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
Pygmal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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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여성에게 환멸을 느껴 자기 이상형을 직접 조각하고 여신의 힘으로 인간이 된 조각상과 결혼해 자식까지 둔 신화 속 인물.
주로 그림을 비롯한 작품에서 미청년으로 묘사되지만 이 신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전쟁이 잦았던 시대인지라 당시 예술가나 기술자들은 대체로 전쟁터에 나가기엔 어딘가 부실한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그렇게까지 훤칠한 미청년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스토스가 추남 + 절름발이로 묘사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다만 후손인 스미르나와 아도니스가 미모로 유명한 걸 보면 피그말리온도 갈라테이아의 유전자를 훼손시키지 않을 정도의 외모는 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1] 아니면 미청년이긴 했는데 신체에 장애가 있었던 것일 수도 있고.
이 사람을 요약해보면 '''덕후 로망의 결정판'''이다.
키프로스 섬에서 살았으며 직업은 조각가[2] 로 상아로 여성들을 조각하였다.
어느 날 프로포에티데스[3] 의 매음을 본 후 현실의 여성에 대해 흥미가 사라졌으나[4] 자신이 만든 조각상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고 조각상에게 옷을 입히고 화장을 해주고 말을 거는 정말로 사람 같은 대우를 해줬다.
결국 피그말리온은 베누스(아프로디테) 신에게 '이 여인을 닮은 여자를 제 짝으로 내려주십시오'라고 기도를 올리자 아프로디테는 피그말리온의 진심을 알아채고 조각상을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그들은 결혼하고 자식까지 두었다는 해피엔딩 스토리.
'''조각상의 이름이 피그말리온이 아니다'''. 피그말리온은 조각가의 이름이다. 조각상의 이름은 거품의 요정을 의미하는 갈라테아. 혹은 갈라테이아.[5]
실제 인간이 아닌 자동인형으로 만들었다는 변형도 있다.
피그말리온 이야기는 수많은 회화, 조각, 소설, 희곡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조각상이 인간이 된다는 아이디어도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재창조되었다. 여기서 나온 용어가 '''피그말리온 효과'''. 이는 무언가에 대한 사람의 믿음, 기대, 예측이 실제적으로 일어나는 경향을 의미한다. 즉 대상에게 관심을 주고 격려하면 좋은 성과를 낼 있다는 이야기.
이 둘의 외손자가 테이아스이고, 그의 딸이 스미르나, 둘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가 바로 아도니스다. 3대를 못버티고 아프로디테에게 집안이 풍비박산 나버린 것. 여신의 축복으로 해피엔딩이 된 자들의 후손이라 해도 입 한번 잘못 놀리면 얄짤없는 게 그리스 신화 속 세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이야기. 그러나 이 아도니스는 아프로디테가 한 눈에 반해버려 연인이 된 걸 보면 인생만사 새옹지마...
이 고대 그리스의 피그말리온 이야기가 성전환 버전(...)으로 변형되어 전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Mr Simigdáli[6] 라는 그리스의 전래동화도 있다. 그리스 지역의 원전 설화 Mr Simigdáli를 잠바티스타 바실레가 이탈리아어로 번안하여 펜타메로네에 수록한 핀토 스마우토(Pinto Smauto) 이야기[7] 가 좀 더 유명하다. 핀토 스마우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는 피그말리온 역할을 하는 사람이 대상인의 딸(여성) 베르타이다. 베르타는 피그말리온처럼 자기 마음에 안 드는 남성(남편감)이 없어서 자기가 직접 남편감을 만들기로 하는데, 원전의 피그말리온이 상아로 여성을 조각한 반면 베르타는 아몬드 반죽과 진주알, 사파이어와 루비, 석류와 사향과 향수를 모두 합해서 반죽으로 만들고, 이를 남성의 형상으로 빚었다. 그리고 계속 기도를 올려서 만들어낸다.[8] 이렇게 만들어진 남편감이 바로 핀토 스마우토.
다만 갈라테아가 만들어진 이후 별 어려움 없이 그녀와의 사랑을 이룬 피그말리온과 달리 베르타는 핀토 스마우토를 다른 나라의 여왕이 배로 납치해버리는 바람에 그를 찾아 고생을 한 끝에[9] 도로 연인을 되찾아온다는 차이점을 지닌다. 다만 피그말리온과 베르타 모두 현실 속에서 자신의 이상형을 찾지 못해서 아예 자신의 이상형인 이성을 만들어내고 간절히 기원해서 창작묵을 현실의 영역으로 나오게 했다는 점은 공통된다.
와다 신지의 만화 피그마리오는 피그말리온 신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10] 룬 왕국의 왕자 쿠르트가 메두사의 저주로 석상이 된 어머니 갈라티아를 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 특이하게도 피그마리오의 주인공 쿠르트는 원전의 주인공 피그말리온과는 달리 왕자라는 신분, 인간과 정령의 혼혈이라 보통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괴력의 소유자, 똑똑하기까지 하며, 여러 여성들에게 플래그를 꽂고 다니는 미소년이라는 점에서 금수저에 엄친아 스펙을 보인다. 또한, 피그마리오에서 등장하는 갈라티아는 원전에서의 사랑하는 상대가 아닌 주인공 쿠르트의 어머니로 설정되었다. 다만, 쿠르트는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고 있으며,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생고생이란 생고생을 다한 점을 보면, 원전의 피그말리온과 비슷하다.
위의 신화를 바탕으로 버나드 쇼가 1912년에 창작한 희곡. 1913년 초연되었다.
하층민 소녀인 일라이자 둘리틀을 음성학자 헨리 히긴스가 발음과 어투를 포함한 전반적인 태도를 교정하여 상류사회의 사교계에 성공적으로 데뷔하게 만들지만, 그 과정에서 쌓인 문제들로 일라이자가 히긴스를 떠난다는 내용. 대본
이 희곡은 입센의 <인형의 집#s-1>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다. 히긴스가 일라이자의 태도와 발음 등을 교정한 것은 그저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과시하기 위함[11] 때문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일라이자의 삶과 장래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을 안했다. 즉, 히긴스에게 있어서 일라이자는 '살아있는 인형(living doll)'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내기가 자신의 승리로 끝나자 히긴스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기뻐한다. 하지만 일라이자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히긴스에게 왜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느냐고 되묻는다. 이는 일라이자가 과거의 하류층 생활로 돌아갈 수도, 상류층 여성으로서 살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히긴스의 교육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지만, 일라이자는 상류층 귀족여성의 언어를 구사하고 그에 따른 매너를 갖추게 되었을 뿐, 그녀의 실질적인 지위나 할 줄 아는 일이나 지식수준 등은 과거와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12] 하지만 히긴스는 이에 대해서 진중하게 고민하기보다는 그냥 예전처럼 자신의 집에서 자유롭게 살면 된다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결국 일라이자는 히긴스의 슬리퍼[13] 를 집어던지면서, 히긴스를 버리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기 위하여 떠난다.
이처럼 버나드 쇼는 <피그말리온>에서 본래 신화를 비틀어 버리고 신데렐라식 결말을 거부하였다. 이러한 지점은 '''갈라테아는 피그말리온을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 버나드 쇼의 후일담에서도 잘 드러난다. 갈라테아가 인간이 된 순간 이미 자신만의 의지를 지니게 되었고, 갈라테아 스스로 자신의 앞길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
결국 <피그말리온>은 <인형의 집>처럼 '''근대적 자아의 각성'''을 이야기하는 셈이다.[14]
이 작품은 페미니즘적 관점으로도 자주 읽히곤 한다. 버나드 쇼가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았었고, 이는 그의 <워렌 부인의 직업>이나 <성녀 조앤>같은 그의 극 작품에서도 나타난다.
한편으로는 일라이자와 그녀의 아버지인 둘리틀을 통하여 당시 영국의 신분사회를 비판하는 모습을 읽기도 한다. 일라이자가 상류층 부인 행세를 하기 위해서 받는 교육은 어디까지나 언어와 매너 같이 겉으로 보이는 외적인 것에 국한되어 있었다. 즉, 그에 걸맞은 도덕이나 지식 같이 내적인 것들은 거의 습득받은 바가 없다.
특히 둘리틀[15] 의 대사를 통하여 단순히 돈이 많은 것과 같은 물질적인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도덕과 희생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파하면서, 중산층의 도덕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가난한 하층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일라이자의 변화도 결국 중산층인 히긴스와 피커링 대령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고, 둘리틀의 변화 역시도 히긴스가 그의 언변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지원해줌으로써 그가 유명해지고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버나드 쇼의 의도와는 다르게 히긴스와 일라이자의 로맨스로 오독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해피엔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16]
1914년 런던에서의 공연 당시, 버나드 쇼는 이 희곡을 고치지 말 것을 신신당부했었다. 당시 공연팀은 대사를 수정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라이자가 부케를 던지는 장면을 결말에 삽입하여 해피엔딩을 암시하는 식으로 끝을 맺었다. 이에 대해서 버나드 쇼는 '그 결말은 저주받아 마땅하며 총살감'이라고 분개하였다. 결국 이후 책으로 출판하면서 장문의 후일담을 추가하여 왜 두 사람은 결별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했다.
이후 1930년대에 접어들면서 영화화되었다. 먼저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영화화되었는데, 버나드 쇼가 직접 각색하지는 않았다. 다만 절대 결말을 바꾸지 말 것을 계약서에 명시했었는데, 두 영화 모두 히긴스와 일라이자가 다시 만나는 형태의 해피엔딩으로 끝맺었다.
1938년 버나드 쇼가 직접 각색하여 영화화가 이루어진다. 버나드 쇼는 희곡의 대사를 그대로 살리면서, 희곡의 후일담 형식으로 새로운 결말을 추가한다. 이는 히긴스와 결별한 후 일라이나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스스로의 꽃집을 차려서 행복해하는 장면이었는데, 제작사에서는 흥행에 별로라고 생각했다. 결국 감독은 새로운 결말 따윈 내다버리고는 엔딩에 히긴스와 일라이나가 재결합하는 장면을 추가한다. 거기다가 영화에는 맞지 않다고 대사도 수정이 가해졌다. 이로 인하여 영화는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두고 193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Academy Award for Best Adapted Screenplay)을 수상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버나드 쇼는 아카데미상 수상에 대해서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1956년 브로드웨이에서 <마이 페어 레이디>라는 이름으로 뮤지컬화도 되었다. 본래 1930년대부터 뮤지컬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버나드 쇼는 이를 거부했다. 결국 쇼가 죽은 뒤에야 뮤지컬화되었다. 뮤지컬은 1938년 영화의 스토리를 토대로 하고 있지만, 대사는 원작인 희곡의 대사를 거의 그대로 살려냈다.[17] 이 뮤지컬의 성공을 바탕으로 1964년 동명의 뮤지컬 영화가 탄생하였다. 자세한 사항은 마이 페어 레이디 항목 참조.
덤으로 이 희곡과 비슷한 이야기가 '''현실에도 있었다(...)'''. 19세기 영국의 '완벽한 아내 만들기'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던 토마스 데이와, 토마스 데이[18] 의 키잡 대상이었던 사브리나 시드니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토마스 데이는 부자였지만 왜인지 여성들에게 별 인기가 없어서,[19] 여성들에게 빈번히 퇴짜를 맞다가 자기에게 꼭 맞는 완벽한 아내[20][21] 를 자기 손으로 길러내면 되겠다는 발상을 하고(...) 고아원을 후원하면서 자기 계획에 써먹을 여자아이를 몰색하게 된다. 그러다가 걸린 것이 바로 사브리나 시드니.[22]
데이는 사브리나에게 온갖 투자를 하면서 완벽한 아내가 되도록 하는 '''훈련'''을 시키게 된다.[23][24] 사브리나는 아무것도 모른채로 12살 때부터 10년동안 데이의 훈련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결국 데이의 청혼을 '''당연히''' 거절하고 데이와 결별했다고 한다. 그냥 좀 엄하게 가르치는 정도를 넘어서 별의별 똥군기를 잡던 선생이나 군대 상급자가 '너를 내 완벽한 배우자로 만들고 싶어서 그랬어'라며 청혼해왔다고 생각해보자. 그 사람이 아무리 금수저라 한들 받아들이고 싶겠는가?[25] 참고로 데이는 사브리나와의 결혼 실패 후, 결국 에스터라는 다른 여성과 결혼하게 된다.[26]
1. 그리스 로마 신화의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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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여성에게 환멸을 느껴 자기 이상형을 직접 조각하고 여신의 힘으로 인간이 된 조각상과 결혼해 자식까지 둔 신화 속 인물.
주로 그림을 비롯한 작품에서 미청년으로 묘사되지만 이 신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전쟁이 잦았던 시대인지라 당시 예술가나 기술자들은 대체로 전쟁터에 나가기엔 어딘가 부실한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그렇게까지 훤칠한 미청년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스토스가 추남 + 절름발이로 묘사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다만 후손인 스미르나와 아도니스가 미모로 유명한 걸 보면 피그말리온도 갈라테이아의 유전자를 훼손시키지 않을 정도의 외모는 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1] 아니면 미청년이긴 했는데 신체에 장애가 있었던 것일 수도 있고.
이 사람을 요약해보면 '''덕후 로망의 결정판'''이다.
키프로스 섬에서 살았으며 직업은 조각가[2] 로 상아로 여성들을 조각하였다.
어느 날 프로포에티데스[3] 의 매음을 본 후 현실의 여성에 대해 흥미가 사라졌으나[4] 자신이 만든 조각상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고 조각상에게 옷을 입히고 화장을 해주고 말을 거는 정말로 사람 같은 대우를 해줬다.
결국 피그말리온은 베누스(아프로디테) 신에게 '이 여인을 닮은 여자를 제 짝으로 내려주십시오'라고 기도를 올리자 아프로디테는 피그말리온의 진심을 알아채고 조각상을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그들은 결혼하고 자식까지 두었다는 해피엔딩 스토리.
'''조각상의 이름이 피그말리온이 아니다'''. 피그말리온은 조각가의 이름이다. 조각상의 이름은 거품의 요정을 의미하는 갈라테아. 혹은 갈라테이아.[5]
실제 인간이 아닌 자동인형으로 만들었다는 변형도 있다.
피그말리온 이야기는 수많은 회화, 조각, 소설, 희곡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조각상이 인간이 된다는 아이디어도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재창조되었다. 여기서 나온 용어가 '''피그말리온 효과'''. 이는 무언가에 대한 사람의 믿음, 기대, 예측이 실제적으로 일어나는 경향을 의미한다. 즉 대상에게 관심을 주고 격려하면 좋은 성과를 낼 있다는 이야기.
이 둘의 외손자가 테이아스이고, 그의 딸이 스미르나, 둘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가 바로 아도니스다. 3대를 못버티고 아프로디테에게 집안이 풍비박산 나버린 것. 여신의 축복으로 해피엔딩이 된 자들의 후손이라 해도 입 한번 잘못 놀리면 얄짤없는 게 그리스 신화 속 세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이야기. 그러나 이 아도니스는 아프로디테가 한 눈에 반해버려 연인이 된 걸 보면 인생만사 새옹지마...
이 고대 그리스의 피그말리온 이야기가 성전환 버전(...)으로 변형되어 전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Mr Simigdáli[6] 라는 그리스의 전래동화도 있다. 그리스 지역의 원전 설화 Mr Simigdáli를 잠바티스타 바실레가 이탈리아어로 번안하여 펜타메로네에 수록한 핀토 스마우토(Pinto Smauto) 이야기[7] 가 좀 더 유명하다. 핀토 스마우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는 피그말리온 역할을 하는 사람이 대상인의 딸(여성) 베르타이다. 베르타는 피그말리온처럼 자기 마음에 안 드는 남성(남편감)이 없어서 자기가 직접 남편감을 만들기로 하는데, 원전의 피그말리온이 상아로 여성을 조각한 반면 베르타는 아몬드 반죽과 진주알, 사파이어와 루비, 석류와 사향과 향수를 모두 합해서 반죽으로 만들고, 이를 남성의 형상으로 빚었다. 그리고 계속 기도를 올려서 만들어낸다.[8] 이렇게 만들어진 남편감이 바로 핀토 스마우토.
다만 갈라테아가 만들어진 이후 별 어려움 없이 그녀와의 사랑을 이룬 피그말리온과 달리 베르타는 핀토 스마우토를 다른 나라의 여왕이 배로 납치해버리는 바람에 그를 찾아 고생을 한 끝에[9] 도로 연인을 되찾아온다는 차이점을 지닌다. 다만 피그말리온과 베르타 모두 현실 속에서 자신의 이상형을 찾지 못해서 아예 자신의 이상형인 이성을 만들어내고 간절히 기원해서 창작묵을 현실의 영역으로 나오게 했다는 점은 공통된다.
와다 신지의 만화 피그마리오는 피그말리온 신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10] 룬 왕국의 왕자 쿠르트가 메두사의 저주로 석상이 된 어머니 갈라티아를 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 특이하게도 피그마리오의 주인공 쿠르트는 원전의 주인공 피그말리온과는 달리 왕자라는 신분, 인간과 정령의 혼혈이라 보통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괴력의 소유자, 똑똑하기까지 하며, 여러 여성들에게 플래그를 꽂고 다니는 미소년이라는 점에서 금수저에 엄친아 스펙을 보인다. 또한, 피그마리오에서 등장하는 갈라티아는 원전에서의 사랑하는 상대가 아닌 주인공 쿠르트의 어머니로 설정되었다. 다만, 쿠르트는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고 있으며,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생고생이란 생고생을 다한 점을 보면, 원전의 피그말리온과 비슷하다.
1.1. 관련 문서
- 피그말리온 효과
- 가넷 - 뉴질랜드 마나 섬에서 20년 전에 얼가니새를 끌어들이기 위해 콘크리트로 가짜 얼가니새들을 만들어 거기다 놔뒀는데, 이에 끌려서 '나이젤' 이라는 수컷 가넷 한 마리가 날아와 거기에 정착했다. 문제는 이 수컷 가넷 '니겔(나이젤)'은 가넷 모형에 반해 버려서 몇 년 동안 가넷 모형을 향해 구애를 했고, 심지어 그 동안 암컷 가넷이 섬에 몇 마리 정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니겔은 이들에게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고 한다. # 결국 2018년 2월에 자기가 구애하던 모형 앞에서 숨졌다고 한다..
2.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
위의 신화를 바탕으로 버나드 쇼가 1912년에 창작한 희곡. 1913년 초연되었다.
하층민 소녀인 일라이자 둘리틀을 음성학자 헨리 히긴스가 발음과 어투를 포함한 전반적인 태도를 교정하여 상류사회의 사교계에 성공적으로 데뷔하게 만들지만, 그 과정에서 쌓인 문제들로 일라이자가 히긴스를 떠난다는 내용. 대본
이 희곡은 입센의 <인형의 집#s-1>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다. 히긴스가 일라이자의 태도와 발음 등을 교정한 것은 그저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과시하기 위함[11] 때문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일라이자의 삶과 장래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을 안했다. 즉, 히긴스에게 있어서 일라이자는 '살아있는 인형(living doll)'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내기가 자신의 승리로 끝나자 히긴스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기뻐한다. 하지만 일라이자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히긴스에게 왜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느냐고 되묻는다. 이는 일라이자가 과거의 하류층 생활로 돌아갈 수도, 상류층 여성으로서 살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히긴스의 교육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지만, 일라이자는 상류층 귀족여성의 언어를 구사하고 그에 따른 매너를 갖추게 되었을 뿐, 그녀의 실질적인 지위나 할 줄 아는 일이나 지식수준 등은 과거와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12] 하지만 히긴스는 이에 대해서 진중하게 고민하기보다는 그냥 예전처럼 자신의 집에서 자유롭게 살면 된다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결국 일라이자는 히긴스의 슬리퍼[13] 를 집어던지면서, 히긴스를 버리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기 위하여 떠난다.
이처럼 버나드 쇼는 <피그말리온>에서 본래 신화를 비틀어 버리고 신데렐라식 결말을 거부하였다. 이러한 지점은 '''갈라테아는 피그말리온을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 버나드 쇼의 후일담에서도 잘 드러난다. 갈라테아가 인간이 된 순간 이미 자신만의 의지를 지니게 되었고, 갈라테아 스스로 자신의 앞길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
결국 <피그말리온>은 <인형의 집>처럼 '''근대적 자아의 각성'''을 이야기하는 셈이다.[14]
이 작품은 페미니즘적 관점으로도 자주 읽히곤 한다. 버나드 쇼가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았었고, 이는 그의 <워렌 부인의 직업>이나 <성녀 조앤>같은 그의 극 작품에서도 나타난다.
한편으로는 일라이자와 그녀의 아버지인 둘리틀을 통하여 당시 영국의 신분사회를 비판하는 모습을 읽기도 한다. 일라이자가 상류층 부인 행세를 하기 위해서 받는 교육은 어디까지나 언어와 매너 같이 겉으로 보이는 외적인 것에 국한되어 있었다. 즉, 그에 걸맞은 도덕이나 지식 같이 내적인 것들은 거의 습득받은 바가 없다.
특히 둘리틀[15] 의 대사를 통하여 단순히 돈이 많은 것과 같은 물질적인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도덕과 희생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파하면서, 중산층의 도덕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가난한 하층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일라이자의 변화도 결국 중산층인 히긴스와 피커링 대령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고, 둘리틀의 변화 역시도 히긴스가 그의 언변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지원해줌으로써 그가 유명해지고 부자가 될 수 있었다.
2.1. 여담
이 작품은 버나드 쇼의 의도와는 다르게 히긴스와 일라이자의 로맨스로 오독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해피엔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16]
1914년 런던에서의 공연 당시, 버나드 쇼는 이 희곡을 고치지 말 것을 신신당부했었다. 당시 공연팀은 대사를 수정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라이자가 부케를 던지는 장면을 결말에 삽입하여 해피엔딩을 암시하는 식으로 끝을 맺었다. 이에 대해서 버나드 쇼는 '그 결말은 저주받아 마땅하며 총살감'이라고 분개하였다. 결국 이후 책으로 출판하면서 장문의 후일담을 추가하여 왜 두 사람은 결별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했다.
이후 1930년대에 접어들면서 영화화되었다. 먼저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영화화되었는데, 버나드 쇼가 직접 각색하지는 않았다. 다만 절대 결말을 바꾸지 말 것을 계약서에 명시했었는데, 두 영화 모두 히긴스와 일라이자가 다시 만나는 형태의 해피엔딩으로 끝맺었다.
1938년 버나드 쇼가 직접 각색하여 영화화가 이루어진다. 버나드 쇼는 희곡의 대사를 그대로 살리면서, 희곡의 후일담 형식으로 새로운 결말을 추가한다. 이는 히긴스와 결별한 후 일라이나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스스로의 꽃집을 차려서 행복해하는 장면이었는데, 제작사에서는 흥행에 별로라고 생각했다. 결국 감독은 새로운 결말 따윈 내다버리고는 엔딩에 히긴스와 일라이나가 재결합하는 장면을 추가한다. 거기다가 영화에는 맞지 않다고 대사도 수정이 가해졌다. 이로 인하여 영화는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두고 193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Academy Award for Best Adapted Screenplay)을 수상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버나드 쇼는 아카데미상 수상에 대해서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1956년 브로드웨이에서 <마이 페어 레이디>라는 이름으로 뮤지컬화도 되었다. 본래 1930년대부터 뮤지컬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버나드 쇼는 이를 거부했다. 결국 쇼가 죽은 뒤에야 뮤지컬화되었다. 뮤지컬은 1938년 영화의 스토리를 토대로 하고 있지만, 대사는 원작인 희곡의 대사를 거의 그대로 살려냈다.[17] 이 뮤지컬의 성공을 바탕으로 1964년 동명의 뮤지컬 영화가 탄생하였다. 자세한 사항은 마이 페어 레이디 항목 참조.
덤으로 이 희곡과 비슷한 이야기가 '''현실에도 있었다(...)'''. 19세기 영국의 '완벽한 아내 만들기'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던 토마스 데이와, 토마스 데이[18] 의 키잡 대상이었던 사브리나 시드니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토마스 데이는 부자였지만 왜인지 여성들에게 별 인기가 없어서,[19] 여성들에게 빈번히 퇴짜를 맞다가 자기에게 꼭 맞는 완벽한 아내[20][21] 를 자기 손으로 길러내면 되겠다는 발상을 하고(...) 고아원을 후원하면서 자기 계획에 써먹을 여자아이를 몰색하게 된다. 그러다가 걸린 것이 바로 사브리나 시드니.[22]
데이는 사브리나에게 온갖 투자를 하면서 완벽한 아내가 되도록 하는 '''훈련'''을 시키게 된다.[23][24] 사브리나는 아무것도 모른채로 12살 때부터 10년동안 데이의 훈련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결국 데이의 청혼을 '''당연히''' 거절하고 데이와 결별했다고 한다. 그냥 좀 엄하게 가르치는 정도를 넘어서 별의별 똥군기를 잡던 선생이나 군대 상급자가 '너를 내 완벽한 배우자로 만들고 싶어서 그랬어'라며 청혼해왔다고 생각해보자. 그 사람이 아무리 금수저라 한들 받아들이고 싶겠는가?[25] 참고로 데이는 사브리나와의 결혼 실패 후, 결국 에스터라는 다른 여성과 결혼하게 된다.[26]
3. 트리니티 블러드의 등장인물 멜키오르 폰 노이만의 칭호
[1]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선 피그말리온 본인도 나름 잘생기고 몸 멀쩡한 청년으로 묘사된다.[2] 왕이었는데 조각이 취미였다는 전승도 있다. 외손자(스미르나의 아버지)가 시리아의 왕인 걸 보면 피그말리온도 일단 최소 왕족일 가능성이 크다.[3] 아프로디테의 숭배를 거절한 죄로 음란한 성격으로 변해 창부가 되었다가 후에 돌로 변하였다.[4] 모 만화에선 키프로스섬의 여자들이 여행자를 푸대접하자 아프로디테의 저주로 평생 여행자들에게 몸을 팔게 되었다고도 하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선 키프로스 지방의 사회가 아프로디테 숭배의 영향으로 다른 곳에 비해 풍기가 문란한 편이었다고 한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선 그냥 주변에서 자신의 이상형을 찾을 수 없었던 것으로만 나온다.[5] 동일한 이름을 지닌 바다의 요정이 간혹 신화 도중에 나오기도 한다.[6] 국내에도 '설탕으로 만든 사람' 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와 있다.[7] 핀토 스마우토(pinto smauto)의 뜻은 '''그림으로 그린듯한'''. 핀토 스마우토 이야기에서 나오는, 베르타가 만들어낸 남편감이 될 청년 핀토 스마우토가 미청년이어서 붙은 이름인듯.[8] 다만 누구에게 기도하는지는 명시되지 않는다.[9] 피그말리온은 갈라테아가 살아있는 몸을 지닌 여성이 된 후 바로 결혼해서 일단은 해피엔딩을 맞았으나, 베르타의 경우 남편인 핀토 스마우토가 딴 나라 여왕이 납치해버리는 바람에 '''임산부의 몸으로 무쇠 신 세 켤래가 다 달아질 정도로 먼 거리를 걷고 또 걸어서''' 겨우겨우 여왕이 사는 나라에까지 당도한다. 그리고 여왕을 통해 겨우 핀토 스마우토를 만날 기회를 잡았지만, 여왕이 핀토 스마우토를 보내주기 전 그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베르타 옆에 붙여두는 바람에 첫 번째 밤과 두 번째 밤은 베르타 혼자서만 의미없이 떠들어대고 핀토 스마우토는 그냥 잠만 자는 식으로 지나가버렸다가, 세 번째 날이 되어서야 옆 방의 하인에게 진상을 들은 핀토 스마우토가 베르타와 함께 원래 살던 곳으로 튀는 데 성공한다(...) 대신 귀향 후 해피엔딩을 맞이한 베르타&핀토 스마우토와 달리,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아는 자기들 대에선 해피엔딩이었지만 그 후손들(테이아스, 스미르나, 아도니스)은 쭈르륵 망하고 말았다는게 차이점이다(...)[10] 최종화에서도 언급된다.[11] 히긴스는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기에 6개월 안에 일라이자를 공작부인처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고, 이를 놓고 피커링 대령과 내기를 벌인다.[12] 일라이자가 히긴스에게 교육을 받을 때부터 히긴스의 어머니는 히긴스에게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며 우려했었지만 히긴스는 이를 무시했었다.[13] 일라이자는 히긴스에게 발음과 어투 등의 교정을 받으면서 일종의 시녀 생활을 하였다. 히긴스는 항상 자신의 슬리퍼를 아무렇게나 내팽개쳐놓았다가 나중에 욕설을 내뱉으며 슬리퍼를 찾았고 일라이자는 그런 슬리퍼를 정리하여 가져다 주었다.[14] 물론 시대가 시대인만큼 <인형의 집>보다는 한 걸음 더 나아간 작품이다. <인형의 집>의 노라는 인형처럼 집에서 지내다가 어떠한 계기를 통하여 자신의 삶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지만, 일라이자는 하층민의 삶과 상류사회 체험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스스로 상황을 종합적으로 인식하고 깨달은 것이다.[15] 극 초반에는 딸 일라이자의 몸값을 흥정하던 술주정뱅이였는데, 그 뛰어난 언변 때문에 극 후반에는 부자가 된다. 그런데 이를 기뻐하기보다는 괴로워한다.[16] 이하의 내용은 부경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인 Derek McGovern의 "From Stage Play to Hybrid: Shaw’s Three Editions of Pygmalion"(2014)를 참조함.[17] 버나드 쇼가 쓴 희곡의 대사 자체가 바로 노래 가사로 써도 될 정도였기에 최대한 살렸다고 한다.[18] 영국의 시인, 반노예제 운동가인 진보계 남성.[19] 근데 그가 원했던 완벽한 아내상/완벽한 여성상을 보면 '''왜 인기가 없는지 이해가 갈만도 하다(...)'''. [20] '''그녀는 그리스나 로마의 여신처럼 젊고 아름다울 것이었다. 또한 시골 아가씨처럼 순수하고 처녀여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강하고 두려움이 없는 스파르타의 신체적 조건을 가지되 꾸임이 없고 때 묻지 않아서 옷이나 음식과 생활 습관에서도 허름한 농가의 아이처럼 수수한 취향을 가져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데이를 주인이자 선생으로, 감독자로 여겨야 했다. 그의 욕구와 변덕에 완벽하게 맞추면서 그의 사상과 신념을 완전히 따라야 했다.''' ...정도로 기술되는 조건(요약하자면 미녀 + 수수한 취향 + 건강한 신체 + 이상적인 어머니상 + 남편에게 철저히 순종적인 여성 )을 지닌 여성이 바로 데이가 갈망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이자 아내상이었다고 한다. 그의 기준이 어찌나 이상했던지 당시의 유럽권에서도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는 평이 있었을 정도(...)[21] 이런 괴이한 취향이 생긴 이유는, 데이의 어머니가 데이를 지나치게 오구오구 하는 식으로 길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양육방식에도 이유가 있는데, 데이의 아버지는 1살밖에 안 된 그와 그의 어머니만을 남긴 채로 일찍 죽어버려서, 집안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상속자가 된 아들을 잘 돌봐야했던 어머니가 지나치게 아들을 아끼게 되었던 것이 그 원인이었다. 당시 재산 상속권은 아들에게만 인정되었으니 어머니 입장에선 집안이 거지꼴 되는 것을 면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집안 재산의 유일한 상속자인 자기 아들(데이)를 애지중지 잘 돌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 [22] 여담으로 데이는 미혼이어서 기혼자인 친구를 갖다가 거짓 후견인으로 내새우는 식으로 사브리나를 입양해왔다. 사실 한 명 더 입양해오긴 했는데, 최종적으로 사브리나가 데이에게 선택된 이유는 '''둘 중 사브리나가 더 얌전한 것 같아서.''' (아무래도 훈련용 + 키잡용으로 쓸 여자애였으니 더 얌전한 아이가 좋다 봤던듯.[23] 데이는 사브리나에게 ‘선생’을 자처하며 사브리나에게 읽기와 쓰기, 산수를 비롯해 철학, 물리학, 역사 등 고급 교과과정을 가르쳤다. 그러나 자신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으면서 소녀가 집안일을 하인 없이도 모두 다 해낼 수 있도록 쉴 새 없이 일을 시켰다(...) 한 술 더떠서 그는 사브리나에게 가히 엽기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신체 훈련도 시켜댔는데, 그 훈련의 내용이 뜨거운 왁스 덩어리를 사브리나의 맨살에 떨어뜨리거나 핀으로 몸을 찌르고, 치마에 화약 가루를 뭉쳐넣은 총을 쏘고는, “결핍과 고난, 불행을 견딜 만큼 튼튼해야 한다”며 침착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 등이었다고(...) [24] 덤으로 이런 훈련을 장기간 할 수 있었던 것은 데이가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금수저였기 때문.[25] 여담으로 데이가 요런 이상한 짓을 한 이유 중 하나는 당시 그가 읽었던 장 자크 루소의 저서 《에밀》 에서 '에밀이 ‘소박하고 꾸밈없는 시골 처녀’를 찾아 헤매다가 소피를 만나서 교육시키는 부분' 에 꽂혀서 그 로망을 실현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한다...(...)[26] 근데 에스터 역시 시도 쓸 줄 알 정도로 지식과 교양이 있었으나, 정작 데이는 아내에게 시 쓰는 것조차 금지시키는 부부생활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