들이 당황하여 송구 미스를 하는 바람에 강경학이 홈까지 들어가서 끝내기가 되었다.
2015년 6월 17일(현지시각) 탬파베이 레이스 대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탬파베이의 스티브 수자 주니어가 번트로 인사이드 파크 여관을 짓는 진귀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뭔 얘기고 하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8회초 탬파베이 공격 때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수자가 기습번트를 댔는데, 상대 투수인 블레이크 트레이넌이 1루로 악송구를 던지며 수자는 1루를 돌아 다음 베이스로 진루하게 됐고 이 사이 우익수 브라이스 하퍼가 3루를 돌고 홈으로 향하던 1루 주자 데이비드 데헤수스를 잡기 위해 홈으로 송구했으나 공이 3루 측 덕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이미 홈에 들어온 1루 주자 데헤수스의 득점 인정에 3루에 안착한 수자에게 자동진루권이 주어져서 탬파베이가 순식간에 2점을 냈다. 당시 영상 기록은 내야안타에 투 에러.
2018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이재원이 '''페이크 번트 슬래시'''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번트 동작을 풀고 곧바로 때린 공이 홈런이 되었다.[14]
번트로 친 공이 내야 뜬 공이 되는 경우에는 인필드 플라이나 고의낙구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래서, 수비측은 뜬 공을 잡아서 처리하는 대신, 땅에 떨어 뜨린 후 병살타나 삼중살을 노릴 수 있다. 주자 입장에서는 뜬 공을 수비스가 바로 잡을지, 떨어 뜨린 후 잡을 지 알 수 없기에 비명횡사하기 딱 좋다. 삼중살 항목을 보면 관련 동영상이 링크되어 있다.
10. 통산 희생번트 순위
- (→)표기가 붙은 선수는 2019년 기준 현역 선수를 뜻한다.
10.1. NPB
- 현역 선수는 2019년 시즌 종료 후 기준
10.2. KBO
[1] 이대호는 발이 느린 편이라 번트 안타를 노릴 수도 없고, 이대호만큼 힘도 좋고 컨택도 좋아 제대로 때리면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에게 번트를 지시하는 건 정말 특수한 경우에만 나오는 플레이다.[2] 광고에 나오는 선수는 이범호, 내레이션은 박철순이다. 하지만 이범호 역시 거포형 타자이기 때문에 번트를 거의 댈 일이 없다. 라이언 사도스키는 한국어로 "난 늘 야구장에서 기아광고를 볼 때마다 이범호가 희생번트를 하는 것을 상상하지만. 왜 내가 던질 땐 그러지않는지…. 희생이라는 건 거짓말!!" 이라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3]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단적으로 1990년부터 2009년까지의 KBO기록에서 0아웃1루 상황의 득점확률은 43.4%, 기대득점은 0.884점. 1아웃2루의 득점 확률은 41.6%, 기대득점은 0.714점으로 '''기대득점은 당연하고 득점확률까지 떨어진다'''는 기본적 틀에서도 변함이 없다.[4] 세이버메트리션들에게 있어서 이렇게 번트가 남발되는 이유는 단 하나, '''감독들이 자신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무작정 LOOGY를 남발하는 문제도 완전히 같다. 이런 경우는 감독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면서 동시에 '''책임의 소재를 흐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감독의 면책성 플레이로 인해서 아웃카운트가 낭비되고, 합리적 투수 운용에 장애가 올 수 있다는 점에서 무가치한 낭비라는 결론이 내려지게 된다.[5] 주로 지명타자제가 없는 리그(내셔널 리그, 센트럴 리그)의 투수들이 이에 해당. 달리 말하면 지명타자가 존재하는 AL에서 7회 이전에 번트를 대는 건 바보짓이란 것- <머니볼> 소설에서 나오는 빌리 빈이 아트 하우 감독이 내리는 지시들 중 가장 싫어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머지 중에는 "대책없는 무조건적인 LOOGY(Lefty One Out GuY: 흔히들 좌완 원 포인트 릴리프라고 불리는 선수들이다) 기용"이 있다.[6]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번트 많이 대는 선수들이 투수들이라고 번트를 투수들이 더 잘 댄다는 것은 아니다. 99.9%의 사례에서는 컨택이 뛰어난 야수들이 번트 더 잘 댄다.[7] 보통 "선취점을 낸 팀이 승률이 높다"라며 기사&해설이 나오곤 하는데, 생각해보면 점수가 나는데 승률이 안올라가는 게 이상한 거다(...). 선취점이 그 외의 득점과는 구분되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실제로 밝혀진 것은 없다. 또한 위 통계만 봐도 선취점을 내기 위해 번트를 대는 것이 효율적인지도 의문.[8] 이쪽은 현역 말년에 통산 희생타 세계기록이 걸렸던 때에는 '''대타로 나와''' 번트를 대는 일도 많았다.[9] 같은 상황에서 도루도 같은 취급을 받는다.[10] KBO에서는 2000년 7월 16일 해태 타이거즈의 외국인 타자 헤수스 타바레스가 현대 유니콘스와의 수원 원정경기에서 9회초 1사까지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고 있던 김수경을 상대로 기습번트 안타를 성공시켜 논란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다. 해태는 이 경기 2개월 전인 '''2000년 5월 18일''' 한화와의 광주 홈경기(KBO 사상 처음으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열린 광주경기였다.)에서 회장님에게 노히트 노런을 당했던지라 만약 김수경에게마저 노히트 노런을 당하면 사상 최초로 한 해에 두 번이나 노히트 노런을 당할 뻔했을 정도로 이 해의 해태 타선은 역대급 물빳따였다. 당시 신인이던 김상훈, 양현석, 홍세완과 2년차이던 장일현, 정성훈 등 신진급 선수들이 주전으로 뛰었을 정도였다.[11] 이 중에서 3루에 주자가 있는 경우는 스퀴즈번트가 된다.[12] 단 이 경우는 세이프티 스퀴즈였다[13] 우타자보다 좌타자가 좀 더 유리하다. 좌타자의 타석이 1루에 더 가깝고 위치 상 드래그 번트에 용이하기 때문.[14] 이홍구도 KIA 시절 2015년 7월 8일 목동 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이런 식으로 홈런을 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