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푸딩
1. 푸딩의 종류
Black Pu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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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굳혀 만든 소시지 형태의 음식. 디저트로 먹는 푸딩과는 관련이 없다. 그러니까 선짓국에 들어가는 그 선지와 순대에 들어가는 그 순대와 비슷한 음식이다. 저 하얀 덩어리는 비계다. 이 영상에서 확인해 보자. 한국의 피순대 중에서는 전라북도 지역의 피순대와 99% 흡사하다. 차이점이라면 삶느냐, 기름에 튀기느냐 차이.
매우 유서 깊은 음식으로 오디세이아에는 거지 차림으로 변장한 오디세우스가 구혼자들의 사주를 받은 젊은 거지 이로스와 싸움을 벌이려 할때 구혼자들이 "이기는 자에게 우리가 저녁식사로 준비한 선지와 고기로 가득 채워놓은 창자 요리를 주겠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고대 로마에서도 일상적인 음식이었다.
형태는 위에서 보다시피 그냥 순대. 창자에 피와 고기, 오트밀 등을 채워넣어 익혀 먹는 요리로 미국에서는 블러드 소시지라 부르기도 한다. 비슷한 요리로 스코틀랜드에서 유래한 해기스가 있다. 프랑스에서도 피와 비계등을 섞은 부댕 누아르(Boudin noir)가 있고, 스페인에도 이와 비슷하게 피와 비계, 쌀 등을 사용한 모르시야(Morcilla)라는 요리가 존재한다. 폴란드에도 카샨카(Kaszanka)라는 블랙 푸딩이 있고, 헝가리에는 쌀과 고기, 비계, 돼지, 소, 염소, 양의 피 등으로 만든 베레시 후르커(Véres Hurka)라는 선지 소시지가 있고, 간과 허파, 쌀로 만든 마여시 후르커(Májas Hurka)라고 하는 소시지도 있다. 핀란드에도 중부 내륙 지방인 탐페레에 'Mustamakkara'라는 동일한 소 선지 소시지가 있는데 이쪽은 한 술 더 떠서 썰면 피가 배어나온다.
소설 장미의 이름에서도 돼지의 피로 요리를 만드는 대목이 나온다. 만들기만 하고 먹지는 못하지만...[1] 프랑스에서도 앞서 언급된 요리 말고 오리피로 만든 소스[2] 도 존재한다. 다만 피를 먹는데 상당히 거부감을 일으키는 서양인지라 대중적인 요리는 못 된다. 괴상한 음식 목록에 자주 거론되는 수준이다.
영문 위키디피아 문서
흥미로운 것은, 이 블랙 푸딩은 당시 기독교인인 척 하는 유대인을 구별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정통 유대인은 유대교 교리에 따라 피를 먹을 수 없고 거기다가 돼지 피로 만들기 때문에, 블랙 푸딩을 앞에 두고 '먹으렴, 나의 친구 기독교인'이라고 말했다고. 하지만 후미에와는 달리 큰 효과는 없었다. 골수 유대인이라면 몰라도, 대다수 유대인들은 아무렇지 않게 먹곤 집에 와서 불결한 걸 먹어서 죄송하다며 야훼에게 사죄하는 기도를 드렸기 때문이다. 사실 후미에도 이런 식으로 넘어간 신도들이 적지 않다. 자세한 것은 해당 문서로.
사실상 당면을 넣지 않는 대신에 고기와 오트밀을 듬뿍 넣은 순대라서 유학생들이 순대가 먹고 싶으면 해기스와 더불어 찾는 요리다. 원래 우리나라 전통순대도 당면이 아니라 돼지의 피, 고기, 야채, 쌀을 넣어 만들었던 만큼 진짜 순대 맛은 오히려 블랙푸딩 쪽이 더 가깝다. 흔히 말하는 '피순대'가 이것이다. 요즘 흔하게 먹는 당면순대는 6.25 전쟁 이후 생겨난 일종의 퓨전 음식이다.
프랑스 외인부대에서는 배낭 위에 장비를 감싼 붉은 담요를 지칭하는 말이며, 군가 제목이기도 하다.
2.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몬스터
3. NetHack에서 등장하는 몬스터
위에 등장한 몬스터와 특징이 비슷하나, 능력치가 등장 시기에 비해 약한 편.
철(Iron)로 된 무기에 맞으면 그 무기를 녹여 데미지를 1만큼 깎아버린 후, 반으로 갈라지면서 2마리로 분열한다. 철로 된 무기로 계속 맞으면 HP가 전부 소모될 때 까지 무한히 증식한다. 일반적인 방어구 역시 공격해서 손상을 가할 수 있다.
특이하게도 갈라져나온 개체 역시 아이템과 경험치를 제공하는데, 이 때문에 Pudding Farming이라는 노가다 방식이 생겨났다. 일부러 녹슬어버린 무기(일명 Puddingbane)를 준비하고 계속 때리다보면 HP가 1이 될 때까지 무한히 증식하는 것을 이용해 경험치와 아이템을 챙기는 행위다. 여기에 더해 근처에 제단까지 있다면 무신론 과제를 걸고 하지 않을 경우 끝없이 제물을 바쳐서 기도를 무한대로 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능력치를 무한대로 올리거나 아티팩트를 모조리 쓸어담는 플레이도 꿈이 아니게 된다.
...그러나, 3.6.0 버전부터 우즈 계열 몬스터 전원은 '''시체를 남기지 않는다!''' 대신에 아이템을 영구적으로 떨구는 것을 막기 위해 시체 대신 각자 색깔에 맞는 방울(Glob)을 드랍하도록 패치되었으며 방울은 여전히 식량의 역할을 한다. 하여튼 반영구적으로 증식시키는 게 가능하긴 하지만 딱히 이득이 없어서 블랙 푸딩 노가다는 '''순식간에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블랙 푸딩이 무한대로 증식하는 촌극이 벌어지는 이유는 바로 푸딩류가 분열할 때의 체력 판정 때문. 분열시에 각 개체의 체력은 원래의 절반이 되지만 '''최대 체력은 반토막나지 않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재생이 가능하며, 반토막 → 주문을 쓰든 자연재생이든 체력 회복 → 반토막 → (하략)으로 순식간에 화면 전체를 푸딩으로 채워버릴 수 있다. 이에 넷핵의 후기형 버전인 SLASH'EM 등에서는 푸딩 노가다에 어느정도 제한을 걸어두고 있기도 하다. 일단 슬레시엠의 경우 사망한 푸딩이 아이템을 반드시 떨어뜨리지 않게 되었으며, 언넷핵에서는 아예 피격시 분열체의 최대 체력이 깎이도록 되어 반영구적 재생을 막아버렸다. 넷핵 3.6.0 버전의 패치 역시 시체가 나오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넷핵이 개발되던 초창기인 1993년(!)부터 이에 대한 의견이 제공되던 것을 보면 굉장히 고전적인 노가다 방식인 셈이다.
노가다를 지양하는 로그라이크 계열 게임에서도 단연 독보적이고 고전적인 노가다 방식인 만큼 게임을 지루하게 만든다고 까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 사소한 실수가 큰 영향을 미치는 이 게임에서 쉽게 구제받을 수 있는 방도 중 하나로 굳이 남겨놨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할 수도 있다. 애초에 넷핵은 노가다 방식만 해도 열 몇개가 넘는 게임이다.
게다가 너무 깊게 빠져들면 계속 노가다를 해서 아이템을 쌓고 싶은 욕구 혹은 층 전체가 푸딩으로 도배되어버려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상황 등으로 층을 절대 빠져나오지 못하기도 한다. 오죽했으면 "Pudding Farming을 했을 때 생기는 불이익은 바로 앞으로도 계속 Pudding Farming만 하게 되는 것이다"라는 말까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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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dding Farming으로 푸딩을 가득 채운 모습. 위 경우에는 블랙 푸딩보다 약한 개체인 갈색 푸딩을 사용(?)했다.
정말 여담으로 3.4.3 당시까지 블랙 푸딩의 시체는 22% 확률로 독, 냉기, 전격 저항을 부여하는 매우 고마운 음식이었으며[3] 엄격한 채식주의만 깨는 갈색 푸딩과는 달리 채식주의까지 깨는 물건이었다. 1번 항목의 음식을 의식한 듯한 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