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불사조
1. 미국의 소설가 래리 본드가 집필한 소설
1.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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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Phoen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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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표지.
미국의 테크노 스릴러 작가로, 톰 클랜시와 레드 스톰 라이징을 공저했으며 게임 하푼, 월드 인 컨플릭트의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래리 본드가 집필한 본격 2차 한국전쟁물 소설.
1980년대 말엽, 6.29 민주화 선언 직후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이용하여 본격 남침을 개시하는 북한군에 의해 발발한 2차 한국전쟁을 묘사하고 있다.[1]
1.2. 작중의 2차 한국전쟁 진행과정
대략 6.29 민주화선언이 발표된 이후로 추정되는 198X년 어느날. 자신의 불안한 후계자 자리를 확고히 굳히기 위한 수단으로 남측에 대한 전쟁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던 김정일은 한국 정부의 내무부 고위직에 올라가 있는 고정간첩 '전갈'에게 밀명을 하달하게 된다.[2]
곧이어 서울 시내에서는 '전갈'의 요청으로 발포 권한을 얻어낸 전투경찰들이 시위대를 M16으로 유혈 진압을 하게 되고,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심화되기에 이른다. 더욱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유혈진압 소식을 들은 미국 일부 정치인들이 미국 시장에 밀려드는 한국산 자동차들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있던 지역구 유권자들의 표를 끌어모을 좋은 묘책을 생각해 냈다는 것. 이윽고 민주주의가 회복될 때까지 '''한국에 대한 대대적인 경제 재재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 한국 재재 법안이 상하원의 많은 지지를 얻어내어 통과되기에 이르고, 가뜩이나 혼란해진 정국에 경제/군사적인 직격탄이 날아온 한국은 그야말로 혼돈의 직전까지 몰리게 되어, 급기야는 한국군 내부의 일부 장성들이 '''무력한 도시의 지식인, 부패한 정치가, 그리고 과격한 학생들'''을 전부 쓸어버리고 사회를 안정시키기 위한 쿠데타 계획을 모의하기 시작한다.[3]
사실 미국 대통령과 일부 인사들은 이 법안이 얼마나 심각한 악영향을 줄 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미 통과된데다 많은 미국인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법안에 함부로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힘든 상황. 결국 대통령은 비밀리에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철수 작전을 최대한 지연시켜 줄 것'''을 부탁한다.[4]
다행히, 한국 정부의 군병력 재배치 요청때문에 긴장하고 있던 주한미군의 개념찬 사령관이 자신의 예하부대에 병력의 이동상황에 이상이 생기면 바로 보고할것을 지시해 두었기에, 쿠데타군의 진격이 조기에 한국 정부에 전달되어 특전사[5] 에 의해 진압되는데, 여기서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한국 정부의 움직임은 미국인들의 상상 이상으로 멍청했다.
군에 암약한 반란세력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보안사에서 육해공군의 수많은 무고한 장교들을 무더기로 연행해 조사 하면서 한국군의 조직력과 사기는 땅에 떨어지게 된다. 미국이 한국을 버렸다고 믿고 있는데다가, 이미 한국의 주요 대도시가 시위대와 전경의 충돌로 통제 불능이 된 상황에서 한국군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한 김정일은 즉시 북한군에게 선제 공격계획인 '붉은 불사조' 계획의 실행을 명령한다.
작중 인물(미군 합참의장)의 대사를 인용하자면, 보안사가 '''자기 나라 군대를 때려 부수는 데 너무나 바빠서''' 대북 감시태세를 소홀히 하게 되면서 한국의 방첩망에 구멍이 뚫리게 되고, 수많은 북한의 공작원들과 특수부대원들이 한국에 침투하는데 성공, 마침내 12월 25일 새벽을 기해 전 전선에서 새로 공여받은 최신형 소련제 무기체계[6] 를 앞세운 북한군의 대대적인 남침이 시작되기에 이른다.
북한의 작전계획의 핵심은 포위섬멸이었다. 동부전선에는 한국군 방어병력을 견제하기 위한 소수의 병력만을 투입하였고, 주력은 서부전선에 투입되어 '''서울을 사수하기 위해 한미연합군 주력부대가 서울에 진입하면 서울을 포위하여 괴멸시킨다'''는 야심찬 계획. 그러나 개전 첫 순간 자신의 숙소에 침투하려던 북한군 특작부대원들을 먼저 발견하고 M1911과 산탄총으로 두명이나 잡은 간지남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와 같은 뻔한 수에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사실상 고의적인 방해를 받은 주한미군 철수 계획탓에 미군은 아직 한반도에 남아 있었고, 미 본토와 오키나와에서는 즉시 대규모의 육군/해병 증원병력이 한국행 비행기편과 배편에 몸을 싣는다. 그러나 정작 최일선 방어선에서는 이들 팔팔한 예비부대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미군의 제 2보병사단과 한국군 야전부대들이 개전 초기의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탈탈 털리면서 지연전을 펼친다. 한미연합군의 총 지휘관인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들 예비대를 축차투입 축차소모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마침내 공세 종말점에 다다른 북한군이 대전에서 연합군의 결사항전에 발이 묶이게 되자[7] , 그동안 모아뒀던 대규모 예비병력을 전선 후방에 상륙시켜 퇴로를 차단하는 반격 계획인 '선더볼트 작전'이 개시된다. 한미연합군의 대규모 반격이 임박했음을 눈치채고 있던 소련의 국방장관과 KGB 국장은 서기장이나 다른 정치국 사람들과의 논의도 없이, 소련 해군의 잠수함을 동원해 서해상에 집결한 상륙함대를 공격하기에 이르나... 수송함대에 큰 피해를 주지도 못하고 격침당할 위기에 처해 부상하게 되며, 결정적으로 '''서해에서의 상륙함대는 고도의 훼이크였다!'''
애시당초 북한군의 전력이 미약하여 여전히 전선을 유지하고 있던 동부전선 방향에서 미 해병의 대규모 상륙작전이 벌어지고, 북한군의 퇴로는 순식간에 차단당해 탈탈탈 털려나가게 된다. 그러나 순조로운 반격작전을 수행하던 한미연합군에 새로운 위기가 닥치게 된다. 국방장관과 KGB 국장의 돌출 행동을 모르고 있던 소련 측은 자국 잠수함이 갑자기 미 해군에게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에 놀라 전면전 준비태세에 들어가면서 블라디보스토크의 해군 함대를 한국 해역에 있는 미 해군 항모전단을 향해 전진배치 시키기에 이른다, 놀란 백악관에서는 한국행으로 돌려진 미 해/공군의 수송선들과 수송기를 즉시 유럽으로 옮길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백악관은 결국 유럽에 리포저 동원병력을 재배치 하는 대신 한국에서의 반격작전에 힘을 밀어주기로 도박과도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되고, 소련 내부에서는 국방장관 일파의 월권행위를 눈치채 전투 태세를 취소하고 함대를 회항시키는 한편, 완전히 괴멸당한 북한군을 휴전선 이북으로 빼내에 재무장 시킬 방법에 골몰하려는 찰나... 중국이 미국과 손을 잡아버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8] 작중 내내 친소 성향을 띠는 북한을 마땅찮게 여기던 중국은 북한의 조선로동당 내 '''친중파들을 동원해 쿠데타를 일으켜 김정일을 처형하고 정권을 장악'''하고[9] , '''공수부대를 한국에 '평화유지군'으로서 미군 수송기편으로 투입'''시켜 포위망 안에 갇힌 북한군 주력의 무장해제 및 중화기 일체 파기, 그리고 맨몸만 남은 패잔병들을 다시 북으로 송환하는 작업을 감독하기로 해버린 것이다. [10]
남측과 북측의 경계는 전쟁 이전의 휴전선으로 복귀했지만, 군의 주력 병력과 거의 대부분의 중화기들을 깔끔하게 말아먹은 데다가 소련의 지원마저도 사라져 군사력을 사실상 거세당한 북한은 대한민국에 더이상 위협을 가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고, 전쟁은 그렇게 한미 연합군의 승리와 중국의 어부지리로 막을 내리게 된다.
1.3. 등장인물
1.3.1. 미국
- 존 던컨 맥라렌 대장 - 한미연합군사령관으로, 한반도에 주둔중인 모든 미군 병력과 70만 한국군의 총 지휘관이다. 전쟁 전에는 한국군의 전방병력 이동을 반대하고 쿠데타 소식을 한국측에 알려주는가 하면[11] 국회의 한국 경제 재재및 주한미군 철수에 반대하며 철군을 최대한 지연시키려는 대통령의 비밀 명령을 충실하게 수행한다. 개전 시에는 북한 특작부대가 그를 살해하기 위해 관사에 침투, 경호헌병들을 모두 살해하지만 맥라렌 대장 혼자서 권총과 산탄총으로 특작부대를 모두 처치한다. 전쟁 이후엔 북한군의 작전 의도를 제대로 간파하여 국면을 한번에 전환시킨 '선더볼트 작전'을 입안해 성공시킨다. 아마 이것이 현실이었다면, 맥라렌 장군은 슈워츠코프 장군과 맞먹는 20세기 최후의 명장 반열에 올랐을 것이다.
- 케빈 리틀 소위 - 2사단에 갓 배치된 신참 RT출신 소대장으로, 전쟁 첫날 DMZ 경계 작전 도중[12] 한 명을 제외한 모든 부하들을 모조리 잃는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되자만, 자신의 소대에 배속된 한국군의 이 소위와 함께 적지에 추락한 한국 공군의 전상두 소령을 구출한 뒤 헬기편으로 전선에 복귀하게 된다. 이후 행정병들로 급조한 E중대의 지휘관이 되어 지연전을 펼치며, 대전 전투에서의 최후 방어선을 성공적으로 사수한다. 전쟁을 겪으며 점점 단련되는 성장형 캐릭터. 작 중 시기가 M47 드래곤 대전차 미사일이 실전배치됐던 시절이라 주구장창 드래곤 미사일 발사기를 끌고 다니는데 무겁고 덜떨어진 성능 때문에 심하게 고생한다.
- 토니 '세인트' 크리스토퍼 대위 - 미 8공군의 F-16 전투기 조종사. 작중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한번은 북한군에게 격추당하여 북한 점령지역을 헤메기도 하지만 한국인 현지인들과 한국군 특수부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원대복귀 하기도 한다. 작중 앤 라슨과 연인 관계.
- 앤 라슨 - 용산 미군 기지에서 일하는 민간 군무원으로, 전산상에 등록된 보급 물자들을 관리하는 컴퓨터 기술자이다. 작중 언급으로는 꽤나 미인인 듯 하며, 이 여자와 그녀의 팀원들의 부재로 개전 초기 한국 전선의 한미연합군 부대에서는 비행장에는 물자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분류가 안되어 야전부대는 탄약과 연료가 바닥을 치는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다. 뭐 앤과 그녀의 동료들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민간인들을 일본으로 대피시키려는 윗선의 지시 탓에 한동안 부재했던 것이었지만... 이후 이들의 중요성을 알게 된 상부에서 앤과 동료들을 한국에 잔류시켜 병참업무에 복귀시킨다.
1.3.2. 한국
- 이 대위 - 한국군의 공병 장교. 프롤로그에서의 땅굴 탐사작업 및 교전때 등장한 이후 개전 초 서울 방어부대의 일원으로서 한번 더 등장한다. 서울을 포위할 뿐 쳐들어 갈 생각이 없어 보이는 북한군 야전부대의 모습을 보며 의아해하는 모습을 통해 서울에 진입할 생각이 없는 북한군의 작전 계획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 박 장군 - 한국군의 합참 의장. 맥라렌에겐 전방병력의 재배치를 요청하는가 하면 반란 진압후 숙청 과정에서 미군측의 항의를 씹어버리는 등[13] 도움 되는 짓은 거의 안하고 발목이나 안 잡으면 다행인 인물이다.
- 이한길 소위 - 미군의 케빈 리틀 소위의 소대에 연락 장교로 파견된 한국군 장교[14] . 전투중 케빈이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을 살피고 용감하게 전투에 임하는 훌륭한 장교이다. 케빈 소위가 임시 편성 중대인 에코 중대를 지휘하게 되자 부중대장 역할을 수행하며, 케빈 소위가 가장 신뢰하는 전우이기도 하다. 작중 후반의 대전 방어전당시 중상을 입지만, 무사히 살아남아 소설의 마지막에서 중위로 진급한 케빈이 병문안을 온다.
- 전상두 소령 - 한국 공군의 공격기 편대 '청룡 편대'의 편대장. 작중 여러 차례 지상공격 임무를 수행하며 틈틈이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그가 타고 있는 비행기는 한국군 손에 들어올 뻔 했으니 끝끝내 한국군이 도입하지 못한 그 공격기지만...
- 장재규 장군 - 한국 육군 제 4보병사단 사단장. 군 내 강경파의 대표 인사로, 보안사에서 감시를 하고 있는 요주의 인물이기도 하다. 군인으로서의 실력은 좋은 사람으로 묘사되는 듯 하지만, 그 실력을 자국 정부와 민간인들에게 발휘할 생각을 하는 글러먹은 인간. 급기야는 쿠데타를 시도하지만 병력 이동을 눈치챈 미군이 한국군에게 제 때에 상황을 전파하면서 사전에 발을 묶어두기로 계획되어 있던 특전사의 진압군이 반란군의 기동로를 차단하자, 진압군 병사들을 회유하기 위한 연설을 하다가 진압군측 지휘관의 사살명령에 저격을 당해 죽는다.
1.3.3. 북한
- 김일성 - 작중에선 이미 치매에 걸려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실권은 아들인 김정일이 휘두르고 있다. 작품 말미의 친중파 쿠데타 이후 강제 은거당했다는 언급이 미국 정부 관료를 통해 언급된다.
- 김정일 - 우리가 익히 잘 아는 그 뽀글이 맞다. 자신의 지지기반과 후계 권력구도를 굳히기 위해 남한과의 전쟁을 일으켰으며, 스폰서로 소련을 구워삶아 다양한 군사원조를 얻어내었지만, 중국과의 줄타기에 삐끗하면서 결국 본전도 못 찾고 파국을 맞게 된다. 친중파들이 국방위원회 회의 석상에서 쿠데타를 일으키자 호위총국 경호원에게 진압을 명령하지만 그 경호원도 이미 친중파로 갈아탔고, 결국 끌려나가 묘비 없는 무덤에 묻히는 신세가 되었다.
- 전재연 상좌 - 북한군이 소련에게 원조받은 최신형 킬로급 잠수함 '위대한 수령'함의 함장. 초전에 진해항에서 요코스카로 탈출하던 미 해군 구축함을 격침시키며 심상찮은 첫 등장을 보여줬지만... 최후가 너무 허망하다.
- 조현재 장군 - 남침하는 북한군의 주력부대를 지휘하며 초전에서 승승장구하지만, 선더볼트 작전에 휘말려 처참한 패배를 맛본 뒤, 숙청의 위기를 겪게 되자 알아서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같이 평양에 끌려가 인민재판을 받기로 되어있던 부사령관 정달중 장군은 인민재판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변호하겠다고 응수하지만, 보위부 요원들은 그런 그의 등 뒤에서 권총을 들이밀고...
1.4. 기타
- 프롤로그에서, 미군 정보장교와 한국군 전투공병대의 합동 땅굴 탐색팀이 비무장지대 이남에서 북한군의 새로운 땅굴을 탐지해서, 땅굴 안에 있던 북한군과의 교전을 벌이며 땅굴을 폭파시켜 버린다. 땅굴의 규모가 으리으리한데, T-62 전차 1개 대대와 기타 차량들이 들어차있는 대규모 땅굴이다. 아마 1970년대 중반에 발견된 제 2땅굴이 완공되었을 시 전차의 기동이 가능할 정도였다는데서 영감을 얻어 이런 무리수(...)를 저지른 것 같다.
- 미군 지상군의 주요 등장 인물인 RT출신 신참 쏘가리 케빈 리틀 소위가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미국인 입장에서의 한국에 대한 디테일한 첫 인상 묘사가 꽤 재미있다. '석탄 연기와 무연 휘발유가 뒤범벅이 된' 이국의 이상한 냄새에 당황한 소위에게 그를 기지로 옮기고 있는 운전병이 하는 말이 걸작이다.
"내일 아침이면 그 냄새를 깨닫지 못하게 될 겁니다, 소위님. 앞으로는 더 지독한 냄새를 맡게 될 테니까요. 한국 사람들은 '''김치'''라고 부르는 '''집에서 만든 네이팜탄 같은 음식'''을 먹는다구요. 그들은 그것 없이는 아무 것도 먹지 못합니다. 빨간 고추, 배추, 오이, 무우, 마늘 등을 마구 비벼서 몇 달 동안 발효시킨 것입니다. '''바람만 제대로 불면 아마 호놀룰루까지 그 냄새가 날아갈 겁니다.'''"[15]
- 작중 한국군은 복잡한 느낌으로 묘사된다. 야전부대의 경우는 그럭저럭 열심히 싸우고, 특전사의 경우 전쟁 전후를 가리지 않고 잊을 만 하면 나타나 쿠데타군을 진압하고 북한군을 탈탈 털어버리며 적후방에 추락한 미군 조종사를 구출하고 부산에서는 고첩의 아지트를 급습하는 등 활약을 펼치나, 그런 용맹한 병사들을 통제하는 윗대가리들은 정치적 야심을 가지고 쿠데타나 벌이는 정치 군인들이나 할줄 아는 건 정부에 아첨하는 것 밖에 없는 보신주의자들 투성이다. 그무렵 한국군 장성들이 어떤 꼬라지였는지 익히 아는 사람들에겐 기묘한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는 대목. 이런 전반적으로 그럴싸한 분위기 탓인지,드래곤 대전차 미사일과 CAR-15 소총을 들고 다니는 특전사가 등장하고 장군이 병사들에게 포상으로 이틀치 식권을 지급하는 등 어색한 묘사가 종종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크게 개의치 않고 소설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 종종 언급되는 한국인들의 묘사 역시 다양하다.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는 시위대가 나오는가 하면, 그런 대학생 시위대를 보면서 철딱서니 없다고 비야냥대는 서점 주인이 뒤이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남베트남처럼 북한에 철썩 달라붙는 모습은 나오지 않고 오히려 북한 점령지 안에 떨어진 미군 조종사를 보호해 주기도 하는 등, 꽤 현실적인 한국인들의 반응이 보여진다. 외국인 작가에다 한국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하던 소설 집필 시기를 감안하면, 작가가 얼마나 이 소설에 공을 들였는지 쉬이 짐작할 수 있다.
- 작중 초반에 쿠데타를 기도하는 군내 강경파의 리더이자 제 4보병사단장으로 나오는 장군의 이름은 장재규이다. 한국 현대사에 조예가 있는 이들에게 기묘한 기시감을 느끼게 하는 이름이다.
- 미군 부대가 운용할 군수물자들을 수송하는 사전배치선단을 기습하려는 북한 해군의 최후가 실로 안습하다. 어떤 놈은 자기들이 선단 코앞까지 침투한줄도 모르고 잠망경을 올렸다가 대잠헬기에 발각되어 꼬르륵 하지 않나, 단 한척뿐인 킬로급 잠수함 위대한 수령함은 서전에서 미 해군 구축함을 간단히 격침시키던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어이없는 최후를 맞이하는데, 공격을 앞두고 취사병들에게 차를 끓여오라고 지시를 내렸는데 취사병이 실수로 펄펄 끓는 차 주전자에 데여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미군 대잠초계기에 포착되어 어이없게 털려나간다. 미군의 증원병력을 차단하려던 야심찬 시도도 같이 끝... 그나마 오사급 미사일 고속정들 세 척이[16] 미 해군 컨스텔레이션 항모전단을 기습, P-15 테르밋을 발사했으나... 딱 거기까지... 지나가던 P-3 한 대에게 걸려서 곧바로 항모전단에서 하푼 난사를 맞고 그대로 꼬르륵...
- 한국 공군측 등장 인물로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 '청룡 편대'의 편대장 전상두 소령의 기체는 다름아닌 A-10 공격기이다. 한국군에게 A-10을 판매하려는 분위기가 무르익던 시절이라 그런 듯 하지만...
- 북한군이 도하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태풍이 불어오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비구름이 북쪽에서 몰려오는 것으로 나온다. 태풍은 남쪽에서 올라오는데....
2. 관련 문서
[1] 거리에서는 더욱더 전향적인 민주화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데모가 벌어지고 있으며, 여당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야당이라든지, 선거로 선출된 정부, 연립 정부와 같은 말들이 작중에 등장하는데, 노태우 대통령의 제 6공화국 1기가 이에 가장 부합한다. 결정적으로 책의 출판 시기가 1990년.[2] 이 간첩에 얽힌 배경설정이 걸작인데, 6.25 전쟁 도중 '''베리야의 조언을 받아 김일성이 남한에 숨겨둔 첩보원'''이라는 설정이다. 작중 미국 정치인들의 대사를 들어보면 한국 정부의 내무부 차관으로 짐작된다.[3] 작중의 한국 정부 역시 군부 내의 돌출 행동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한국군 합참의장의 대사를 통해 언급된다. 그러나 정부 또한 잘난 구석 하나 없는것이... 한국 정부는 그런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정국을 빠른 시일 내에 수습하기 위해 '''한미 연합사에 전방부대의 후방 재배치'''를 요청하고 앉아 있다. 그것도 하필이면 12.12때 전방 경계지역도 버리고 서울에 입성했던 9사단(...).[4] 그와 더불어 한국인들에겐 이와 같은 의도를 감춰달라고 요청한다. 한국 정부의 개혁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동이었지만... 이는 한국군 장성들을 비롯한 많은 한국인들에게 미국이 자신들을 버렸다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다.[5] 작중 대사로는 '제 1특전단'이라고 언급된다. 현실의 부대와 어떻게든 끼워맞춰 보면 제 1공수특전여단으로 생각되는데, 12.12 당시 반란군이었던 부대임을 생각하면 조금 아이러니한 대목. 여담이지만 쿠데타군의 주력은 제4보병사단이라는 가상의 부대이다.[6] 작중 김정일은 친소 노선을 타 소련에서 킬로급 잠수함 1척과 T-72 전차, MiG-29 전투기들을 공여받는다.[7] 서울은 시가전을 두려워한 북한군이 일부러 우회해 남침했기 때문에 무사했다.[8] 본격적으로 미국과 발을 맞추기 전부터, 미국이 유엔에 상정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두고 기권표를 던져 재재안 통과를 밀어 주기도 한다. 작중에서의 설명으로는 중국은 한국과의 경제 교류를 더 중시했다고 이야기가 나오는데... 중국과 탁구를 치며 소련을 견제하던 냉전시절 후반기의 미국의 태도가 영향을 준 듯 하다.[9] 김일성은 아직 살아있었으나 치매에 걸린 폐인 상태였다.[10] 여담이지만 자신들이 동아시아에서의 파워 게임에서 중국에게 완전히 엿먹었음을 깨닫고 판을 접어버리는 소련의 높으신 분들 반응이 참 속 시원하면서도 안습하다.[11] 당초 목적은 정보 공유라기보단 추궁에 가까웠지만 말이다. "이놈들 내 말 씹고 감히 전방병력을 서울로 보내? 군대로 시위진압할 속셈이지?!"[12] 소설 집필 시점에만 해도 미군 2사단은 철책을 지키는 부대였다.[13] 당신들은 어차피 곧 짐 싸고 떠날텐데 우리가 왜 당신들의 말을 들어야 하는가? 라는 식의 논조이다.[14] 작중 언급을 보면 ROTC인 캐빈 소위와는 달리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보인다.[15] 뭐 읽는 우리 입장에서 기분 나쁘겠지만, 이게 '''1989년작'''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인종차별도 지금보단 심했을 테고, 김치도 지금과 비교하면 미국인에겐 그냥 이상한 음식이였을 테고, 인터넷도 없었을 시절이었을 테니...[16] 각각 '혁명', 보복' '복수자'라는 함명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