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
1. 소개
前 대한민국의 배구 선수이자 감독.
...하지만 여러 모로 대한민국 남자 배구계 내외부의 적이 되어 버린, 커리어가 꼬여도 단단히 꼬인 감독.
2. 선수 시절
성지공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뒤 군 복무를 마치고 1973년에 한국전력에 입단했으나 한국종합화학에도 스카우트되자 이중등록 문제로 인해 2년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을 뻔했으나 북한 팀과의 대전으로 인해 징계는 유보되었고, 이후 종합화학에서 뛰다가 1979년에 대한민국 배구 선수로는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 리그에 진출했다. 피네토에서 2년간 선수로 뛴 뒤 이후 2002년까지 감독 또는 헤드 코치로 12개 팀을 맡으면서 미스터 마지코란 별명을 얻었다. 마지코는 마술사라는 뜻. 2·3부 리그팀을 맡아서 상위 리그로 승격시키고 우승 5번, 준우승 4번을 차지한 그의 지도력을 극찬한 말이다. 세리에 A 파르마 감독까지 했던 김호철보다는 위상이 낮았지만, 유럽무대에서 검증된 감독인 것.
3. 감독 생활
3.1. 이란 국가대표팀 감독 시절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이란 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이란 대표팀 감독을 역임하면서 1990년대까지 아시아에서 배구 변방국이었던 이란을 스피드 배구 시스템으로 잘 묶어서 아시아 선수권 메달권에 올렸고 2002 부산 아시안 게임 배구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남겼다. 이후 후임 조란 가이치(세르비아), 훌리오 벨라스코(아르헨티나) 등 명장의 영입으로 성적을 올리면서 한국배구와 이란 배구는 완전히 실력상 역전된다.
최근 들어와서는 박기원이 이란 배구에 공을 세운 것은 인정하지만 지나치게 고평가를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로는 박기원 감독이 2006년에 떠난 후 아시아의 배구강국이 된 이란의 현재 팀 구성은 오히려 박기원 감독의 후임인 조란 가이치 감독과 훌리오 벨라스코 감독의 지도가 오히려 더 컸다는 것이다. 현재 이란배구대표팀의 기둥인 사이드 마루프와 모하마드 무사비같은 선수들 역시 조란 가이치 감독 시절 때 발탁된 선수들이란 점이란 것도 시사해 볼 만할 점이다. 그렇긴 해도 이란 현지에서는 남자배구 리빌딩의 토대를 만든 게 박기원이라는 점으로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이란에 경기를 하러 갈때 이란 관중들이 "미스터 팍!"이라고 환호하며 손뼉을 쳐주던 목격사례가 있다. 애초에 조란 가이치나 훌리오 벨라스코는 축구로 치면 주제 무리뉴, 펩 과르디올라급의 세계 최고 명감독으로 그 감독들의 전임으로 국대 전력을 다듬어서 넘겨준 것으로 박기원의 이란 감독 시절은 의미있는 것이 맞다.
3.2. 구미 LIG손해보험 그레이터스 감독 시절
2007년 신영철 감독이 물러난 뒤 LIG의 감독으로 들어왔다. 스피드 배구를 도입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스페인 용병 기예르모 팔라스카를 영입한 후 당시 국내 최고의 공격수였던 이경수와 신예 김요한이 있는 LIG는 상위권에 위치할 팀으로 보였으나...2시즌 연속 4위를 기록했고[2] 2009-2010 시즌 4라운드 현대캐피탈전 5세트 14-12에서 16-18로 역전패를 당한 경기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사임한 후 후임으로 김상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임명된다.
박기원의 실패는 LIG라는 팀 환경에선 예견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스피드 배구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운동량과 스피드가 받쳐줘야 하고, 특히나 세터의 기민함과 대담한 토스웍, 윙스파이커들의 적극적인 개인전술 활용이 필수인데 LIG는 V-리그 팀 중 가장 느려터지고 가장 세터가 취약하고 윙 스파이커들의 개인 전술이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신인인 김요한이 리시브나 폼이나 타법같은 것이 교정되어야 할 프로 초기에, '요새 추세는 리시브가 아니라 리셉션이다. 좀 후져도 된다'는 어이없는 말로 김요한을 방치해 당시 코치였던 이상렬이 타법을 수정하기 위해 애를 써야 했고 그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때 라이트윙에서 세터로 전향해 토스가 불안정한 황동일을 끊임없이 기용해 팀의 공격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후임 김상우 감독이 같은 팀의 스쿼드를 가지고 2010-2011 시즌 준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해 3차전까지 끌고가 삼성화재와 어느정도 치열하게 붙었다는 점에서 박기원 감독이 한국 배구팬에게 나쁜 인상이 된 건 이 시즌이 결정타.
'''박기원의 최대 업적은 LIG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3.3. 대한민국 배구 국가대표팀 감독 시절
2010년 LIG 감독직 사임 이후 2010-2011 시즌에는 KOVO 경기감독관으로 지내다가 2011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었다. LIG에서의 부진한 실적 때문에 인선 당시 말이 있었지만, 달리 할 사람이 없었다는게 문제였다.
취임 초기부터 계속 해왔던 스피드 배구를 도입하고 기본기를 탄탄하게 하겠다는 운영 목표를 밝혔으며, LIG와 달리 문성민, 전광인, 서재덕 등 스피드 배구를 할 만한 선수가 그나마 있어서 LIG 때보다는 낫겠지라는 기대를 했지만, 현재까지는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월드리그에서 일본과 같이 19위가 되었으며 과정도 형편없었다. 이에 박기원 감독은 아시안 게임에서 잘 하겠다고 말했지만 준결승에서 세계선수권에 아예 탈락한 일본을 만나 세트스코어 3-1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2015년 4월 문용관에게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넘기고 배구협회의 국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아시아배구연맹 코치위원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2015년 11월 27일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이번에는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스피드 배구를 완성하겠다고 말했지만 아시안 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배구계의 최고의 권위를 가진 세계선수권도 태업했던 그와 배구협회가 이런 말을 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신뢰가 높지는 않다.
3.4.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감독 시절
그렇게 한동안 야인으로 지내다 2016년 4월 15일, 대한항공의 새 감독으로 부임하게 되었고, V리그 남자부 감독 중 최고령 감독이다. 애초에 40대의 젊은 감독 찾겠다고 밝힌 대한항공이었는데, 마땅한 감독감이 여전히 없었던 듯. 대한항공 측에서는 팀의 취약점인 리더십의 부재를 해소하고 조직력 및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유럽 배구리그에서 선진 기술을 습득하고 지도 경험이 풍부한 박기원 감독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사임하고, 김남성에게 감독직을 넘겼다.[3] 배구 팬들은 월드리그를 코앞에 앞 둔 상황에서 박기원을 선임한 대한항공의 처사와 국대 감독 자리를 비우면서까지 대한항공으로 간 박기원의 처사, 박기원을 내보낸 대한민국배구협회의 처사에 분노해 박기원 감독에 관한 기사마다 이들에 대한 욕으로 댓글이 도배되었다. 하지만 박기원은 대표팀 감독을 병행하겠다고도 했는데, 이를 대한항공에서 반대했다고 한다. 기사. 그렇게 비록 논란으로 시작했지만, 대한항공은 16~17 시즌에서 21승 8패로 V리그 7개팀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2017년 3월 7일, 드디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는다. 6라운드 초반 삽질이 좀 있었지만, 어찌되었든 마지막 홈경기에서 삼성을 3:2로 이기며 우승했다. 필요했던 승점 딱 2점을 아슬아슬하게 획득했다. 이로써 박기원 감독은 '만년 우승후보' 꼬리표가 따라다녔던 대한항공 점보스를 우승으로 이끈 셈. 경기 후 선수들에게 헹가래도 받고 인터뷰에서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뒤이어 펼쳐진 챔피언 결정전서 2-3으로 현대에 우승컵을 내주면서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4]
2017-2018 시즌에는 주전 선수들의 나이가 이미 30줄을 지나 체력과 기술 면에서 크게 뒤떨어짐에 따라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번번히 놓쳐 1라운드 후 하위권에서 성적이 맴돌고 있으며, 용병인 가스파리니 역시 나이와 세터와의 합이 맞지 않아 부진하는 등 여러모로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는 상황이라 감독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전반기 이후엔 미친 듯한 경기력을 자랑하며 선두 현대캐피탈의 8연승을 저지하고 멀어보였던 2위 삼성화재와 2위 싸움을 하는 등 선수들이 급 각성하며 금세 승점을 끌어올리게 되었다. 그러나 4위 KB손해보험의 기세 또한 만만치 않아 준플레이오프 가능성이 열려 있었는데, 마침 3월 4일 KB가 우리카드에 패하면서 준플레이오프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선두 현대캐피탈이 정규시즌 우승을 이미 거둔 상태에서 현재 2위 삼성과의 승점 차가 1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2위 싸움이 될 듯. 결점이라면 주전 세터 한선수가 자주 교체를 당한다는 거고,[5] 3월 2일 보여준 현대캐피탈과의 답이 없는 경기력[6] 을 또 보여준다면 포스트시즌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7] 를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 2년 연속으로 진출했으며,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 대한항공 의 첫 우승'''을 이뤄냄과 동시에 본인의 바람대로 본인 배구인생 50년만에 퍼즐을 완성하고 화려한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되었다. '창단 첫 우승' 경기 후 박기원 감독 인터뷰
18-19 시즌도 아무런 탈 없이 정말 잘 나가고 있으나 한 시즌 내내 체력 문제 얘기만 하고 있고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주전만 주야장천 돌리고 백업선수들을 기용하지 않으면서 팀이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의리로 가스파리니를 재계약했는데 부진을 보이면서 국내옵션인 곽승석, 정지석마저 퍼지면서 2위로 4라운드를 마쳤고 1위 현대와의 승점 차는 4점으로 벌어졌고 이제 3위인 우리카드와 승점이 6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우리카드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다. 그러나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이 각각 주포 아가메즈의 부상과 세터 불안이라는 악재가 겹치는 사이, 대한항공은 전열을 가다듬고 무려 8연승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여주며,2019년 3월 7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짓는다.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가스파리니의 노쇠화와 곽승석의 부진으로 인해 3-0으로 현대캐피탈에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그나마 정지석의 분전과 임동혁의 발견이 위안거리가 되었다.
2019-20 시즌 압도적인 활약을 보여준 안드레스 비예나를 신장 등 각종 우려에도 불구하고 드래프트했고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한 감독답게 비예나와 통역을 거치지도 않고 대화하는 모습도 보여주면서 비예나의 활약을 이끌었고 결국 정규리그 2위에 머물렀지만 주축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 군입대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우리카드를 위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즌 조기 종료 마친후 2위로 마감하게 됐고, 재계약도 불발되어 계약 만료로 인해 결국 대한항공 점보스 팀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4. 이후
현재 AVC 코치위원회 의장이자, FIVB 기술&지도위원회 10명 중 한 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요즘 그는 유럽과 아시아의 젊은 지도자들이 전문적인 배구기술과 지도법을 교육받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당초 예정보다 출발이 늦어져 6일 온라인으로 첫 미팅이 시작됐다. 유럽, 아시아의 젊은 지도자 8명을 대상으로 전문강사들이 교육한다. 3~4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유럽과 태국에서 수강생들이 한데 모여 강의를 듣고 전문가들과 토론도 벌일 예정이다. 박 전 감독은 이 프로젝트를 총괄한다. 토론 때는 젊은 지도자들에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도 건넬 계획이다. 2019~2020시즌을 끝으로 V리그 현장에서 물러난 그는 아시아배구의 발전과 한국배구의 외교력을 높이는 데 남은 열정을 쏟고 있다.
5. 기타
이탈리아의 클럽에서 선수 및 감독으로 20년간 지냈기 때문에 김호철처럼 이탈리아어에 능숙하다. 한국어 발음에 약간 어눌하게 들릴 정도. 작전 시간에도 통역을 일절 쓰지 않고 미차 가스파리니에게 지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2019년 트라이아웃에서도 타 팀의 감독들이 통역을 요청한 일화가 있었다.
이탈리아어 외에도 스페인어도 할 줄 아는 지 스페인 국적인 비예나에게 통역을 거치지 않고 작전 지시를 하는 모습도 나왔다.[8]
위키백과 아랍어 문서
6. 관련 문서
[1] 현 부산광역시.[2] 그 아래에는 한국전력, 상무 두 팀뿐이었다. 한국전력이 공기업이라는 이유로 참여를 주저하다가 준 프로로 전환했고, 상무가 군 팀임을 감안하면...[3] 그리고 이 선례로 인해 배구협회는 계약서에 다음 배구 감독은 대표팀 감독 임기를 맡는 동안은 이적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었다.[4] 심지어 1차전을 3:0 셧아웃 승리로 이겼는데 준우승을 했다. 사실 다음날인 2차전 2:0까지 앞서다가 부활한 문성민에게 털리면서 어이없이 2:3으로 졌고, 3차전은 1:3으로 이겼지만 4차전에서 1, 2세트를 듀스 끝에 지면서 3:0 셧아웃으로 처참히 털렸고 5차전은 1세트를 당시 공격성공률 100% 정지석을 앞세워 듀스 접전 끝에 이겼지만 나머지 3세트를 모두 내주면서 준우승에 머무르게 되었다.[5] 우스갯소리이기는 하지만, 팬들이 오죽하면 한선수가 '''경기를 조작한다'''라는 소리도 나올 정도이다.[6] 현대는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경기를 치르겠다고 최태웅 감독이 밝힌 바 있는데, 안드레아스 빼고는 죄다 신인이나 백업 요원인 라인업이어서 경기가 일방적이어야 했지만 치열한 경기가 되고 말았고, 2세트를 내주기까지 했다.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일찍이 엿본 셈이지만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이겼는데도 오히려 패한 기분을 맛보게 되었다.[7] 그것도 1차전을 지고 2, 3차전을 가져간 경기이다.[8]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는 각 지역의 사투리정도의 차이 밖에 나지 않아서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안다면 스페인어로도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