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라면
[clearfix]
1. 개요
오뚜기에서 1996년부터 현재까지 생산 중인 라면.
2. 상세
어느 동네 구멍 가게에 가도 동사의 진라면과 함께 파는 것을 볼 수 있는 국민 라면 중 하나다. 동네 마트급 이상에서는 90% 이상 판매하고 있는 나름대로 입지가 있는 국민 라면이다. 새빨간 봉지에 빨간 고추가 그려진 디자인에서 위와 같은 형태로 디자인이 새로 바뀌었다.
전신은 1985년 당시 청보 핀토스의 모 기업이며, 풍한방직의 자회사로 유명한 청보식품에서 생산했던 동명의 제품이었다. 청보 시절의 열라면은 독특하게 액상 스프를 썼고 현재의 쇠고기 맛 베이스와는 달리 해물 맛 베이스였으며 신라면보다도 앞서 '''매운맛'''을 강조했던 선구적인 라면이었다.[1] 그러나 '''타 라면의 두 배'''를 넘어가는 '''250원'''[2] 이라는 가격에 걸맞은 맛을 보여주지 못한 게 문제다. 이주일이 나온 광고 멘트에서는 "맛만 있으면 값이 문제냐고요? 옴마, 그거 맞는 말이네요."라지만 일단 너무 고가였고, 결정적으로 맛도 없었다. 그나마 그 매운맛 덕택에 상대적으로 덜 맛없다는 평을 들었고, 매운맛 마니아들한테 컬트적인 인기도 끌었지만 어쨌든 열라면을 살 바에 다른 라면을 사는 것이 훨씬 나았다.
1987년 청보식품의 부도 이후 오뚜기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청보식품을 인수하면서 당시 청보의 주력 제품이었던 곱빼기라면, 영라면 등과 함께 단종되었다가 1996년, 시장에서 매운맛 라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모든 라면 업체들이 매운맛 라면을 출시하기에 이르렀고[3] 오뚜기도 이 시장 흐름에 편승하기 위해 청보 시절의 열라면 상표를 부활시켰다. 다만 상표만 다시 사용할 뿐 알맹이는 전혀 다른 제품이었는데, 당시 이 라면을 먹다가 너무 매워서 북극이 녹고(...) 서식지를 잃어버린 북극곰이 '열 받네~'라고 멘트를 날리는 광고가 인상적이었다. 1997년 광고에서는 스타디움에서 성화 점화식이 열리던 중 천둥이 치고 비가 내려 불이 꺼지는데 때마침 어느 청년이 던진 열라면이 성화대로 들어가면서 성화 점화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는 내용도 존재했다. 그럴 정도로 맵다는 상품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광고였다.
롱런해온 국민 라면이라고는 해도 대체로 매콤하기만 하고 맛이 별로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용케 사라지지 않고 버티다가 2012년 10월에 새롭게 리뉴얼되었는데 좀 더 매워지고 되게 맛있어졌다. 상당히 얼큰해졌다. 대략 진라면 매운맛에서 달짝지근한 맛을 빼고 매운맛을 엄청나게 보강한 맛이 난다. 어쨌거나 환골탈태 이후로는 열라면이 맛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부족해진 건더기 대신 집에 남는 삼겹살 같은 돼지고기를 음식점 크기로 잘라 세 조각 정도만 넣어주면 기름이 녹아 국물에 감칠맛이 더해진다. 또한, 가격도 신라면보다 싸다.[4] 진라면과 마찬가지로 마트에서 5봉지 묶음을 2천 원에 내놓는 경우를 의외로 자주 목격하게 된다.
매캐한 맛과 저렴한 가격 덕에 맛없다는 평가를 듣던 2012년 이전에도 낚시꾼들이 꽤 선호하는 라면 중 하나였다. 매운탕을 만들 때 열라면을 베이스로 만들면 매운맛이 강해 어울리기도 잘 어울리고 어딘가 모자란 듯한 국물 맛도 보완되면서 우러나는 국물 맛과 어우러져 꽤 맛있었다고... 지금도 그 성향이 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묵, 소시지,[5] 대파 등 이것저것 부재료를 때려 넣고 끓이면 진라면 이상으로 부재료 버프를 잘 받는 라면에 속한다.
치즈와 토마토소스와도 궁합이 좋다. 기타 잡맛보다는 문자 그대로 맵고 짠맛이 부각되는데 매운 게 유지되면서도 다른 부재료의 맛이 잘 녹아들어 간 라면을 만들 때 열라면 베이스로 치즈나 토마토소스를 섞어주면 느끼하면서도 매운맛 라면 혹은 토마토의 새콤한 풍미가 들어간 매운 라면이 된다. 특히 치즈의 느끼한 풍미가 라면과 어울리는 건 좋아하지만 치즈 하나 넣었다고 라면 매운맛이 확 죽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컵라면으로도 존재하는데, 보급률은 꽤 높다. 게다가 큰사발 컵라면 중에서 1,000원 이내로 구입이 가능하다.[6] 최대 특징은 일단 봉지와 마찬가지로 일반 컵 라면보다 다소 맵고, 면이 두껍다는 것. 봉지면이 별로였던 시절에도 컵라면 쪽은 맛이 꽤 괜찮은 편이었지만 특징이자 장점이 그대로 단점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은 주의. 맵기 때문에 조금만 국물을 먹어도 속이 쓰리고, 면발이 굵은 편이라 덜 익은 느낌을 주거나 혹은 그걸 방지하려다 너무 익어 물을 흡수하는 경우가 많다.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으면 맛있는 라면 중 하나기도 하다.[7]
바리에이션으로 열떡볶이면이 있는데 물을 버린 뒤 액상스프로 비벼먹는 형식이고 들어있는 쌀떡이 퀄리티가 괜찮지만 가격은 좀 비싸다.
스코빌 척도가 5013SHU로 제법 높은 편이다.[8] '''참고로 불닭볶음면 봉지면이 4404SHU이다.''' 다만 국물라면이기 때문에 실제로 느껴지는 매운맛은 불닭볶음면보다 훨씬 덜한 편. 물론 그렇다고 국물을 다 마시면 속이 하도 쓰려서 피로가 극심하게 몰려올 수 있다. 어지간히 매운 거 잘 먹는 사람들도 매워서 국물을 안 마시고 면만 건져먹는 경우가 많다. 면에 밴 매운맛 정도로도 충분히 맛있게 먹을 만하고, 그 마저도 다 먹고 나면 꽤 얼얼하다.
2020년 10월 중순부터 열라면으로 순두부찌개 라면을 만들어 먹는 게 인기가 되었다. 열라면에 순두부의 수분을 고려해 물을 조금만 넣고 순두부를 넣어 끓인 뒤 라면을 넣고 후추를 살짝 뿌려먹으면 정말 맛있다고 한다. 레시피가 처음 소개된 트위터, 순두부 열라면 열풍을 소개한 한 기사
2020년 10월 참깨라면과 결합한 "열려라 참깨라면"을 출시했다. 열려라 참깨라면의 이름은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의 ‘열려라 참깨’에서 착안해 만들었다.
다만 신제품인데도 불구하고 시중에서 잘 보이지 않는 편인데 그 이유는 롯데마트 전용 상품이기 때문이다. 가격은 열라면과 비슷하며, 매운맛이 강해 열라면 이상의 매운맛을 자랑한다.
[1] 신라면은 이듬해인 1986년 10월에 론칭되었다. 농심그룹의 회장이었던 신춘호 회장의 성에서 '辛'자를 딴 에피소드 자체는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광고에서 "매운맛을 좋아하는 분만 드세요"라고 멘트를 했을 정도로 강한 매운맛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았던 제품이다. 일종의 중의법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2] 동시대의 삼양라면은 100원, 안성탕면은 120원이었다. 고급 콘셉트를 내세운 삼양라면 골드 정도가 200원이었다.[3] 이미 신라면이 있던 농심을 제외하고, 삼양에서 핫라면, 팔도에서 쇼킹면 등이 출시됐다. 그러나 아주 맵다는 것 이외의 개성은 없었고 점차 붐이 사그라들면서 신라면과 열라면을 제외하고 모두 단종... 대략 2011년의 팔도 꼬꼬면, 나가사끼 짬뽕 등 흰 국물 라면 열풍의 흐름과 비슷했다고 보면 될 듯하다. 살아남은 제품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단시간 내 단종으로 끝나버린 결말까지 똑같다.[4] 2015년 6월 현재 한 봉지 기준 신라면은 780원, 열라면은 720원이었다. 게다가 2017년에 다른 라면들의 가격이 인상되는 와중에도 진라면과 함께 가격이 기존 가격인 720원 그대로이다. 2018년 현재 신라면은 한 봉지 기준 830원, 열라면은 720원이다.[5] 소시지의 경우는 호불호가 갈린다. 그리고 소시지를 그냥 넣으면 엄청 짜지니, 짠맛이 싫으면 물에 한 번 끓여내고 넣는걸 추천한다.[6] 2020년 현재 큰 컵라면 중에서 1,000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저렴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7] 이전까지는 진라면과 참깨라면의 레인지 업 버전이 나오는 와중에 혼자 전자레인지에 돌릴 수 없어 번거롭게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담거나 은박포장 뜯어내느라 고생해야 했는데, 최근에 열라면도 전자레인지 호환이 가능해지면서 데워먹기가 좋아졌다. 물 부어먹을 때 특유의 잘 익지 않던 면발도 쫄깃하게 익고, 너무 자극적이라 속이 쓰리던 국물도 전보다 훨씬 부드럽고 진하면서도 특유의 매운맛은 그대로 남게 되어 훨씬 맛있다. 진라면과 마찬가지로 전자레인지로 돌리면 아예 다른 라면이 되는 수준으로 맛이 향상된다.[8] 리뉴얼 이전에는 2995SHU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