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 정신

 



1. 개요
2. 헝그리정신을 바라보는 시각
2.1. 긍정적 시각
2.2. 부정적 시각
3. 사례
4. 관련 문서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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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 한국 복싱이 왜 잘 나가다가 요즘 빌빌대는지 아냐? 다 이 헝그리 정신이 없기 때문에 그런 거야, 헝그리 정신이."

- 《넘버 3》, 조필(송강호 분)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들은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 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모든 것을 잘 참았다.

-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의식주조차 제대로 누리기 힘들었던 과거 한국 사람들의 원초적이고 강인한 근성을 의미한다. 한강의 기적의 중심엔 이들의 잘 살아보세 하는 열망과 헝그리 정신이 있었다. '헝그리 정신을 가지라'는 말은 이들처럼 배수진을 뒤에 둔 강인함, 간절함, 행동력, 악바리를 가지고 더 노력하라는 의미이다.
헝그리 정신은 기본적으로 노력의 가치를 역설하는 표현이다. 문제는 먹고 사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현실에 불평하지 말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는 점. 그 이상의 욕구를 필요로 하는 현 세대가 반감을 갖는 건 당연하다. 헝그리 정신 때문에 진취적이고 완성적인 삶을 방해 받는 셈이므로. 이 정신으로 성취를 이뤄왔던 기성 세대는 대체로 헝그리 정신을 긍정적으로 보기에 청년 세대와의 갈등을 겪는다. 세대 갈등을 일으키는 표현 중 하나.

2. 헝그리정신을 바라보는 시각



2.1. 긍정적 시각


경제발전의 이륙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제3공화국, 제4공화국 당시에 내세웠던 정신 중 가장 성공적으로 경제발전을 이끌어 냈기 때문에 국가에서 헝그리 정신을 장려했고, 중장년, 노년 층은 헝그리 정신에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라 해도 헝그리정신이 필요할정도의 생활환경을 가진 열악한 상황 속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이판사판, "난 헝그리 정신 없이는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는 식으로 마음먹으면, 헝그리 정신은 그들을 지탱하는 힘이 될 때가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2.2. 부정적 시각


서울대학교 김상환 교수에 따르면, 헝그리 정신은 "하면 된다!", "안 되면 되게 하라!" 같은 억지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 1960년대의 대한민국은 가난한 후진국이었다. 그 당시의 한국인들은 이 배고픈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눈에 독기를 품고 죽어라 노력해왔다. 그 정신이 바로 헝그리 정신인 것.
대중적으로 "요즘 사람들은 헝그리 정신이 없다."는 "이제 배 부르고 등 따스해지니까 요즘 사람들이 초심을 잃었다, 독기어린 고집이나 악착같이 매달리는 힘이 없다." 식의 의미로 통한다. 공통적으로 전제되는 것은 "늬들이 배가 좀 고파 봐야 정신이 번쩍 들지." 같은 메시지. 쉽게 말해서 그들은 게으르고 나태하기 짝이 없다는 비난을 하는 것이다.
배고픈 사람들에겐 배부르기 위한 정신이, 배부른 사람들에겐 배부름을 넘어 고차원적으로 발전하게 하는 정신이 필요한 법이다. 헝그리 정신은 과거나 열악한 처지에 처한 사람에게는 설득력이 강한 정신이지만, 선진국의 문턱을 넘기 시작한 현 한국에는 맞지 않는 낡아빠진 정신이다. 정신력을 강조하며 죽창돌격을 했던 일본군은 전쟁에서 참패했다. 과거 육상 영웅으로 유명한 임춘애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가난해서 라면만 먹으면서 운동을 했다."'''라는 이야기 자체가 거짓말이고 절대로 말도 안 되는 일이다.[1] 일단 나트륨 투성이나 다름없는 라면만 먹고 운동을 하면 영양섭취도 형편없을 뿐더러 체력도 제대로 붙지 않는다.[2] 뜨거운 헝그리 정신은 조금 식히고 다소 차갑게 정신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실제로, 임춘애 선수는 운동하던 시절에 절대로 굶지 않고 이것저것 잘 먹었고 보양식까지 잘 챙겨먹으면서 운동을 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임춘애 스스로도 라면과 관련된 발언을 전면부정하기도 했었다. 성장기 시절에 영양분도 잘 섭취하면서 운동을 했기 때문에 현재 키가 170cm이며 웬만한 여성들보다 평균 키가 큰 편이다.
하다 못해, 그 찢어지게 가난한 윗동네 북한에서도 운동선수들만큼은 절대로 굶기지 않고 영양섭취를 잘할 수 있도록 잘 먹여서 운동을 시킨다. 그만큼, 뭐든지 잘 먹어야만 몸도 건강해지고 체력도 붙어서 운동을 잘 할 수 있다.
즉, 본인들의 인생을 보다 더 아름답게, 보다 더 풍요롭게 하기 위래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굶지 않기 위해 죽지 않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불쌍한 인생관을 자랑스레 포장하여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수준인 것이다. 때문에 이들은 어떻게 보면 가해자가 된 피해자다.
하지만, 현재는 사회가 성장하질 않으니 다닐만한 일자리는 적고 눈높이를 낮추자니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아니면 말 그대로 "인간 취급도 안 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들은 배부르기는 커녕 오히려 나름의 막심한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 네가 노력해서 그런 수모를 안 겪을 사회적 지위로 올라가면 되지 않느냐...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많다. 그러나 당장 그런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는 애초에 그 일자리의 수도 더 심하게 한정되어 있거니와, 현대사회에 수저계급론이 널리 공감받고 퍼졌을 만큼 "개인이 노력해서" 지위를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시대가 되었다. 또한, 한 수모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비율이 정해져있는 이상 모두가 노력해도 모두가 올라갈 수 없기에 원천적으로 틀려먹은 꼰대질이다.
이 때문에 더 이상 헝그리 정신이 적용될 만한 여지가 별로 없으며, 변화된 사회에 맞는 새로운 마인드셋을 갖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아직도 많은 한국인들이 헝그리 정신에 입각해서 사회를 유지시키고 있는 것도 현실.
김상환 교수는 또한 이에 더하여 "헝그리 정신은 목표를 위해서라면 절차나 수단이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식의 억지를 부리며, 절차에 신경쓰는 개인은 사회에서 도태시키려 한다" 고 강경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현대사회에 대해서는 "이미 헝그리 정신의 퇴조가 일어나고 있으며, 오늘날의 청년들은 헝그리 정신이 아닌 상속의 정신에 따라 살고 있다"면서 "상속의 시대는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들을 상속받는 시대로, 단순히 유지하거나 전달받는다는 개념을 넘어서서 창조적으로 계승해 나간다는 의미가 포함된다"고 진단하며 더 이상 헝그리 정신이 유효한 윤리학으로 사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거칠게 요약하면, 헝그리 정신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만 하는 사회적 배경에서 유효할 수는 있지만, 오늘날에는 이미 상속받은 유를 통하여 더 큰 유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 헝그리정신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위치는 한계가 있는 것이고 그 쯤 되면 그때부턴 헝그리정신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해내야 할 것이다.
2015년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세계인재보고서"(IMD World Talent Report)를 출간했는데, 한국 노동자들의 직장 내 동기부여도가 61개국 중 최하위권으로 나타나서 논란이 일었다. 언론사들이 전경련 관계자의 입을 빌어서 "한국 노동자들은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라고 그 이유를 추측한 것을 고스란히 옮긴 것.
JTBC에서 확인해 봤더니, 이건 '''경영자가 노동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만들어진 보고서라고 하며, 인재를 유치하는데 있어서 그 나라의 노동시장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확인하는 지표였다고 한다. 보고서 자체가 기업이 인재를 끌어들이고 유지시키는 것에 관련된 내용이지, 노동자들이 일을 함에 있어서 갖는 마음가짐 따위를 측정하는 것이 주제가 아닌 것. #

3. 사례


  • 비슷한 것으로 북한에는 "군자리 정신"이 있으며 배고픔을 바탕으로 더 열심히 일하라는 점에서는 헝그리 정신과도 닮았다. #
  • 한강의 기적이 대표적 사례다. 다만, 이 사례는 명과 암이 명백하게 존재한다.
  • 대만에는 1981년생 이후의 출생자들에게 대하는 "딸기 세대"[3]라는 표현이 있다. 운송 과정에서 쉽게 상처를 입는 딸기처럼, 인생의 조금의 역경이 닥쳐도 금세 상처받고 좌절하고 주저앉을 정도로 \'나약해 빠진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비하적 의미를 갖고 있다.
  • 육상선수 임춘애의 라면소녀 언론 플레이의 흑역사.
  • 어그로를 끌기위해 뉴스기사로 쓴다.#

4. 관련 문서


[1] 이 말의 진실에 대해서는 식탐 문서 참조.[2] 1980년대에 임춘애 선수를 모티브로 한 '임서리'라는 육상선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임서리의 어머니는 운동을 하는 임서리의 체력보충을 위해 가난한 살림에 닭을 한 마리 삶아뒀는데 그 닭은 동생이 다 먹어치웠고, 영양보충을 제대로 못 한 임서리는 영양실조로 '''달리기 도중 쓰러져 실신한다.''' 헝그리 정신으로 운동한 결과는 이렇다.[3] 온실 속의 화초와 뉘앙스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