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빌로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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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칼데아인의 주도로 바빌로니아에 세워진 국가. 바빌로니아 제2제국 또는 칼데아 제국이라고도 한다.
2. 역사
종래의 지배국인 아시리아가 지배령 전역의 반발에 직면한 틈을 타 기원전 626년에 나보폴라샤르가 옛 바빌론 고토에 다시 세운 것이 신바빌로니아다. 결국 아시리아는 붕괴하고 신바빌로니아-이집트-메디아 세나라가 3분하여 아시리아가 정복했던 옛 땅을 다스리게 되었다. [1] 그리고 신바빌로니아는 그 종주국으로 명성을 떨쳤다. 본래의 국명은 구 바빌로니아를 계승하여 그냥 바빌리(바빌로니아)지만 구분의 편의를 위해 학계에서는 신바빌로니아로 통칭한다. 현재의 이라크 남부 및 쿠웨이트 등에 있던 셈계 칼데아 부족이 세운 나라라서 칼데아(Chaldea)나 칼데아 바빌로니아라고도 한다. 칼데아는 고대 그리스어 칼다이아(Χαλδαία)에서 유래. 칼데아인 스스로는 아카드어로 칼두(Kaldu), 아람어로 칼도(Kaldo, ܟܠܕܘ)라 불렀다. 개역 성경에 나오는 구약의 갈대아는 칼다이아를 음역한 것이며, 히브리어 원문에서는 카시딤(Kashdim, כשדים)으로 지칭하고 있다.
나보폴라사르의 아들이자 2대 왕인 네부카드네자르 2세(느부갓네살) 때 전성기를 맞이했다. 정복 군주이기도 했던 네부카드네자르 2세는 맹렬한 정복 활동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정복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지역의 유다 왕국이 멸망하여 유대인들은 조국을 상실한 채 끌려와 바빌로니아의 폭압적 통치를 받았다. 수도 바빌론은 당시 세계 교역의 중심지로 성장했으며, 막대한 부와 군사력을 바탕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현재까지 회자되는 바빌론의 공중정원도 이 시기에 건설되었다. 바벨탑 또한 이 시기에 건설되었다고 하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바벨탑과 관련한 성경의 내용이 바빌론 유수 시기의 유대인들에 의해 기록된 것이라 추측하는 쪽의 입장이다. 바빌론의 장대한 지구라트에 압도된 유대인들이 이 경험을 바탕으로 소위 바벨탑 이야기를 창작했다는 것.
하지만 새로운 바빌로니아도 네부카드네자르의 사후 불과 수십 년 만인 기원전 539년에 아케메네스 왕조를 제국으로 이끈 키루스 2세에 의해 정복당하고 말았다. 메소포타미아는 고대 내내 동방의 중심지였고 메디아의 영토를 그대로 계승한 페르시아는 변방에 불과했으므로 신바빌로니아가 당장 국력에서 밀린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페르시아가 아나톨리아의 리디아 왕국을 집어삼키고 난 후에는 사정이 달라졌고, 바빌로니아 역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성경에 따르면 최후의 왕 벨사자르(벨사살)는 페르시아군이 침공해오는 것도 모르고 성대한 만찬을 흥청망청 즐기다 그 만찬이 끝남과 동시에 나라가 망한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성경 외에 헤로도토스의 기록에도 그날 밤에 바빌론 사람들이 아주 제대로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고 나오고, 기원전 5세기 인물인 크세노폰의 기록 역시 이와 거의 같다. 20세기에 들어 출토된 소위 '나보니두스 연대기'에 따르면 바빌론이 제대로 된 시내 전투 한 번 없이 함락당했다고 한다.
물론 공식적인 마지막 왕 나보니두스의 아들인 벨사자르는 부왕에 버금가는 왕권을 행사하고 있던 공동 통치자 혹은 대리 섭정같은 존재였다. 플라비우스 요세푸스가 그의 저작 <아피온 반박문>에서 인용한 기원전 3세기의 바빌론 사제 베로수스의 기록에 의하면 이 함락이 있기 전 나보니두스는 키루스에 맞서 출정했으나 패배하고 제국 남쪽의 보르시파란 곳으로 달아났으며 바빌론 시가 함락당한 후 키루스에게 항복하였다고 한다. 예전에 벨사자르는 가공 인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설형문자 유물들이 계속 출토가 되면서 그가 실존했음이 밝혀졌다. 요약하자면 그가 바빌론이 함락될 당시에 그 도시에서 나보니두스에 비견되는 왕권을 휘두르고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보니두스는 재위 초기부터 남쪽 아라비아 지역에 관심을 가져 '데마'라는 지역을 정복하였다. 이후 나보니두스는 바빌론으로 영구 복귀하기보단 데마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따라서 왕이 부재하게 된 바빌론 시는 애초 원정 당시 왕권을 대리했던 벨사자르가 계속해서 대리 통치했다는 것이다. 기록에도 분명 데마로의 원정 직전, 맏아들에게 왕권(대리)을 맡기고 바빌론 제국 각지의 군대에게 그를 따르도록 지시하였다고 한다. 바빌론의 문 문서 참고. 이때 바빌로니아의 유명한 건축물인 지구라트와 바빌론의 공중정원이 키루스 2세의 명으로 파괴되었다.
그렇게 신바빌로니아는 아주 허망하게 멸망하고 마는데, 이후 나보니두스의 또다른 아들이라 주장하는 자칭 '네부카드네자르 3세'가 반란을 일으켰으나 페르시아 왕 다리우스 1세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이후 바빌로니아를 계승한 국가는 두 번 다시 등장하지 않았으며, 바빌론은 계속 페르시아의 최대 도시로 남아 있다가 기원전 4세기 페르시아를 정복한 알렉산드로스 3세가 다시 바빌론을 제국의 수도로 삼았다. 그러나 알렉산드로스가 죽고 그 후 셀레우코스 제국을 세운 셀레우코스 1세가 바빌론의 인근에 '셀레우키아'라는 도시를 건설하면서 바빌론은 쇠퇴했다.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바빌론 문서 참고.
바빌로니아 제국은 멸망했으나 바빌로니아인들의 정체성은 살아남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시리아인 문서 참고. 참고로 고대 바빌로니아인(아모리인)과 신바빌로니아를 세운 칼데아인은 서부 셈계민족에서 나왔다는 점만 빼면 다른 정체성을 가진 민족이었다. 그러나 아모리인들은 칼데아를 지배할 때 어느 정도의 자치를 주었고, 칼데아 지역에 대해서는 딱히 강압적으로 통치하지도 않았기에 칼데아인들 입장에서는 바빌로니아 제국에 딱히 완전한 반감을 드러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기원전 12세기에 아모리인들은 사라지고 칼데아인들만 남아있었으나 칼데아인들도 문화적으로 일부는 고대 바빌로니아에 동화된 모습도 있었거나 바빌로니아인으로 정체성이 동화되었다. 그러다보니 바빌로니아의 후손 및 후손이라 자칭하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문화 역시 고대 바빌로니아를 계승했기에 칼데아 바빌로니아인들이 세운 바빌로니아를 신바빌로니아라고 불렀다.
3. 역대 군주
4. 성경 속 묘사
유대인들에게는 2,500년 이상이나 지속된 디아스포라를 촉발시킨 장본국이기에 셀레우코스 제국, 로마 제국, 나치 독일과 더불어 불구대천의 원수로 취급하는 국가이다. 구약 성경에 바빌론 유수, 네부카드네자르 2세 왕의 일화가 수록되어 있다.
신바빌로니아인들은 유대인들의 나라인 유다 왕국을 멸망시키고 주민의 상당수를 수도인 바빌론으로 끌고 가 포로 생활을 시켰다. 따라서 유대인들의 감정은 결코 좋을 리 없었다. 또한 당시 바빌로니아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번영한 나라였던 반면, 유대인들의 나라인 유다 왕국은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한 시골 변방이었다. 시골 깡촌에서 살다 온 유대인들의 눈에 호화찬란한 영화를 누리고 있던 바빌로니아는 그야말로 쾌락이 가득했던 별천지였다. 따라서 유대인들은 바빌론을 악의 도시, 탐욕과 쾌락에 빠진 도시로 성경에 기록했다.
성경 다니엘서의 내용에 따르면, 금속으로 비유할 때 바빌로니아의 영화는 황금이요 이후에 나타나는 페르시아,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헬레니즘 제국, 로마 제국은 각각 은, 놋쇠, 강철로 다 바빌로니아의 위대함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물론 실제 역사로는 신바빌로니아가 오히려 후대의 제국들의 위상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심지어 그 이전의 제국들인 함무라비 법전의 이름값이라도 있는 구바빌로니아와 중동을 최초 통일한 아시리아보다도 더 인지도가 낮기에 다니엘의 해석은 역사와 괴리가 심하다.[3] 그리고 다니엘서 등등의 내용을 보면 포로로 끌려온 유대인을 비롯한 다른 나라 민족의 인재들도 능력이 있으면 바빌로니아의 주요 공직에 임명되기도 한 모양이다. 앞의 저술은 논란이 있다. 대체적으로 다니엘서는 1~6장은 다니엘 본인이, 7~12장은 본인이 직접 또는 약간 후대에 다니엘의 이름으로 다른 사람이 쓴 것으로 보지만 그것도 헬레니즘 시대까지 내려가지는 않는다. 다니엘 참고.
그리고 성경의 바벨탑 전설도 유대인들이 바빌론에 와서 보게 된 거대한 신전의 탑인 지구라트를 보고, 또 자기들처럼 바빌론에 끌려온 수많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다른 수많은 언어로 떠드는 걸 보고 착안해 만들어냈다고 하기도 한다.
그리고 요한 묵시록에서도 아주 나쁜 의미로 바빌론을 언급하고 있다. 14장의 3번째 부제가 '바빌론의 패망'이다.
5. 여담
- 문명 5에서는 과학발로 승부하는 문명으로 등장한다. 지도자는 네부카드네자르 2세.[4]
6. 둘러보기
[1] 흔히 리디아까지 4분이라고 하는데 리디아와 아시리아 영토는 사실상 안 겹친다.오히려 킬리키아나 엘람이 들어가는게 더 맞는다.[2] 열왕기와 예레미야에는 '에윌므로닥'으로 나온다.[3] 사실, 역사적으로 보면 금속 동상을 무너뜨린 전혀 다른 성질의 '커다란 바위'가 알렉산드로스이고, 금 이후의 금속들은 아케메네스 왕조의 페르시아라고 보면 더 아귀가 맞다. 하지만 이렇게 보면 동상을 무너뜨린 힘이 세속권력이라는 말이 되어 신학적인 관점과 거리가 멀어지고 알렉산드로스 제국은 단기간에 분열하고 쇠퇴하기에 영원한 나라라는 해석과도 전혀 맞지 않는다.[4] 문명 1부터 문명 4까지 바빌로니아의 지도자는 함무라비 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