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준플레이오프/1997년
1. 개요
1.1. 1차전: 먼저 1승을 거두는 삼성
중계방송사는 MBC.
승리 투수 : 김상엽
패전 투수 : 김현욱
세이브 : 박동희
홈런 : 신동주 (7회 2점) 이상 삼성
시구는 1997년 8월 캐나다에서 열린 1997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한 전주여고의 김두리가 맡았다.
쌍방울그룹이 자금난에 직면하며 자구책의 일환으로 6개월내 야구단을 매각하기로결정한데 대해 전주구장 앞에서 쌍방울 팬클럽 회원 100여명이 피켓을 들고 나와 "야구단을 팔아선 안된다"고 외치며 쌍방울 살리기 운동을 전개했다.
3시간 50분간의 접전끝에 신동주의 결승 2점 홈런에 힘입어 5-4로 힘겹게 승리,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3시간 50분은 준플레이오프 사상 최장시간이다. 관중은 8,299명이 들어왔지만 1990년 삼성과 빙그레의 준PO 1차전(6,125명) 이후 역대 2번째로 적은 관중을 기록했다.
먼저 점수를 뽑은 쪽은 삼성이었다. 삼성은 2회초 김한수의 우월 2루타와 정경배의 좌전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김태균이 병살타성 타구를 쳤으나 쌍방울 2루수 최태원이 더듬는 사이 3루 주자 김한수가 홈인, 선취점을 올렸다. 3회초에는 1사후 양준혁의 우전안타, 신동주의 볼넷으로 1사 1,2루 상황에서 김한수의 좌전 적시타로 2-0이 됐다. 이에 쌍방울은 3회 1사 1.2루에서 선발 김원형을 강판시키고 투수 3관왕 김현욱을 즉각 투입, 연속 삼진으로 불을 껐고 위기뒤에 곧바로 찬스가 왔다.
3회말 쌍방울은 선두타자 박경완이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조원우의 번트동작 후 내야전진수비를 뚫어내는 좌전안타, 김호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에서 톱타자 최태원의 3루 땅볼을 삼성 김한수가 가랑이 사이로 빠뜨려 단숨에 2-2 동점이 됐다.
그러나 삼성은 곧이은 4회초 쌍방울 투수 김현욱으로부터 양용모와 이승엽, 양준혁이 연거푸 행운의 빚맞은 안타 3개를 터뜨려 다시 3-2로 앞섰다. 1점차의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삼성은 7회초 장타 한방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절반의 승리를 거머줬다. 1사후 빗맞은 좌전안타로 진루한 양준혁을 1루에 두고 신동주가 김현욱과 2-3 풀카운트 끝에 9구째 한가운데 직구를 통타하여 5-2로 달아나는 좌중간 스탠드 상단에 꽂히는 115m짜리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쌍방울은 8회말 선두타자 박노준의 우익선상 2루타 이후 최태원과 대타 강영수의 내야땅볼때 홈까지 밟아 1점을 만회했다. 9회말 삼성 마운드에는 좌완투수 김태한이 있었다. 그러나 쌍방울은 4번 대타 김성현의 안타와 김성래의 볼넷으로 무사 1,2루의 기회를 맞는다. 조창수 감독대행은 신인 변대수를 투입했고, 공의식은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2,3루가 됐다. 여기서 박동희로 투수가 변경됐는데 쌍방울은 박경완의 땅볼로 1점 따라갔지만 9번 구한성이 초구에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박동희는 세이브를 올렸다.
수훈선수로는 신동주가 선정됐다. 삼성의 방망이에 쌍방울의 벌떼마운드가 힘을 쓰지 못했다. 쌍방울의 에이스 김원형과 투수 3관왕 김현욱을 공략하는데 성공한 삼성 특유의 공격력이 돋보였던 한판이었다. 양준혁은 3안타, 이승엽은 결승타, 신동주는 결정적인 홈런을 기록하며 삼성의 클린업은 6안타 3타점을 합작해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상엽은 5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놓앗다.
쌍방울은 김원형은 3이닝도 채우지 못했고, 김현욱은 5이닝 동안 7개의 탈삼진을 잡고도 신동주의 한 방에 패전투수가 되며 2차전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주포 김기태가 시즌 중 손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결장하다가 20여일만에 복귀했으나 1안타를 쳤음에도 1회와 3회 연속 삼진을 당하는 등 타격왕을 차지한 시즌 때만큼 위협적이지 못했다고 1,2번 최태원과 김실 역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하여 소총 공격이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양팀은 쌍방울이 6명, 삼성이 5명 등 모두 11명의 투수를 내세워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투수출장 기록을 경신했다.
1.2. 2차전: 성영재의 호투로 승부를 최종 3차전으로 끌고가는 쌍방울
중계방송사는 KBS 2TV.
승리 투수 : 성영재
패전 투수 : 김태한
세이브 : 최정환
홈런 : 조원우 (1회 1점), 이상 쌍방울 신동주 (7회 1점) 이상 삼성
시구는 문희갑 대구시장이 할 예정이었으나 대구지역 택시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일정이 변경되어 경기 전 박병련 부시장으로 대체됐다. 관중은 13,000명이 모두 매진되었다.
1차전을 져 벼랑끝에 몰린 쌍방울은 2차전에서 타순을 대폭 변경했다. 전날 8번이었던 조원우를 1번에 올린 뒤 기존 1번이었던 최태원을 2번으로 돌렸고, 2번이었던 김실은 선발명단에서 제외댔다. 시즌 내내 3번타자였던 김기태는 4번으로, 전날 4번이었던 심성보는 6번, 노장 김성래는 3번에 배치시켜 9번 김호를 빼고 모두 바꿨다. 특히 삼성이 왼손투수를 내세울 것을 대비하여 우타자 위주의 오더를 짰다. 삼성은 전날 2번으로 나선 지명타자를 전날 김종훈에서 류중일로만 변경하고 1차전 타순을 유지했다. 1차전에서 5안타에 그친 쌍방울은 경북고등학교 야구장에서 일부 선수들[1] 에게 오후 2시30분부터 1시간 30여분 동안 특타를 지시했다.
쌍방울은 삼성에 2승1패를 기록한 성영재를 선발로, 삼성은 쌍방울에 4승으로 강했던 전병호 대신 뜻밖에도 전날 구원등판했던 김태한을 선발등판시켰다.
오더를 바꾼 것이 효과를 봤는지 1회초부터 쌍방울은 조원우가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로 1회초 선두타자 홈런[2] 을 기록하며 앞서나갔다. 조원우는 삼성 선발 김태한과 풀카운트 끝에 7구를 밀어쳐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을 기록했다.
4회초 쌍방울은 박경완의 볼넷[3] 뒤 심성보와 공의식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대타 김성현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탰고 5회에는 바뀐 투수 변대수로부터 최태원의 볼넷, 김성래의 안타, 박경완의 고의사구로 맞은 2사 만루에서 심성보가 좌전안타를 터뜨려 3-0으로 도망갔다.
성영재의 구위에 눌려 이렇다할 공격을 펼쳐보지 못하던 삼성은 6회말 1사후 최익성이 좌월 2루타로 물꼬를 텄으나 곧바로 투입된 조규제를 상대로 류중일과 이승엽이 범타로 물러났다. 7회에는 전날 투런 홈런을 쳤던 신동주가 좌월 솔로포로 3-1로 추격의 불을 당겼으나 이후 3번째 투수 최정환의 구위에 눌려 주저앉고 말았다. 8회 2사 1,2루 기회에서도 이승엽이 범타로 물러났다.
쌍방울 선발 성영재는 좋은 제구력과 체인지업으로 5.1이닝 동안 2피안타에 볼넷 1개만을 내주며 삼성의 강타선을 잠재웠다.[4] 6회와 7회에 등판한 조규제와 최정환 역시 삼성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최정환은 탈삼진 5개와 함께 삼성 공격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세이브의 주인공이 됐다. 박경완은 1차전 2개의 볼넷에 이어 2차전에서 4연속 볼넷 출루로, 준PO 6개의 사사구를 기록해 준플레이오프 최다 사사구 신기록을 세웠다.
반면 삼성 선발 김태한은 불리한 볼카운트를 자주 가져가며 1회에만 30개의 공을 던졌고, 4회에는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연속 볼 4개로 박경완에게 볼넷으로 내보내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김태한은 4회까지 투구수 87개로 강판됐고 당초 선발로 예상된 전병호는 5회에 등판하여 9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 벤치를 더욱 아쉽게 했다. 삼성은 이승엽과 양준혁이 둘 다 무안타에 그치며 쌍방울 투수진 공략에 실패, 시리즈를 3차전으로 끌고가게 됐다.
1.3. 3차전: 김상엽의 투혼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삼성
중계방송사는 SBS.
승리 투수 : 김상엽
패전 투수 : 김현욱
세이브 : 전병호
1차전과는 다르게 전주구장은 9,375명의 관중석이 매진되었다.
삼성이 4년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에 성공했다. 1-2로 뒤진 7회초 볼넷 2개와 3안타를 집중시켜 4-2로 역전한 뒤 쌍방울의 추격을 구원 등판한 김상엽이 1점으로 막아 4-3으로 신승, 2승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로써 1993년 플레이오프에서 LG를 만났던 삼성은 다시 한 번 플레이오프에서 LG와 대격돌을 펼치게 됐다. 삼성은 타선의 막판 집중력에서 한 수 앞섰고 쌍방울은 선발 김원형이 호투했지만 뒤를 받쳐줄 투수력이 바닥난 것이 패인이었다.
기선을 잡은 쪽은 쌍방울. 3회말 쌍방울은 좌전안타로 진루한 최태원이 2루를 훔쳐 만든 2사 2루에서 심성보가 중전적시타를 쳐내 1점을 선취했고 김기태의 볼넷 뒤 박경완의 좌전안타가 이어져 2-0으로 도망갔다. 삼성은 4회 2사까지 김원형에 퍼펙트로 끌려갔으나 이승엽이 몸에 맞는 볼로 나간 뒤 양준혁의 좌중간 펜스 상단에 맞는 큼직한 2루타를 쳐내 1-2, 1점차로 따라붙었다.
플레이오프 티켓의 향방이 기울어진 것은 7회. 삼성으로선 행운의 이닝이었고 한 이닝에 4명의 투수를 투입하고도 역전을 막지 못한 쌍방울은 악몽의 7회였다. 1, 2차전에서 연속으로 홈런을 뽑아낸 신동주가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김한수의 3루 땅볼로 이룬 1사 2루에서 쌍방울은 미련없이 김현욱을 투입했지만 정경배와 김태균의 대타 황성관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채 물러났고 2차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했던 3번째 투수 최정환은 1사 만루에서 류중일에게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동점타를 허용했다. 삼성은 이어 1번 최익성의 희생플라이로 역전에 성공했고 2번 김영진은 2차전에서 호투한 성영재로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뽑아내 1점을 더 보탰다. 여기서 스코어는 4-2. 7회에만 쌍방울은 5명의 투수가 등판했는데 이는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투수 등판기록이었다.
쌍방울은 7회말 대타 박철우와 조원우의 연속 볼넷, 최태원의 희생번트로 만든 2사 2,3루에서 심성보가 1루수 앞 내야안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김기태가 내야땅볼로 물러나 동점과 역전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했다.
삼성은 데뷔 후 쌍방울전 무패의 쌍방울의 천적 박충식에 이어 5회 성준, 6회 김상엽으로 투수를 운용하며 쌍방울의 타선을 효율적으로 막아냈다. 김상엽은 3.2이닝동안 2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 승리 투수가 됐다. 삼성의 2승을 모두 책임진 그는 준플레이오프 최고 수훈선수가 됐다. 반면 투수 3관왕 쌍방울 김현욱은 쌍방울의 2패를 모두 떠안으며 자존심을 구기고 말았다.
선수교체에서도 삼성의 타이밍은 절묘했으나 김성근의 대타 기용은 실패했다. 삼성은 6회 이날 도루를 2개나 허용하고 타격에서 부진했던 포수 양용모를 빼고 김영진으로 교체하여 위기를 넘기고, 7회에 김영진의 2루타가 터졌다. 반면 쌍방울은 6회 박노준, 8회 김성현, 9회 강영수 등 대타작전이 모두 실패했다.
이 경기는 쌍방울 레이더스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경기가 됐다. 1996 시즌 플레이오프 2승3패 탈락에 이어 이번에도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2패로 물러나며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 없이 IMF 문제로 인한 재정난으로 1999 시즌 이후 해체되고 말았다. 김성근 감독 역시 포스트시즌 6시즌을 치르며 8개의 시리즈를 치뤘는데 1989 태평양에서의 준PO(vs 삼성), 1991 삼성에서의 준PO(vs 롯데)만 승리하고 나머지 6개의 시리즈는 모두 패하며 포스트시즌에서 약하다는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했다. 2002년 LG 시절 전까지 김성근이 이끌었던 플레이오프 5경기는 모두 전패로 끝났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