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력

 

1. 개요
2. 정신력에 대한 오해, 오용
3. 현대적인 의미의 정신력
4. 사례
4.2. 정신력이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례
5. 대중매체
6. 관련 문서


1. 개요


精神一到何事不成 (정신일도 하사불성)

'''정신을 하나로 모으면 어떠한 일인들 못하겠는가?'''

주희, 《주자어류》

"'''일본군에게 중화기란 단지 장식품일 뿐이다. 그들은 정신력이라는 우월한 동양 문명이 서구 문명보다 우월하다고 믿는다.''' 이것이 소위 '야마토 정신'의 정체이며, 우리 나라에 대한 경멸감의 원인이기도 하다. 이번 전쟁으로 그들도 무엇인가를 깨닫겠지만 그러기까지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나 클 것이 두렵다."

― 미국 해군, 과달카날 전투보고서.

"'''정신무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 시점에 정신력이 해이해진 것이 아닌가 하고."'''

― 소네 요시토시.[1]

한자: 精神力
영어: willpower, mental strength(power), mental toughness
정신적 활동의 힘. 풀어서 설명하자면, 정신적 활동에 의한 영향력을 총체적으로 이르는 말. 흔히 근성이나 인내심과 동의어 취급되기도 하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다르다. 의지력, 근성이나 인내심, 판단력, 사고력, 사기 등을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다.
한국에서는 흔히 멘탈이라는 말이 정신력과 동의어로 쓰인다.
현대적인 의미의 정신력은 회복탄력성, 스트레스 저항력, 동기 이론 등으로 정의되는데, 자세한 것은 후술한다.

2. 정신력에 대한 오해, 오용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 데키무스 유니우스 유베날리스[2]

'''실력으로 졌다. 정신력을 이야기 하는데 실력을 키워야 한다. 실력을 키운 다음에 정신력이 있는 것.'''

안정환 MBC 해설위원,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3차전을 마무리하면서 당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향해 날린 분노의 총평

정신력은 마음만 먹는다고 강해지는 것이 아니며, 설사 억지로 얼마간 늘어난다 하더라도 그 부작용 역시 작지 않은 경우가 많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정신력은 소유자의 신체와 같은 물질적인 요소들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유명한 연구에 따르면,[3] 정신력은 마치 근력과 같이 쓰는 만큼 소모되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사람들에게 높은 정신력을 요구하는 과제를 시킨 후, 실험 집단은 쉬는 시간 없이, 통제집단은 쉬는 시간을 주고 다시 과제를 시켰는데 그 결과 실험 집단의 과제수행력은 급격하게 낮아졌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다시 실험집단에게 '''설탕물'''을 먹인 후 과제를 시키자 다시 수행력이 원상복구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정신력이 본질적으로 뇌의 활동이고 뇌는 포도당이 주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즉 정신력은 '''입으로만 떠든다고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당분을 보충해주거나, 재충전의 시간을 주거나, 훈련을 미리 해두지 않으면 정신력은 '''절대 생기지 않는다'''.
실제로 정신력은 물리적으로 측정이 가능하지 않기에 일단 부족하다고 하면 반박이 어렵기도 하고, 무언가 잘못되어도 정신력이 부족한 탓으로 돌리면 그만이기 때문에 높으신 분들이 자주 애용한다. 사회 초년병 직원한테 계속 밤 12시까지 야근시키고 발생되는 문제는 죄다 직원탓으로 돌리자 X같다고 사표내는 직원한테, "요새 젊은 것들은 정신력이 없어서 문제"라며 떠나는 직원 뒷통수에 침뱉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은 표리일체라는 점에서 체력과 정신력이 상호간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관계가 일반에게 알려진 것은 미생의 그 명대사가 계기가 되었지만, 무려 19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에도 '''체력은 국력'''이라고 강조했고, 1977년에 방송되었던 아로나민 CF에서도 '''"강인한 정신력은 강인한 체력에서 옵니다."'''라고 강조하고 있을 정도로 정신력과 체력의 관계는 아주 오래전부터 입증되었던 것이다.
정신력 만능설의 시초격으로 불리는 '''일본'''에서는 정신력 그 자체는 한국과 동일하게 精神力(정신력)라고 하지만, 정신력만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단 만능주의는 精神論(정신론) 혹은 根性論(근성론)이라고 한다. 일본 제국 시절에는 군부가 침략전쟁의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신력 만능주의를 주장했고, 이것이 식민지배를 받던 한반도로 전파되며 1960~1970년대 한강의 기적 당시 "안 되면 되게 하라"라는 마인드로 빨리빨리 문화와 결부되어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고 하는 인식이 한국의 고령층과 기성세대들에게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입시 및 취업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정신력으로 버텨도 안 된다'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되면서 '''정신력 무용론'''사상이 퍼지기 시작하였고, 심한 경우는 자살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오자병법이순신 장군의 명언으로 유명한 '필사즉생행생즉사'를 이 정신력 만능설을 정당화하는 구절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실제 의미는 전혀 다르다. 이쪽은 지휘관으로서의 결단력, 과단성을 강조한 쪽에 가깝다. 필사즉생행생즉사 문서에 자세히 나와 있다. 애초에 이순신은 뛰어난 안목으로 마련된 전략은 물론이고, 둔전과 같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도 충실했고. 엄격한 군율과 별도로 항상 조정에 장계를 올려 휘하 군졸들의 공을 치하하고,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함을 어필했으며 결정적으로 본인이 최전선에서 지휘하다가 사망하기까지 한 인물이다. 모든 면에서 도전 정신이니, 패기니, 정신력이 부족하다느니 입으로만 떠드는 꼰대들과는 180도 다른 인물이었다. 꼰대들은 자신이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 어린 세대들을 탓하고 보이지도 않는 정신력을 운운하는 거고, 이순신은 근거 있는 자신감과 철저한 준비, 주변 인물들의 신뢰 아래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 하기 위해서 저 말을 한 것이다. 이런유형의 꼰대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2020년들어서 사라지고있다. '''절망의 외환위기 세대들이 원사계급을 다는 시대가 온것이다.'''

3. 현대적인 의미의 정신력


심리학 연구가 진행된 현재에는 정신력이라는 조작적 정의가 어려운 개념보다는 "동기 이론"(motivation), "회복탄력성"(resilience), "심리적 강인성"(mental toughness/hardiness)에 가까운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동기란 쉽게 말해 적절한 목표와 외적 자극이 갖추어져 행동에 옮기고 싶은 마음이 충만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회복탄력성은 곤란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환경에 적응하여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능력이다. 심리적 강인성은 스트레스에 잘 견디는 기질적 성격적 특성을 의미한다. 세세한 것들은 학자마다 다르게 정의내리고 있으니 알아서 찾아보자.
여러 학자들의 정의에서 공통적인 것만 뽑아보면, 정신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적당히 낙관하고 문제해결에 희망을 가지기.
  •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기
  •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기
  • 감정과 충동을 통제하기
  • 고통과 고난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 적당한 휴식을 취하기
  • 체력을 기르기
최소한 하나라도 무심코 하면 안된다. 동기부여나 심리적 강인성에 대한 이러한 현대적 개념연구는 기존에 한국을 지배하던 정신력 타령, 즉 근성론, 정신력 만능론 등과는 백만광년 떨어져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인들이 이야기하던 정신력이라는 개념 자체가 합리적이거나 통일된 개념도 없고, 조작적 정의에 대한 시도조차 없던 껍데기만 있는 의미없는 발화에 가깝다. 일제강점기군사독재 시절에 딱 어울리는 무조건 안되면 되게 하라, 안되면 빳다 좀 맞자라는 식의 윽박지르기에 불과한 것이다. 미래 세대에게 필요한 교육은 정신력을 소모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정신력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또 충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4. 사례



4.1. 정신력만 강조하다 실패한 사례


"'''동양 평화를 확보하여 팔굉일우(八紘一宇)의 대정신을 세계에 앙양함은 제국 부동의 국시이다. 우리는 이에 일치단결하여 국민정신을 총동원하여 내선일체 전 능력을 발양하여 국책의 수행에 협력하여 성전 궁극의 목적을 관철한다'''

― 1938년 6월 22일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 [國民精神總動員朝鮮聯盟] 발기 대회 선언문

  • 근성론이 특정 단체나 조직에 잘못 뿌리내리게 되면 똥군기구타 등으로 이어져 심각한 문제가 되곤 한다. 한국만 해도 군대 외의 조직중에는 주로 체육관련 조직이 이런 경향이 심하며 이런 경향 때문에 오히려 애꿏은 한국인 선수나 코치등이 시비에 걸리는 경우도있다.
  • 정신력을 가장 강조하고 말아먹었던 근대의 첫 사례는 의외로 일본군이 먼저가 아닌 프랑스군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의 프랑스군은 사기를 고취시키기 위해 위장색도 아닌 단색 군복을, 그것도 초반에는 위 파랑 아래 빨강이라는(...) 괴악한 패션으로 적군에게 저격당하기 일쑤였다. 뭐 화려한 원색 군복이야 프랑스 뿐만도 아니었으니 그러려니 할 수는 있어도 당시 프랑스군에선 육군대학의 학장이었던 페르디낭 포슈가 주장한 보불전쟁 때 아군의 지나친 소극성을 비판하고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군사사상을 오해하여 포슈의 제자 그랑메종이 엘랑 비탈이라는 열화판을 만든다. 막상 그 프랑스는 1차대전에서 근성론의 한계를 깨닫고 정찰과 화력을 중시하고, 근성으로 파리시내 택시까지 징발하여 마른강 방어선을 지켜내 승전하고 2차대전때 오만 삽질로 본토가 털리고도 레지스탕스와 자유프랑스의 근성으로 남아있는 식민지 군대에서 시작해서 파리를 수복하고 승전국이 되는게 함정.
  • 이런 정신력 타령의 폐해를 가장 크게 보여준 것이 제2차 세계대전일본군이었다. 무타구치 렌야가 이 분야의 끝판왕. 츠지 마사노부가 한 말은 이런 환상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말해준다. "물질력은 한정되어 있는데 반해 정신력은 무한하다. 우리 일본군은 비록 미군에 비해 물량은 열세지만 무한한 정신력이 있으므로 반드시 승리한다." 결국 츠지 마사노부가 참모로 간 작전(할힌골 전투, 과달카날 전투) 마다 일본군은 엄청난 사상자를 내며 패퇴했다. 그리고 실제로는 일본군은 정신력 면에서도 미군에게 딸렸다(...). 미군은 일본군처럼 정신력을 무식하게 강조하지는 않았지만, 징집병으로 끌려와 온갖 구타와 가혹행위를 참아내며 위에서부터 정신력 타령을 주입받았던 일본군과 달리, 미군의 경우 진주만 공습으로 인해 분노한 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앞다투어 자원입대한 탓에, 초기 자원입대율이 90%를 넘었다. 이후 징집된 군인들에게도 정신력 타령은 없었고 왜 싸워야 하는지를 교육하고 스스로 전장에 있어야 할 이유를 납득하도록 유도한 다음 전쟁터에 보냈다. 즉, 쓸데없이 정신력을 강조하며 이를 주입시키려 하는 것보다 자발적으로 동기를 가지고 정신력을 발휘하는게 훨씬 효율적이고 유익하다는게 증명된 셈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렇게 입대한 병사들은 정작 분대장의 통제가 없어지면 흩어지기 일쑤인 일본군과 달리 오히려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주 징병 연령대는 바로 세계 대공황의 배고픔과 쓴맛을 어린 시절부터 겪으면서 성장한 바로 그 세대다. 어지간한 동시대 일본인보다 더 호전적이고 깡다구 넘치는 게 당시 10~20대 미국인이었다. 물론 그런 정신력 강한 미군들도 전장에서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는 어찌할 수 없어서 수많은 병사들이 PTSD를 호소하였지만...
  • 초기 창군시절 만주군 또는 일본군 출신이 대거 참여하여 이런 전통을 이어받은 한국군. 지금도 사고가 이래저래 터진다. 문제는 이러한 근거없는 정신력 타령이 군대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감염되어 버렸다는 점. 사회, 기업, 스포츠 등에서도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분석과 판단에 의해 일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니들 정신력이 문제다라는 식으로 밀여붙여서 해결을 보면 장땡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 당연히 이런 것은 부려먹을 대로 부려먹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려는 회사의 핑계거리 중 하나가 된다. 괜히 한국이 OECD 국가 중 노동시간 1위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해병대 캠프 등 군대식 정신교육 프로그램도 나쁘게 보면 이러한 정신력 타령의 일환.
  • 정신력 드립은 남녀노소가 모두 남녀노소에게 써먹을 수 있으며 특히 조직 내에 남성의 정신력 우세론에 의한 여성차별 혹은 그 반대의 차별과 군생활 중 자살자에게 아주 쉽게 써먹을 수 있으며 이것을 참작의 여지로 인정해 주기까지 한다.
  • 아직까지도 현재의 한국의 교육체계는 '나약한 정신상태' 운운하면서 학생을 혹사시키는데, 이때 공부만 계속 강요하면 빨리 지친다. 위에도 나오지만 정신력은 소모성 자원이라는 것이 골자이다. 아무리 정신력이 좋으면 뭐 하겠는가? 체력이 딸리면 아무 소용이 없다. 무엇보다 성적을 올리려면 공부하는 방법을 제대로 연구해서 써먹어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정신력만 강조하는건 비이성적인 행태일 뿐이다.
  • 종종 국대 운동경기에서 거의 매번 해설가들은 한국팀은 강한 정신력으로 기술과 체력의 열세를 극복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이것 또한 적폐를 답습하는 일이다. 상대 팀은 정신력이 없을까?, 무엇보다 저렇게 피지컬의 열세를 스스로 시인하는건 그저 자학에 불과하단 걸 모르고, 저렇게 강한 정신력 운운하면 자신들이 추켜세워지는줄 안다. 2010년 월드컵의 아르헨티나전의 예를 들 수 있겠다. 당시 보도들은 마라도나는 제 감정을 조절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흥분시키면 정신력이 우세한 한국이 이길수 있다는 터무니 없는 분석을 내놨다. 물론 결과는 1:4 대패. 투혼이니 정신력만 가지고 했다면, 우리나라는 매번 월드컵 16강 가야하는 나라다. 2002 월드컵보고 투지니 근성이 넘쳤다고 현재 대표팀을 비난하지만, 결과가 좋지않으니 운운하는 것이다. 2002월드컵은 슈틸리케의 말처럼 1년 넘게 합숙을 하고 히딩크가 계속 1년 넘게 맡아서 된것이다. 히딩크는 98년 네덜란드를 4강에 올려놓은 감독이고, 해외축구에 대해서는 전문가다. 거기에 한국에서 경기를 했다는 점도 어느정도의 어드밴티지가 있고 말이다. 운동부를 겪어본 사람들을 보면, 절대 대충대충하지 못한다. 그렇게 대충한다면 감독한테 욕먹는다. 프로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엄청난 훈련량에 실력을 보유한 선수들이다. 그렇게 프로가 되지 못한 선수가 부지기수다. 2014, 2018 대표팀은 홍명보나 신태용처럼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은 감독이 1년도 안된 기간에 맡은 것도 있다. 근성 투지론은 말그대로 꼰대 마인드랑 다를바 없다. 2018 월드컵은 대표팀이 유독 비난을 많이 먹었다. 냉정히 말해서, 아시아권의 축구는 유럽이나 남미만큼 세질 못하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아무리 근성, 정신력이 뛰어나더라도 멘탈에 문제있다는 유럽의 급은...
  • 한국처럼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국가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것은 신경증환자의 증상으로, 이들이 하는 이상행동을 그냥 나쁜 습관정도로 치부해 버려서, "극복할려는 정신력만 있으면 고칠수 있다." 라는 레퍼토리의 정신력 드립을 시전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게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정설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아픈걸 참으면서 방치하라고 하는건 의지드립급 헛소리 라는걸 대부분 납득을 하지만, 신경증으로 인한 이상행동과 증상은 정신력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수다. 신경증도 엄연히 질병이다. 증상을 자기의지로만 어떻게 해볼려고 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신경물질 분배가 정상으로 돌아온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대부분은 다른병들과 마찬가지로 증상이 악화될 뿐이다. 신체적 질병으로 따진다면, 운동하다 골절이나 탈골상을 입었다면, 치료받거나 휴식할 필요 없이 더 열심히 운동하면 낫는다는 소리나 마찬가지.
이러한 사회적 시선때문에 일부 신경증 환자들은 그 말을 믿고 질병을 방치하여 증상이 더욱 심해져 만성화가 돼버리거나, 이미 치료가 불가능한 수준까지 증상이 악화돼버리기도 한다. 그런 심각한 상황이 되어도 끝까지 정신력 만으로 "습관"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지만, 애초에 아무리 노력해봤자 질병의 증상은 나아지지 않는다. 결국 이런 사람들은 자기혐오에 빠지게 되고, 보는 사람들마다 "정신력이 부족하니까", "의지가 부족하니까" 같은 의지드립과 헛소리를 평생 들으며 자기혐오는 점점 더 심해지게 된다. 이런식으로 계속해서 병이 깊어지게 되면, 신경증이 아닌 정신증, 즉 정신병으로 발전하는 심각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정신 질환을 개인의 정신력 문제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은 한국처럼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시하는의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는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정신병도 애초에 신경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는것이고 특정 약물로 기능을 회복하거나 대신하여 치료할수 있는, 엄연히 인과관계가 있는 질병이다. 애초에 개인의 정신력 문제 같은걸로 발생하는 병이 아니다. 쉽게 말해 개인의 의지만으로 정신병을 치료할수 있다는 것은 자기 의지대로 몸의 구성성분을 바꿀수 있다는 뜻이므로 천식이나 같은 다른 질병은 물론 팔다리가 잘려나가도 개인의 의지만으로 완벽하게 재생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근성만능론자들 중에는 암까지는 아니라도 웬만한 신체적 질병은 정신력으로 치유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경우나[4] 심지어 모든 질병은 정신력이 부족해서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근성만능론자가 아니라도, 의지드립 항목에도 있지만, 알러지를 정신력 부족으로 치부하는건 우리나라처럼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국가에서는 일반적이다.
  •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집단 https://youtu.be/hWuP6dmYOE0 [5] 사실 ISIS나 기타 광신적인 종교세력이 득세를 하고 영토를 넓힌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압도적인 화력에 죽는것은 매한가지며 계속 대체병력이 있다고 테러리스트 본인들 입장에서 안심할 수 없는 게 그 대체돼서 죽을 병력이 본인들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정작 ISIS의 주력부대는 그 광신 테러리스트 돌격대가 아니라 서방 지원병 출신 혹은 수니파 민병대 출신 고참병들로 구성된 용병대였고, 이들은 해당 국가의 군인들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았다. 결국 웃기게도 ISIS 또한 정신력이 아니라 제대로 대우받는 용병들로 득세를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병사들이 이라크, 시리아에서 싸우다 전멸했을 때 ISIS도 망했다.

4.2. 정신력이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례


격전의 승패가 결정되는 '때'라는 것은 정신적인 균형이 깨지는 바로 그 '때'이다. 불타는 의욕을 갖고 있는 용자에게 승리가 있고 우유부단한 쪽에 패배가 있다. 주저 없이 적과 죽음에 직면하게 될 능선으로 뛰어 오르는 소수의 젊은이(통상 10% 이내)들에 의하여 이 중대한 승부의 저울은 기울어지게 된다.

미합중국 해병대의 한국전쟁 서울 탈환전 스미스 능선 전사에서 발췌[6]

그나마 현대에 와서는 정신력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져서 과거와 같은 주먹구구식 발언은 많이 줄어든 상태다. 인간 심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과거에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거나,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월적인 개념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인간 심리에 대한 연구가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에 있어서 엄밀한 의미에서의 정신력은 심리학적으로는 "내적 동기화"(intrinsic motivation), "회복탄력성"(resilience), "심리적 강인성"(hardiness)에 가까운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한편 스포츠심리학에서는 "mental toughness"라는 개념을 연구하고 있다. 이런 개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신력, 의지력의 제대로된 분석일 것이다.
이라크 내전 초기에서의 IS와 이라크 정부군을 보면, 현대전에서도 여전히 정신력을 간과할수는 없다는걸 볼 수 있다. 미군의 압도적인 항공지원과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IS 보다 훨씬 뛰어난 이라크 정부군이었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전투에서 소수의 IS 대원들에게 밀려버렸다. 이라크 정부군은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건실하지 못한 상황이었으며 병사들의 전투의지는 IS 대원보다 훨씬 떨어졌고, 이라크 정부도 이것을 인지해 이라크 정부군에 비해 장비는 떨어질지언정 사기가 충천한 시아파 민병대에게 손을 내밀기 까지 했었다. IS의 전열이 붕괴되고 이라크군이 전열을 회복한 2015년 이후에는 사정이 훨씬 낫다. 이 또한 연합국의 폭격과 지원도 지원이지만, 여러번 전투를 겪으면서 베테랑이라고 할만한 병력들이 등장하고 그들을 주축으로 전의를 유지할 수 있었기에 전선을 유지, 반격 할 수 있었다.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군 또한 2020년 기준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세계 3위의 국방비를 쓰는 국가라는것이 무색하게 삽질만 반복하고 있으며 사우디군의 각개 병사들은 전투의지가 전혀 없어 그들보다 훨씬 못한 무장을 한 후티 반군을 상대로 졸전을 면치 못하며 그들에게 최신장비들을 열심히 봉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 일본군 마냥 정신력으로 모든 부족한 전황을 매꾸라고 강요하는건 논할 가치도 없는 바보같은 짓이지만, 현대전에서도 여전히 군인의 진정한 전투력은 강요되지 않은 각개병사의 자발적인 애국심이나 신념, 명분 그리고 의지등을 통한 진정한 '정신력'을 통해서 만개할 수 있다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정신력만 너무 강조해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경시해도 문제다. 정신력의 정의는 다시말해 정신적인 능력들을 모두 포함한 것 이므로 이것을 지나치게 경시할 경우엔 근육바보 또는 물질에만 치중한 물질만능주의에 빠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왜 싸우는가' 라는 질문은 분명히 중요하다. 그런 명분을 갖추지 못한다면 병사들은 전쟁터에 내몰려도 그저 살기 급급해하며 제대로 싸우지 않을 것이고 전쟁은 성립되기 어렵다.
구 일본군 같은 경우는 일본내 여론을 모으기 위해서 천황에 대한 충성이나 야마토정신을 강조한것으로 독일이나 미국에서 만든 당시 선전영화를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이해하면 쉽다. 그런데 이게 미국은 실전에서 지원이라도 확실하게 해줬지, 일본은 물자부족마저도 정신력으로 알아서 해결하라 했다는 점에서 뭐...
앞에 나와있는 군사들을 지휘하는 지휘관이거나, 회사나 기타 조직내에서 상급자의 위치에 있어서 정신력은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이런 지휘관의 자리는 사고력과 직관이 중요한 자리이고, 부하들의 사기를 고려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정신적으로도 굳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7] 즉, 적절한 판단을 내리고 솔선수범까지는 아니더라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인데, 이거야말로 끊임 없는 정보 수집과 연구를 통해야 하므로 근성 있는 노력이 필요하며, 초지일관의 자세를 유지하려면 정신력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문제는 이걸 진짜 가져야 할 윗분들이 말로만 떠들어 댄다는거. 정신력이 '드립'이 되어버린 건, '''상층부에서 절실히게 필요하고 수련해야할 정신력을 아랫사람들에게 미뤄버렸기 때문'''인 것이다.
진짜로 정신력이 문제로 추정되었던 한국프로야구 팀이 있다. 한때 비밀번호를 찍던 LG 트윈스의 경우 삼성과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고, 전 구단주이래로 집안이 소문난 야빠이기 때문에 물적 지원은 충분한 편이었다. 실제로 김기태 감독의 경우 선수단 분위기를 장악하는 방향으로 2013년 시즌에 어느정도의 성과를 내었고, 드디어 비밀번호를 끊었다.
LG 트윈스와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는 팀으로는, 멘탈붕괴의 어원이 된 웅진 스타즈나 선수들이 작전타임 때 감독에게 집단으로 반기를 들었다는 카더라가 도는 서울 삼성 썬더스가 있겠다. 물건너 미국에서는 핸리 라미레즈로건 모리슨 등이 팀 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는 마이애미 말린스가 비슷한 케이스.

5. 대중매체


  • 게임에서도 능력치로 가끔 등장한다. HP와 같은 포인트로 등장하는 경우와 단순히 능력치로 등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능력치로 등장하는 경우 지능에 곁다리로 있는 경우가 많지만[8] 포인트로 등장하는 경우에는 정신력이 바닥나면 캐릭터가 미치고 자살하거나, 심하면 상식적으로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나는[9] 등 매우 중요하게 등장한다. 특히 무력한 인간이 초월적인 존재들에게서 느끼는 공포와 절망감이 중요한 키워드가 되는 코즈믹 호러물, 특히 크툴루 신화 관련물에서 그러한 시스템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다키스트 던전의 스트레스 시스템이나 보드게임 아컴호러제정신 수치 시스템, 엑스컴 2: 선택된 자의 전쟁에서의 의지 시스템이 그 일례. 생존 게임인 Don't Starve에서의 정신력은 어둠과 몬스터 등의 요인으로서 낮아지고 낮을 시 악몽 괴물이라 불리우는 그림자 생명체에게 공격을 받게 된다.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에서는 정신적인 강인함으로 정의 되며 W데미지와 B데미지의 영향을 받는다.앞에 설명한것처럼 정신력이 0이 되면 이상행동을 하며 자세한 내용은 문서 참조하길 바란다.
  • 삼국지 시리즈와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 계열에서는 사기라는 개념으로 표현된다. 특히 경영까지 신경써야 하는 삼국지의 경우 군사들에게 밥을 안주면 사기가 급감한다. 정신력도 기본적인 물자의 뒷받침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적절히 고증해준 게임.
  •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 나오는 스탠드는 정신 에너지를 구현화시킨 특수한 능력이다. 그래서 스탠드 유저의 정신상태가 스탠드의 상태에 큰 영항을 미친다. 정신적인 성장을 겪을 경우 에코즈스톤 프리와 같이 스탠드가 성장하고, 정신력이 쇠퇴하면 실버 채리엇처럼 스탠드의 성능이 낮아진다.
  • 워프를 다루는 거의 모든 이들, E하는 분들. 하지만 워해머 세계관은 정신력이 정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카오스 세력과의 전투 도중에는 맛이 가면 문제, 전장에서 살아남았다는 쾌감을 느껴도 문제인데다가 심지어는 너무 용기가 있어도 문제인 곳이다. 게다가 국토대장정이나 예비군 똥별의 훈시 따위가 카오스 오염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해주지도 않는다.
  • 야구게임에서 이 개념이 등장한다면 대부분 타자의 득점권 타율과 희생플라이, 투수의 득점권 피안타에 영향을 주는 스탯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프야매, 야구9단, 컴프매 등등 매니저형 게임은 거의 100%라고 봐도 될 정도.

6. 관련 문서


[1] 제로센 설계기사[2] 이 표현을 처음 만든 유베날리스의 의도는 로마인들이 신체의 강건함만을 추구하고 정신적인 단련을 소홀히 하는 모습을 보고 한 말이었다. 물론 정신 단련'만' 강조한 건 아니고, 신체와 정신을 골고루 단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3] Gailliot, M. T., Baumeister, R. F., DeWall, C. N., Maner, J. K., Plant, E. A., Tice, D. M., ... & Schmeichel, B. J. (2007). Self-control relies on glucose as a limited energy source: willpower is more than a metaphor.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2(2), 325.[4] 물론, 암이나 기타 불치병도 정신력으로 고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5] 해당 영상은 탈레반[6] http://parizal.egloos.com/m/4095930[7] 실제로 2차대전 중 한 독일 해군의 잠수함 함장은 영국 해군의 추격속에서 승무원들 앞에서 굳건함을 보여주기 위해 폭뢰로 공격당하는 도중에 소설책을 읽었다고 한다. 비록 거꾸로 들었지만.[8] 흔히 지능이 마법의 공격력이나 마력의 최대 수치를 올려준다면, 정신력은 마법 방어력이나 마력의 회복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식. 대표적으로 WoW에서는 힐러에게 매우 중요한 스탯이다.[9] 단순히 미치고 자살하는 정도는 기분은 나쁘더라도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을 껐다가 다시 켜서 계속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정신력 감소에 의한 광기를 너무 디테일하게 표현하고자 한 게임에서는 광기 현상으로 게임 종료를 방해하거나 세이브 파일을 지워버리는 등의 일을 일으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