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이스(진격의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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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사야마 하지메의 만화 《진격의 거인》의 등장인물.'''이건 동포의 표식이에요. 선생님의 여동생분께서는 마레 당국의 한 남자에 의해 살해당했어요. 저희 내통자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열여덟 살의 나이에 막 의사가 되고 진료소를 이어 받은 그리샤 예거와 처음 만난 날
그리샤 예거와는 복권파 동료로, 옅으면서도[2] 약간 탁한 금발을 지닌 남성. 가족으로는 형 한 명이 있었으며 그 형과 형수의 아들들이자 마레 편부터 등장하는 마레 측의 주연들인 콜트 글라이스와 팔코 글라이스의 작은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글라이스 형제와 생김새가 꽤 닮았다.
2. 작중 행적
2.1. 824년
페이 예거가 마레 당국의 손에 의해 끔찍하게 살해당한 날을 기점으로 쓸쓸하고 공허한 인생을 살아가던 그리샤 예거 앞에 나타나 그의 인생을 크게 변화시킨 인물이다. 그리샤의 과거사에 비중 있는 존재감으로 등장한 페이 예거와 엘런 크루거, 그로스, 다이나 프리츠와 더불어서 그리샤의 인생, 나아가 파라디 섬과 마레, 전 세계가 변화하는 데에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나비효과급 파장력과 영향력을 남긴 인물이다.
막 열여덟살의 성인이 되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사가 된 그리샤의 진료소를 방문해 진찰하러 온 환자처럼 등장했다. 상태를 진단하면서 상처를 보여 달라는 그리샤의 말에 상처를 보여 주는 대신 '''오른팔에 인위적으로 그어둔 드싼 십자형 상처를 보여 준다.''' 글라이스는 상처의 원인에 의아해 하는 그리샤에게 이것은 부상이 아니라 '''동포의 표식'''이라고 소개한다.
글라이스는 레벨리오 수용구 내에서 가장 강세를 이루는 구내 최대의 에르디아 인 레지스탕스인 에르디아 복권파에서 온 요원으로, 마레 정부에 깊숙이 잠복 근무하면서 복권파를 비밀리에 지휘해 온 '올빼미'가 그리샤를 직접 스카우트하고자 파견한 인물이었다. 글라이스는 그리샤를 레벨리오의 지하실에 존재하는 비밀 아지트로 데려가 복권파 멤버들을 소개시켜 주고 페이가 살해당한 7년 전의 사망 사건의 내막을 설명한다. 페이는 마레 치안 당국의 병사였던 그로스가 풀어놓은 맹견들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것을 그리샤에게 전해 준 것이다. 마레 당국이 동생에게 저지른 잔혹한 만행에 깊이 분노한 그리샤가 페이를 죽인 마레를 무너뜨리고 에르디아 제국을 부흥시키기 위해 가슴팍에 십자형 자국을 칼로 새기고 에르디아 복권파로 들어오는 직접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샤가 '동포'를 상징하는 십자형 자국을 새기고 가입한 이후부터 쭉 동지처럼 지내 오면서 정보원인 올빼미가 정기적으로 배달해서 보낸 에르디아의 진짜 역사가 서술된 것으로 알려진 수많은 정보와 서적들을 전해 받으며 고어로 이뤄진 문자를 해석하며 진짜 역사를 알아내는 일에 주력했다. 그러던 823년의 어느 날, 그리샤가 누구도 읽을 수 없는 옛날 문자들을 대충 훑어 읽어서 나름의 해석을 시도한 내용, 시조 유미르는 거인의 힘에 눈을 떠서 거인의 힘으로 땅을 경작하고 백성들에게 풍요와 부를 가져다주었다는 내용을 제시할 때, 신기해 하며 어떻게 해석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 한다. 하지만 그리샤는 문헌에 나와 있는 고어들을 대충 해석했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이에 관심 있게 어떻게 의미를 알아냈느냐고 물어보자 그리샤는 정신승리에 고양된 표정을 짓고서 자신들은 자랑스러운 유미르의 백성이자 에르디아 민족이라고 떠벌리고 본인은 거기에 쉽게 납득한다.
직후 올빼미가 파견한 레벨리오 수용구 내에 잔존해 있던 방계 프리츠 왕가의 최후의 직계 후손인 다이나 프리츠와 인연을 맺게 되어 복권파에 정식 가입한 다이나로부터 왕가의 소수만이 알고 있는 거인 대전의 진실을 전해 듣게 되었고 구 에르디아 제국 최후의 황제이자 145대 국왕인 칼 프리츠가 거인 대전에 대립하게 된 여덟 거인의 가문의 싸움을 중재하는 걸 포기하고 시조의 거인을 가지고 변경의 파라디 섬으로 도망쳤다는 진실을 알게 된다. 이 때부터 그리샤와 함께 본격적으로 파라디 섬에 은둔한 프리츠 왕으로부터 시조의 거인을 탈환해 끝까지 레벨리오의 백성들과 함께 할 것을 택한 방계 왕가의 진정한 후예이자 진정한 프리츠 왕족인 다이나에게 돌려 주기로 결의했다.
2.2. 832년
7년 뒤, 832년이 된 어느 날 세계의 흐름이 급변하면서 마레 주변의 나라들의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이제는 아홉 거인의 힘마저 능가하기 시작했다는 올빼미의 메시지로 에르디아 복권파도 전환점을 맞이한다. 거인의 힘이 후퇴할 위기에 놓이자 마레는 늦기 전에 한시라도 시조를 탈환하고자 에르디아 인들인 5~7살의 여아와 남아들 중 장래와 능력치가 가장 우수한 소수의 엘리트 후보생을 선별해 그 후보생을 명예 마레인 전사로 만들어 시조 탈환 작전을 본격화하기에 이르렀다. 이러다간 마레에게 승패를 가를 최대의 열쇠인 시조의 거인을 선수칠 위기에 처하지만 그리샤는 자신들의 보험이자 역전의 희망으로서 지크 예거를 제시한다. 지크를 전사 후보생 선발 프로그램에 투입시켜 아홉 거인의 전사로 만들어 파라디 섬에 시조의 거인 탈환 임무를 하달하는 것.
하지만, 평범하게 길러지던 지크는 갑자기 미래의 에르디아를 이끌기 위한 왕으로서 교육하며 복권파의 사상을 강요하고 세뇌하려는 부모의 방침을 잘 따라가기는커녕 마레와 복권파 사이에서 심리적, 정신적으로 지쳐가고 있었다. 글라이스는 이따금씩 이따금씩 올빼미의 메시지를 다이나와 그리샤에게 보내 지크의 성적에 대해 말해 주었는데 지크의 성적이 '''최하위권'''이라며 이대로는 시조탈환이 실패로 끝날 거라고 우려했었다. 하지만, 글라이스의 우려는 다른 의미로 실패로 끝났다.
'''자신이 의지할 수 있었던 진정한 부모이자 스승, 은사의 설득을 받고 자신을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가 아닌 에르디아 복권의 도구로서 취급한 부모를 밀고하기로 결의한[3] 지크가 복권파 전원을 고발한 것이다.''' 결국, 글라이스는 예상치도 못했던 지크와 크사버의 고발로 적발당한 에르디아 복권파 전원과 함께 '''사상 최악의 사형선고'''인 '''낙원행'''을 선고 받고 파라디 섬으로 이송된다.
그렇게 마스크가 씌워진 채 수송선을 타고 파라디 섬의 에르디아 인들을 거인화시키는 선착장까지 끌려간글라이스는 죽음보다도 싫은 거인화만큼은 절대로 안 된다며 크게 한탄한다. 그 때 자신을 알아보고 "글라이스!..."라고 외치는 그리샤의 목소리를 듣고 글라이스는 얼른 마스크를 벗겨진 채로 그리샤를 후회와 분노, 실망, 설움, 좌절, 절망, 공포, 배신감이 한데 응축된 듯한 처절한 시선으로 노려 보며 미친 듯이 추궁한다. 대체 자식을 어떻게 교육시켰길래 지크가 우릴 배신하고 밀고할 수 있느냐고 그리샤의 자녀 교육을 비난하고 '''역시 너따위를 믿고 다이나와 복권파, 그 모든 것을 떠맡기는 게 아니었다고 한탄한다.'''[4]
그리샤는 그의 추궁에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죄책감이 서린 눈으로 "미안해...."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결국 글라이스는 역시 너한테 맡기는 게 아니었다고 한탄을 이어갔고 그로스는 그 처절한 모습을 재미 있어하며 "넌 자유다."라며 글라이스를 선착장 아래의 모래사장으로 밀쳐 낸다. 인간으로서의 인격과 기억, 사고를 모두 잃어 버리고 식인 괴물로서 삶 아닌 삶을 살게 될 공포에 뼈 저릴 정도로 느낀 글라이스가 더더욱 공포에 질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 그의 가학심과 쾌락을 충족시키기 위한 희생양으로 삼은 것.
글라이스는 그로스의 속셈을 눈치 챘는지 추락하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밧줄에 손이 묶인 채로 뛰어갈 뿐이었다. 얼마 후 그로스의 명령 하에 거인화를 주사 받은 동료들은 모두 거인화되고 본능적으로 눈앞의 글라이스를 쫓기 시작한다.
글라이스는 거인이 돼 버린 채 자신을 먹이로 인식하는 동료들을 뒤돌아보며 오열한다. 그리샤는 그 자신에게 있어 복권파라는 새로운 전기로 이끌어 준 친구를 부르짖었지만 결국 무력하게 도망만 치다가 동료들에게 잡아 먹혀 죽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오랜 시간 동안 염원해 왔던 에르디아 부흥과 민족 해방을 향한 글라이스와 복권파 모두의 비원은 이렇게 그리샤 한 사람의 실수로 나비효과를 일으켜 파국에 이르렀다.
뒤이어 다이나와 마지막 한 명 남은 동그란 눈의 남성도 거인화되고, 본인이 마지막까지 정체를 몰랐던 조직의 수장 크루거도 최후의 생존자가 된 그리샤에게 모든 진실과 시조의 거인 탈환 임무도 하달하고 진격의 거인까지 물려 줌으로써 사실상 복권파는 그리샤를 빼고 전부 궤멸되었다.
2.3. 복권파 낙원행 사태의 여파
낙원행 사건의 여파로 복권파와 일절 무관했던 글라이스의 형과 형수, 그리고 조카들에게까지 연좌제가 적용되어 글라이스 가문 자체가 멸문지화에 빠질 뻔했다. 형과 형수는 동생이자 시숙이 저지른 반역죄를 만회하고자 속죄의 의미로써 몇년 후에 태어난 두 아들들을 마레군에 입대시켜야 했고 무슨 일이 있어도 아들들 중 한 명을 명예 마레인 전사로 만들어야 했다. 다행히 글라이스 가문의 장남인 콜트 글라이스가 수없는 노력 끝에 짐승 거인의 차기 계승자로 선택되었다. 어찌보면 글라이스의 형네 부부 입장에선 그가 철전지원수 겸 광역 어그로꾼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현재 시점에서 글라이스도 죽고, 마지막까지 복권파의 시조 탈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그리샤도 엘런에게 거인들을 계승해 사망했지만 전세대인 이들의 타계 이후에도 예거 가문과 글라이스 가문의 복잡한 인연은 부모 세대에서 자식뻘 세대에 이르기까지 계속 이어져 내리고 있다. 글라이스의 두 아들뻘 조카들인 콜트 글라이스와 팔코 글라이스 형제는 작은아버지의 동지인 그리샤와 글라이스가 사랑했던 다이나의 아들인 지크 예거와 카를라 예거와의 아들인 엘런 예거 형제와 손위와 손아래끼리 멘토와 멘티의 가까운 유대를 다져나갔다. 하지만, 지크와 엘런은 모두 자신들의 친구들이었던 자들을 등지고도 유미르의 민족을 해방하기 위한 공동전선을 우선시해 결국 레벨리오 전투를 기점으로 두 형제들을 배신하고 말았고, 글라이스 형제는 결국 작은아버지가 당했던 배신의 경험을 그대로 이어받는듯하다.
그러나 다행히도(?) 계승 예정자 콜트 대신 동생 팔코가 포르코의 희생 덕에 턱 거인을 일단 계승하는데 성공했다.
[1] 하지만 글라이스는 죽을 때까지 올빼미의 정체가 누구였는지 알아내지 못했다.[2] 작중 아르민이나 크리스타처럼 샛노란 금발은 아니며 좀 더 옅어 약간 백금발에 가깝다.[3] 사실 복권파는 그 전 시점에서 이미 꼬리가 잡히고 있던 상황이었으며 지크를 설득한 톰 크사버도 지크 스스로 밀고하지 않고 타인이 밀고하거나 군대가 그냥 복권파를 잡아들일 경우 지크(+ 지크의 조부모)까지 남김없이 죄다 잡혀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거인 계승 후보생으로 입대한 지크가 스스로 마레에게 복권파를 고발할 경우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인정받아 지크와 조부모는 다른 복권파 연관자들과는 달리 예외로 여겨져서 처벌을 안 받을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며, 실제로도 그 덕에 지크와 지크의 조부모는 낙원행을 안 당했다.[4] 근데 지크의 과거회상을 고려해보면 그리샤와 다이나는 정말 열성적으로 지크의 정신을 복권파스럽게 만들기 위해 + 마레 군조직 내의 스파이로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했으나 지크가 그걸 견뎌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런다고 지크와 다이나가 이런 쪽으로 열과 성을 다하지 않았다면 복권파 쪽에서 애를 놀려두는 거냐고 빼박 뭐라 했을 가능성도 높다(...) 결국 지크 밀고 사건의 진상은 그리샤와 다이나의 가정교육 실패 뿐만이 아니라 복권파 전부가 지크라는 일개 어린애한테 너무 큰 짐을 다짜고짜 맡겨버리고 무조건 지크가 자신들의 뜻을 따라주길 기대한 것이었을지도 모를 노릇. 덤으로 그라이스의 태도로 보건데 그라이스가 설령 지크를 맡아 교육했다고 해도 그리샤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지크가 압박감을 느끼기 쉽게) 강경적으로 교육했을 확률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