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전여포
三英戰呂布
1. 개요
삼국지연의의 극중 대목 가운데 하나.
반동탁 연합에 소속 되어있던 유비, 관우, 장비가 여포를 맞아 싸운다. 다만 정사 삼국지에는 나오지 않는다. 후대의 창작인셈. 상당히 유서깊은 이야기로, 천여년전 원나라 이전 송대의 잡극시절에서도 그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 유구한 이야기이다.
2. 줄거리
18로 제후가 동탁을 타도하러 뭉쳐 공격해오자, 동탁은 화웅을 내세워 사수관을 지키게 한다. 제후군 가운데 손견이 나서서 사수관을 공격하여 승세를 잡지만, 원술이 이를 시기하여 군량을 보내주지 않아 패배한다.
화웅이 제후들의 군대를 공격하자, 관우가 나선다. 그리고 조조가 마시고 출전하라고 데워준 술이 채 식기도 전에 화웅을 베고 돌아온다.
화웅이 죽자 동탁은 분노하여 여포를 내보낸다. 여포는 호로관에서 18로 제후군과 대치하며 무쌍난무를 펼치며 다음 장수들을 차례차례 쓰러뜨린다. 참고로 사수관과 호로관은 원래 같은 곳이나, 나관중이 일일이 지형 확인하고 소설 지은건 아니니 넘어가자.
- 왕광의 부하 방열(方悅): 5합 만에 죽었다.
- 장양의 부하 목순(穆順): 1합 만에 죽었다.
- 공융의 부하 무안국(武安國): 한 팔이 떨어진다.
- 공손찬이 친히 나서 여포와 싸우지만 상대가 되지 못하고 패주한다.
3. 여담
-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일기토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장면이나, 정사 삼국지에는 등장하지 않는 후대의 창작이다. 사실 유비가 반동탁 연합에 참가했다는 기록 자체가 선주전 배송지 주석 영웅기[2] 에만 짧게 언급되는 실정인데, 이에 따르면 유비는 조조와 함께 무리를 모았다가 동탁 토벌에 종사했으므로 반동탁연합군에서 조조군에 속했을 가능성이 높고,[3] 조조는 익히 알려져 있듯 동탁의 장수 서영과 상대했다. 한편 여포는 양인지역에서 호진과 함께 손견에 맞섰다. 즉 실제 정사에서 당시 유관장이 여포와 만났을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 세 영웅이 여포와 싸운다는 줄거리는 삼국지평화에서 이미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때에는 장비가 딱히 밀려서 참전한게 아니라 그냥 다굴이었다. 삼국지평화에서는 이후 장비와 여포가 1대1로 대결하여 장비가 여포를 패퇴시키는 줄거리도 들어가 있다.
- 일기토가 비교적 많은 삼국지 연의에서도 일기토가 매우 많이, 화끈하고 손에 땀을 쥐게 연달아서 나타나는 부분이다. 여러 장수를 연달아 제압하며 여포의 강함을 어필하고, 유비 삼형제가 나서서 막아냄으로서 극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거기다가 장비, 관우, 유비가 차례로 합류함으로써 여포의 임팩트가 점점 더 커진다.
- 이 전투는 삼국지연의에서도 극초반의 장면이다. 그럼에도 여포를 끝판 대마왕의 포스로 만들어놓는 바람에 삼국지 관련 매체에서 이걸 도대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하게 만들었다. 진삼국무쌍 시리즈만 해도 호뢰관 전투는 어디까지나 황건적의 난 다음에 나오는 초반 전투인데 벌써부터 감당안되는 괴물을 만들어 놓는 바람에 이제 막 게임을 시작한 플레이어들을 충공깽으로 빠뜨리기도 했다. 더불어 호뢰관 전투의 여포 이외에는 딱히 상대하기 어려운 무장도 없는 마당이니 [4] 이걸 깨고 나서부터는 허망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사실 진삼국무쌍 시리즈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호로관 전투에서 '여포를 상대하지 말고 우회로를 통해 동탁을 노려라'라는 시스템을 만들어두었다.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여포가 있는 호로관 옆으로 우회로가 얇게 나 있다. 물론, 굇수들은 초선을 격파하고 나서도 여포를 잡는 미친 행각을 보여주기도 한다. [5]
- 이 장면 하나 때문에 여포가 유관장 삼형제와 맞먹는 무력을 지닌 최강자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결코 그렇지 않다. 애초에 장비 혼자 싸울 때도 50여 합을 겨뤘으나 밀리지 않았고, 여기에 관우와 유비가 참전하면서 여포가 못 당하고 도망치게 만든 것이다. 3:1로 싸우고도 버텼다는 점이 대단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여포가 더 위라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 이에 이문열의 삼국지 등에서는 장수의 기량은 비슷했으나 여포가 탄 말이 그 유명한 적토마라서 평범한 말에 탄 관우와 장비가 당해내기 어려웠다는 식으로 해석하면서 유비의 무력이 가장 최약인 것처럼 악의적으로 묘사했다.[6] 서주 편에서는 여포가 관우나 장비보다 강하지 않다는 것이 더욱 뚜렷이 묘사되는데 유비가 서주목을 양보하려 하자 여포가 덥석 받으려 했으나 관우와 장비가 뒤에서 눈을 부릅뜨는 것을 보고 쫄아서 이후 유비가 몇 번이고 더 권해도 끝내 사양한다. 여포의 오만하고 탐욕스런 성격을 생각하면 관우와 장비를 얼마나 경계하는지 알 수 있다. 이후 조표의 반란 때 장비와 겨루는데 장비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데도 장비의 힘을 두려워하여 함부로 덤비지 못했다고 되어있다.[7] 이후 소패성에서도 장비의 말 도둑질 건으로 인해 여포와 장비가 1:1로 일기토를 벌이지만, 100합이 넘도록 승부를 내지 못했다.
- 애초에 삼영전여포는 완벽한 콤비네이션으로 여포를 일방적으로 발라버리는 유관장 3형제의 무력을 돋보이려고 넣은 장면이다. 위에 서술되어 있듯이 원래 장비 한 명으로 여포와 맞먹고 있었고, 관우가 참전하자 찌르고 베는 공격이 조화를 이루며 공격해 오니 여포는 간신히 쳐내기만 하고, 유비가 솜씨 좋게 틈새를 공격하니 이제 피하기만 하다가 도망쳤다. 장비와 싸울 때만 해도 용과 범이 싸우는 것 같다고 양쪽을 띄워주다가 관우의 참전 이후로는 관우와 장비의 솜씨만 칭송하지 여포는 당황했다느니 간신히 쳐냈다느니 슬슬 밀리는 묘사를 확실히 넣어주고, 유비가 끼어들자 이젠 피하기만 했다고 적혀 있다. 이렇듯이 나관중의 의도는 여포를 완벽히 농락하는 3인방의 재주를 띄워주기 위한 것이었으나, 이런 과정은 잊혀 버리고 여포가 유관장 삼형제와 3:1로 싸웠다는 대략적인 줄거리만 기억되면서 오히려 여포의 무력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왜곡된 것이다. 이것이 2차 창작 등을 통해 더욱 심화되고 말았다.
- 정사에서도 여포의 무예는 수준급이었으나 관우의 무력이나 장비의 용맹보다 낫다고 보긴 어렵다. 참고로 바로 뒷시기인 5호 16국 시기에 인간병기의 대표격으로 밥먹듯이 언급된게 관우, 장비이다. 당대의 기준으로 여포가 이들과 무력이나 용맹을 견주는 것은 어려웠다는 말. 이외에도 여포가 장비를 격파한 기록이 있으나 연의에서도 나오듯이 조표와 단양병의 반란 와중에 여포가 기습을 가한 것이고, 애초에 장비가 거느린 병력이 여포보다 우세했을 가능성도 없다.
4. 기타 창작물에서의 등장
- 창천항로에서는 해당 장면이 여포의 일방적인 양민학살을 관우가 가로막아 일기토가 성사되고, 그 순간을 노린 조조의 지략이 더 부각되는 쪽으로 묘사된다. 고로 여포와 관우의 1:1로 묘사되는 몇 안 되는 작품. 장비의 경우 처음에는 나가 싸우려다 유비가 말려서 못 싸웠다. 유비도 관우의 실력을 확실히 가늠하지 못해서 여포랑 싸우면 관우가 죽는다며 말리려고 했다가 이후 관우의 실력을 보고 감탄하게 된다.
- 화봉요원에서는 비교적 자세하게 묘사되는데, 여포와 관우, 장비가 각각 동격, 혹은 여포가 관우, 장비에게 각각 조금씩 밀리는 것 같이 묘사되다 유비를 띄워주기 위한 사실상의 제물 취급 당한다. 이 작품에서 여포는 무력 최강자 자리에선 내려온 대신[8] , 그나마 당대 일류급의 지략가로 묘사되는 쪽으로 이미지 만회에 성공한 캐릭터다.
- 고우영 삼국지에는 하나의 행위예술이였다는 식으로 묘사된다. 모두 숨을 죽이고 이 전투를 지켜보다가 끝날 기미가 안보이자 보다못한 유비가 끼어든다. 이때 '유비가 예술을 깼다!'라고 쓴 고우영의 촌평이 일품. 유비까지 가세하자 여포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치졸한 핑계를 대며 도망친다. 최훈의 삼국전투기 단행본 뒷얘기에 고우영 삼국지에 실린 이 대목을 예를 들며, 유비를 까고 고우영의 센스에 찬사를 보냈다. 다만 딱히 유비에 대해 별다른 후일담이 없고 예술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오라는 뉘앙스의 고우영과 달리, 최훈은 촉까답게 대놓고 괜히 유비가 눈치없게 끼어들어 그르쳤다라는 식으로 글을 썼다.
- 드라마 삼국에서는 관우와 장비가 잘 싸워서 여포가 점점 밀리는 상황에서, 유비가 여포를 회유하고자 일부러 장비의 공격을 방해하여 여포의 목숨을 구해주는 걸로 묘사했다. 장비의 창이 여포를 꿰뚫기 직전에 유비가 검으로 쳐서 공격 궤도를 틀어서 여포의 목숨을 구해준다![9] 유비는 여포를 회유했으나 장비가 바로 여포를 공격하면서 판은 깨져버린다. 삼국에서 유비의 무력은 보통 삼국지 매체의 유비의 무력보다 꽤나 강하게 묘사되는 편으로 비록 여포에게는 밀리지만 쌍고검으로 여포와 열심히 싸우는 면도 보여주고 방천화극의 공격을 받아내기도 하는 꽤나 무력이 강하다.
- 토탈 워: 삼국의 트레일러가 삼영전여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관우, 장비, 여포가 말에서 내린 상태로 싸운다. 더불어 보통 묘사되는 것과는 달리 관우와 장비가 동시에 여포에게 달려든다. 그래도 나름 장비가 밀리자 관우가 나서는걸 표현한건지, 장비가 여포에게 죽빵 한방을 맞고 넘어진 뒤 관우와 합을 겨룬다. 트레일러에선 유비가 개입하진 않는다.
- 네이버 웹툰 이말년씨리즈에서 6월 15일부터 삼국지 여포전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이말년 특유의 센스가 잘 살아나고 있다.[10] 특이하게 여포가 관우와 먼저 대결한 뒤 장비와 유비가 개입하는데, 그 이유가 참 이말년답다.
- 진삼국무쌍 시리즈에서도 꾸준히 나오지만, 시리즈가 갈수록 조운과 위연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촉이 푸대접 받기에, 여포 한명에게 삼형제와 뜬금없이 끼어드는 조운이 밀리는 양상을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위에 경우 전위가 여포와 1:1에서 밀리지 않는 등 버프를 받는다.
- 삼국지 조조전에서는 3:1이 아닌 차례로 덤비는데 관우의 예상치 못한 뛰어난 기량에 감탄하고(물론, 여포가 약간 우세한 것으로 묘사된다.), 장비를 상대로는 계속 농락하다가 장비의 한방의 힘에 질려버리며(오히려, 이때는 여포가 패배한 것처럼 묘사된다.), 유비를 얕보다가 의외로 유비가 강하다는걸 인정하고 말머리를 돌려버린다. 그렇다고 유비의 무력이 엄청나게 버프 받았다고 보기는 힘든 게 일기토가 끝난 이후 반응을 보면 관우, 장비와 비교할 때 유비는 지쳐서 거의 쓰러질 지경으로 묘사된다. 장비한테 한방의 힘에 질리는 모습 때문에 여포가 너프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 SD건담 삼국전에서도 애니판 8화, 초판 프라모델 동봉 코믹스 3화에서도 묘사되었다. 여기선 반대로 여포가 셋을 압도하지만 이후 유비가 삼위일체 모드로 각성하여 여포를 쓰러뜨렸다. 그러나 여포도 그렇게 치명상을 입지는 않았고, 이후 전장을 떠나게 된다.[11]
[1] 정사에서는 포도[2] 다만 당대 1차 사료이므로 무시할 수 없다.[3] 다만 연의에서 유비는 공손찬 군에 속해 있었다.[4] 플레이어블인 초선, 장료와 가후 때문에 황건적 스테이지보다 난이도가 확실히 올라가긴 한다. 총대장인 동탁은 사실 처리하는데 그렇게 어려움은 없다. 호로관 여포를 뚫고 왔는데 동탁이 어려울까.[5] 초선-여포 커플링이 진삼의 오랜 전통이라, 후방의 초선을 먼저 격파하면 여포가 강화모드가 되는데, 빡센 재미를 위해 일부러 강화시켜서 잡는 플레이어들도 있다. 물론 이들 중 90%는 흉악한 대미지+미쳐 돌아가는 콤보의 환장맞을 조화로 인해 순식간에 여포에게 끔살당한다. [6] 당연히 유비가 연의에서 무력 최약체라는 설정은 어디에도 없다.[7] 물론 술에 취한 장비의 힘을 못 이길까봐 두려워했다고 보기는 힘들고, 어차피 성은 점령한 거나 마찬가지지니 괜히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싸울 필요를 못 느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삼영전여포에서 멀쩡한 상태에서도 비슷했는데 술 취한 상태라면 장비에게 쳐발린 허저와 비슷한 상황이 나오면 나왔지 여포가 질 만한 상황이 거의 나오지는 않는다.[8] 그렇다고 약하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관우, 장비를 제외하면 거의 답이 없었다. 정사 기준으로는 정확한 반영일수도?[9] 더 충공깽인 장면은 유비가 장비의 사모만 쳐내는 것이 아니라 관우가 여포를 벨 뻔한 장면도 있지만 그것 역시 유비가 쳐내서 무력화 시킨다. [10] 예를 들면 여포는 (뒷 일이지만) 자기 의붓아버지를 죽인 호로자식이기 때문에 호로관을 지킨다는 드립 등...[11] 차이점은 전자는 초선과 장료가 호로관이 함락되어 위험하다고 후퇴를 말한 뒤 여포가 수긍했고, 후자는 여포가 전국옥새를 강탈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유비 일행과 대결했지만, 그래도 옥새는 동탁에게 가져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