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1. 개요
'생'은 한글의 음절자 중 하나이다.
2. 순우리말
순우리말에서 '생', '생다'와 같은 단독 음절로 이루어진 말은 없고 '생기다', '생각하다', '생생하다'처럼 2음절로 된 단어는 있다. 둘 다 순우리말로 보인다.
'생기다'는 한자 '生'과 발음과 의미가 유사하지만 어원적 관련성은 없는 일종의 가짜동족어이다. 과거 18세기에 '삼기다'였고 ㄱ에 의해 선행 음절의 종성이 자음동화되어 ㅇ 받침이 되고, 후행 음절의 ㅣ가 선행 음절로 넘어오는 움라우트 현상이 일어났다.[1] 조선 후기에 ㆎ를 써서 'ᄉᆡᆼ기다'로 정착했다. 이후 ㆎ의 폐지에 따라 '생기다'로 바뀐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이후 '잘생기다'라는 합성어가 등장하였다.
생각 역시 마찬가지로, 의미상 후행 음절의 '각'이 한자 '覺'처럼 보이지만 기원적으로 한자어가 아니다.
'생생하다'는 한자 生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국악기 생황의 다른 말로 쓰인다.
3. 한자
상당히 자주 보이는 음절자이지만 대부분은 生이다. 1자 한자어 접사로서 '생-나물', '생-물오징어'[2] 식으로도 쓰인다. 그런 경우에는 [쌩]으로도 자주 읽으며 순우리말 접사인 '날-'과도 어느 정도 의미가 비슷하다. 간혹 '학생'을 줄여서 '-생'으로도 쓴다(자취생, 연구생 등).
4. 외국어
4.1. 프랑스어
4.1.1. saint
Saint[sɛ̃]. 성인(聖人)을 의미한다. 영어 '세인트'와 의미와 철자가 같으나 발음이 상당히 다르다. 물론 유래는 영어의 해당 단어가 프랑스어에서 온 것이며,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라틴어 sanctus에서 왔다.[3] 독일어 장크트(Sankt), 이탈리아어 산(san), 네덜란드어 신트(sint) 등과도 관련이 있다.
생택쥐페리(Saint-Exupéry)에서도 보듯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단어가 이어지면 단독형과는 달리 [t]가 발음된다.
프랑스어 표준 IPA 대응에서 [æ]는 대응 비모음이 없으므로[4] [ɛ]/[æ]를 '에/애'로 구별해서 적는 것과는 달리 [ɛ̃]은 본래 [ɛ]가 한국어 /ㅐ/에 더 가깝다는 것을 따라 '앵'으로 적는다. 따라서 프랑스어 한글 표기에서 '셍'으로 적는 경우는 없다.
일본식 표기로는 [ɛ]를 ア단으로 적는 관습에 따라 サン(상)으로 자주 적는다. 간혹 한국에서도 이걸 그대로 받아들여 '상'으로 적는 일이 있다.
4.2. 영어 sang
4.2.1. 동사 sing의 과거형
'sing'의 가운데 모음이 바뀌어 'sang'[sǽŋ]이 되었다. 기본형-과거-과거분사에서 가운데 모음이 'i-a-u'로 굴절하는 류의 동사로 고대 영어 제3류 강변화 동사(class 3 strong verb)[5] 의 흔적이다. 비슷한 변화를 보이는 동사로는 drink가 있다.
굴절형이다 보니 'sang'을 한국에서 음차하여 '생'이라고 적는 경우는 드물다.
4.2.2. 라틴어 어근 sang(ui)-
라틴어로 "피"를 뜻하는 어근은 'sáng(ui)-'인데, 라틴어나 프랑스어에서는 '상'[saŋ]~[sɑ̃]이지만 철자 그대로 영어로 넘어오면 '생'[sǽŋ]이 된다. Sanguine(생귄) 등. sangfroid(상프루아, "침착")처럼 여전히 프랑스어식으로 '상'이라고 읽는 단어도 있다. 영어 단어 가운데 'sangui-'가 쓰인 것
[1] 방언에서 주로 나타나는 '먹이다'가 '멕이다'가 되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2] 처음 오징어를 사러 갔을 때 이 단어를 '생물 오징어'로 보고 의아해했더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3] 이 단어는 sacred(세이크리드), sanctuary(생크추어리)의 어원이기도 하다.[4] 파리 지역 등 일부 방언에서는 비모음에서 모음추이가 발생하여 /ɛ̃/가 [ɑ̃\]나 [æ̃\]로 실현되기도 하는 것이 관찰되고 있다.# 그러한 경우 기존의 /ɑ̃/는 [ɔ̃\](혹은 [ɒ̃\])가 되고 /ɔ̃/는 [õ\]나 [ũ\]가 되는 식으로 모음사각도 기준 시계반대방향으로 추이가 나타난다.[5] 오늘날과 같이 '-ed' 식의 접미사가 붙어 활용하는 것을 '약변화 동사'(weak verb)라고 하고, 어근 내부가 바뀌어 활용하는 것을 '강변화 동사'라고 한다. 영어는 현대 영어로 오면서 강변화 동사가 적어져가는 추세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