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챔피언스 리그/2013-14 시즌/결승전
1. 개요
2014년 5월 24일 리스본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 리그/2013-14 시즌 결승전.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
정규 시간이 끝날때까지 레알 마드리드는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전반 36분에 나온 디에고 고딘의 골로 앞서가고 있었기에 사실상 아틀레티코의 우승으로 끝날 줄 알았으나 세르히오 라모스의 후반 추가시간 3분 극적인 동점 헤딩골로 경기는 연장으로 가게 되었으며, 이후 레알이 3골을 더 기록하여 경기는 4:1로 끝났고 레알은 그렇게 바라던 라 데시마를 기록하게 되었다.
국내 중계진 명단
2. 진출 팀
3. 경기 전
역대 전적에서는 결승전 전까지 레알이 143승 57무 64패로 확실한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결승전 전까지의 최근 5경기를 보면, 2승 1무 2패로 동률이었다. 이 경기는 BBC 트리오를 바탕으로 막강한 화력을 가진 레알 마드리드와 짠물수비를 통해 4강까지 단 6골만을 실점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정반대의 경기 스타일 때문에, 레알이 선제골을 빨리 넣지 못한다면 아틀레티코가 유리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다만 레알이 선제골을 넣는다면 레알이 압도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주전 선수들인 페페와 사비 알론소가 각각 부상과 징계로 인해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알론소의 결장을 메울 선수가 누가 될지 관건이었는데, 시즌 내내 부상으로 골골대던 사미 케디라와 당시 유망주였던 이야라멘디와 카세미루가 대체 후보였다. 결국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셋 중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한 케디라를 선택하게 된다. 페페는 라파엘 바란으로 대체하게 된다. 처음에는 BBC 트리오도 부상으로 인해 출전 여부가 미지수였지만, 모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당시 주포였던 디에고 코스타와 10번 에이스였던 아르다 투란의 부상으로 인해 스쿼드 구성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 명단에 포함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결국 투란은 제외되었고, 코스타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4. 양팀 라인업
5. 경기 내용
5.1. 식전 행사
포르투갈 가수 마리자가 챔피언스 리그 주제곡을 불렀다.
5.2. 전반전
레알 마드리드는 아틀레티코의 끈끈한 압박과 수비에 막혀 제대로 공격을 펼치지 못하였고, 점유율은 장악하고 있었지만 사비 알론소가 나오지 못했던[1] 탓인지 볼 운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아틀레티코도 수비는 효율적으로 해내고 있었으나 주포 디에고 코스타가 이른 시간에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해 그라운드에서 나갔기 때문에 득점 기회 창출에는 레알 마드리드와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케르 카시야스가 어설프게 볼을 커트하려 앞으로 나갔다가 위치 선정을 잘못 하여 디에고 고딘에게 골을 내줘 레알 마드리드가 끌려가게 된다. 결국 1:0으로 아틀레티코가 앞선 상황에서 전반전이 끝났다.
5.3. 후반전
후반전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이에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사미 케디라와 파비우 코엔트랑을 빼고 이스코와 마르셀루 비에이라를 투입하였다. 하지만 이스코와 마르셀루는 아틀레티코의 수비진을 흔들기는 하였으나 무너뜨리기에는 조금 부족했고,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카림 벤제마를 빼고 알바로 모라타까지 투입해 보았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아틀레티코의 수비진들은 체력이 소진되기 시작하였는지 압박이 느슨해지기 시작했고,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은 루카 모드리치, 앙헬 디마리아, 가레스 베일을 통해서 차츰 원활하게 진행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틀레티코의 골문은 뚫리지 않았고, 시간은 경기 종료 시간을 넘어 추가시간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은 좌절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디에고 시메오네의 주도 아래 아틀레티코의 팬들은 힘찬 목소리로 선수들을 응원하는 소리가 경기장을 메웠다. 그리고 추가 시간은 5분이 주어진다. 추가 시간 동안 레알 마드리드는 파상공세를 펼치기 시작하였고 추가 시간 3분에 코너킥을 얻게 되었다.
모두가 숨죽인 상태에서 모드리치가 크로스를 올린 순간, '''세르히오 라모스가 헤더를 날렸고 공은 골대의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동점골이 터짐과 동시에 경기장은 일순간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함성 소리로 흔들리고 아틀레티코의 팬들은 패닉에 빠지며 양 팀 서포터즈의 분위기가 뒤집혀버렸다.
5.4. 연장전
추가 시간이 종료되며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디에고 시메오네는 선수들을 독려했지만, 평소보다 훨씬 많은 활동량과 타이트한 압박을 들고 나왔는데 정규 시간 내에 승부를 보지 못한 이상 아틀레티코에게는 희망이 없었다. 경기의 흐름은 극적으로 뒤바뀌었고, 아틀레티코는 체력이 떨어져 특유의 조직력 축구가 무력화되어 공격진이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기세를 올리며 공격에 매진했다.
그러던 중 연장 후반 5분, 디마리아의 팬텀 드리블 돌파에 이은 슛이 티보 쿠르투아에게 막혔으나 튕겨져 나온 볼을 끝까지 놓치지 않은 베일이 헤더로 마무리를 지었고, 레알 마드리드는 마침내 110분 만에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베일의 역전골이 터지자 경기에 출장 못하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알론소는 관중석을 뛰쳐나와 동료들과 역전골에 환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2]
이후 아틀레티코는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고 공격에 나섰으나, 체력이 떨어져 전방으로 볼 운반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오히려 설상가상으로 연장 후반 12분에 마르셀루에게 공간을 내주고 슛을 허용하여 3번째 실점을 하게 되었고, 이 골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의를 완전히 상실한 아틀레티코는 1분 후 호날두에게 페널티킥도 내주었고, 호날두는 침착하게 마무리지으며 팀의 승리를 장식했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는 의지와 근성을 통해 극적인 4:1로 대역전승을 일구어 내는 데 성공했다. 반면 아틀레티코는 끈끈한 조직력 축구가 마지막에 헐거워지면서 다 잡은 대어를 결국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레알 마드리드는 오랫동안 염원하던 라 데시마를 이루게 되었다.
6. 경기 총평
사실 라모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시점부터 아틀레티코는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팀의 주포인 코스타가 부상으로 이탈해 득점이 힘들어진 이상 상대의 실수로 얻은 점수를 어떻게든 지켰어야 했는데 실패했고, 그렇다면 승부차기까지 버텨야 하는데 이미 체력이 고갈되었기 때문. 결과론적이지만 코스타 대신 아드리안 로페스를 처음부터 내세워 교체카드 한 장을 허무하게 쓰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3] 만일 교체 카드 한 장이 남아 있었더라면 추가시간 때에 시간 끌기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했을 것이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으로서는 실로 안타까운 패배였다. 여담으로 아틀레티코는 40년 전인 1974년 유러피언 컵 결승전에서도 루이스 아라고네스의 골로 1:0으로 앞서가다가 당시 상대인 FC 바이에른 뮌헨의 한스게오르크 슈바르첸베크에게 극적인 동점골로 재경기로 가게 되었고, 결국 재경기에서 4골을 먹으며 무너졌다. 그때나 40년이 지난 지금이나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는 점에서 아틀레티코로서는 안습한 역사를 두 번이나 갖고 말았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의지와 근성을 통해 극적인 대역전승을 일구어 내는 데 성공했다. 비록 종목은 다르지만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명언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경기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포기하지 않았으며 결국 라모스의 극점인 동점골 이후 연장에서 3골을 넣었고 4:1이라는 대승을 거둘 수 있게 되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해 챔피언스 리그 단일 시즌 최다 골 기록을 17골로 늘리면서 11경기 17골이라는 경악할 기록을 남겼다. 이 경기 승리로 레알 마드리드는 라 데시마(챔피언스 리그 10회 우승)를 달성한 첫 팀이 되었다. 더불어 12시즌 동안 레알 마드리드를 괴롭혔던 챔피언스 리그 징크스도 깔끔하게 날려버리게 되었다.
7. 여담
- 이 시즌부터 17-18 시즌까지 라리가 소속 팀이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 양 팀은 2년 뒤에도 결승에서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