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오베

 

'''테베의 역대 왕비'''
'''닉테이스'''

'''니오베'''

'''이오카스테'''
'''Νιόβη / Niobe'''
1. 개요
2. 파랑새 번역판
3. 다른 매체에서


1. 개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간.
지나친 자식 자랑은 큰 화를 부른다는 교훈을 남겼다. 리디아의 왕 탄탈로스테베의 왕 암피온[1]의 왕후로 각각 7명의 아들, 총 14남매에 달하는 많은 자식을 두었는데 그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당시 테베에서 숭배 받던 신 레토에게는 아폴론아르테미스라는 두 남매밖에 없었기 때문에 레토보다 자기가 훌륭하다고 뽐냈던 게 '''화근이었다'''. 거기다 그냥 뽐냈으면 신들 입장에서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르지만 하필 제단에 레토를 위한 공물을 바치는 중이었는데 입방정을 떨며 공물을 치워버렸기에 더더욱 레토의 뚜껑을 열리게 했다.[2]
이 말에 화가 난 레토는 자기 자식들인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로 하여금 니오베의 자식들을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다.[4] 먼저 아폴론이 니오베의 아들들을 하나씩 활로 쏴죽였다. 이때 아들들 중 막내 아들이 신들에게 용서를 빌자 아폴론이 불쌍히 여겼으나, 이미 화살을 쏴 버린 상태라 살려 줄 수는 없었다.[5]
이를 본 아르테미스가 대신 딸들이라도 살려주려 했는데 니오베는 "잔인한 레토여, 내겐 아직 7명의 예쁜 딸들이 있다!"는 소릴 내뱉고 말았다.
그 순간 아르테미스는 딸들도 죽여버리기로 결심하고 화살로 첫째 딸을 맞혔다. 이윽고 첫째 딸은 쓰러져서 죽었다. 둘째 딸은 어머니를 위로하다 말을 못 맺고 쓰러지고, 언니들이 죽어나가는 걸 보던 셋째는 도망치다 화살 맞아서 사망, 언니들이 속절없이 죽자 (화살을 맞지 않기 위해) 사람들 뒤에 숨으려다 화살에 맞은 넷째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어버린다. 다섯째와 여섯째는 벌벌 떨다가 화살에 맞아 죽는다. 이렇게 여섯 딸이 또 죽었다.
이 모든 비극을 겪은 남편 암피온은 이에 충격받아 자살했다.[6]
그제서야 신의 분노가 어떠한 것인지를 깨달은 니오베는 끌어안고 있던 막내딸 하나만은 제발 살려달라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식은 죽어 있었고[7] 그렇게 혼자가 되어버린 그녀는 고향인 리디아의 시필로스산(山) 위에서 밤낮 울며 탄식하다가 혀가 입천장에 붙고, 피가 마르고, 몸이 딱딱히 굳어 돌이 되었고, 니오베는 돌이 되어서도 계속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리 변해버린 니오베의 모습에 슬퍼한 것은 니오베의 오빠 펠롭스뿐이었다고.
여기서 우리는 부모 자랑에 자식들 피 본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스 신화 식으로 따지면 전형적으로 휴브리스 크리를 맞은 인물.
살인을 죄로 여기는 현대인들 입장에서 보면 니오베만 혼내면 될 걸 자식들은 무슨 죄냐며 레토와 자녀들은 과잉대응, 즉 선을 넘었다고 레토와 아르테미스, 아폴론을 니오베보다 더 비난한다. 물론 연좌제가 일상이던 시대의 일이니....하지만 신화가 곧 당시 정치에 대한 비유였다는 다른 해석으로 보자면 니오베를 비롯한 테베의 왕권 세력과 레토의 사제들이 가진 신관 세력의 충돌로 해석될 수도 있다. 거기서 패배한 왕권 세력이 신관 세력에게 도륙을 당하고 이것이 신화로 각색된 게 아니냐는 것. 하지만 니오베가 싹싹 빌어서 간신히 막내아들과 막내딸만은 구할 수 있었다는 전승도 있는 걸 보면 과거에도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라는 시각도 있었을 수도 있다.
여담으로 이오의 남자 형제 포로네우스의 딸 중에도 니오베라는 이름이 있다. 그녀는 제우스가 가장 먼저 사랑한 인간 여자라고 한다.[8] 니오베의 아들 아르고스는 곧 선 헬렌네스 그리스에서 가장 강대한 도시 아르고스의 건설자이다.
+ 앞의 내용과 좀 다르게 전해지는 내용도 있다.
니오베는 자신은 14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반해, 레토는 고작 2명의 자식들을 낳았다고 말하며 무시하자, 당장 예언가 만토를 불렀다. (만토는 예언가 테이레시아스의 딸이다.) 레토는 만토에게 테베의 모든 어머니들은 레토에게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전했고,물론 니오베의 궁전에게도 그 이야기를 전했다. 테베의 어머니들이 레토의 신전에 모여 기도를 드리고 있을 때, 니오베가 기도를 드리면 레토 여신이 복을 주나며, 차라리 자신에게 잘 보이라고 하였다. 자신의 아버지 탄탈로스는 신들의 식사에 초대받은 유일한 분이고, 어머니는 플레이아데스 중의 한 분, 최고의 신 제우스는 자신의 할아버지라고 말하였다. 또한, 자신에게는 일곰 명의 아들과 일곱 명의 딸이 있어서 아이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자신의 성은 더 많은 사람들로 채워질 것에 반해, 레토는 델로스 섬이 자리를 빌려줘서 겨우겨우 낳을 수 있었다며 혼나고 싶지 않으면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였다. 이에 사람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고, 레토는 소리내어 흐느끼기 시작했다. 놀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달려오자, 레토는 니오베가 벌을 받지 않으면 사람들은 자신을 여신이라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고, 레토를 모시던 제단은 없어질 테고, 신들도 레토를 무시할 거라 하며 말하자,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니오베를 혼내주겠다며, 신을 모욕하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알게 해줄 것이라며 곧장 테베로 가서 니오베의 자식들을 죽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2. 파랑새 번역판


위의 이야기와 줄거리는 거의 동일하지만 주는 느낌과 최종적인 결말이 다르다.
니오베의 이야기는 2부 '''신과 사람들'''의 마지막 챕터 이야기로, 이 이야기가 종료된 뒤 트로이 전쟁(일리아드)과 오디세이의 귀환이 전개되며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가 전부 막을 내린다. 뒤의 두 이야기가 사실상 가장 볼륨이 큰 두 장편이고, 신과 요정 그리고 티탄들과 여러 영웅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던 1부와 2부 초반 사이에 위치하는 일반적인 설화들 중 가장 마지막 이야기라는 상징성을 부여받았다.
니오베가 자존심을 부리다가 레토의 분노를 사고 자비없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자식들을 전부 잃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레토의 분노가 끝나지 않아 아이들을 땅에 묻을 수도 없이 날짐승의 먹이가 되도록 냅둬야 하며, 그 어떤 자라도 니오베의 자식을 묻어주면 운명의 벌을 받는다는 예언이 나왔다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절망하여 돌로 이루어진 산이 되었고, 산이 되어서야 바닥을 쳐다보던 고개를 들고 하늘을 노려보면서 끝없이 샘물을 눈에서 흘리는 모습을 취하게 되었다. 이 모습을 본 모든 신들은 죄책감과 수치심에 니오베의 자식을 몰래 묻어주고 니오베의 모습을 한 산을 아시아로 날려버린다.
그렇게 '''신들은 스스로 운명의 벌을 받는 조건을 충족시키고 말았고, 그 벌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벌은 신들의 과도한 복수심이 일으켰던 니오베의 비극이 인간들 사이에서 계속 전승되었다는 것이다. 신들은 니오베의 일이 빨리 잊혀지기를 바라며 니오베의 자식들을 묻었으나, 이 행동이 오히려 그들이 내린 예언의 저주를 그들이 받게 되는 사건으로 이어졌다.
두 번째 벌은 결국 올림포스 산에서 신들이 사라져버렸다는 것. 니오베의 눈물은 샘이 마르지 않고 계속 흘러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서 전승되지만, 인간의 존경을 잃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올림포스의 신들은 결국 니오베와 동일한 지위인 이야기 속 등장인물의 하나로 전락했다.
한국어판에서는 문장을 더 덧붙이며 마무리한다.

- 몇 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니오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자신들의 죄를 감추려는 신들의 노력은 모두 실패한 것이다. 이 신화에서 신들은 엄청난 죄를 저지르고 심판을 받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에 인간은 니오베라는 인물을 통해 고통으로 이루어진 바위로 우뚝 솟아 신들에게 대항한다. 신들도 그 바위를 어쩌지 못한다. (중략) 이 세상 어딘가에 하늘을 향해 항의의 외침을 내뱉고 있는 듯란, 비극적이지만 여전히 자존심을 잃지 않은 여인과 같은 모양의 바위가 있다. 폭풍우도 태풍도, 그리고 오랜 세월도 이 외침을 멈출 수 없다. 그러면 올림포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 찬바람이 황량한 바위들을 강타하고 있을 뿐이다. '''신들의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3. 다른 매체에서


금속 나이오븀의 이름은 여기서 따왔다.
사이퍼즈의 캐릭터인 잉게 나이오비의 모티브가 이 니오베가 아닐지 추측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단 니오베를 영어식으로 나이오비라고 발음하긴 한다. 어머니의 의도치 않은 실수로 자식이 죽은 것도 공통점이고...
매트릭스 시리즈에서도 니오베라는 등장인물이 네오 일행의 아군 포지션으로 나오지만 캐릭터성 면에서는 신화의 인물과 그리 관련은 없는 듯.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 15권에서 등장했다. 작중 행적은 원전과 같으나 아르테미스가 막내딸 '클로리스'를 죽이려고 할 때 제우스가 뒤늦게 나타나서 말리려고 하지만 이미 화살을 날아가버린 후였다. 결국 막내딸마저 죽으면서 열네 명이나 되는 자식들을 모두 잃은 슬픔을 견디지 못한 니오베는 자신이 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이 기도를 들은 제우스가 자비를 베풀어 니오베를 돌로 만들어 준다. 이때 아폴론이 어째서 니오베에게 자비를 베풀었냐고 묻자 제우스는 "그럼 일곱 아들과 일곱 딸을 모두 잃은 여인을 이대로 계속 고통받게 해야 하냐"라고 말한다. 이어서 인간이 신에게 도전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잔인한 신벌은 옳지 못하다고 훈계하며 인간들은 프로메테우스의 정신을 이어 받았기 때문에 우리(신)에게 도전하는걸 멈추지 않는다고 일침한다. 하지만 훗날 그 인간들의 도전정신 덕분에 이 세계를 구할 영웅이 탄생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옆동네인 북유럽 신화에서 가장 비슷한 예로 솔과 마니가 있는데 이 남매들의 아버지가 자기 자식이 너무 아름다웠던 나머지 발두르보다도 아름답다면서 이름을 태양과 달이라는 뜻의 솔과 마니로 지어줬다. 하지만 이 아버지의 자만심에 신들이 분노해 솔과 마니를 데려가서 벌을 내렸는데 영원히 태양과 달을 주위로 마차를 몰면서 늑대에게 쫓기는 벌을 주었다. 이로 인해 낮과 밤이 생겼으며 솔과 마니는 북유럽 신화에서 '''아폴론,아르테미스처럼 각각 태양의 신과 달의 여신이 되었다.''' 이들은 끝내 펜리르에게 잡아먹혀서 안식을 되찾았지만 펜리르에게 잡아먹히면서 창자와 피가 비처럼 쏟아내렸다는 끔찍한 구절이 있다. 발두르의 죽음과 함께 라그나로크를 시작하는 불길한 징조였다.
[1] 제우스의 아들로 따지면 니오베의 삼촌이다. 다만 탄탈로스의 딸이라는 건 전혀 자랑거리가 못 되는데 이유는 해당 문서 참고. 본인은 그걸 자부심으로 삼았는지 떠벌릴 때 그것도 떠벌렸다고도 한다.[2]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축제를 강제 중단시켰다고 나온다.[3] 사실 레토는 거물급 쌍둥이 신을 낳은 거 치곤 신화에서 별 힘 없이 묘사된다. 자기를 모욕하고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사산이 되게 유도하려던 인간들조차도 스스로 벌할 힘이 없어 제우스에게 빌었을 정도다.[4]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자식들에게 한탄을 하자 둘이 알아서 해결하는 것으로 순화(?)되었다. 헤라에게 갈굼을 받다가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을 힘겹게 낳은 일화 때문에 약한 이미지를 강조한 듯.[3] 뭐 자식들 입장에서 어머니가 욕을 먹었는데 가만있을 리도 없고. 오비디우스변신 이야기에서는 레토가 아들과 딸에게 "내가 살다살다 저 인간에게까지 무시를 당하는구나"라며 한탄을 늘어놓자 아폴론이 그녀의 말을 가로막으며 말한다. "어머니, 이제 그만하세요. '''어머니의 말이 길어질수록 저 여자가 벌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뿐입니다.'''"[5] 다른 설에는 기도해도 소용 없다며 무자비하게 쏴 버렸다고도 한다. 변신 이야기에서는 화살이 박혔으되 아폴론의 동요를 반영한 듯 그리 깊게 파고들진 않았다고 한다. 구판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아폴론의 반응이 묘사되지 않았다. [6] 신에게 용서를 빈 막내 아들과 니오베가 이 애만은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한 막내 딸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불쌍해서 살려주었다는 전승도 존재한다. 이 막내딸의 이름은 클로리스로, 살아남았다는 전승에서는 훗날 넬레우스와 결혼해 네스토르를 낳았다고도 한다.[7] 만화판에선 아르테미스가 니오베가 비는 걸 무시하고 가차 없이 화살을 쏴서 죽여 버린다.[8]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 그런 대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