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제비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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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일정한 거주지 없이 먹을 것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가난한 북한인들을 지칭하는 말. 주로 부랑아들을 지칭하던 말이지만, 이들이 성인이 됨과 함께 성인들도 꽃제비라고 부르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노숙자에 해당된다. 북한에서는 그걸 이렇게 부르는 것 뿐.
2. 어원
위키백과에 따르면 유랑, 유목, 떠돌이라는 뜻을 가진 러시아어 '꼬체비예'(кочевье) 또는 유목자, 방랑자를 뜻하는 러시아어 '꼬체브니크'(кочевник)라는 단어가 꽃제비로 오기(誤記)되어 정착했다고 되어 있으나,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1] 중국의 조선족들은 이 단어의 '제비'를 '잽이' 즉 '잡이'를 속되기 일컫는 말로서 지갑 등을 낚아챈다는 의미, 또는 제비가 따뜻한 곳으로만 찾아다니는 모습을 어린 거지들의 행위로서 비유해서 쓰고 있다고 하며, 중국어로 '거지'를 의미하는 '花子'에서 '꽃'이라는 단어가 유래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3. 현실
남한에 최초로 이 단어가 전해진 것은 북한이탈주민들에 의해서였다. 특히 고난의 행군 전후로 나온 북한이탈주민들의 증언 이후로 이 고유명사가 확산되었다. 즉 이름의 유래가 어떠하든 간에 일단 꽃제비라는 말은 북한 내부에서 최초로 사용된 단어인 것으로 보인다. 탈북 귀순자들에 의하면 북한에서는 먹고 잘 곳이 없어 장마당 언저리 같은 데를 떼지어 떠돌아다니면서 구걸하거나 소매치기를 하는 20세 이하 청소년들을 '꽃제비'라 지칭하며, 조금 젊은 거지는 '청제비', 늙은 거지는 '노제비'라 부른다고 한다.
'꽃제비'라는 책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요즘 북한 경제가 날로 어려워지면서 북한의 접견자[2] 계층 중에서도 꽃제비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1991년 김정일이 방문한 후 특별 대우를 받아오던 '김정숙 요양소'의 접견자 5명도 지금은 꽃제비가 되었다고...사회주의 나라인 조선(북한)에서 빌어먹는 거지가 있다면 말이 안 되었다. 다 같이 잘 먹고 잘 산다는 선전을 했는데 거지가 있다면 나라의 위신이 뭐가 되겠는가? 그래서 그들은 거지를 '꽃제비'라고 부른다.
실제 이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실로 끔찍하기 이를 데 없다고 한다.[3] 북한이란 동네가 뭘 주워먹을래도 주워먹을 만한 것도 없는 실정이니... 시장에서 떨어진 옥수수 알갱이 집어먹는 건 기본에 오물에 있는 먹거리도 찾아서 먹는다. 어쩌다 구걸로 돈이 생기면 뺏기지 않기 위해서 그걸 비닐로 꽁꽁 싸서 삼킨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옷이나 신발을 제대로 갖췄을 리가 없다. 신발은커녕 양말도 있을 리가 없다. 많은 꽃제비들은 한겨울에조차 맨발로 다니며, 동상으로 인해 발가락이 하나도 없는 꽃제비 사진도 검색하면 나온다. 신발은 도둑맞든가 아니면 팔아치우기 때문에 없는 경우가 많고, 신발이 있는 꽃제비들도 대부분이 양말이 없이 맨발에 바로 신발을 신으며, 그나마도 다 해져 구멍이 난 것을 신고 다닌다. 옷차림도 마찬가지로 누더기가 된 옷이나 몇 달을 빨지 않아 걸레가 된 옷을 입고 다니는 꽃제비들이 많다. 또한 당연히 제대로 씻을 수 있을 리가 없으니 가까이 가면 악취가 진동하고 온 몸에 이나 벼룩이 들끓는다고 한다.
꽃제비들은 중국에까지 수출(?)되고 있는데, 동북 3성 주변에서는 북한의 꽃제비들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장백현의 탑산 아래에 있는 큰 쓰레기처리장 인근에서는 탈북한 꽃제비들이 은둔하는 천막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북한에서 하도 못 먹어서 생긴 병들이, 여기 있는 쓰레기들 주워먹고 사니까 거의 다 나았다"'''고 한다.
4. 이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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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행군이후 급격히 늘어난 꽃제비들은 북한 르포 다큐멘터리에서도 자주 취재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였다. 1997년 6월 22일 <KBS 일요스페셜> '지금 북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편에 처음 소개돼 화제가 됐고, 1998년 12월 20일에 동일 프로그램에서 '안철'이란 가명을 지닌 탈북자가 꽃제비의 참상을 잠입 촬영한 바 있었다. 2010년 12월 10일에는 <KBS 스페셜>에서 등장했던 북한의 20대 꽃제비 여성(위 사진)이 결국 굶어 죽은 것으로 밝혀져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영상을 촬영한 것은 일본 언론사인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내부 기자인 김동철 씨. 2010년 6월 평안남도에서 촬영했다. 참고 기사.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극도로 치달으면서, 이들 ''''꽃제비들을 잡아먹는 식인종이 출몰한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사실인지는 미지수.[4] 링크 1, 링크 2.
꽃제비들의 얼굴과 손은 항상 시꺼먼데, 이는 씻지 않아서가 아니다. 북한의 사정상 추운 겨울을 보낼 연료가 부족하다 보니 훔친 폐타이어나 신발에 불을 붙여 연료를 대신하기 때문에 그 그을음에 더럽혀진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꽃제비들도 얼굴이 더러울수록 동정을 받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씻지 않거나, 일부러라도 묻히는 꽃제비도 있다고 한다. 기사 링크.
탈북 미녀로 알려진 김하나가 자신이 꽃제비 출신이었음을 고백하며 그들의 생활상에 대해 얘기했는데, 주식은 주로 콩비지, 개구리, 뱀이라는 듯. #
5. 이후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3~2014년 초반에는 북한 정권에서 고아원과 유아 복지 시설을 대폭 늘리고 특별히 신경을 써서 운영하도록 별도로 명령을 내리는 등 빈민층 아이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의도가 어쨌든간에 탈북자를 지원하던 주성하 기자가 "꽃제비 수가 줄었다"고 말할 정도로 성공적이며, 꽃제비 지원을 할 필요성도 없어진다고 할 정도다.
2020년에는 대한민국 21대 총선에서 북한이탈주민 출신 국회의원 2명이 탄생했는데, 그 중 한 명이 바로 꽃제비 출신이자 탈북 후 북한 인권 운동가로 활동해온 지성호 당선인이다.
[1] 사실 러시아어에서는 거지를 Нищий(니쒸)라고 훨씬 더 자주 쓴다.[2] 김일성이나 김정일과 직접 만난 사람들을 말한다. 김정일을 직접 만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꿈과 같은 일이며, 때문에 그와 면담한 사람은 특별 대우를 받게 된다고 한다.[3]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한 한 꽃제비 출신 탈북자의 말에 의하면, 꽃제비 시절 낳은 자식을 업고 다니다가 농약을 먹고 죽은 병아리까지 끓여먹었다고 한다. 그 썩은 병아리마저 아이가 먹겠다고 보채어, 할 수 없이 아이에게 그거라도 먹여야 했다고 한다. 결국 그 아이는 인신매매단에 의해 잃어버렸다. 다른 꽃제비는 "아무리 쉬거나 상한 음식이라도 지금 당장 배고픔을 해결하는 게 중요했지, 다음날 죽는 건 신경도 쓰지 않았다"고 증언했다.[4] 극심한 식량난을 겪던 사람들이 식인종으로 돌변하는 건 역사적으로도 매우 흔히 일어난 일이다. 그러니, 작금의 북한의 현실을 고려하면, 식인종들이 돌아다닐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