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사
1. 개요
Chauffeur
수행기사는 고위직 인물을 수행하기 위해 이들이 탄 차를 운전하는 기사를 뜻하는 말이다.
고급 승용차 중 이렇게 수행기사가 몰 것을 상정하고 만든 차를 쇼퍼 드리븐(Chauffeur-Driven) 이라고 한다.
명칭은 '수행기사'이지만, 실제로는 높으신 분의 발과 같으므로, 24시간 따라다니는 역할. 보통 전무급 임원부터 붙는다.
2. 채용
직무 역량은 다음과 같다.
- 오랜 기간의 운전경력이 필요하다. 운전면허는 필수이지만, 수행기사 경력이 많을 수록 유리하다.
- 차량 관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 잦은 지방 출장과 숙박을 견뎌야 한다.
수행기사는 높은 사람의 최측근이므로, 수행기사가 마음먹으면 죽창으로 보내버릴 수가 있다. 따라서 어떤 높은 사람들은 계약직 수행기사를 아예 고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파티션이 있는 자동차를 타고다니는 경우도 있다.
그런 연고로 채용 구조가 폐쇄적인 경우가 많다. 공고에 '가정과 아이 가 있는 분 찾음'이라고 내거나, 아니면 아예 공고를 내지 않고 1:1 인맥으로 뽑는 식이다.
3. 높으신 분들을 보내버리는 죽창
역량만 봐도 알 수 있지만 보통 고된 직업이 아니다. 부당한 대우를 받는 건 부지기수. 높으신 분의 옆을 계속 따라다니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며, 따라서 검찰에서도 사건이 터지면 소환 1순위가 된다. 다음 사례를 보자.
- 성완종 리스트 - 이완구 전 총리가 3,000만원을 성완종으로부터 안 받았다고 혐의를 부인하자, 비타 500 상자를 다른 수행비서가 가지고 간 뒤 올 때는 없었다고 여모 씨가 증언하였고, 역시 전직 운전기사인 윤모 씨는 성완종과 이완구가 만난 날을 정확히 기억해냈다. 결국 이완구 총리는 자진사퇴했다.
- 박상은 전 의원 - 차에서 발견된 뭉칫돈 3,000만원을 검찰에 넘겨 징역 6개월, 집유 1년을 선고받았다.
-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 브로커의 운전기사가 돈다발을 사진찍어 신고하였다.
- 홍사덕 전 의원 - 불법정치자금을 건네준 측의 운전기사 고 모씨의 제보로 수사가 시작되었다.
- 최규선 - 최규선의 운전기사의 폭로가 결정적이었다.
- 현영희 전 의원 -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에게 5,000만원이 들어 있는 쇼핑팩을 전달했는데, 이걸 본 운전기사가 선관위에 신고했다.
-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 골프채 세트를 사서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폭로를 하려다가 실패한 케이스도 있다.
- 무학 전 회장의 운전기사 - 폭로하겠다고 무고 협박했다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 임원의 배우자를 포섭: 어떤 상무의 부인이 그의 수행기사를 통해 남편이 어디서 어떤 이유로 외박했고 누구를 접대했으며 술자리에서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 모두 파악하여 남편을 압박했다. 상무는 수행기사를 박대했으나 상무의 부인은 종종 그에게 용돈을 주었기 때문이다.
- 경쟁사 임원에게 정보 제공자로 이용 당함: 어떤 회사의 상무 A와 그 수행기사 B, 그리고 경쟁사의 이사 C와 그 수행기사 D가 있다고 하자. C가 조찬 모임이나 업계 행사 등을 이용해 A와 친한 척을 하면서 B에게 인사를 건네고, D를 통해 명절이나 집안 대소사 때 B에게 선물을 챙겨주면, B는 C가 A와 친하다고 착각하게 되고 협상 장소 같은 업계 비밀을 자신도 모르게 누설할 수 있다.
4. 고통
일은 많이 시키고 그에 따른 대가는 챙겨주지 않는 곳이 많다. 한 사례에서는 수행기사가 주말과 휴일도 없이 새벽까지 임원의 스케줄대로 주당 90시간씩 근무했다. 그러면서도 야근수당과 휴일수당을 챙겨주지 않았으며, 대우는 계약직이었고, 상무는 식사 한 끼 사 주지 않았다. 심지어 따뜻한 말이나 칭찬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 임원의 부인이나 경쟁사 임원 등의 유혹에 넘어갈 확률이 높아진다.
'수행기사'로서의 업무 분장을 벗어난 잡일을 시키며 하인처럼 부리는 경우가 많다. 수행기사를 고용해 놓고 시장 가는 일, 아이들 학교 등교, 건물 관리, 잡다한 청소 등을 시킨다.
2015년 그것이 알고싶다에 따르면, VIP 의전용 매뉴얼을 비서나 수행기사에게 교육시키는 경우도 있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책자인데 130쪽에 달하기도 한다고 한다. 한두군데의 재벌기업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기업이 이런 매뉴얼을 가지고 있다.
사진
만일 매뉴얼대로 안 하면 아예 잘린다. 욕설, 고함, 폭행 일거해서 전부 근로기준법위반이지만, 특별히 나서는 사람은 없다. 위에 나온 당사자는 대림산업의 이해욱 부회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현대그룹의 정일선씨도 갑질 운전기사 폭행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런 매뉴얼을 가진 임원이 한둘이 아닌 듯.양 손을 뻗어 핸들에 손목 위치’ ‘핸들 파지는 왼손 9시 방향, 오른손 3시 방향.
오너 문자에는 10초 안에 대답하기.
사이드 미러를 접고 주행하는 연습 필요.[1]
운전할 때 가속 페달은 어떻게 밟아야 하는지
차량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적혀있다”고 말했다.
'본의 아니게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절대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실언하실 경우, 곧이곧대로 듣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차량에 구비하는 세부적인 소품이 규정되어 있음
체취나 향수까지 규정되어 있음
아예 맷값을 정해놓고 단둘이 때리는 경우도 있음. 한 대에 10만원씩 쳐준다. 퇴근할 때 '내가 오늘 널 몇대 때렸냐' 하고 물어본 다음 100만원을 쳐줬다고 한다. 복싱을 한 재벌 3세인데, 기사를 뽑을 때 면접을 보면서 '뒤에서 주먹이 날아와도 견딜 수 있겠느냐?' 라는 면접을 본다고 한다.
매뉴얼에 없는 비참한 상황도 자주 당한다. 무슨 대로변이나 1차선 도로 같은 곳을 가다가 갑자기 '내려!' 하면서 수행기사를 버려버린다. 화나서 욕설 고함을 치르고 때리기까지 하다가 수행기사를 내리라고 해버리는 것이다.
5. 좋은 대우를 받은 경우
-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 - 40년간이나 동고동락하고 이사급 대우를 해줬다.
- 김영대 대성그룹 대성합동지주 회장 - 역시 40년 넘게 쭉 유지했다.
-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 - 검찰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닫고 적극적으로 보호했다.
[1] 인터뷰한 수행기사는 "굉장히 위험하며, 달리기하면서 눈을 가리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대답했으나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