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량주
1. 개요
'''高粱酒.'''
백주의 일종으로 수수(고량, 高粱)를 주원료로 사용하여 만든 중국의 증류주. 본래 백주의 한 종류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한국에서는 모든 백주를 통칭하는 명칭으로 사용된다. 마치 위스키, 브랜디, 럼을 가리지 않고 전부 양주로 통칭하는것처럼
속칭으로 '빼갈'이라고 불린다. 오래된 백주 중 노백건(老白乾)[1] 을 '빠이간'이라고 부르는데, 베이징식 얼화(儿化)된 발음으로 빠이걸(白干儿)이라 하였다. '빠이걸'이란 발음이 한국에 들어와 '빼갈'로 변형되었다고 추정된다. 노백건은 허베이(河北) 지역의 뛰어난 청향형(清香型) 백주인데, 백주를 이르는 다른 말로도 사용된다.
2. 내용
일반적으로 도수가 높으면 50~60도, 낮으면 30~40도 내외로 강한 편이다. 부드럽고 깔끔한 맛과 은은한 과일향이 특징이다. 백주는 중국의 증류주를 통칭하는 말인데, 100% 고량을 원료로 하는 구이저우성의 특산물 마오타이나 산시성(山西省, 산서성)의 분주(汾酒, 펀주), 이름부터 다섯 가지 곡물(수수ㆍ쌀ㆍ찹쌀ㆍ옥수수ㆍ보리)을 섞었다고 대놓고 말하는 우량예(五粮液, 오량액), 곡물 이외에 감자나 고구마, 기타 탄수화물과 당분이 들어간 원료를 사용하여 만든 것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이 중 고량주라고 불리는 백주들은 원료가 수수(고량) 100%거나, 혹은 수수가 거의 대부분이고 그 외에 향을 조절한다든지, 뒷맛을 조절한다든지 하는 이유로 쌀, 보리 등 다른 곡식을 매우 조금 사용한 것을 말한다.[2]
통상적으로 백주의 맛과 향은 사용하는 누룩, 술을 띄울 때 띄우는 방식, 증류하는 공정 등등에 따라 매우 달라지며, 뒷맛 등은 추가적으로 사용한 다른 곡식이 무엇인지 등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고량주의 향에 대해서는 백주 항목의 향 부분을 참조할 것.
고량주는 증류주로 중국 술 중에서도 상당히 독한 편이다. 물이나 사이다 등으로 희석하지 않고 마신다면 크기가 소주잔의 2/3 ~ 1/2 정도 되는 백주 전용 술잔으로 마시고, 희석한다면 엽차잔 정도, 맥주잔의 2/3 정도쯤 되는 투명한 잔에 취향에 따라 백주:물(혹은 사이다) = 1 : 1 ~ 2 정도로 마신다.[3]
농향형 고량주라면 마시기도 전에 뿜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할 정도이다. 입으로 들이킬 때부터 강렬함에 치가 떨리고 목으로 넘길 때는 용암이 흘러들어가는 느낌이다. 반대로 익숙해진 사람들은 증류식 소주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신비로운 술(?)로 취급한다. 향형에 따라 취향을 매우 많이 타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높은 도수와 입 안을 씻어내리는 듯한 깔끔한 뒷맛[4] 때문에 향이 강하고 기름기가 많은 중국 음식과 매우 잘 어울린다. 백주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청향형이나 미향형이라면, (중국보다는 덜하다고 하더라도) 강한 향신료를 사용하는 한국 요리에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한국인도 나름대로 즐길 만하다. 다만 그 향이 꽤 강하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껴 아예 입에도 대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일단 독주라는 이미지도 있고.
독하긴 하지만 증류주이기 때문에 숙취가 적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술이든 종류를 불문하고 퍼 마시면 다음날 지옥문이 열린다. [5]
3. 기타
- 중국의 가짜 술은 워낙 넘쳐나니 가급적 중국에선 사지 않는 편이 좋다. 중국 공항 면세점도 신뢰할 수 없다. 그나마 외국계 대형 할인마트가 이미지 문제로 술의 진품 여부를 제대로 관리한다. 꼭 중국에서 술을 산다면 그나마 믿을 만한 방법은 되도록 싼 술을 사는 것. 고량주들이 원체 저렴한 까닭에 가짜로 만든 후 원제품의 판매가와 맞추면 적자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싸다고 다 안전한 것도 아니다. 한국의 중국집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싸구려 중국산 빼갈[6] 은 중국인들이 술 대접 안 해주는 저가 화학주인 경우가 많으며 다른 정상적인 제품처럼 숙취에 깔끔하다는 느낌도 없다. 정 불안한 사람은 한국산 빼갈[7] 을 먹거나 정식으로 국내에 수입되는 제품을 고르자. 이런 제품은 식약처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조치를 취한다.
- 구이저우성 특산물인 마오타이도 원료로 수수 단독을 사용하는 고량주의 일종이다. 짝퉁이 너무 많아서 문제지.[8] 이러한 상황은 공부가주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국내에 정식 수입되는 고량주는 품질검사를 거친 것이므로 마시고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다. 국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중국 술은 일단 안심해도 좋다. 가격대가 너무 낮다고 의심할 필요 없다. 원래 그 가격이다. 한국인 감각에 터무니없이 싼 가격 같지만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생각한다면 결코 싼 가격이 아니다.
- 외국에 간다면 유명하다는 술을 굳이 찾아 마시기보다는 그 지방 사람이 가장 즐겨 찾는 술을 마시는 게 안전하다. 보통 중국 술은 같은 메이커라도 증류 정도에 따라 1~20위안(약 1,700~3,400원) 저가형부터 수백 위안(10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프리미엄급까지 다양하다. 중국 백주 업체는 3만 곳이 넘는다고 하니 모태나 수정방 등 특정제품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 중국 어디를 가도 그 지방이 자랑하는 명주는 꼭 있다. 진정한 대륙의 기상...
- 중국에서는 공업용 알코올(메탄올)에 물 타서 고량주라고 속여 팔아 사람 여럿 잡은 사례가 있다. 영화 '붉은 수수밭'(红高粱, 1987)에서 고량주 병에다가 오줌을 싸고 팔아먹는 장면이 나오는 바람에 국내에서 잠깐 매상이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여러 가지로 수난(?)을 겪기도 했다.
- 한국 양조회사가 만든 고량주도 있다. 1970년대부터 동해양조[9] , 풍원양조[10] 와 같이 국내 고량주 시장을 차지하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수성주류의 수성고량주다. 맛은 의외로 중국 고량주와 비견할 맛이라고. # 대구 회사라 대구의 수성구에 있을 듯하지만 북구 산격동에[11] 에 오랫동안 있었다. 참고로 수성구와는 한자부터가 다르다.(이쪽은 壽星이고 수성구는 壽城이다.) 이후 공장은 중국으로 옮겼고 현재 본사는 조야동에 있다. 본사 홈페이지
수성고량주 제품 중 "수성후레쉬40"의 제조처는 중국업체로 되어있다. 물론 수입은 대구의 수성고량주다.
- 손노리의 RPG게임 포가튼 사가에서는 고량주를 패러디했다고 보이는 고락주가 나온다. 고락스 마을 주점에서 파는 아이템으로, 도시 쟈리건드의 퀘스트 수행에 필요하다. 포가튼 사가의 모든 퀘스트가 그러하듯, 필요 아이템을 퀘스트 수락 전에 미리 챙겨가면 보너스를 더 받을 수 있다.
- 명탐정 코난에서는 이 술이 APTX4869 해독제라고 나온다. 정확하게 말하면 독약인 APTX4869의 부작용인 유아화를 일시적으로 해독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다만 효과를 보려면 복용자가 감기에 걸려있어야 한다는 듯. 단, 시간이 지나면 효과는 풀린다. 그리고 한 번 해독하면 면역이 생겨 듣지 않는다. 하이바라 아이도 코난의 얘기를 듣고 해독을 해서 고량주의 성분과 APTX4869의 성분을 이용해 해독제를 개발 중이다. 다만, 명탐정 코난: 미궁의 십자로에서는 의사적인 감기 증상을 일으키는 약을 먹은 뒤 이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정이 등장했는데 본편에서도 적용될지는 미지수.
- 폭군 고종대왕 일대기에서는 주인공 고종이 애용하는 아이템(?)이다. 용기를 채워주어 3번의 친정에서 무쌍을 찍게 해주었는데 그 절정은 천명대전에서 1만6천명의 병사들과 함께 다 같이 고량주 빨고 우라돌격을 감행해 중화제국 황제 이홍장의 목을 따버린 것, 이는 생전에 주인공이 술빠는걸 좋아한게 반영되어서였다. 특히 천명대전에서는 더 빨아재꼈는데 이는 황후 소양공주가 친정나가서 약과 술 둘 중 하나는 빨지 말아달라고 해서 그랬다.
- 볶음요리를 할 때 순간적으로 화력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최현석 요리사가 가정용 가스의 약한 화력을 보완하는 용도로 활용했는데, 너무 많이 넣으면 술맛이 밸 수도 있으니 주의.[12] #
- 양꼬치, 마라탕, 마라롱샤를 비롯한 중국요리가 인기를 얻으면서 덩달아 저품질 정도가 아니라 희석식 소주보다 못한 저질 고량주도 슬금슬금 유통되고 있다. 아직은 컵술 정도지만 주의하자.
4. 주요 고량주 목록
백주/목록 문서 참조
[1] 간체: 老白干, 라오빠이간[2] 의외로 순수하게 고량만으로 만든 제품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3] 중국의 일반적인 음주 풍습은 한국과 다르다. 술자리에서 건배하기는 햔국과 같지만, 건배를 하지 않더라도 잔은 항상 차 있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수시로 첨잔이 날아온다. 그런 이유로 술이 약하다거나 하는 이유로 처음에 희석한 잔을 받았더라도, 자꾸 첨잔을 받다 보면 점점 원액에 가까워지는 불상사가 벌어진다(...)[4] 알콜 도수가 기본적으로 40도 언저리에서 시작하니 씻어내린다기보다는 소독한다는 느낌일지도. 실제로 느끼한 음식을 먹은 뒤 입 안을 깨끗이 씻어준다는 느낌이 매우 강하고, 농향형이라면 음식의 강한 향을 눌러주는 역할까지 겸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때 다시금 새로운 향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5] 무조건 증류주라고 숙취가 적은것은 아니고, 증류후의 나쁜물질을 없애는 작용을 하는 숙성이 중요하다. 따라서 숙성작업을 거친 증류주는 숙취가 적다.[6] 박카스 크기 조그마한 초록색 병에 든 제품들.[7] 알코올 도수가 40도 이하.[8] 중국으로 단체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면세점에서 마오타이주를 한 병씩 10병쯤 구입했는데, 마오타이 술병 디자인과 높이, 맛과 향까지 미묘하게 제각각인 일화가 존재할 정도.[9] 1978년에 설립된 양조회사로 1985년에 경영난으로 부도처리. 당시 공장은 강원도 동해시가 아닌 충북 제천시 내토로 879(장락동 469-7)(당시 제천군 제천읍 장락리)에 위치하였으며 현재는 시호화물터미널로 사용중이다.[10] 역시 충북 제천시 봉양읍에 있던 회사로 1986년 설립되었으며 1990년대 진로에 흡수되었다.[11] 동북로 연암네거리에 있었다. '연암네거리'라는 교차로 이름이 붙기 전에는 지역방송 교통정보에서도 '수성고량주' 앞이라 불렀다.[12] 실제로 바질, 잣, 올리브유 페이스트로 이 문제를 보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