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의 4가지 유형

 

1. 개요
2. 내용
3. 해설
3.1. 똑똑하고 부지런한 유형(똑부)
3.2. 똑똑하고 게으른 유형(똑게)
3.3. 멍청하고 게으른 유형(멍게)
3.4. 멍청하고 부지런한 유형(멍부)
4. 상성


1. 개요


흔히 독일군 상급대장 한스 폰 젝트가 했다고 알려진 일종의 명언. 하지만 또다른 독일 육군 상급대장 쿠르트 폰하머슈타인에크보르트 남작(Kurt von Hammerstein-Equord, 1878~1943)이 1933년에 발간한 지휘교범(manual on military unit command, Truppenführung)에 수록된 문장이라고도 하고[1], 영국군 원수인 버나드 로 몽고메리나 영국의 외교관인 로버트 밴시터트(Robert Vansittart)가 프로이센의 유명한 말이라며 인용하기도 했으니 그 이전부터 독일 쪽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일종의 금언인 듯하다.
미 육군대학이 발간하는 격월간 저널에도 나온다 여기서는 하머스타인-에크보르트가 한 말로 간주한다.
군생활뿐 아니라 직장 등 사회 생활에 대해서도 거의 정확히 통용되어 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사는 명언이기도 하다. 이 때는 보통 '똑부', '똑게', '멍부', '멍게'라고 표현된다. 다만 여기에서의 용어, 특히 부지런과 게으름은 일상 회화에서 사용되는 똑똑함과 게으름을 뜻한다기 보다는 업무에 대한 열의, 야심 등을 간략하게 표현한 것에 가깝다.
보통 똑부는 조직 내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매우" 똑똑한 인물을 말하고, 멍부는 반대 방향으로 조직 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매우" 멍청한 인물을 말한다. 그리고 그 중간에 해당하는 적당히 똑똑하고 적당히 부지런한 인물들은 이 분류에서 굳이 언급하지 않는다.
반면 똑게와 멍게의 분류는 모호하다. 멍게와 똑게는 부하들을 불필요한 일에 갈아넣지 않고 쓸데없는 일을 벌려 조직에 손해를 입히는 유형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치하므로 굳이 엄격하게 나눌 필요가 없다. 조직 내에서 가장 유능한 멍게가 똑게라 봐도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멍부가 조직 내에서 가장 똑똑하다고 반드시 똑부가 되지는 않는 것과는 대조적.

2. 내용


(독일어) Ich unterscheide vier Arten. Es gibt kluge, fleißige, dumme und faule Offiziere. Meist treffen zwei Eigenschaften zusammen. Die einen sind klug und fleißig, die müssen in den Generalstab. Die nächsten sind dumm und faul; sie machen in jeder Armee 90% aus und sind für Routineaufgaben geeignet. Wer klug ist und gleichzeitig faul, qualifiziert sich für die höchsten Führungsaufgaben, denn er bringt die geistige Klarheit und die Nervenstärke für schwere Entscheidungen mit. Hüten muss man sich vor dem, der gleichzeitig dumm und fleißig ist; dem darf man keine Verantwortung übertragen, denn er wird immer nur Unheil anrichten.

(영어) I divide my officers into four classes; the clever, the lazy, the industrious, and the stupid. Most often two of these qualities come together. The officers who are clever and industrious are fitted for the highest staff appointments. Those who are stupid and lazy make up around 90% of every army in the world, and they can be used for routine work. The man who is clever and lazy however is for the very highest command; he has the temperament and nerves to deal with all situations. But whoever is stupid and industrious is a menace and must be removed immediately.

(한국어) 나는 내 장교들을 영리하고, 게으르고, 근면하고, 멍청한 네 부류로 나눈다. 대부분은 이 중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영리하고 근면한 이들고급 참모 역할에 적합하다. 멍청하고 게으른 놈들은 전 세계 군대의 90%를 차지하는데, 이런 놈들은 정해진 일이나 시키면 된다. 영리하고 게으른 녀석들은 어떤 상황이든 대처할 수 있으므로 최고 지휘관으로 좋다. 하지만 멍청하고 근면한 놈들은 위험하므로 신속하게 제거해야 한다.[2]

출처


3. 해설



3.1. 똑똑하고 부지런한 유형(똑부)


업무에 있어서 유능하고, 일 욕심이나 승진 욕심 등도 많은 야심가형 인물이다.
이들은 똑똑하기 때문에 일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부지런하기 때문에 업무도 추진력있게 진행한다. 따라서 부지런할 것이 요구되는 고급 장교나 고위 관리직에 어울리고, 위에서부터의 평가도 좋은 편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교과서적인 엘리트"''' 유형. 하지만 자신이 모든 일을 다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부하 직원들에 대한 간섭이 심하고, 부하들이 스스로 판단할 기회나 범위를 제한하거나 앗아가니 결과적으로 부하들의 질이 오히려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자존감 있는 사람들은 이 밑에서 일하길 꺼려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사회에서나 똑부 유형에 속하는 엘리트들은 너무나 매뉴얼에 충실한 나머지, 매뉴얼이 통용되지 않는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창의력, 상상력, 유연한 사고방식, 정신적 여유가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사평정에 불이익을 당할까봐 창의적 대처를 기피하는 것이다. 게다가 평소 모범적이던 엘리트들이 예측 밖의 상황에 패닉을 일으키기 시작하면, 평소 이들의 행동을 표본 삼아 따라하던 다수의 평범한 인물들도 조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공황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응급 상황에서 장교 개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침을 추구했던 프로이센 군부에서는, 똑부 타입들은 최고 지휘관보단 이를 보좌하는 자리에 더 적절하다 보았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이 주인-대리인 딜레마 속에서 자기 잇속만 챙기려는 이기적인 인간이면, 조직에 멍부나 똑게 유형보다도 큰 악영향을 미친다. 자신의 일은 해결하지 않는 채 아랫사람은 명분을 활용하며 골수까지 다 빼먹을 정도로 부려먹고, 윗사람과 의뢰인에 대해서는 속임수까지 써서 온갖 틈새이익을 빨아먹으면서 조직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다. 게다가 꼼꼼하게 담아둔 내부 지식이 많다보니 걸리지 않게 숨는 것도 매우 잘한다. 실제로 군대나 기업이나 본인은 인정받았지만 실상은 그 속을 모조리 파먹어 조직에 큰 해가 된 예가 무궁무진하게 많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관련업계의 기업에서 타 기업으로 경력 이직으로 넘어와 이전 직장과 연계하여 납품비리나 날치기 계약을 주도하는 경제사범들[3]과 거액의 방산비리를 저지르는 군 간부들이다.[4]
그래서 주인-대리인 딜레마에 항상 직면하는 공공조직(ex:관료제, 군대, 법조계)에서는 이 똑똑하고 부지런한 유형의 관리자가 공공의 이익과 조직의 이익 사이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지 않도록, 보상과 명예로 충성심을 유지하되 동시에 다른 마음을 품지 않았는지 경계해야 한다.

3.2. 똑똑하고 게으른 유형(똑게)


유능하지만 승진욕심, 일욕심 등의 야망은 없는, '''"게으른 천재"''' 유형. 이 문맥에서 '게으르다'라는 건 정신적 여유가 있고, 조급하거나 편협하지 않으며, 쓸데없는 자존심이나 공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비유적, 혹은 '부지런함'에 상대적인 의미로 '게으르다'라는 것이지 문자 그대로 그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도 안할 만큼 '게으르다'는 의미가 아니다.
같은 일을 해도 일단 하고 보는 똑부 유형과는 다르게 좀 더 쉽고 노력을 덜 들여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을 반드시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이에 더해서 일을 신속하게 끝내기 위해 효율적인 업무 지시를 내리며, 부하들에게 일을 떠넘겼다가 잘못되면 수습하느라 더 귀찮아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무작정 시키기보단 적재적소에 부하들을 투입하고, 부하들의 신뢰를 잃으면 자신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부하들을 잘 다독이지만, 그러면서도 귀찮기 때문에 부하들의 업무에 크게 간섭하지는 않는다. 굳이 간섭해야 한다면 일이 틀어져서 수습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바로잡는 것 혹은 그렇게 일이 틀어져서 수습하는 경우가 생긴 상황 정도만 터치한다.
결과적으로 똑똑하기 때문에 업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만, 게으르기 때문에 자기가 해야할 일만 하고 싶어할 뿐 새롭게 일을 벌리는 것을 귀찮아하며 또한 주변에도 특별히 간섭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이렇다보니 일의 효율성을 다른 사람에 비해 심하게 따지는 편이다. 전체적으로 업무를 총괄하고 부하들을 감독해야 하는 최고 상사나 관리자로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유형이다. 그래서 아랫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믿어 주고 일에 대해서 크게 터치하지 않으며 필요할 때 필요한 일, 할 수 있는 일만 하게 되니 좋은 상사라고 평가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불필요한 명예욕이나 공과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부하를 사지에 몰거나 오버해서 일을 그르칠 가능성이 적고, 자존심 때문에 하급자의 의견을 묵살하는 일도 적다. 이처럼 기본적으로 조직의 내부적인 논리와 메뉴얼을 벗어난 개성이 있는 만큼 평상시의 메뉴얼이 커버하지 못하는 돌발상황에서도 스스로의 직감과 유능한 주변사람들과의 의견 교환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필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윗사람 입장에서는 평소 근무 태도가 성실하지 않으니 눈에 거슬리는데, 성과는 꼬박꼬박 나오니 뭐라 할 수도 없는지라 "다 좋은데 게으르다, 뺀질거린다" 같은 부정적인 평을 내리기 쉽다. 그래서 윗사람으로부터의 평이 좋지 않은 만큼 승진하기도 어려워, 상사로서 만나기 가장 어려운 유형이기도 하다. 그리고 조직의 입장에선 이들이 푸대접 받을만한 구조적 논리도 있다. 창작물의 유명한 똑게형 주인공들이 빛을 발하는 것은, 창작물들이 대체로 기존의 시스템에서 해결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을 다루기 때문이다. 즉, '''위기 상황이 아니면 쓸모가 없다.'''[5]
똑게형 주인공들 입장에선 억울하겠지만, 창의력과 즉발적 판단력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평시에는 똑게형 돌발적 천재보다는 모범생 똑부형 엘리트들이 더 우대받는다. 똑게형 인재들은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고, 따라서 이들이 나서야 한다는 건 조직 입장에선 일반적인 매뉴얼 자체가 뭔가 크게 잘못되어 있다는 뜻이니 심각한 문제이다. 이런 위기 상황이 아닐 경우, 똑게형 관리자가 인정받고 승진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같은 부류의 오너를 만나는 것이다.''' 똑게를 알아보는 오너는 대부분 자기도 똑똑해서 그런 관리자에게 일을 더 맡기고, 부려먹는 방법을 안다.
다만 보편적으로 이런 평을 듣던 시기는 586세대가 신진주력이었던 00년대까지이고 최근 들어서는 다른 형세를 보이고 있다. 철저히 노력지상주의적이라 부지런함도 스펙이 되는 사무나 일반영업 계열에서는 여전히 똑부 유형이 유리하지만, 창의력과 효율성이 필요한 기술이나 시스템 개발 직종에서는 똑게 유형이 오히려 우대받고 있다. 현상유지나 어지간한 개선 업무까지야 똑부가 확실히 좋은 능력을 보여주지만 아예 틀을 바꿔버리는 개발 분야는 똑게 유형에게 아주 유리하기 때문이다.
똑게형 인물들은 조직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푸대접을 받기 쉽다보니, 여기에 대해 앙심을 품기도 한다. 딱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겠다며 사보타주를 일으키는 정도면 그나마 다행인데, 조직이 자신에게 모욕감을 줬다며 '''그 지능을 동원해 조직을 조져버리겠다'''고 나서면? 평소에 비리를 워낙 많이 저질렀는데[6] 관도대전이란 엄청나게 민감하고 중요한 상황에서 또 비리가 적발되자, 목숨 하나 구하겠다고 바로 조조 진영으로 날아가 원소 세력의 파멸에 지대한 공헌을 한 허유가 유명한 사례다.
그럼 이렇게 조직 입장에서 반드시 필요하고 귀중한 인재지만 막상 평시에는 찾기도 힘들고, 혹시나마 관계가 틀어지면 조직 전체에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는 똑게형 인물은 어떻게 다뤄야 할까? 일단 조직원 중에 누가 똑게인지 찾는 거야 딱히 정답이 없지만, 일단 찾으면 '''본인의 성공과 입지가 조직 전체의 성공과 직결되는''' 한 야전군 전체의 사령관, 프로젝트 팀 전체의 대장 같은 대표격 리더 자리에 '''묶어둬야''' 한다. 이건 단순히 이들의 창의성을 끌어낼 지위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프로이센 군의 용인술은 임기응변에 능한 창의적 엘리트들에게는 '''버리기 너무 아까운 자리를 주어야'''만 (적에게 포섭당하거나, 나머지 조직원과의 마찰로 인해) 조직을 통째로 엿 먹일 여지를 최대한 틀어막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 외 실존 인물로는 독일의 위기 상황이었던 탄넨베르크 전투에서 똑부형 부하인 루덴도르프의 의견을 존중하며 대승을 거둔 파울 폰 힌덴부르크, 마찬가지로 젊은 후배 장교들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이며 2차대전 초반 독일군의 승승장구에 큰 기여한 게르트 폰 룬트슈테트를 예로 들 수 있다. 애초에 이런 임무형 지휘체계를 비롯하여 이런 프로이센군식 용인술의 토대를 쌓은 희대의 군신 취급을 받으면서도 막상 본인은 문화, 예술에 더 관심이 많았던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도 딱 들어맞는 사례이다. 본인들은 특출나게 뛰어난 재능도, 딱히 나서서 열심히 한 것도 없지만 유능한 부하들을 끌어 모으는 인덕으로 한미한 배경에서 제왕의 자리에 올랐다고 일컬는 한고조 유방, 소열제 유비 같은 소위 '중국형 리더십'도 이 부류에 속한다.
대중 매체에서는 은하영웅전설양 웬리, 무책임함장 테일러저스티 우에키 테일러, 기동전함 나데시코미스마루 유리카가 대표적인 똑게형 인물로 꼽힌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이 유형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이 문서에서 설명하는 똑똑함과 멍청함의 기준은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소 달라, 멍청하다고 꼭 답 없을 정도로 무능한 것만 지칭하는 게 아니라 그냥저냥 시키는 일을 제대로 하는 평범한 수준도 멍청한 인물의 범주에 들어간다. 또한 이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속한 조직 내에서의 분류이기 때문에, 작은 조직에서 똑게였던 인물이 큰 조직에 들어가자 능력 부족으로 멍게가 되는 현상도 흔하다. 애초에 이런 분류가 하고 싶었던 궁극적인 말은 '''멍청한 부지런함에 대한 경계'''다. 따라서 쓸데없이 일을 벌리고 부하들을 피곤하게 하며 조직의 일을 망치는 멍부가 아닌 이상 똑게든 멍게든 같은 과이니 그걸 가지고 엄밀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일부 누구나 인정하는 똑게들을 제외하면 모조리 멍게가 되는 것도 아니고, 우리 주변에도 똑게 유형은 얼마든지 많다.

3.3. 멍청하고 게으른 유형(멍게)


딱히 두각을 나타내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야심이 있는 것도 아닌 '''가장 흔한 타입이자 평범한 사람'''을 의미한다. 다만 4대 유형에 맞추기 위해 다소 낮잡아 표현된 것일 뿐, 문자 그대로의 인물을 뜻하는 게 절대 아니다. '멍청하고 게으르다'가 아예 '자기 할 일도 안 하는 수준'이라는 것은 아니고[7], '특출나게 똑똑하거나 특출나게 부지런하진 않은 경우'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결국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이 이 유형이고, 그렇기에 수도 단연 가장 많다.
이런 유형의 인물은 자기 업무 외의 상황에 대해선 제대로 모르고, 게을러서 뭘 더 특별히 하지도 않으니 성과도 크지 않다. 흔히 말하는 월급도둑 유형이다.[8] 의외로 이런 멍청하고 게으른 사람들은 '''현상 유지나 안정화에 적합한 인물상'''이기도 하다.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만을 해낸다는 건 다시말해 큰 사고를 칠 가능성도 낮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상사일 경우 업무적으로 부하 직원들을 괴롭히는 일이 없는 편이니 하급자들에게도 은근히 환영받는 유형이다.
조직의 입장에서도 사병이나 평사원 같은 최전선 하급자들의 대다수가 이런 유형들이기에 그나마 훈련과 교육을 통해 적절한 수준의 똑똑함과 부지런함은 갖추게 하여 활용한다. 뒤집어 말하자면 '''우리 조직의 대다수인 멍게들이 다른 조직의 마찬가지 멍게 병졸/말단들보다 얼마나 더 똑똑한가'''는 바로 그 조직 전체의 매뉴얼과 인력 양성 과정 자체의 시험대나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천재 지휘관, 경영자라도 기본적인 동기부여도 안된 약졸, 사원들로 전쟁이나 사업에서 성공할수 없으니 결국 조직의 큰 장기적인 흥망성쇄를 좌우지하는건 이 숫적 절대다수인 멍게들이 얼마나 '덜 멍청해지는가'에 달려있다. 2차대전 당시 공군 에이스 숫자만 보면 도저히 게임이 안될만큼 독일, 일본이 킬수 세자릿수에 육박하는 천재 에이스들을 배출했지만 결국 전쟁을 이긴건 고만고만한 파일럿들이 양질의 훈련 과정과 병사 복지를 받으며 일정한 출격횟수 채우면 후방으로 빠지던 연합군이었다는 점이 전형적인 사례라 할수있다. 상황과 시대를 불문하고 소수의 천재 몇몇의 하드캐리에 의존하는 집단은 바로 그 주춧돌같은 천재 몇명이 정치질이던, 자연사하던 사라지자마자 공중분해되기 쉽다.

3.4. 멍청하고 부지런한 유형(멍부)


야심은 있지만 업무 능력이 부족한 인물이다. 보통 최악의 유형으로 손꼽히는 인물상으로[9], 일단 부지런하니 뭔가 하는 건 많지만 멍청하기 때문에 일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하지만, 이런 말을 알지도 못하거나 알더라도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특징인 '''피터의 법칙에서 언급하는 대부분의 무능력한 상사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
아무 의미없는 일을 만들어내거나, 멀쩡히 돌아가는 일을 괜히 건드려서 개악시키는 것이 이들의 주된 행동 패턴. 그래서 상사가 멍청하고 부지런한 인물일 경우 부하 직원들은 상사가 벌여놓은 멍청한 일들을 수습하느라 창의력을 발휘하기는 커녕 자신의 원래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조직은 어떤 조직이던 간에 자원과 인력이 한정되어 있으며, 약점을 노리는 경쟁자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누군가 삽질을 벌여 역량을 낭비하는 것은 큰 손해를 일으키고, 소속 조직을 위험하게 만들거나 파멸시킨 예시도 셀 수 없이 많다. 이처럼 소속된 조직을 위험하게 만드는 유형이기 때문에 가장 위험하며 당장 쫒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패악질을 부리다 쫒겨난 멍부의 후임으로는 대체로 평균이 넘는 유능한 인물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 후임은 재능을 펼쳐볼 기회도 없이 멍부 전임자가 저지른 일을 뒷수습하느라 고생만 하게 된다. 만약 이 유형의 인물로 인해 일을 잘못 시작한 것이 확인된다면 눈물을 머금고 목표지점을 향해 그대로 가든지, 그 동안에 투입한 노력들은 매몰비용[10]으로 간주하고 시작지점으로 다시 돌아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게다가 이 유형의 인물들은 자신이 근면성실하니 회사에 공헌하는 똑부 유형의 인물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6~70년대 개발도상국 시기에는 일단 많이 일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아주 틀린 말은 아닌데, 이는 이미 기업현장에서 폐기된지 수십 년도 지난 구시대적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멍부 유형의 인물들은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를 알 정도로 똑똑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는 고집불통 꼰대가 되기도 쉽다.
불행히도, '''이런 류의 관리자가 쌓여있는 집단은 최상급자들도 멍부 유형인 경우가 많다.''' 오너들 머릿속이 이 지경이니 아랫사람이 어떻게 일했는지보다 얼마나 일했는지에 따라 평을 내린다. 그러니 일을 효율적으로 적게 하는 똑게보다 일단 많이 하는 멍부가 승진하기 쉽고, 자연히 조직이 멍부로 채워진다. 이런 집단의 특징은 시대에 맞지 않는 매뉴얼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매뉴얼은 바뀌는데 사람은 바뀌지 않아 의식개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집단이 바로 군대[11]공무원[12] 계열이다.
이들의 '부지런함'은 부정적으로 보면 쓸데없는 명예욕, 자존심, 성과욕 등이다. 이렇다보니 자기만을 위한 결과물에 눈이 돌아가 부하들을 사지에 몰아넣고 소모적으로 쓰기 십상이다. 물론 똑부 유형도 여기에 해당되는 부분이 많다. 따지고 들면 똑부와 멍부의 차이점은 단 두 가지뿐이다. 부하들을 갈아넣은 일에 성과가 나는지 여부, 그리고 갈리는 부하들의 사기를 신경쓰는지 여부다. 똑부형 지휘관/상사들은 카이지 외전에서 묘사되는 토네가와 유키오처럼 풀어줄 때는 확 풀어주는 등 적절한 포상을 내리거나, 부하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한다. 반면 멍부형 상관은 성과도 똑바로 안 나오는 주제에 대국적 인적 관리 같은 건 개나 줘버리는 양반들이라, 부하들을 착취하고 제대로 된 결과를 내지도 못하는 주제에 적절한 보상도 없어 해당 부대/부서의 사기 또한 나락으로 꽂아버리기 십상이다.
여기서 한발짝 더 나가면, 최고 상부에선 '''시키지도 않았고 원하지도 않았던''' 목표를 자기 혼자 쓸데없이 창의적으로 전공이라 생각하여 거기에 부하들을 갈아넣는 경우도 있다. 미즈키 시게루의 자전적 태평양 전쟁 만화 '총원 옥쇄하라!'에 나오는 라바울 전선의 소좌가 전형적인 예로, 혼자만의 공명심에 들떠서 부하들을 시키지도 않은 옥쇄로 내몰아 버린다. 그런데 여기에서 상부의 대응이 더 가관인 게 처음에는 시키지도 않은 옥쇄를 멋대로 했다고 불만을 표하면서도 막상 소수의 생존자들 상대로는 이미 벌어진 옥쇄에서 생존자가 남는 것은 군 기강을 해친다며 장교들은 할복을 하도록 강요, 사병들은 다시 전선으로 내몬다.
이처럼 조직의 재원을 자기 뜻으로 움직일수 있는 권력 가진 높으신 분들 중 하나가 사고치면 정말 감당이 안되는 경우가 많기에 이들은 절대 높은 자리에 올라서도 안 되고, 높은 자리에 있는 놈들은 '''필히 제거되어야 한다'''고 강경하게 말할 만큼 위험하다 보았다. 당장 이 문서에서도 모든 스타일의 인물상이 각기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고 서술되고 있지만, 멍부 유형에 대해서만큼은 '''장점이 서술되지 않고 있다.''' 애초에 이 유형분류 자체가 멍부를 까기 위해 만들어진 분류에 가깝다.

4. 상성


[image]
위의 4가지 유형을 기반으로 인터넷의 누군가가 만든 상사-부하 간의 상성표. 이 짤이 커뮤니티에 올라오면 대부분의 댓글이 "나는 똑게인데 멍부 상사를 만났다"고 주장하지만, 상사가 멍부일 가능성은 꽤 높은 반면 부하가 똑게일 가능성은 꽤 낮다. 보통 사람은 자신에 대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똑같이 궁합이 좋다 하더라도 조직의 운명은 정반대다. 상사와 부하 모두 멍부일 경우는 해당 조직이 머지않아 멸망하게 되는 반면 똑게 상사와 똑부 부하의 조합은 해당 조직을 엄청나게 번창시킨다.
  • 상사일 경우
    • 멍부 유형의 상사들은 동일 유형 외의 모든 부하를 갈군다. 자신이 아는 게 없으니 업무 방향을 엉뚱하게 제시하거나 아예 제시하지 않고서는 성과를 내라고 부하 직원들을 닥달하는 것이다. 자연히 부하 직원들과의 사이가 좋을 리가 없다. 유일하게 사이가 좋다고 언급된 멍부-멍부 간의 상성도 알고 보면 둘이 죽이 맞아서 자기들이 맞다고 생각하며 일을 엉뚱한 방향으로 키우는 경우고, 이는 조직 내에서 가장 위험한 현상이다.
    • 똑부 유형의 상사들은 앞서 언급되었듯이 업무 하나하나를 본인이 직접 처리하고 싶어한다. 그렇게 업무 하나하나에 간섭하며 부하 직원들을 조져대니 자연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 멍게 유형의 상사들은 일에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 따라서 부하 직원이 알아서 일을 찾아서 하는 타입이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경우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멍게-멍게의 '평화'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진행되는 것이 없이 현상 유지만 하기 때문에 평화롭다는 뜻. 즉 고여서 썩는다는 뜻으로, 어쨌든 현상 유지는 되고 있으니 최악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그리 좋은 상황도 아니다.
    • 똑게 유형의 상사는 대개 일을 지켜보다가 중요한 순간에만 개입한다. 그래서 지켜만 보다가 중요한 순간에만 개입해도 알아서 일이 돌아가게 만드는 똑부 유형의 부하와 궁합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부하 직원이 멍부일 경우, 일단 일은 열심히 하니 똑부 타입으로 만들어 보기 위해 (그리고 멍부가 저지르는 멍청한 사고를 감당하기 귀찮으니) 가르쳐서 똑똑하게 만들려고 한다.
  • 부하일 경우
    • 똑게 상사가 최고로 꼽히는 반면, 똑게 부하는 최악이다. 멍게 부하가 월급 루팡 짓을 하는건 쉽게 파악되기라도 하지 똑게 부하가 월급 루팡짓을 하는건 도무지 파악이 안되기 때문. 그래서 중간관리직 똑게 같은 경우 자기 부하들에게는 최고인데 자기 상사에게는 최악 취급받는다. 똑게를 최고 지휘관으로 쓰라는 이유는 똑게가 최고 지휘관에 잘 어울리기도 하지만, 최고 지휘관으로 안 쓰면 효율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 멍부는 일을 하긴 하는데 제대로 하는지는 모르겠고 그냥 열심히만 하는 유형이다. 그래서 똑똑한 상사가 이를 잡아줘야 한다. 이 쪽을 최악의 부하라고 꼽는 경우도 있다. 똑게 부하는 일을 망치지는 않고, 그러다 가끔 한 건씩 터트릴 포텐셜이 있다. 멍게 부하는 그래도 대형사고는 안 친다. 그러나 멍부 부하는 근평은 좋으니 함부로 쳐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놔두자니 하는 일마다 족족 망치기 때문에 최악으로 꼽힌다.
    • 똑부는 부하로서는 최고라고 하지만, 상사가 똑부 부하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한다. 상사가 멍청한 경우 그냥 자기 주관대로 알아서 일을 하고, 상사가 부지런해서 자기 일에 간섭하면 반발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까딱하면 윗선에서 똑부를 위로 올려 그의 지시를 받으며 일하는 굴욕을 당하게 될 수도 있다.

[1] https://de.m.wikipedia.org/wiki/Kurt_von_Hammerstein-Equord의 Menschenbild und Führungsstil 문단 참조.[2] "항상 사고나 치고 다니므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류들이다" 로 순화된 버전도 존재한다.[3] 특히 물류업계 쪽에 이런 자들이 많다. 이런 건수는 법적 처벌이나 고소도 허점이 많기 때문에 내부 감사가 부실한 기업은 좋은 먹잇감이 되어버린다. 사실 KT 위성 매각 논란의 주범인 김원철도 비슷한 부류라 볼 수 있다. 이 경우는 기업뿐만 아니라 나라까지 제대로 엿먹인 사건.[4] 대규모 비리의 대다수는 똑부 유형이 저지른다. 대규모 비리는 시스템과 매뉴얼의 허점을 모르면 저지를 수 없는데, 게으른 사람들은 티 안 나는 편법과 얌생이짓은 잘 하겠지만 비리까지 가면 본격적인 조사를 맞닥뜨려야 하는 게 '''귀찮아'''서 궁지에 몰리지 않으면 손을 대지 않는다. 괜히 군 비리를 캐보면 장성이나 고위급 영관이 항상 디폴트로 끼어있는게 아니다.[5] 은하영웅전설양 웬리를 예로 들면, 양 웬리는 동맹에서 유일하게 그 라인하르트를 이길 수 있는 대항마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진급했다. 그리고 보통 사관학교를 턱걸이로 졸업한 불량 참모가 (속으로는 열심히 작전을 세우고 있다 하더라도) 전시에 함교에서 자빠져 자고 있으면 진급은커녕 당장 모가지가 날아가야 정상이다.[6] 엄밀하게 따지면 '게으르다'는 아니지만, '메뉴얼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큰 의미상으론 이 문맥에서 해당된다.[7] 애초에 그러면 조직에 붙어있지도 못 할 뿐더러, 들어가기도 전에 걸러질 가능성이 크다.[8] 하지만 비하될 필요는 없다. 지극히 평범한 인물들이 속하는 분류다. 월요병에 걸리며 출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 출근하여 열심히 자기 직분에 다하는 것이 바로 멍게의 모습이다. 실제 분류상 멍게는 고평가받고 있고 쓸데없이 일을 벌려 조직을 망치지 않는 조직 구성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 바라본다.[9] 얼핏 보기에 부정적인 단어 둘의 조합인 멍게가 최악처럼 보인다. 그래서 '멍청하긴 해도 일은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할수도 있긴 한데, 지능이나 학력이 부족해도 자신의 한계를 알고 맡은 일만 부지런히 하는 사람은 '''애초에 멍청한 것이 아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멍부는 자기 한계를 모르고 허튼짓을 열정적으로 하고 다니며 그게 잘못되었다는 인식도 없는 사람을 말한다.[10] 쉽게 말해 버리는 돈.[11] 군대의 경우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인만큼 집단의 행동 원리는 매우 보수적이라 멍청한 총사령관이나 멍청한 지휘관이 설치기 딱 좋은 구조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가장 성과지상주의 집단이라 "어떻게 해야 아군이 덜 다치고 적군을 물리칠 수 있을까" 등으로 머리를 굴리는 똑게 유형도 얼마든지 대성할 수 있는 이중적인 속성을 지닌 집단이다. 그나마 보수적인 부분도 현대화와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계급정년의 압박감이 심해지고 군 내에서 실시되는 엄격한 진급심사로 무능한 중간계층이 비교적 자주 걸러지면서 조금씩이나마 희석되고 있다. 특히 군대의 특성 상 상명하복이 철저해야 하기 때문에 앞서말한 심사를 통과하여 능력을 인정받은 최고 지휘관들이 군 문화에 대해 개선 의지만 가지게 되면 빠르게 새로운 의식을 적용할 수 있다. 반면 태업하거나 무능력한 장교는 진급 가능성이 없으니 한직으로 밀려나 전역할 때까지 존재감을 잃고, 언론에 날 정도의 사고를 치면 징계와 함께 앞으로의 군생활까지 끝장나니 여론을 의식하는 등 최소한의 자정은 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예비역들이 "요즘 군대는 당나라 군대, 캠프 수준"이라며 비하하는 것과 달리, 군 구성원들의 인권의식과 생활수준은 확실히 항상 개선되고 있다.[12] 특히 지방공무원은 군대보다도 최악이라 불릴 정도로 악명이 높다. 군인은 무능하면 결국 군복을 벗어야 하지만, 공무원은 아무리 무능해도 정년이 보장되고 연공순 승진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멍부형 인물이라도 근무평가가 파멸적인 수준으로 나쁘거나 범죄에 해당하는 사고를 치지 않는다면 중간관리직인 6급까지 승진할 수 있으며 이들이 휘하 조직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게다가 5급으로 승진하려면 부지런해야 하니, 자신의 부지런함을 보여주기 위해 의미없는 의전과 사업을 계속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젊은 계층이 공무원을 선호하는 것과 별개로 조직문화에 지쳐 이직을 시도하는 신입 공직자들도 많다. 태만한 중견 계층이 정년으로 물러나고는 있다지만, 애초에 조직 자체가 사람을 멍부로 만드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자정 방법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해결은 계속 멀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