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업계
1. 개요
미술을 배운 사람들이나 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실제로 돈을 벌고 직업을 유지하는 지에 대해서 알려주는 페이지이다.
출처: 미술 전공자들의 진로
2. 순수 미술 전공직
일반적으로 말하는 '순수 미술가'. 말 그대로 예술만 하고, 예술만 연구한다. 이 점에서 디자이너 같은 상업 미술분야 종사자들과는 반대된다. 당연히 몇몇 유명 작가들만이 그림만으로 먹고 살 수 있고, 대부분 미술가들은 돈버는 직업을 두고 따로 시간을 내서 그림을 그린다. 디자인이나 노가다를 하면서 순수미술도 하는 경우도 있다.
2.1. 전업작가
이렇게 솔플로 먹고사는 작가는 상당히 극소수이며, 쩌는 인맥, 인지도, 유명도, 작품값을 자랑하는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모든 미술가들의 궁극의 꿈.
작품을 만들거나 작업을 해서[1] 파는 사람. 개인이 가진 아틀리에나 공동작업실에서 작품을 만든다. 또는 길거리에서, 혹은 여행을 다니면서도 작업을 한다. 완성된 작품은 개인전, 그룹전, 경매, 위탁판매, 노상판매, 방문판매 등의 방법으로 판다. 요새는 웹사이트로 그림을 올리고 연락및 판매를 하는 작가들도 꾸준히 늘고있다.
주문이나 의뢰를 받고 그림을 그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작가가 고려해야할 점은 작품의 크기, 작업주제 정도고, 작가의 가치관과 어긋하는 의뢰는 잘 받지 않는다. 과거에는 초상화(화가), 조각상(조각가)이 주요 의뢰 작품이었으나, 현대미술 이후로는 추상화, 설치미술, 공공미술 작품등을 의뢰받기도 한다.
작가 스스로 여는 개인전은 상당한 출혈이 있어서 작가들끼리 그림을 모아 그룹전시회를 여는 경우가 많다. 개인전이나 그룹전의 경우는 전시관람비로도 수익을 얻...어야 정상이지만, 유독 한국은 전시입장료가 싸다. 아니, 예술의 전당 같은 곳이나 만원 이상 받지, 개인전은 사실상 거의 공짜다. 미술로 돈벌길 바라는건 요행에 가깝다. 한 연구자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성공했다 생각하는 스타 작가는 전체 전업작가중에 6%밖에 안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일반 노동자보다 못한 생계비만으로 산다. 예술인 소셜 유니온 항목에도 나와 있지만, 미술계의 79%는 월 100만원 이하로 산다. '''절대 화려한 겉보기 모습에 반해 전업작가가 되려고 하지 마라.''' 고고하게 자기 개인 화실에서 작업하는 미술가 모습은 순 개뻥이다. 그런 작가는 정말 극소수 뿐이다.
2.2. 갤러리, 대안공간, 예술단체 소속
갤러리나 예술단체에 소속되어 활동하면 2-1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니까 '비교적' 말이다. 여전히 생계유지가 빠듯하긴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2-1보다는 안정적이다. 갤러리의 관장이나 예술단체 관계자가 작가의 포트폴리오를 읽고 계약을 맺으면, 전시회나 홍보를 대신 해주고 대신 작품 판매수익의 일부를 수수료로 챙긴다. 또한 대판해주는 웹사이트에서 위와 같은 경로로 작품을 팔수있다. 대표적으로 국내에는 아트폴리, 아이옥션 등이 있고, 국외 사이트는 구글에서 INTERNET GALLEY치고 찾아보면 쉽게 관련 사이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술전공자들의 상당수가 갤러리, 대안공간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어서 지금은 예술가들에겐 정석코스처럼 되어있다. 그만큼 안정적이고 이점이 많지만, 그만큼 잘 알아보고 잘 들어가야 한다.
모든 갤러리는 기본적으로 상업화랑이다. 경제적관계를 맺기 전에 최대한 많이 알아보는게 좋다. 갤러리스트와 계약을 하게 되는데, 이때 계약서를 잘못 쓰면 그대로 작가는 갤러리의 호구노예가 되니 주의. 실제로 나름 중견작가도 열정페이를 강요당하거나 강제로 작품을 기증하라고 요구받기도 한다. 일부 갤러리는 아예 계약서를 위조하기도 하니 주의.#
대안공간은 상업성보다는 말 그대로 대안적인 예술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때문에 대안공간에서 전시를 하려는 작가는 자기 어필을 잘해야 한다. 평범한 작품으로는 대안공간에 명함도 못내민다. 다만 한국의 경우 대안공간이 그냥 특이한 갤러리 정도로 취급받는 분위기다.
예술 단체는 보통 갑부 출신 콜렉터가 아예 단체를 세워 예술가들을 후원하거나, 기업에서 사회환원 차원에서 후원하거나, 정부에서 만들어 후원하거나 한다. 세번째 경우는 거의 없고, 보통 첫번째 아니면 두번째이다. 이 때문에 일부 단체는 작품 제작 활동 외의 다른 활동을 요구할 수도 있다. 한 예로, KT&G에서 운영하는 상상마당의 경우 연락처에 있는 작가들을 불러서 강좌를 맡긴다. 작가는 그 소환에 응답해 교실에 가서 수강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쳐주고 돈을 받고, 그 돈으로 개인 작업을 한다.
일부 예술 단체는 작가에게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단체에서 제공한 공간에서 먹고 자면서 작업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금천예술공장, 인천아트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당연히 작가들이 모두 이름있고 평판이 좋은 단체에 들어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 곳이라면 차라리 아무 이력없는 깔끔한 단체에 들어가는게 좋다. 이런 곳에 들어갔다가 자기 경력에 오점으로 남으면 지우기도 어렵다. 그 특성상 콘도처럼 다른 예술가들과 같이 숙식하고 재료나 도구도 공유 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단체에 함께 할 동료도 고려해야 한다.
2.3. 후원(스폰서)
1-2와 겹치는 점이 있지만, 좀더 판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큰 기업체나 재력가에게서 일정한 보상을 받고 작품을 일정하게 팔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하이트진로그룹이 작가를 후원하고 건물에 작품 설치를 의뢰하는 것이 그런 예.# SK의 경우는 아트센터 나비(관장 노소영)에서 미디어아트 작가들을 후원하고 정기적으로 행사를 연다. 보통 작가들은 이런 스폰서의 요청에 응해 전시회를 열거나, 강연을 하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맡기도 한다.
하지만 보통은 1-1의 작가가 자기 그림을 잘 사주는 갑부나 기업이랑 친해져서 작품을 완성하면 그 갑부나 기업에게 전화를 걸어 파는게 보통. "내가 이런 작품을 만들었는데 사모님 오셔서 좀 보시죠?"하면, 가서 구경하고 작품 살지 안살지 결정하는 식. 호감도가 상승하면 작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서 작품 제작 퀘스트(의뢰)를 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수백~수천억원 돈지랄한다 생각하는 예술 작품 가격은 다 이들의 싸바싸바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당연히 작가로서는 위의 1-1이나 1-2보다는 먹고살만하다. 다만 당연히 인맥과 친분이 좋아야 하고, 후원자가 작가 작품을 좋아해줘야 하니 가치관념이나 생각이 잘 맞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싸바싸바를 잘 못하는 성격의 작가라면 이렇게 가는건 쉽지 않다.
3. 응용미술직
쉽게 말해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만화, 애니메이션, 광고, 영화, 방송, 게임원화 등의 쪽에서 일하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항목들을 참고할 것. 사실 보통 입시할 시에 디자인 쪽으로 갈지 순수미술로 갈지 정도는 정하고 들어갈 테니 이를 미술쪽 영역으로 넣는건 이상한 감이 있지만, 의외로 순수미술 전공했던 사람들이 생계유지로 많이 하는 일이기도 하다. 르네 마그리트나 앤디 워홀도 상업디자이너였다가 전업작가로 전직한 경우다. 물론 순수미술계의 치열함[2] 으로 인해 결국 영영 순수미술계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다양하다. 산업 생산물 디자인해주고 돈을 받거나, 타이포그라피를 디자인해주거나, 도판이나 포스터나 일러스트를 그려주거나, 만화나 콘티나 게임원화 등을 그려주는 등등. 순수미술쪽에서 배운 테크닉을 이럴때 활용하게 된다. 다만 현대미술과 상업미술은 추구하는 바가 달라서 고생은 해야 한다. 추상화를 그리던 사람이 생계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게임원화를 그려야 한다면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현대미술은 고전미술이나 게임원화처럼 '사실적 재현'에 그다지 얽매이지 않고, 별로 높게 쳐주지도 않는다는걸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상업미술 작업만 열심히 해서 먹고 살만해진 디자이너가 은퇴하고 다시 순수미술을 하려 했는데, 현대미술계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해서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직장생활과 열정페이는 주의할 것. 순수미술계의 후원자나 관객들은 좀 외형적인 마감이 떨어져도 아이디어가 괜찮다면 수용하고 넘어가지만, 회사와 대중시장에서는 그딴거 없다. 여전히 대다수 대중들은 고전주의 미감에 머물러 있다는걸 감안하고 일해야 한다. 바꿔 말하면 당신은 사진 같은 기계생산 이미지와 경쟁하거나 씨름해야 한다. 순수미술처럼 자기 마음껏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건 못한다. 대중성이나 상업적으로 얼마나 잘 팔릴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당연히 이에 따라서 열정페이 요구가 덤으로 따라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잘 대처해야 한다.
3.1. 아트 디렉터, 프로덕션 매니저
아트 디렉터는 순수미술보다는 디자인, 영화나 만화등의 영상산업, 게임등의 컨텐츠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다. 어떤 프로젝트의 배우, 소품, 조명, 메이크업 등은 물론 나아가서 완성후 돌릴 광고 포스터와 CF의 이미지까지 전반적인 사항등을 총괄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당연히 분야마다 하는 일이 다르다. 가령 게임업계에서는 주로 게임원화나 컨셉을 잡는 등의 일을 한다. 파파랑 항목 참고.
아트디렉터가 예산같은 프로젝트기반까지 관리를 할수있다면 그걸 프로덕션 매니저(또는 프로듀서)라고 부르기도 한다. AD,PD는 대개 초기의 구성방향과 주제, 레이아웃을 설정하지만 실질적인 업무인 영상편집, 카메라들기, 조명들기, 조명반사판들기, 배우들 커피랑 담배 심부름, 밥차운행 같은 일은 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나 카피라이터 등도 있다. 보수는 일반 회사와 비슷하다 보면 된다.
3.2. 의뢰형 작업
주문자의 요구에 맞춰 그림을 그리는 것. 묘하게 1-1, 1-2, 1-3과는 가치관이나 태도면에서 차이가 난다. 벽화나 이발소 그림이 대표적이겠다. 벽화를 하려면 벽화 업체에 문의하거나 벽화일을 하고있는 사람에게 빌붙는게 좋다. 이발소 그림은 삼각지 같은 곳에 관련 그림 공장[3] 에 취직하는 게 좋다. 이외에도 찾아보면 캔버스나 액자나 화구를 만드는 일, 의류나 신발, 장신구, 가구페인팅 같은 일이라기보단 취미부업에 가까운 일들이 많다. 물론 수입이나 예술가로서의 보람 같은건 바라지 않는게 좋다.
4. 미술 주변 관련직
미술 전공과 연관이 있지만 일부 부전공이 필요한 일들이다.
4.1. 교육 분야
교수, 교사, 강사, 과외 등. 중.고등학교 미술교사, 대학 교수, 미술학원, 입시학원 강사, 개인이나 그룹과외 등의 일이다.
4.1.1. 교수
TO가 박사 졸업자의 15% 정도. 그냥 미술계 인사중에 주요 네임드들이 얻는 자리라 생각하는게 편하다. 유명 작가들이 관록이 쌓이면 교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 미술과 교수가 되려면 교수자격심사위원회에 신청을 하고 이래저래 자격심사를 받아야 한다. 학력도 받쳐줘야되고, 프로필도 몇페이지 되어야하고, 신문기사에 여러번 나올 정도로 유명해져야 적절한 대학강단에 설 수 있을 듯.
간혹 미학, 미술사학, 예술학, 인류학, 고고학, 민속학, 역사학, 자연or과학사학, 보존과학 등 미술 관련 주변 전공쪽으로 전공을 바꾸거나 복수전공해 교수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이쪽도 어렵다. 최근에 등장한 미디어아트의 경우에는 미대에서 공학을 전공하거나, 반대로 공학쪽을 파다 넘어와 교수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이 미디어아트라는게 꽤 골때리는 분야라 컴퓨터공학은 물론 생명공학이나 수학(!)을 전공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생계 유지야 일단 교수니까 다른 직업보다는 낫지만, 대기업 연봉 수준을 바라고 이쪽으로 가려는건 미친 짓이다. 애초에 이쪽은 좋아서 작업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맞는 분야지 돈벌이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맞는 분야가 아니다. 교수는 기본적으로 그 분야에 미친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직업이다. 사실상 받는 돈에 비하면 휴일 없이 작업하고 공부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앞으로 입학생 정원이 줄어들고 미술대학 등 취업률이 낮은 학과나 부실 대학을 중심으로 폐과, 폐교가 단행될 예정이라, 이전처럼 교수가 고고하게 작업이나 연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4.1.2. 교사
이 경우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출신들과 중등교원임용경쟁시험에서 경쟁하게 될 수 있다. 교원 자격증을 취득하고 임용고시를 통과하여 교사가 되어야 한다. 보통 편입을 하거나 대학원 등에서 테크트리를 바꿔 사범대 쪽으로 가는 편. 일단 미술 교사가 되겠다는 것 자체가 공무원 신분을 노리고 가는 것이다.(공립학교의 경우) 그리고 그 공무원 신분에서 나오는 안정적 봉급과 연금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이 두가지가 없다면 미쳤다고 미술에는 관심도 없는 애들에게 치여가면서 미술교사일을 하겠는가? 미술 교사는 예체능이라 한국 교육 특성상 국영수에 밀려 중요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미술 수업 시간에 집중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미술·음악 교과가 예술교과군으로 통합되면서 택일하는 선택 교과로 전락하는 등 중·고교에서의 예술 교육 시간 및 설비 등이 계속 축소되고 있다.
4.1.3. 강사
학원 강사가 되는 방법은 공직인 교사,교수에 비해 매우 쉽다. 원하는 학원에 가서 원장님께 포트폴리오나 프로필 내밀고 여기서 일하고 싶다 얘기하면 된다. 대학에 가기전에 입시학원에서 입시준비를 했다면 그 학원 원장님께 자리주선을 부탁해서 가는 경우도 있다. 강사의 문제점은 급여가 많지 않고, 학생들에게 입시미술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 부족한 생계비를 보완하려고 과외나 주말특강, 원정특강을 하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사실 입시미술은 순수미술계에서나 디자인분야에서나 학생들의 창의성을 해친다고 공공의 적이 된지 오래다. 입시 학원에 대한 평가도 사실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한마디로 미술가지망생들 미래를 가지고 사기치는 곳. 입시학원마다 합격자 부풀리기를 비롯해 각종 뻥튀기가 난무한다. 되도록이면 입시미술반 외의 성인취미반 같은 곳에서 가르치는 것이 좋겠지만, 아마 거의 선택권이 없을 것이다.
4.1.4. 과외
전봇대에 광고지 붙여 하는 그 과외 맞다. 주로 유명 미대 출신이라 광고하면서 미대지망생들을 꼬드기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앞서 적은 강사와 마찬가지로 정작 지망생들의 미래를 볼모로 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기초 테크닉은 가르칠 수 있겠지만, '''순수미술이든 디자인이든 테크닉보다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 그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방법을 키우는건 정말 어렵다. 외국 미대를 다니다 왔다면 모를까, 전형적인 입시교육을 받은 학부생들이 과외를 하면 대물림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리고 사실 이것보다, 요즘 학생들은 국영수 과외하기에도 바쁜게 더 큰 문제다.
4.2. 전시, 언론, 판매 직종
미학, 예술학, 미술사학, 고고학, 역사학, 민속학, 문화재학 등 직접 작품을 만들진 않고 평가하거나 연구하는 분야로 전과하는 경우. 타인의 작품을 감정, 평가하거나, 관리나 보수나 보존등을 하거나, 작가를 대신해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직업을 뜻한다. 엄밀히 말하면 '미술전공자'보다는 '미술이론전공자'가 되는 셈. 의외로
4.2.1. 큐레이터
큐레이터(Curator)란 박물관,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기획하고 개최하거나, 작품 또는 유물을 수집하고 구입하여 보수와 관리하는 일을 주로 하는 직업이다. 국내에서는 학예사나 학예연구사라는 이름으로 주로 번역된다. 예술 작품과 유물에 관한 지식 및 관람객들이 작품을 전시한 의도를 잘 받아들이도록 전시를 구성할만한 창의적 혁신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미술관 큐레이터와 박물관 큐레이터로 나뉠 수 있는데, 박물관 큐레이터는 주로 유물을 담당하는 사람이기에 유물에 대한 표본과 참고할수있는 문헌,자료를 토대로 수집과 보존이 중시되며 직접 보존과 유물 발굴작업에 참여하기도 한다. 동양화를 전공했거나 고미술에 관심이 많은 경우 이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통은 역사학과 출신들이 오는 경우가 많다. 보통 미술전공이면 서양화 같은 것을 전공한 경우가 많아 당연히 미술관 큐레이터로 빠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전시회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전시회의 주제를 먼저 결정하고 작품과 작가를 선정하여 미술관과 작품의 여건을 종합해서 관람객들에게 효과적인 관람을 해줄수 있도록 전시진열과 미술관 공간구성을 하는 부분이 중시되는 직업이다.
국가와 공적단체에서 주관하는 국,공립 미술관(과 박물관)의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선 학예사 관련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관력 자격으로는 1,2,3급정 학예사와 준 학예사가 있는데, 보편적인 루트는 준학예사->3급 정학예사->2급 정학예사->1급 정학예사 취득 순으로 간다. 학예사위원회에서 인정해주는 3급과 준학예사 관련 전공에는 고고학,미술학(미술사학),예술학,민속학,인류학,역사학,자연or과학사학,보존과학 등이 있다. 학예사의 자격 시험은 박물관학을 공통으로 하고 선택가능한 외국어1개와 위에 쓴 관련전공 2개를 시험내용으로 본다.
처음 준학예사 자격시험을 합격하고 자격관련 공인된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대학원이나 기관에서 학사로 1년을 이수하거나, 전문대학원일경우 3년을 이수했을경우 준학예사가 된다. 이 상태에서 준학예사를 4년간 이수하거나 박사과정 1년이나 학사과정 2년을 이수해야 3급 정학예사가 될수 있다. 2급부터는 이수한 과정의 수준에 있어서 박사는 몇년이면 되고 학사는 몇년이면 되고가 아니라, 그냥 준학예사 3급으로 5년을 이수해야 2급이 될수있고 1급은 2급을 7년동안 이수해야 한다. 1급 학예사가 되기위해서 대학교를 끝내고부터 필요한 최소기간은 자격시험 합격+학사과정1년+박사과정1년+3급학예5년+2급학예7년이수=총 14년이 걸리는 셈. 4살쯤에 검정고시 붙어서 2년제 콜리지나 수석으로 유니버시티를 2년정도만에 졸업하고 학예사 최단루트 달리고 나오면 20살정도에 1급 학예사가 될수 있겠(남자는 2년 반 추가)지만 사실상 불가능하고 보통 30대는 넘어야 1급 학예사가 되는게 가능하다.
일단 국립중앙박물관 등 주요 지역거점 국립 및 시립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립 및 시립 미술관 등에 근무하게 되면 원칙적으로 '''공무원'''이 된다. 공무원 신분이 되므로 출근은 정부 시책에 따라 얄짤없이 아침에 출근하고, 대신 저녁에 칼퇴근을 하게 된다. 게다가 공무원 연금도 받게 되니 이런 점에서는 여유가 있다. 박봉이지만 먹고 살만은 하다. 하지만 사립미술관은 그런거 없다. 그냥 작품 판매 안하는 갤러리스트와 같다. 미술관 소유주의 주머니 사정이 안좋으면 해고가 일상이다.
4.2.2. 갤러리스트Gallerist
큐레이터가 박물관, 미술관 소속이라면, 갤러리스트는 상업화랑 소속이다. 공공 기관의 전시를 담당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학예사 자격이 필요하진 않지만, 보통 대부분의 갤러리스트들은 학예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거나 관련 전공자이다. 당연히 갤러리스트는 호객행위를 잘해야 한다. 구매자가 작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예술작품소매상'이기 때문.
가끔 예술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자문이나 인터뷰영상으로 보는 사립 갤러리의 갤러리스트들의 이름 옆에 '큐레이터'라는 직업으로 써져있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갤러리스트와 큐레이터를 구분해주는게 맞다. 갤러리스트는 상업화랑의 사익을 위해서 활동하는 사람들이기 때문.
갤러리스트란 명칭은 화려해 보이지만 사실은 갤러리의 온갖 잡일을 다 맡아 해야 한다. 특히 규모가 작은 갤러리에서 이런 현상이 심하다. 심지어 화장실 청소까지 해야 하는 갤러리스트도 있으니. 월급은 얼마나 그림을 많이 팔았느냐 실적에 따라 달라지지만,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한다.
4.2.3. 평론가
말 그대로 미술 작품이나 미술계에 대해 평론하는 사람들이다. 이 경우 전공이 미술 그 자체 실기전공보다는 미술이론전공(미학, 미술사)쪽인 경우가 많다. 미술 관련 전공 교수나 연구자들이 평론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반대로 평론을 하다가 교수가 되거나. 한국에서는 진중권이 미술 분야 평론가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제대로 평론을 하려면 이론이나 관련 정보를 다 꿰고 있어야 한다. 특히 현대미술은 포스트모더니즘 철학 등 어렵고 현학적인 이론등이 평론글에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철학 공부도 해야 한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것에 비해 얻는 보상은 적다. 전시 서문이나 기고문을 써주거나, 저술 또는 번역 관련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정도. 게다가 철저하게 자기 어필을 해야 이 분야에서 입지도 넓어지고 일거리도 많이 얻게 된다.
4.2.4. 기자(저널리스트)
각 신문사 문화부나 미술 전문 잡지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 정보를 유통한다고 할 수 있다. 예술계 주요 전시소식이나 작가들을 취재하고 인터뷰해 기사로 만드는게 일이다. 당연히 인맥이 넓은 마당발이어야 한다. 후에 교수나 큐레이터로 전직하기도 한다.
기자들이 다 그렇듯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기사 작성에 야근하는 등의 일은 많은데 비해 월급은 적다.
4.2.5. 아트 딜러, 아트 어드바이저
아트 딜러는 작품거래중개자라 할 수 있다. 주로 옥션같은 경매업체에서 일한다. 전문적 직업으로의 아트딜러는 작가의 작품들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그 작품을 원할만한 구매자(수집가나 갤러리,미술관 등) 에게 작품과 작가를 소개시켜 줌으로써 작가와 구매자의 중간에서 둘의 거래를 좀 더 원활하게 해주는 사람이다. 작가에게 구매자가 주는 작품의 보상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다. 작가에게 구매자와의 연결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경우도 있다. 다른 방식으로는 아트딜러가 작가의 작품을 직접 산 후에 그 작품을 산 값보다 조금 더 높은 값으로 구매자에게 파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트 어드바이저는 고객이나 수집가(콜렉터)에게 작품 수집 방향에 대해 조언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아트 딜러와 하는 일이 겹친다고 할 수 있다.
4.3. 복원, 감정 직종
4.3.1. 복원전문가
유명 작가들의 그림을 전시할 때 그림이 많이 훼손되어있는 경우 초기의 모습으로 복구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복원전문가이다.
복원전문가가 되려면 어느정도의 실기 능력이 필요하다. 회화나 조각을 복원할 때 어느정도 정교한 손놀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작의 붓질을 그대로 흉내내 물감을 덧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기에 당연히 미술사 지식도 갖춰야 한다. 신고전주의 시대 유화 그림인데 르네상스 시대의 템페라 그림으로 알고 물감 등 복원 재료를 당대에 사용하던 것과 다른 것을 사용하면 복원을 망치게 된다. 여기에 미술사 도상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된 복원이 가능하다. 한 예로 왕의 곤룡포 같은 것에 새겨진 용의 발가락 수가 몇 개인가에 따라 급이 제후급에서 천자급으로 왜곡되어 바뀔 수도 있다.
여기에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과학쪽 공부도 해야 한다. 물리학은 탄소연대측정 등에 필요하며, 화학은 당시 재료를 파악하고 복원하는데, 생물학은 당시 기생충이나 소재에 사용된 면, 모, 가죽 나무 등의 종류를 파악하는데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직물학, 목공학, 섬유학 등 복원 분야에 따라 아예 전문가 커리큘럼 과정을 따로 개설하는 경우도 흔하다. 섬유 복원 전문가는 직물만 복원하고, 금속기 복원 전문가는 금속공예품만 복원한다.
복원 기술로 유명한 곳은 이탈리아나 프랑스 연구소들이다. 아무래도 오래된 유물이 많고 복원에 대한 의식도 일찍 형성되었기 때문. 때문에 상당수 복원 전공자들이 해당 국가로 유학을 간다. 이탈리아나 프랑스는 복원 철학이나 윤리를 철저히 세우고 지키는 편이다. '''당연히 한국처럼 숭례문을 날림 복원하고 삥땅치는 일은 이 나라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4]
이렇게 보면 보상이나 대우가 높아야 할것 같지만 한국 현실은 시궁창. 비정규직으로 복원할 것이 있을 때만 데려다 쓰고, 복원이 끝나면 내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일부 한국 작가들은 재료를 개떡같이 써서 급속도로 작품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복원전문가는 미술가지망생들에게 제발 부디 좋은 재료를 쓰라고 당부했을 정도. 싸구려 재료를 쓰면 '미술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줄 자식같은 작품이 빠르게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걸 명심하자.
4.3.2. 감정평가사
이 작품이 위작이 아니라는걸 증명하고, 연대나 기법 등을 종합하여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직업. 고액의 그림을 거래할 때는 보증서,미술품보험서,구매판매확인서,미술품운송딱지 등이 필요한데, 여기서 보증서가 감정평가사들이 떼주는 것이다. 당연히 위의 아트 딜러가 작품을 팔려면 진품인지 인증을 받아야 한다.[5]
보통 해당 분야의 원로들이나 교수들이 감정을 한다. 감정은 많이 보고 알 수록 신뢰도가 올라간다. 그리고 관련 데이터를 많이 축적해둔 사람이 무조건 킹왕짱이다. 감정평가사의 의견은 절대적이며, 분쟁이 일었을 때 법적 권한이 없는 민간인임에도 전문가로서 감정평가사의 의견은 미술시장에서 법과 거의 동등한 권위를 갖는다. 이다. 그만큼 작품 진위를 가리는 데 전문가의 안목과 의견에 많이 의존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학부생이나 갓 대학원 석사를 마친 사람이 감정을 한다는건 불가능하다. 물론 수입은 감정비 수수료에서 얻는다.
헌데 이런 특성상 권위에 의거한 논증이 되기 쉬운게 함정. 실제로 감정협회는 각종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과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를 타개하려면 공통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기준을 세우는게 중요한데, 한국은 아직 그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6] 반면 외국은 고흐 등 유명 작가는 대부분 카탈로그 레조네[7] 가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전문가들이 위작을 판별한다.# 그리고 고흐 급의 유명 작가는 '''아예 그 작가만 연구하는 전문가가 따로 있어서 그 사람에게 감정을 의뢰하는게 가장 빠르다.
이를 통해 미술가 지망생들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자기 작품 관리는 똑바로 해야 한다는 것'. 부디 위작시비 붙지 않게 작품관리를 철저히 하기 바란다. 작품 목록을 남겨두거나, 작품 만드는 과정을 일기로 기록해두거나, 작품에 일련번호등의 표식을 기입해서 위조 가능성을 봉쇄하거나 하라는 말이다. 그리고 허접하다 싶어서 자기 작품으로 남기기 쪽팔린다 싶은건 없애버리고, 그렇지 않은건 창고를 빌려서라도 잘 보관해라. 작가 스스로 개인 소장이 어렵다면 믿을만한 사람에게 팔아라. 이상한 사람에게 팔아버렸다가 망가지거나 위작 재료로 써먹히게 되면 정말 골치아파진다.
[1] 행위예술 등[2] 인정받지 못함 + 생계 궁핍[3] 한 사람이 한가지만 그려서 그렇게 부른다. 갈매기 몇마리를 그리면 몇백원 받는 식으로 철저히 분업제로 일하기 때문[4] 프랑스나 이탈리아는 문화재 하나 복원하는데 수십년이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 그리고 불에 탄 재료라도 되도록 옛날 재료 그대로 쓰려고 노력한다. 한국 숭례문도 기단의 돌들은 그렇게 했지만(때문에 새돌과 헌돌이 다르게 보인다), 정작 불에 탄 나무들은 버리기도 했다고 한다.[5]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게 소장기록(provenance)이다. 이 작품은 언제 제작됐는데, 이후 누구에게 팔렸으며, 그러다 나중에 누구에게 양도됐고... 같은 작품 소유 내력을 적은 기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6] 박수근,이중섭,김환기가 그 예이다.[7] 한 작가가 일생동한 만든 작품들을 모아놓은 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