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소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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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상세
3. 그 외


1. 개요


일명 분홍 소세지. 정통적인 소시지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식품으로 일본의 패전후 궁핍기에 등장한 소시지 대용품인 이른바 어육소시지(魚肉ソーセージ)가 국내에 귀화한 것. 일본에서는 어육소시지의 개발 자체는 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1950년대에 보편화되었는데 100% 돼지고기로 만든 햄보다는 훨씬 쌌기 때문이다. 특히 비키니 섬 핵실험 당시 일본의 참치잡이배였던 제5 후쿠류마루가 피폭당했는데 이 때문에 덩달아 참치 자체에 거부감이 생겨 전체적인 소비가 위축됐고, 남는 참치 물량들은 어육소시지로 가공되어 값싸게 팔려나갔다. 이후로 한 동안 학교급식에도 납품되었지만 1970년대에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명태값이 폭등하면서 어육소시지의 가격이 상승하여 점유율이 하락, 일반햄에게 밀리게 되었다. 그래도 다양한 맛의 소시지가 지속적으로 개발되면서 현재까지 어느정도 수요는 남아있는 편이다.

2. 상세


생선살을 으깬 연육과 밀가루·전분을 베이스로 해서 돼지고기, 닭고기(발골육) 등의 육류와 MSG, 색소 등 기타 성분을 혼합해서 만든 것. 국내 식품 규격에서는 성분의 60% 이상을 어육 내지 수육[1]을 사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에 시장에서 보이는 것은 주로 어육 및 수육 함량 60% 이상[2]인 혼합어육소시지가 대부분.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육/수육의 비율이 높고 밀가루의 비율이 낮을수록 맛있다.[3] 대구살 등도 쓰이며 이 경우 훈제나 통째 굽는 것이 맛있다. 보통 분홍색을 띠고 있는데 때문에 이 소시지를 특정해서 언급할 때 "분홍 소시지"라고 칭하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
또 한 가지 특징이라면 가격이 싸기 때문에, 원가를 절감해야 이득인 곳에서 많이 보이기도 한다.[4] 예를 들어 각종 음식점의 '추억의 도시락'이라는 이름을 가진 메뉴라든지, 급식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가끔 한식 뷔페에서 보이기도 한다. 학교 급식으로 이 소시지가 나오면 학생보다 정작 교사들이 엄청 좋아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가격이 매우 저렴한 덕에 구혜선만원의 행복에 출연했을 당시에 1주일을 지낼 주 반찬으로 이용한 적도 있었다.
혼합 소시지는 육류로서 고기맛도 덜한 편이다. 물론 혼합 소시지 자체의 풍미와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에 찾는 사람은 꾸준히 있다. 특히 가격 대 성능비가 높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기 때문에 자취생들의 훌륭한 식재료가 된다. 하지만 싫어하는 자취생은 누가 사준대도 거부할 정도로 호불호가 갈린다.
당연한 말이지만 날 것으로 먹을 것은 못 된다. 하지만 롯데햄에서 나오는 제품은 간이 잘 되어 있어서 생으로 먹을만한 모양이다. 다만 혼합소세지를 찌개에 넣고 끓이면 색소가 다 빠져나가 하고 아무 맛도 안 나는 밀가루 덩어리를 맛볼 수 있다. 사실 이건 찌개 국물 맛으로 먹는 거에 가깝지만 말이다. 그래서, 생으로 먹는 혼합소시지인 천하장사, 키스틱, 맥스봉같은 경우 계란,치즈 등을 추가하여 식감을 부드럽게 해준다. 대신 가격은 올라간다.
싫어하는 사람들은 소시지에서 누린내와 특유의 냄새가 난다며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사람의 취향이란 천차만별이라 만원 남짓하는 고급 소시지보다도 조미료의 감칠맛이 휘몰아치는 벌건 몽둥이 소시지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김구라가 제일 좋아하는 반찬이 밀가루 소시지라고 한다. 사실 진짜 소시지와는 전혀 별개의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다른 종류의 음식으로 생각하고 먹으면 무척 개성 있는 맛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애초에 어떤 생각으로 대하는지가 관건. 고급 소시지를 좋아한다고 해서 반드시 어육소시지를 싫어하란 법도 없다. 어육소시지의 식감과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도의 밥반찬으로 잘만 먹는다.
이는 ""으로 대표되는 한국 특유의 계란옷을 입혀 지지는 요리법 탓도 클 것이다. 한때는 도시락의 럭셔리 부르주아 메뉴로 취급받았고 현재도 도시락 반찬의 개근상을 찍고 있는 이 조리법이 소시지와 계란의 시너지 효과로 여전히 장수하고 있다. 이는 동그랑땡도 마찬가지인데, 예를 들어 편의점 도시락이나 급식에 들어가는 저가 동그랑땡은 그 자체만 보면 그냥 양념한 콩단백맛이 강하지만 계란옷이나 빵가루를 입혀 튀겨 소스를 바르면 그런 대로 혀를 속일 수 있는 맛이 난다. 초보가 부치면 계란옷이 떨어지는데, 밀가루[5]를 한 번 뭍혀 턴 후 계란옷을 입히면 잘 버틴다.
참고로 계란옷을 입히지 않고 지지면 햄처럼 튀겨지는게 아니라 기름을 흡수해서 기름떡이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굳이 계란옷을 입히는 이유가 다 있다. 다만 집밥 백선생에서 백종원이 공개한 레시피로 분홍소시지전이 있는데,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혼합 소시지를 부침옷 없이 그대로 썰어서 올리고, 소시지 위에 소금을 골고루 뿌리면서 튀기듯이 구우면 별미 반찬이 된다고 한다. 소금을 뿌리고 구워야 완전히 다른 맛이 되는 것이 포인트.그래도 먹다보면 바싹튀겨진 식감은 좋다.
지금으로서는 믿기 힘든 사람들이 많겠지만, 이 대중화되기 전엔 김밥을 쌀 때 햄 대신에 들어가는 물건이었다. 80년대 혼합소시지 광고. 소시지를 김밥에 넣는 장면이 나온다. 90년대부터 햄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면서 김밥 재료에서 급속도로 햄이 소시지를 대체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거의 전설로 구전될 정도. 그러나 햄이 들어간 김밥과 미묘하게 풍미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 쪽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여전히 집에서 소시지가 들어간 김밥을 싸서 먹기도 한다. 햄보다 소시지를 더 좋아하는 사람은 높은 확률로 이 쪽을 더 마음에 들어해 우연히 먹어보고는 자신도 소시지로 김밥을 싸서 먹기도 한다.
길거리에서 파는 핫도그도 옛날에는 튀김옷 안쪽에 바로 이 빨간 소시지를 썼으며 지금은 모두 후랑크 소시지로 바뀌었다.
시중에서 인지도는 진주햄, 백설햄, 롯데햄 3개 회사가 가장 높다. 완두콩을 비롯한 야채가 가미되고 벌건 색감이 옅은 야채맛 소시지같은 배리에이션도 있고 이 쪽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실제로 같은 혼합소시지임에도 보통 벌건 혼합소시지에 그냥 야채만 추가된 것이 아니라 미묘하게 맛이 다르다. 실제로 이 야채소시지가 처음 출시되었던 80년대엔 일반 혼합소시지보다 좀 더 고급화된 포지션으로 나왔었다. 물론 지금의 위상이야 거기서 거기지만 말이다.
의외로 요새 핑크색 혼합소시지가 맛이 변했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인데, 기존보다 퍽퍽해지고 밀가루 맛이 심해졌다는 평이 제법 나온다. 다만 여전히 잘 먹는 사람들도 많다.
원조인 일본에서는 고급 어종을 사용한 고급 제품도 판매되는 모양이다. 일본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추억의 먹거리'로 취급되는 모양이다.

3. 그 외


천하장사 소시지 같은 간식용 소시지도 분홍소시지와 같은 혼합소시지로 분류된다.[6] 치즈니 DHA니 하는 첨가물로 럭셔리함을 강조해 보통의 분홍소시지보다 훨씬 몸값이 비싼 음식 대접을 받고 있다. 짠 맛이 적고 고소한 맛을 강조한 간식거리의 특성상 요즘에는 길고양이 꼬시는 미끼용으로도 환영받는 듯. 포장이 거의 똑같은 N스틱이라는 녀석도 가끔 보이는데, 이 녀석은 양갱이니 속으면 안 된다.
흔히 말하는 "몽둥이 소시지", "추억의 소시지"는 이에 쩍 달라붙는 밀가루맛이 과거의 추억을 깨기 쉽지만, 저가햄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비싼 값에 팔리는 도시락용 소시지 등 나머지는 생으로 먹어도 손색없다. 사실 최저가로 나오는 제품이면 소시지든 비닐포장 프레스햄이든 날로 먹으면 맛이 그닥이다. 애초에 저가일수록 고기, 특히 소시지나 햄류의 맛을 결정짓는 돼지고기의 함량이 낮아지고 맛없는 딴 재료로 함유량 채우기가 심해진다. 특히 닭고기는 갈면 정말 밀가루 비슷한 맛을 자랑하기 때문에(...)[7] 이거 함량이 높고 돼지고기 함량이 낮을수록 맛이 없어진다.
맥스봉에 정전식 터치 스크린이 반응한다는 사실이 발견된 이후, 모든 혼합소시지가 같은 현상을 보이자 식용 스타일러스 펜이라는 역할이 추가되었다.
비슷한 가공식품으로 프레스햄이 존재한다.
의외로 소시지에 까다로운 독일슈퍼마켓에서 볼 수 있다. 주황색이나 노란색의 두꺼운 비닐로 씌여 살짝 굽은 형태인데, 수육함량이 높은 편이라 생각보다 맛있다. 일반 혼합소시지가 흐물거리는 느낌이라면 이쪽은 탱탱한 편. 간혹가다 Rewe에서 한국산 알뜰 소시지를 파는 경우가 있다. 스웨덴 요리에도 비슷한 것으로 'värmlandskorv'와 'falukorv'라는 소시지가 있는데, 이쪽은 밀가루가 아닌 '''감자 전분'''을 사용한다.
여담으로 과거에 결혼 전 신랑 친구들이 신랑의 발바닥을 때리는 매타작 풍습이 있었는데 분홍소시지에 청테이프를 세로로 한번 감아주고 가로로 칭칭 감아서 쓰기도 했다. 그 묵직함과 채찍처럼 찰싹 감기는 손맛은 가히 예술의 경지로 여타 각목, 북어 따위는 비교를 불허할 정도다. 맞아본 경험자들 말로는 고통이 뼈를 뚫고 전해진다고.
80년대 군대에서 군대리아의 패티로 쓰이던 게 바로 이 소시지다. 80년대 훈련소 홍보영상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1] 요리 수육이 아니라 짐승 수(獸)자 쓰는, 쉽게 말하면 육고기[2] 어육 함량이 수육 함량보다 많아야 한다.[3] 일례로 백설에서 시판하는 정말 맛있는 소시지 시리즈의 경우 돼지고기 함량이 다른 핑크색 혼합 소세지들에 비해 굉장히 높은 편이어서 런천미트 비슷한 맛이 난다.[4] 단 돈 천원이면 마트에서 구매 가능할 정도로 싸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은 더욱 낮을 것이다.[5] 밀가루 반죽이 아니다! 분말 밀가루.[6] 다만 이쪽은 오히려 내용물로만 따져보면 어묵 친척뻘 된다. 어육 소시지의 원조인 일본에서는 아예 치즈 어묵이라 부른다.[7] 닭고기 자체가 타 고기들에 비해 맛이 약한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