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트 테이프
1. 개요
포장이나 수리에 쓰이는 테이프의 일종.
덕테이프라고도 한다. 실제로 영어 표기도 Duct Tape와 Duck Tape가 공존한다. 영국에서는 Gaffer Tape라고 한다. 한국 한정으로 테이프라는 명칭을 빼고 그냥 ‘덕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덕테이프라고 불리는 이유는 제2차 세계 대전에 존슨앤드존슨이 미군의 탄약 수송 사업에 사용할 방수 테이프를 개발해서 보급했는데, 마치 오리의 깃털처럼 방수를 해준다는 뜻으로 군인들이 Duck tape이라 표현했으며, 이후에 환기구 공사 따위에서 배관(Duct)를 밀봉하는 용도로도 널리 사용되면서 두 개가 공존하게 됐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이 유래에 대해 논란이 있는데, 1960년 이 테이프를 Duct tape라고 부른 기록이 있지만 J&J도 그 이전에 Duck tape라고 부른 기록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1]
일반적으로 Duck 브랜드의 Duck Tape이 흔히 팔리지만 이 회사도 이걸 Duct tape로 분류한다.[2] 둘 중 어느게 먼저 쓰였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보통 Duct tape를 일반명사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만들어지는 '덕트 테이프'라고 불리는 것들은, 나일론, 폴리에스터, 면 등의 섬유 띠에 회색의 폴리프로필렌(비닐)이나 PVC 계열 재질 코팅을 씌우고 한 면에 매우 끈끈한 접착제를 증착시킨 물건이다.
섬유질 띠의 형상 때문에 직각으로 찢으면 맨손으로 손쉽게 끊을 수 있지만, 한번 붙이고 나서는 의외의 질긴 내구성을 발휘한다. 곡면이든 평면이든 매끈하게 잘 붙고, 강도도 높고, 접착성능도 적당히 강력하고, 오염에도 강한 편이라 여기저기 수리하는 데 많이 사용된다. 후면 코팅 덕분에, 접착제 면이 물에 닿지만 않는다면 붙이고 나서는 가벼운 발수나 생활방수 효과는 충분히 낸다.
가방에 하나 구비해 놓고 다니면 여러모로 쓸모 있는 물건. 이걸로 실내화 따위의 천으로 된 물건이 찢어지거나 부러진 플라스틱 제품, 깨지거나 부서진 물건의 파편 등을 지금 당장이라도 쓸 수 있게끔 수리 할수 있다.
2. 적용 사례
북미에선 수리엔 있어서 만능 도구라는 인식이 있는 듯, 실제로 역사적으로 엄청난 성공 사례를 보여준 물건이다. 그 사례를 소개하면...'''"물론 덕트 테이프는 거의 진공에 가까운 대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덕트 테이프는 어디서든 사용이 가능하다. 덕트 테이프는 마법이며 숭배해야 마땅하다."'''
'''"내겐 덕트 테이프도 있다. 철물점에서 구할 수 있는 평범한 배관용 테이프 말이다. 덕트 테이프는 나사조차도 크게 개선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3]
[4] "''' - 앤디 위어, 마션 중에서
- 모터스포츠 계에서는 차량의 유리섬유 소재 몸체를 수리할 때 많이 쓴다. 차량 색깔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색상의 테이프를 구비할 정도. 경미한 파손 같은 경우는 덕트 테이프로 대충 복구시켜서 다시 경주에 내보낸다.
- 아폴로 13호는 사령선의 이산화탄소 제거기가 달 착륙선의 제거기와 규격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 양말과 덕트 테이프로 이걸 수리했다. 그 밖에도 아폴로 17호에서 월면차의 덜렁거리는 철판을 덕트 테이프로 임시 수리한다든지, 나사에서는 제미니 시절부터 줄기차게 덕트 테이프와 함께 우주를 날았다.[5]
- 미국에는 화생방 경보를 "덕트 테이프 경보"라기도 하는데, 화생방 위기가 닥칠 때 집의 창문과 문의 틈새를 덕트 테이프로 밀봉하면 밀폐가 되어서 안전해지기 때문이다. 대형 비닐(한국에서 흔히 김장비닐로 부르는 것)까지 있으면 깨진 창문이나 무너진 벽도 금방 막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 덕트 테이프는 굴곡이 있는 곳에도 일반 테이프보다 비교적 잘 붙어서 화재발생 때 연기유입을 막기 위해 문틈과 같은 부분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 미군은 총기부터 전투기(...) 까지 덕트 테이프를 긴급 수리용 도구로 쓴다.
- 실제로 제2차 세계 대전 중, 대공포에 피격당한 전투기 날개를 고칠 수리인력이 모자라 덕트 테이프를 둘둘 감고 스프레이를 뿌려 위장(...)하고 날려보낸 기록이 있다. 흠좀무.
- 베트남 전쟁 때는 야전에서 헬리콥터 로터의 균형을 급히 맞추기 위해 덕트 테이프를 로터에 발랐고, 심지어는 로터가 고장났을 때 덕트 테이프로 로터에 발라서 응급수리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군대에서는 "시속 100마일 테이프"로 부르기도 했다. 시속 100마일(160 km)의 바람에 견딘다는 뜻. 이 밖에도 항공기 수리에서 덕트 테이프를 사용한 예는 상당하다. 이는 소련군에서도 검증됐는데, 소련의 아프간전 때 메인로터가 피탄되어 구멍이 숭숭 나자 덕테이프로 구멍을 막고 정상적으로 비행했다는 증언도 있다.
- 100마일 테이프와 짝으로 쓰이는 것이 바로 흔히 '파라코드'로도 부르는 550코드인데, 낙하산용 줄로 550파운드(대략 250 kg)의 무게를 버틸 수 있기에 붙은 이름이다. 이 두 개만 있으면 뭐든지 수리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군들의 이야기.
- 베트남전 때 한 야전부대에서 베트콩의 박격포 공격으로 의무대 막사가 날아가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그 막사 안에 있던 의무관의 팔이 날아가서 과다출혈로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의료품은 다 불타거나 바닥에 나뒹굴어 쓸모없게 된 상황. 그 옆에 참호를 파고있던 공병이 덕트테이프로 출혈을 막아 후방으로 호송했고, 팔은 잃었지만 목숨은 구한 사례가 있다.
- 항공기 응급 수리도 위해서 널리 사용된다. 항공기 날개에 덕트 테이프가 붙어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며, 정비 불량이냐는 논란이 있던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공식적인 수리 방법의 하나이다. 관련 게시물. (정확히 말하면 'speed tape'로도 불리는 물건으로서 덕트 테이프와는 다르다)
물론 이런 군사장비 긴급수리용으로 사용되는 종류의 물건은 민수용과는 차원이 다른 접착력을 자랑하니 혹시라도 제모 작업에 이용하는 우를 저지르지 말자.
- 그런데 자기 보트를 이거로 대충 고쳐서 낚시를 하다 죽은 사람도 있다. 그리고 그는 다윈상을 받았다.
해외에서는 2007년에 어느 강도가 자기 얼굴을 가리는 데 덕트 테이프를 쓴 적이 있다.# 물론 'duct tape bandit'로 불리며 대단한 웃음거리가 되었다. 저거 뜯어낼 땐 어떻게 할지 생각도 안 해본 듯. 그런데 그 후계자(?)가 또 등장. 선배의 문제점을 파악했는지 이번엔 코를 덮는 정도로 얼굴 조금만 붙이고 등장했다.#
Mythbusters에선 이 덕트 테이프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3가지나 된다. 매번 미칠 듯한 접착력과 내구력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 덕트 테이프 만으로 차를 공중에서 매달아놓는다거나 아예 '''배'''를 만들어 띄우기도 했다. 12시즌 1 에피소드에선 아담과 제이미가 무인도에서 덕트 테이프만 가지고 살아남을 수 있는가? 하는 특집을 했는데 덕트 테이프와 무인도의 나무 등만 가지고 신발 만들고, 해먹을 만들고 모자와 수통을 만들고 덫을 놓아 닭을 잡거나 삼지창도 만드는 등 로프 대용이나 그 외 여러 가지 용도로 써먹었다.
[image]
어느 덕트 테이프 제조사에서는 덕트 테이프 공작 경연대회를 후원하는데, 거기서는 옷부터 시작해서 기기묘묘한 장식품까지 온갖 것을 다 덕트 테이프로 만든다. 덕트 테이프로 정장 한벌 만들어서 입고 나오는 것은 일반적일 정도.
영화에서 보면 입막음 용으로 쓰는 장면이 흔히 나온다. 그런데 실제로는 효과가 없다. 영상을 보자. 친척뻘인 청테이프도 마찬가지로 조금만 힘을 주면 떼어진다.
이거 안 떼었다가 비행기가 추락하여 70명의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사고가 있다. 페루 항공 603편 추락 사고 참고.
3. 주의점
이름만 봐서는 덕트(duct), 즉 배기관 등 파이프를 땜빵할 때 쓰는 배관용 테이프(duct tape) 같지만, 시중에 일반적으로 팔리는 덕트 테이프는 열을 받는 배관에 쓰지 말라고 한다. 상당수 배기관(duct)은 꽤나 뜨겁게 가열되기 때문에 배관에는 배관용 특제 알루미늄 테이프를 따로 써야 한다. 일반 덕트 테이프를 붙이면 접착제가 녹아서 쓸모 없어지거나 금세 불타버린다고.
그리고 결국엔 테이프인지라 물에 노출되면 끈끈한 부분의 접착력이 약해진다는 약점(?)이 있고 자외선 저항성이 약해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푸석푸석해지고 갈라져서 접착력도 떨어진다.
4. 친척, 청테이프
국내에선 청테이프가 덕트 테이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덕트 테이프보다는 대부분 청테이프, 아니면 누런 박스 테이프, 투명한 셀로판 테이프를 많이 쓴다.
청테이프는 섬유재로 보강하는 점으로 구조는 거의 같은 물건인데, 다만 후면 코팅의 내구도가 떨어지고 접착력도 어쩐지 달린다는 느낌이라 청테이프는 원조(?)만한 포스는 없다는 평. 하지만 용도는 거의 비슷해서, 영화나 드라마 촬영은 청테이프로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엄청난 활용도를 자랑한다. 참고로 덕트테이프와 달리 청테이프는 피부에 아주 잘 달라붙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때는 고속열차에다가 청테이프를 붙인 채로 운행을 이어나가려고 한 바람에 코레일 측에서 엄청 데인 적 있다(...). [6]#
5. 입수하는 법
한때 원조 덕테이프를 입수하고 싶다면, 레더맨 코리아(한강사)에서 사면 되었으나 2018년 5월에는 품절된 것으로 나온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다이소, 홈플러스 등에서 3M 제품을 종종 볼 수 있다.
일반적인 덕트 테이프는 마트나 철물점 등에서도 많이 판다.
6. 창작물
맥가이버가 스위스 아미 나이프(일명 맥가이버칼)와 함께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물건이다. 이 둘만 있으면 주변의 잡동사니로 못 만드는 것이 없다. 스위스 아미 나이프보다 인지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지만, 작중에서 스위스 아미 나이프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물품으로서 매우 자주 언급한다.
게임 폴아웃: 뉴 베가스에선 '무기 수리 키트'라는 이름의 도구가 있는데, 여기에도 덕트 테이프가 들어간다. Perk 가운데 응급 수리 퍽 그림 자체가 볼트 보이가 덕트 테이프로 추정되는 테이프로 무기를 수리하는 모습이다. 무기 수리 키트의 재료들 가운데 가장 희귀하기 때문에[7] 배달부가 무기 수리 키트를 마구 찍어내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올드 월드 블루스를 깨면 오히려 렌치가 희귀해지고 데드 머니를 깨면 무기 수리 키트 자체가 넘쳐나지만... 폴아웃 4에서는 덕트 테이프에서 접착제를 뽑아낼 수 있는데, 제작 재료 중 가장 희귀한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덕트 테이프가 귀하다. 특히 군용 덕트 테이프는 방탄 섬유+접착제이기 때문에 발견하면 엄청난 보물.
테라리아의 고블린 땜장이는 "침묵은 금이다. 그리고 덕트 테이프는 은이다."라고 한다(원문은 "silent is gold, duct tape is silver.").
제2차 슈퍼로봇대전 OG에 등장하는 기체인 엑스바인 애쉬가 긴급 수리 때문에 패치 아머를 AD 테이프로 고정했다고 하는 데, 상황상 덕트 테이프 용도로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The Escapists에서는 여러 물건을 만들 때 자주 사용된다. 이걸 가지고 다니다간 어그로가 쏠릴 수 있다.
언턴드에서도 등장하는데, 사다리부터 수제소총까지 만드는 위엄을 보여준다.
DayZ에서도 '만능 테이프'라는 인식이 반영되었는지, 총기, 날붙이, 가방 등 대부분의 물건을 어설프게나마[8] 고칠 수 있다.
마션에서도 매우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원작 소설에서는, 매우 낮은 기압 + 매우 추운 온도인 화성 외부에서 뭔가 스케치를 할 때 아무것도 쓸 수가 없지만(막대기로 모래에 그림 그리는 게 전부), 덕트 테이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공기가 새는 다양한 상황에서도 덕트 테이프는 무적의 수리용구.
Day R Survival에서는 주요 재료 및 주요 무역품으로서 등장한다. [9] 어지간한 수리나 설비 작업에서는 테이프를 대체하여 뼈 접착제(아교)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필수적으로 테이프를 사용해야만 수리할 수 있는 기계들(전기차, 전기톱 등)이 있고, 중요성 및 소비량과는 달리 파밍으로는 잘 찾을 수 없기에 주요 귀중품 중의 하나가 되었다.
빅 히어로에서는 잠깐 등장. 타다시가 히로의 팔에 붙이고 다시 떼어서 히로가 "'''아야!'''" 하면서 베이맥스가 작동한다.
KSP에서는 우주선 고정용 스트럿을 '덕테이프' 라고 칭한다.
Warframe의 그리니어제 소총인 카락은 총열에 이걸 감아놓고 있다.
브레이킹 배드의 주인공 월터 화이트는 상처 부위에 덕트 테이프를 붙여 응급처치를 한다.
덕트 테이프를 찬양하는 노래를 들어보도록 하자. 덕테일즈 주제가를 패러디한 곡이다.
데드 라이징 3에서 주인공인 닉 라모스가 콤보무기를 만들 때 테이프로 감는 듯한 소리가 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TVA)에서 로켓 라쿤이 지구에서 이걸 발견하고 미치도록 좋아한다. 이걸로 우주선도 손쉽게 고칠 수 있다나...
밀레니엄(소설)에서 여주인공 리스베트가 총알에 맞아 출혈이 멈추지 않자 남주인공인 미카엘이 덕테이프로 구멍을 막아 임시로 출혈을 멎게 한다. 이 덕분에 출혈과다로 말미암는 사망을 막을 수 있었다고 의사가 말한다.
스카이스크래퍼(영화)에서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비중있게 쓰이는데, 주인공인 윌 소여(드웨인 존슨)가 치료 용도로 사용하거나 손에 감아서 사용하기도 하고, 쟈오 롱 지와 짜고 그의 손목을 묶을 때도 사용한다.[10]
할로우 맨이라는 케빈 베이컨, 조시 브롤린 주연의 영화에서 영화 후반부에 조시 브롤린의 배가 날붙이에 의해 찢어지는 상처를 입어 피를 철철 흘리자 여주인공이 그의 배에 덕트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여 출혈을 막아주는 장면이 나온다.
신기한 스쿨버스 넷플릭스판에서는 외계행성에서 버스가 고장나자 척척박사 보석으로 고칠 방법을 묻자, 보석이 덕트 테이프로 변했다.
[1] 다른 종류의 테이프를 Duck tape라고 부른 기록은 있다고 한다.[2] 1975년 당시 Duck tape라는 표현이 더 이상 흔히 쓰이지 않아서 등록할 수 있었다고 한다.[3] 실제로는 우주용의 경우 접착 강도가 매우 강해졌다.[4] 소설 362쪽에 있다.[5] 실제 NASA의 우주탐사용 비품목록에 덕트 테이프가 들어있다. 단, 이 덕트테이프는 민간용보다 접착강도가 아주 강력하다.[6] 2020년 7월 20일 기준으로 기사가 사라졌다.[7] 정말 아무데서나 굴러다니는 금속 조각과 전자 부품. 금속 상자만 열어도 높은 확률로 나오는 렌치, 접착제보다도 덕트 테이프는 체감상 다른 부품의 절반도 안 나오는 느낌.[8] 다 떨어져가는 상태(Badly Damaged)에서 조금 낡은 상태(Worn)로. 사실 어떤 도구를 써도 새것 상태(Pristine)로는 만들 수 없다.[9] 이름은 단열 테이프라고 되어있고 모양새가 절연 테이프로 보이지만 캡 상점이나 중간중간 다이얼로그에 '덕트 테이프'라고 명시되어 있고, 러시아에서 유통되는 덕트 테이프가 파란색임을 감안하면 여기 등장하는 테이프가 덕트 테이프임을 알 수 있다.[10] 펜트하우스에서 진지한 상황 중에 그에게 "'''덕트 테이프 있냐?'''"라는 식으로 말하는 게 은근한 개그 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