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햄
1. 개요
[image]
가공육의 일종으로, 여러 가지 잡육을 갈아서 밀가루와 소금 등의 첨가물을 넣고 압착한 후, 짧은 시간 열을 가해 살균(주로 훈연)하고 냉각시켜 만들어낸 고깃덩어리. 주 재료는 발골육이다. "고기묵"이란 이름으로 생각하면 그 성격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사실 햄이 아니라 소시지이다.''' 햄은 돼지 뒷다리살, 혹은 뒷다리살을 염장 및 훈제하여 만든 가공육을 의미한다. 다만 한국에선 주한미군을 통해 스팸 형태의 가공육들이 먼저 알려지면서 햄의 의미가 바뀌었다.
한국에 도입된 초기에는 조미육으로 불렸다. 한국에서 햄이라고 하면 주로 이것을 일컬으며, 짭짤한 맛이 나기에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들이 자주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스팸이 가장 널리 퍼졌기 때문에 프레스햄 전반을 스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깡통에 포장하지만, 비닐에 원통형으로 포장한 말랑말랑한 '''물 먹인 햄'''도 존재한다. 이런 것들은 푸딩 햄이라고
불린다.
군용으로도 납품이 되는데, 방위사업청 조달조건에 따르면 프레스햄 군용은 돈육(2등급 이상)이 90% 이상 배합된다. 반면 일반 제품은 돈육 함량을 낮추고 전분을 투입해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한다. 군용 프레스햄이 식감이 거칠고 단단해 일반 제품보다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단백질 함량이 더 높다. 관련기사
2. 제조과정
근래에는 훈연과정을 거치지 않고 훈연향이 나는 첨가제를 넣어서 만든다. 분쇄-양념 혼합-훈연향 첨가-성형-증숙-숙성을 거쳐 1-2일 내에 완성되므로 생햄에 비해 공정이 복잡하나, 제조 기간이 압도적으로 짧아 저렴하다. 시중 프레스 햄 중 진짜 훈연한 제품은 없다.
프레스햄 표면의 격자 모양은 전통적인 햄처럼 줄로 묶거나 망에 넣어서 매달아 훈제한 자국을 흉내낸 것이다.# 올록볼록한 프레스로 성형한 다음 진짜 훈연할 때 나오는 모양의 얇은 단백질 필름을 프레스햄 겉면에 인쇄한 것이다 . 잘 보면 인쇄 망점이 보인다. 사실 이런 식으로 분쇄하여 모양을 잡아 만드는 건 소시지에 가까운 제조법이다. 미국에서는 스팸을 스팸 소시지라고 부르기도 했다. 촙트햄(Chopped Ham)이라고도 한다.
다만, 가격이 싸질수록 밀가루와 계육의 비율이 높아지며 식감과 맛이 가격에 맞게 저렴해진다. 계란을 입혀 부침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저가형 혼합소시지 및 햄 중 고기의 비율은 없다시피 하기도 하고 아예 육류 비율이 제외되기도 하며 훈연향(합성 고기 맛 향)을 첨가해 고기 맛이 나도록 한 밀가루 덩어리인 경우가 많다. 밀가루가 주성분인 햄들은 소아비만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3. 첨가물 문제
높은 나트륨과 지방 함량으로 인한 칼로리 문제도 있지만 시판 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산화방지제, 발색제로 아질산나트륨을 넣는 일이다. 집에서 다진 고기로 만두소나 동그랑땡 같은 조리를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고기를 갈아 소금과 향료를 넣고 뭔가를 만들면 흔히 생각하는 연분홍색이 아니라 보통 회색이 된다. 피 빼기를 잘못한 고기가 아니라면 거의 이쪽. 아질산나트륨을 넣지 않고 만든 햄을 보면 이런 색깔도 많다. 이것에 아질산나트륨을 소량 넣으면 산뜻한 붉은 색이 나며, 더불어 강력한 방부 효과까지 얻게 된다. 적게 먹으면[1] 괜찮다고 하나, 허용치는 성인 기준이라 비엔나 소세지 한 봉 정도라도 어린이는 일일 허용량을 넘기 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아질산나트륨을 넣지 않는다면 넣는 것 이상으로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 보툴리누스균[2] 같은 유해한 미생물들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 보툴리누스는 어원부터가 라틴어의 소시지에서 나온 것이다. 아질산나트륨 같은 걸 안 넣던 시절에 소시지를 먹은 사람들이 워낙 많이 죽었기 때문에 이름부터 그렇게 정해진 것.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햄도 훈제 과정에서 아질산나트륨 이상으로 유해한 발암물질을 듬뿍 흡수시켜 세균을 죽이는 건 마찬가지다.[3]
사실 시금치나 상추 등의 채소류에는 프레스햄에 들어있는 것보다도 많은 2,500mg/Kg 정도의 아질산염이 포함되어있다. 프레스햄에 첨가되는 양이 겨우 70mg/kg인 것과 견주어 약 35배 이상 들어있다는 것. 즉 아질산염의 위험은 과장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히려 굳이 말하면 가공육이든 적색육이든 상관없이 육류를 자주 많이 섭취하면 대장암의 위험성이 올라간다고 한다. 물론 무조건 걸린다는건 아니지만 맛있다고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은 지양하자.[4]
아질산염 함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도 있다. 겉을 벗겨내고 물에 한번 끓인 다음에 다시 요리하는 것이다. 아질산염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끓는 물을 한번 거치면 상당 부분이 빠져나간다. 덤으로 염분도 확 줄어드니 건강은 생각하는데 햄은 그래도 먹어야 한다면 이쪽을 생각해보자.
4. 맛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 햄과 소시지는 맛이 없다. 게다가 요리를 잘못하면 밀가루 반죽으로 되돌아가는 수가 있다. 밀가루가 들어간 것으로 김치찌개를 끓이면 김칫국 맛이 배어서 맛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햄의 식감은 굉장히 푸석거린다. 밀가루 밖의 지뢰라면 닭고기 함량이 높은 것. 급식용으로 자주 들어가니 맛은 알 것이다. 보통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2-30%씩 섞은 햄이 가장 맛없고 싼 축에 든다. 간혹 토끼고기가 들어가기도 했다고. 먹어 보면 기분 나쁘고 오묘한 쓴맛이 난다. (한국에서 토끼고기가 들어간 햄은 2000년대 이후로 사라졌다.) 그런데 이게 굽는다고 제대로 사라지지도 않는다. 씹으면 씹을수록 고기 맛이 나기는커녕 씁쓰름한 느낌 때문에 입에도 대기 싫어진다. 마트에서 프레스햄 할인을 하고 있다면 보통 닭고기가 20% 들어간 저급 햄들을 할인하고 있다. 운 좋으면 스팸이나 좋은 프레스햄을 할인하기도 한다.
햄이나 소시지에 표시된 고기나 어육[5] 함량을 뺀 나머지는 뭘까 하면 밀가루라는 생각이 바로 떠오르지만 요즘은 대두단백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저급 햄이나 고급 햄이나 성분표를 보면 고기 함량은 60-90%로 다른데 의외로 단백질 함량은 비슷하다. 아래 예시된 성분표 비교는 그걸 무시하고 적은 것.
맛이 좋은 프레스햄이나 소시지는 돼지고기 함량이 높다. 그 대신 비싸다. 성분표를 보고 닭고기 같은 게 안 섞여있고 돼지고기 함량만 80% 이상이라면 그럭저럭 괜찮은 프레스햄이다.[6] 다만 100%로 할 수 없는 이유가 못해도 5~10% 정도는 전분이나 밀가루를 넣어줘야 반죽이 되므로 어쩔 수 없이 넣는다.
90% 이상의 돼지고기 함량을 고급품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은 거품이 많다. 왜냐하면 살코기뿐만이 아니라 기름 및 기타 부산물까지 다 돼지고기로 간주하기 때문에 80% 프레스 햄과 실상 큰 차이 없는 경우가 많고 되려 이쪽이 살코기가 많이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절대적 지표로 보지는 말자.
1kg짜리 프레스햄을 기준으로 성분과 가격은 다음과 같다. 어지간하면 돼지고기 아니면 닭고기로 만들지만 아주 드물게 쇠고기와 최소한의 밀가루만으로 햄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런 건 정말 비싸다.[7]
햄이나 소시지의 돼지고기 함량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고 돼지고기+닭고기 포함이란 식으로 표기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관련 규정이 바뀌어서 아예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가격대 성능비를 강조하거나, 프리미엄임을 강조하는 종류는 함량을 명기하고, 보급형과 최저가형은 대충 표시하거나 %를 지우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팽배하고 있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 에서는 2018년부터 햄 소시지 고기 함량 표시를 의무화하는 ‘축산물 표시기준’ 일부 개정안을 예고했다.
5. 국내 제품군
5.1. 고급형
프레스햄 자체에 고급이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그나마 돼지고기 단일육에 돈육 비율이 90% 전후로 꽤나 높은 제품군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저가형으로 분류되는 런천미트와 다르게 회사마다 각각 미는 브랜드가 있다.
- 스팸(CJ제일제당) - 절대강자. 호멜사와의 기술제휴로 만들어지며 국내 프리미엄 캔햄 시장 점유율 50% 이상으로 압도적 1위이자 캔햄의 대명사.
- 그릭슈바인(SPC삼립)
- 더 건강한 캔햄(CJ)
- 리챔(동원F&B) - 국내 프리미엄 캔햄 시장 2위 제품. 다만 스팸과의 점유율 격차는 크다. 짠맛을 줄이고 저나트륨을 어필.
- 로스팜(롯데푸드) - 7가지 식품첨가물을 안넣었다고 홍보중.
- 뚝심(목우촌)
- 튤립햄(농심) - 시판 캔햄 중 돈육 비율이 가장 높다.[8]
- 안심팜(사조산업)
- 오뚜기햄(오뚜기)
5.2. 저가형
내용물의 모양이나 외관은 그냥 비슷하지만 보통 국내 캔햄 중 이름이 런천미트로 대표되는 돈육+계육의 혼합육인 프레스햄들이 해당한다. 이쪽도 매우 많은 업체에서 만들고 있다. 뭐 혼합육을 쓰는 이유는 원가 절감을 위해서이고 제품마다 다르지만 대략 비율적으로 반반 정도 들어가는 듯. 게다가 그 섞은 육류의 비율조차 80%를 안 넘는 경우도 많아 전분이나 밀가루 같은 부재료도 고급형 캔햄에 비해 더 들어간다.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지만 프리미엄 계열의 캔햄에 비하면 맛이 아무래도 떨어지는 편.
국내에서는 일부 예외도 있긴 하나, 대부분은 런천미트 이름이 붙어있으면 저가형 캔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문서 참조.
식자재마트에서는 닭고기 기계발골육으로 만든 1kg짜리 스모크햄을 1개에 3,000원 정도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6. 같이보기
[1] 대충 성인기준으로 하루에 햄으로 800g 정도가 기준치이다.[2] 우리가 아는 보톡스를 만들어내는 균이다. 항목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보톡스는 인체에 매우 치명적이다.[3] 사실 담배에서 니코틴을 제외한 것과 마찬가지. 사실 담배가 유해한 것도 니코틴보다는 담배라는 유기물질(식물)이 타면서 방출하는 각종 발암물질에 따른 것이 더 크다. 이러한 타르, 탄화물질이 없기 때문에 전자담배가 담배에 비해 '비교적' 무해하다. 다만 전자담배도 담배증기는 나오는 물건이 대부분이라, 주변사람에게 옮긴다.[4] 빈도나 양에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연구결과들을 보자면 가공육과 적색육인 고기를 자주 섭취하는 군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의 군보다 1.4배~2배 정도 대장암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5] 우리 나라에서 혼합소시지에 들어가는 고기 성분은 어육이지 그냥 고기가 아니다.[6] 프레스햄계의 본좌라 할 수 있는 스팸의 돼지고기 함유량은 92.44%다. 스팸 다음가는 인지도를 가진 리챔은 91.10%, 로스팜은 91.79%이다.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튤립햄의 돼지고기 함량은 무려 96%에 달한다.[7] 주로 할랄 푸드로 생산이 된다.[8] 96%정도 된다. 타 제품들은 90~93% 정도이고 스팸이 95.7% 정도. 다만 돈육 비율이 살코기 비율과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라서 숫자만 높다고 무조건 더 우월한 것은 또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