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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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바이러스성 돼지 전염병. 경우제목 멧돼지과에 속하는 동물이 걸린다.
2. 기본 정보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은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출혈성 돼지 전염병이다. 이름처럼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혹멧돼지, 숲돼지 등의 돼지과 동물간에 전염되어 왔다. 또한 흡혈성 물렁진드기류(Ornithodoros spp.)에 의해 개체간 감염으로 확산될 수 있다.[2] '''돼지과 외에는 잘 감염되지 않고 감염된다 하더라도 무해하다.''' 한마디로 돼지만 감염되는 질병.
신종 질병은 아니며 1921년에 케냐에서 처음 보고되었고, 그 전인 1907년에 발병했던 질병도 실은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추정된다. 본디 지역 한정의 풍토병으로 존재했었으나 1957년 포르투갈령 앙골라에서 출발한 선박에 의해 포르투갈 리스본에 상륙했으며,[3] 그 후 1960년 다시 포르투갈을 필두로 스페인(1960), 프랑스(1964), 벨기에(1985), 네덜란드(1986) 등 유럽 전지역으로 확산되었다. 80년대 유럽에서 자리를 잡았지만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도살 정책을 통해 90년대 중반에 박멸시켰다. 유럽에서는 현재는 끈질긴 도살 및 방역작전으로 근절 또는 잘 관리되고 있지만, 아직도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야생멧돼지 개체군에 병원체가 널리 자리잡은 상황이다. 또한 2007년에 조지아에서도 최초 발병되어 동유럽-중앙아시아-중국-동남아 등지로 확산됐고, 2018년 벨기에에서 대규모 감염이 보고되었으며 2019년 9월 17일 경 대한민국에서도 최초 감염사례가 확인되었다.
유럽에서 돼지열병을 박멸시킨 방법은 한국과는 다른데, 섭씨 80도 이상의 고온에 30분 이상 가열해야 바이러스가 죽는 만큼 '''돼지 절멸 작전'''이라고 부르는 '''대대적인 소각 처분'''을 했다. 하지만 한국은 비용 대비 효율적인 생매장을 쓰는데, 이럴 경우 '''일대의 토양과 지하수, 공기가 오염'''되는 문제점이 존재하고[4] 결국 생매장 예정이었던 돼지 사체를 무방비로 방치했다가 임진강이 '''피로 물드는 지경까지 이르었다.''' 이지경이 된 이유는 유럽처럼 고온고압으로 소각하는 렌더링 방식으로 처리했는데 '''무리한 독촉때문에 매몰로 바꾸다가 이런 일이 벌어져''' 명백한 인재이다.
특히 ASF는 생명력이 끈질긴 바이러스라서 무조건 소각해서 확인사살해야 화근을 없앨 수 있다. 이 때문에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는 돼지를 쓰레기 소각장(열병합발전소)으로 보내 바이오매스 에너지라는 명목으로 죄다 소각해 버렸다. 그리고 한 지역에 돼지가 ASF에 발병한 것으로 확인되면 '''그 지역의 돼지건 멧돼지건 남김없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절멸 작전'''을 시행했다. 그 뒤 약 5년 ~ 10년 정도는 그 지역에 돼지 사육을 전면 금지시키고 미국산 돼지고기를 수입하는 것으로 버티게 했다.
게다가 네덜란드같은 경우 나라가 작아서 '''아예 국가 차원에서 돼지 사육 금지법을 1988년~2001년 정도 제정하고''' 나라 내의 돼지과를 전부 멸종시켰다가 이후 미국산 돼지 종두를 구입해 다시 돼지 사육을 시작하였다. 영국은 지리적으로 섬나라여서인지 공식적인 발병 사례가 없으나, 항구나 공항 등의 세관에서 만일을 대비하여 검역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
과거 돼지 콜레라(classical swine fever, hog cholera)라고 불리던 질병과 유사하고 한때 같은 질병으로 보였으나 서로 다른 바이러스에 의하여 감염된다.# 치사율은 100%에 가까우며[5] 현재 세계적으로 사용가능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선진국에서도 유행한 질병이지만 돈가지고도 안되는 일이 있는 법이다. ASFV는 23종에 달하는 유형이 있으며 모든 ASFV가 치사율 100%인 위험한 바이러스는 아니고 미미한 증상만을 나타내는 유형도 있다. 물론 2019년 유라시아를 강타한 바이러스는 위험한 유형에 속한다. 때문에 100%의 치사율 때문에 별칭으로는 '돼지 흑사병'이라 불리고 있다.
미국 선물시장에서 돼지의 먹이로 쓰이는 대두의 선물가격이 2019년 7월 폭락했으나 중국이 국내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미국산 돼지고기를 싹쓸이함에 따라 돼지고기 선물가격 역시 폭등하는 연쇄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초 감염 보고가 있자 단백질 공급원으로써 돼지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닭고기와 수산물, 콩고기 관련 업체 주가가 오르는 등 경제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만일 이 병이 지속적으로 확산된다면 앞으로 대형마트나 재래시장 등에서 삼겹살이나 족발 등의 음식을 보기 힘들어지며, 베이컨, 햄 등 돼지고기를 기반으로 한 가공육 가격의 폭등과 함께 전반적인 물가 상승[6] 등 서민 경제에도 악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문정훈 서울대 교수는 "만일 이 병이 지속적으로 확산된다면 대한민국의 돼지는 '''전멸'''한다" 며 과감한 예방 살처분과 강경한 방역조치가 동원되어야 하며 아시아 지역[7] 외국인 노동자의 농장근무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돼지 열병에 관련된 기사 #
발병 후 박멸까지 체코는 2년, 스페인은 30년이 걸렸다고 한다. 체코 방역당국이 '진공 상태'로 표현할 만큼 야생멧돼지 절멸까지 염두에 두고 개체수를 적극적으로 줄인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월. 미국 정부와 학계 전문가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100% 효과가 있는' 백신을 개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미국미생물학회(ASM)를 인용해 보도했다.#
3. 특징
ASF 바이러스(이하 ASFV)는 게놈 크기만 17~19만 bp, 유전자의 수도 180개에[8] 달하는 대형 바이러스로 현재까지 23가지의 유전형이 발견되었다.[9] ASFV는 감염되면 주로 선천면역계를 이루는 단핵구와 대식세포에 침입한다. 연구가 계속되고는 있지만 어떤 수용체를 인식해서 감염되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으며, 수용체를 모르니 당연히 재조합백신이나 치료제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또한 비리온 크기가 워낙 크고 표면 단백질의 유전적 다양성도 높아서 죽은 바이러스의 일부를 이용하는 사백신도 접종 후 항체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아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러스 입자의 안정성도 강해서 상온의 돼지 배설물에서 평균 11일, 냉장육에서 15주 정도까지 감염력을 유지한다.[10]
ASFV는 감염된 면역세포의 신호체계를 교란시켜 면역반응과 세포자살을 막고 계속 증식해 나가며, 끝내는 과도한 사이토카인 분비로 인한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숙주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보통 치사율 100%의 바이러스는 전염시킬 숙주가 모조리 죽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범유행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유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ASFV바이러스는 멧돼지과의 6속 중 인류가 가축화한 종(Sus scrofa)이 속하는 멧돼지속(Sus)에는 치명적인 ASF를 발병시키나, 다른 3속인 혹멧돼지속(Phacochoerus)과 강멧돼지속(Potamochoerus), 숲멧돼지속(Hylohoerus)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ASFV는 이 3속에 속하는 돼지와 연진드기(soft tick)에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였다. 해당 생물들이 사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연진드기를 매개로 하여 돼지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고, 감염된 돼지를 다른 연진드기가 피를 빨면 바이러스가 옮겨가는 식의 일종의 생태계 순환이 만들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가 기존과 다른 멧돼지속(Sus)에 감염되면서 치명적인 병원성을 나타냈고, 여기에 강력한 생존력과 전염성이 더해지면서 재앙이 시작된 것이다.
다른 속 간에 극단적인 증상의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완벽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학계에서는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RELA 단백질의 활성도의 차이를 그 이유 중 하나로 보고있다. 혹멧돼지속과 멧돼지속은 RELA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 서열이 달라 아미노산 서열도 다르다. 이는 단백질 활성도의 차이로 이어지는데, 감염되어도 증상이 없는 혹멧돼지속은 RELA의 활성이 적지만 멧돼지속은 이 RELA 단백질의 활성이 높다.
은근히 공기 감염으로 확산되는 질병으로 오인되는데 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공기 감염은 제한적(limited)이다. 열병(Fever)이라는 이름 때문에 발생하는 오해로 보인다. #
4. 증상
급성 병원체에 감염되었을 경우 열이 나는 것 외에는 첫 며칠간은 증상이 없다. 그후 점차 식욕을 잃고 무기력해진다. 흰 피부의 돼지 종들에게서는 말단부가 퍼렇게 변하는 것이 관찰되며 또한 귀와 복부 피부의 출혈이 관찰된다. 고열과 경련, 식욕부진, 무기력증, 기립불능, 호흡이상, 유산, 서로 붙어서 떰 등의 증상을 보인 후 수 시간 ~ 수 일[11] 안에 혼수 상태에 빠진 후 폐사한다. 임신한 모돈은 자연유산한다.
5. 유행
돼지간의 접촉을 통한 직접전파나 진드기나 모기 같은 흡혈성 중간숙주에 의한 전파도 있지만, 가장 위협적인 것은 오염된 매개체에 의한 간접전파다. 감염된 돼지가 사용했던 축사에도 1달 이상 잔류하며, 축산시설/차량/도구/사료/돼지와 접촉한 사람 등에 묻어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
열처리를 거치지 않거나 저온으로 조리/가공된 육류에는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아 이러한 음식이 남은 잔반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돼지에게 먹여 감염, 확산하는 경우가 많다.
조류 독감과는 달리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기 때문에 오염된 돼지고기나 가공품을 섭취해도 건강상의 문제가 없지만 돼지가 발병하면 백신, 치료제가 없고[12] 치사율이 100%에 가까운데다 전파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한번 발생하면 근절도 어렵거니와 전국의 돼지농가, 요식업 및 관련산업 전반을 아작낼 수 있을 정도로 무시무시하다.[13] 돼지고기값이 폭등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덩달아 다른 식품[14] 과 생활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15]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발생한 각 나라들은 질병 박멸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5.1. 2019년 동아시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1] Fever, swine[2] 해당 병 종에 대한 설명과 증상 및 대응 방법에 대한 정리#[3] 앙골라 발 선박에서 버린 돈육 잔반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를 반면교사 삼아 돈육과 그 가공품 반입을 금지하는 것이다.[4] 비록 비닐을 몇겹으로 깔고 가스 배출구를 달아 이런 문제를 줄인다고는 하지만 수십년이 지나면 이조차도 삭는다. 아래에서도 나왔듯이 ASF의 특징 때문에 유럽권에서는 비용을 감수하고도 소각 + 확인사살 처리를 했는데, 한국에서는 생매장을 소각으로 전환할지 의문이다. 만약 이대로 생매장 방식으로 간다면 돼지열병이 가라앉았다가도 '''오염된 토양과 물과 공기 때문에 다시 한국에서 터질 위험이 있다'''.[5] 정확히는 심급성형과 급성형이다.[6] 기본적인 것만 공부해 보더라도, 대체재인 쇠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콩고기 등의 가격이 안 오를 수가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7] 발병이 확진된 몽골, 중국, 베트남 등.[8] 바이러스 중에서는 상당히 많은 유전자를 가졌다. A형 인플루엔자는 11개, HIV는 9개, 단순 헤르페스는 74개, 구제역은 14개 정도.[9] 구제역은 7가지 유전형[10] 가열살균의 경우 80도에서 30분 정도 걸린다.[11] 중국을 거쳐서 한국에 온 ASF는 하필이면 23종 중 증상 발생 하루 안에 돼지가 폐사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종이다.[12] DNA 구조가 복잡해 백신 개발이 어렵다고 한다. 농민신문의 기사.[13] 수많은 돼지들이 한순간에 이 바이러스 때문에 떼몰살당하는건 기본이고 근처에 있는 다른 농장에 퍼져서 그 농장의 돼지들까지 싸그리 몰살당하니 축산업이 아작나는게 당연하다. 감염된 돼지의 고기가 인간에게는 무해하다고는 하지만 수천~만마리가 넘는 돼지 사체들을 일일히 해체할수는 없으며 특히 감염된 돼지 사체와 접촉한 사람으로 인해 다른 농장에까지 바이러스가 퍼지면 끝장이다.[14] 돼지고기값이 폭등하면 그 대체재인 닭고기 값도 덩달아 폭등할 것은 불 보듯 뻔하며 상위호환 대체재인 쇠고기 값도 영향이 없을 거라 장담하기 어렵다.[15] 특히 중국은 얼마나 심각한지 1인당 돼지고기 구매량을 제한할 정도이며 구매할 때도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한국도 돼지고기 소비량이 상당한 만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