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라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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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신생대 플라이스토세 후기인 200만년 전부터 1만년 전까지 호주에 살았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육지 도마뱀'''. 속명은 '거대한 배회하는 자'라는 뜻으로 붙여진 것이다.[1] 다만 지금은 메갈라니아가 현생 왕도마뱀속(''Varanus'')의 일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2] 공식적인 학명은 프리스쿠스종(''V. priscus'')이며, 메갈라니아는 대중적으로 쓰이는 속칭 정도로 취급된다.
2. 상세
화석 표본이 다소 불완전하여 발견 당시에는 몸길이 5~7m에 몸무게 600kg 정도로 추정되었으나, 2002년 재추정이 진행되어 현생 코모도왕도마뱀보다 좀 큰 정도인 3.5m~4.5m 가량의 몸길이에 몸무게는 최대 300kg 남짓한 크기로 줄어들었다. 반면 크기 추정 방식을 달리 적용한 2004년의 연구에서 도출해낸 결과는 무려 '''몸길이 최대 7m에 몸무게는 최대 1.9톤.''' 다만 이후 2009년에는 5.5m 정도로 추산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정도의 크기였는가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진행 상태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정도의 신체스펙을 가진 이 녀석이 육식성인 것은 분명하지만, 프레데터였는지 스캐빈저였는지는 논란이 많다. 확실히 주머니사자라는 포식성 유대류의 존재도 있고, 가까운 왕도마뱀 친척들의 사례를 참고해 달리기 속도를 추정한 결과 시속 10km 정도로 나와 사냥감을 쫓기 어려웠을 수는 있다. 하지만 당시 호주 생태계에는 이 정도 속도로도 충분히 사냥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리고 큰 대형동물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프레데터일 가능성을 아예 부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사실 어느 한 쪽으로 단정짓기는 힘든 게, 현생 왕도마뱀들은 물론이요 상당수의 육식동물들은 대부분 프레데터 겸 스캐빈저다. 당장 메갈라니아에 비하면 몸길이는 대충 절반 수준에 체중은 훨씬 차이나는 코모도왕도마뱀 정도만 되더라도, 적극적으로 사체 처리에 참여하는 스캐빈저인 동시에 시속 20km에 이르는 달리기 속도와 강력한 이빨과 턱, 그리고 '''독샘'''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바탕으로 현 인도네시아 생태계를 호령하는 최상위 포식자들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몸길이가 '''6~7m''' 정도로 메갈라니아에 버금가는 덩치를 자랑하는 초대형 육상 악어인 큉커나와 서식 장소와 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서로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었을까 하는 관점도 있다. 이놈 역시 현생 악어들 중에서는 최대종인 바다악어보다도 크고 육상생활에 적합한 긴 다리까지 갖춘 당시 호주 육상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였기 때문이다. 다만 메갈라니아는 주로 습지대에, 큉커나는 초원 지대에 서식해서 별로 만날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3. 멸종
이 녀석 역시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이 처음 호주에 정착했을 때만 해도 아직 살아있었다. 호주에 살았던 거대동물군의 멸종원인은 크게 세가지 가설이 있는데, 기후 변화인지, 인간의 사냥 및 서식지 파괴인지, 아니면 두 가지 모두인지 학자들 간에 아직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호주의 대형동물들이 수십 차례의 빙하기를 거치고도 번성했다는 점 및 화살촉 같은 사냥도구 같은 정황으로 봤을 때 인간의 개입이 큰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이 있지만 아직까진 물증 증거가 부족하다.'''
번식을 적게 하는 대형 동물들은 사냥에 취약하다. 이에 대해 '활도 없는 원주민들이 어떻게 대형 동물들을 멸종시킬 수 있냐'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이 처음부터 투척 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애시당초 호주는 빙하기 때에도 아시아 대륙과 수백킬로 떨어져 있었던 만큼 배가 없이는 이주를 못하는 땅이기 때문에 인류가 탄생한 후로도 수백만년 동안 호주는 그 영향권에서 자유로웠다. 하지만 5만년 전 인류는 언어의 발달에 힘입어 활과 석기, 작살같은 각종 도구들을 만들어 활용하기 시작하는 등 급격한 기술개발에 성공했고, 이후 아프리카를 출발해 대대적으로 이주를 하기 시작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정황상 동남아시아 해변가에서 어로 생활을 하던 수렵민들이 건너온 것이 분명한 만큼 배는 물론이고 활 및 화살 같은 각종 기구들도 사용했을 것이며, 실제로 원주민 유적지 발굴 결과 돌화살촉 및 투창촉 등이 발견되었다.[3]
그러나 호주 원주민들이 대형동물군을 사냥 했다면, 사냥당해 죽은 화석이나 도살의 흔적이 있는 뼈가 있을 터인데 그런 증거는 아직 발견 되지 않았다. [4] 호주 원주민들이 6만년 전에 호주로 온 이후로도 대형 동물들이 멸종하기까지 3만년 동안이나 공존했다는 사실도 호주 원주민들이 무분별한 사냥을 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호주 원주민들의 잦은 인위적 방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로 멸종했다는 가설도 있지만, 6천년 전 이후에서야 인위적인 방화의 흔적이 있으므로, 대형 동물들이 이미 멸종하고 난 뒤 한참 뒤이다. 마다가스카르, 뉴질랜드 같이 인간의 사냥으로 대형 동물들이 멸종된 사례들[5] 과는 달리, 호주에서 인간 때문에 거대동물군이 멸종했다는 증거는 현재까진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에 기후 변화가 대형 동물의 멸종을 야기했다는 가설을 지지하는 증거는 충분하다. 50000년 전에서 21000년 사이에 호주의 기후는 춥고, 건조하고, 건기가 잦아졌다. 내륙에 있던 늪지대와 호수들은 대부분 말라갔고, 대다수의 동물들은 오늘날처럼 해안 지대로 옮겨갔다. 호주의 기후는 점점 불안정해졌고 건기와 우기가 일정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이 시기는 호주에서 거대동물군이 멸종한 시기와 일치한다.
또한 6만년 전에 호주에 원주민이 오기 전부터 이미 많은 수의 거대동물군이 멸종해 가고 있었다. 12만년 전부터 이미 많은 수의 거대동물군이 하락세를 보였고, 호주 원주민이 왔을땐 이미 많은 수가 멸종해 있던 상태였다. 물론 호주 원주민들이 이미 기후 변화로 멸종해 가던 대형 동물들의 숨통을 끊었을 수도 있지만, 기후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멸종했을 가능성도 다분하다. 식량과 물이 귀해지는 환경에서, 번식을 적게 하고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는 거대 동물들은 진화가 더뎌서 도태되고, 변화하는 환경에서 번식을 많이 하고 자원을 더 적게 요구하는 소형 동물들이 더욱 빠르게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했을 것이다. 이는 현존하는 호주의 동식물들이 건조하고 불규칙적인 호주의 기후에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게끔 최적화되어있다는 사실이 방증한다.
4. 여담
- 주로 신비동물학 쪽에서 주장하는 내용으로, 호주의 내륙 오지에서 종종 목격되거나 이 녀석의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파충류의 발자국이 발견된다고 한다. 관련 링크 물론 목격담들이 대부분 이놈의 화석이 발견된 후에 나온지라 신빙성은 낮다(...). 더군다나 메갈라니아와 공존한 호주의 여러 거대동물들 역시 멸종한지 오래이기 때문에 그들과 상호작용하며 살았을 메갈라니아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정도로 적응할 수 있었을지도 미지수.
- 부산비엔날레 때 메갈라니아를 모델로 한 설치예술작품이 등장한 적이 있다.보러가기 2012 고성공룡엑스포 이후에는 같은 작품이 당항포관광지에서 전시되기도 했다.
- 가끔 인터넷에서 '지금까지 생존한 모든 도마뱀들 중 덩치가 가장 크다'라고 소개되지만, 실제로는 모사사우루스과 도마뱀들이 훨씬 컸다. 다만 모사사우루스류는 일반적인 도마뱀의 이미지와 괴리가 크다보니 전문서적에서도 메갈라니아를 최대의 도마뱀으로 잘못 소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 로스트 테이프의 '데블 드래곤' 에피소드의 모티브이기도 하다.
- 최강 동물왕 멸종동물편에서 파라케라테리움을 공격하다가 분노의 짓밟기에 완전히 무너졌다.
- 게임 ARK: Survival Evolved에 등장했는데, 벽을 타는 것은 물론 천장에서까지 걸어다닐 수 있는 생물로 등장했다.
[1] 이 속명을 붙여준 리처드 오웬 경은 그리스어를 이용해 이 학명을 붙여줬는데, 공교롭게도 학명에 자주 사용되는 언어인 라틴어에도 '''도살자'''라는 뜻의 lania라는 비슷한 단어가 있어서 종종 '거대한 도살자'라는 뜻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있었다고.[2] 이는 메갈라니아가 페렌티에(Perentie, ''V. giganteus'')나 알거스왕도마뱀(Argus monitor, ''V. panoptes'') 등 현재 호주에 서식하는 여러 왕도마뱀류와 분류계통학적으로 매우 가까운 관계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후 호주의 여러 왕도마뱀들이 왕도마뱀속에 분류되어있는데 이들과 별 차이도 없는 메갈라니아가 별도의 속으로 존재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었고, 결국 메갈라니아가 왕도마뱀의 후행이명이 되는 방식으로 통합된 것.[3] 즉, 18세기 제임스 쿡 제독이 호주를 들렀을 당시 원주민들에게 투척 무기가 없었던 것은 '''호주의 대형동물들이 멸종한 후 딱히 쓸 곳이 없었던 탓이 크다.''' 기술은 쓰지 않으면 근육처럼 쇠퇴하기 마련이기 때문.[4] 한때 이 녀석의 알로 추정되는 여러 화석 표본들에서 불에 그을린 자국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이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에 의해 불로 조리된 흔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 때문에 인간의 수렵 행위로 인해 번식에 치명타를 입은 것이 이 새들의 멸종에 결정적인 원인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여겨진 적이 있었다. 다만 추후 연구를 통해 현재는 해당 알 화석들이 게니오르니스의 것이 아니라 다른 멸종한 조류인 큰무덤새(Giant Malleefowl, ''Leipoa gallinacea'')의 것으로 밝혀지면서 해당 가설의 재검토가 필요해진 상황이다.[5] 다만 이 녀석들의 경우 멸종원인이 인간의 사냥뿐만 아니라 다른 요인들도 함께 겹쳤다는 것을 생각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