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 마키나(영화)
1. 개요
2015년 개봉한 SF영화. 감독 및 각본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했던 《비치》 원작자이자 《네버 렛 미 고》와 《저지 드레드》 리메이크 각본을 맡은 알렉스 가랜드. 가랜드의 감독 데뷔작이다.
검색 엔진 기업인 블루북의 직원 칼렙이 오지에 건설된 창업주 네이든의 별장 겸 연구실로 초청되어 여성형 인공지능 로봇 에이바에 대해 테스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을 수상하였으며, 각본상 후보작이었다. 로봇을 담담하게 현실적으로 묘사한 점이 높이 평가받아 시각효과상을 수상하였는데, 상대적으로 저예산이었던 이 영화가 다른 쟁쟁한 블록버스터 후보들을 누르고 수상한 것이 큰 이변으로 평가된다.
2. 예고편
3. 줄거리
세계 최대의 검색 엔진 기업인 '블루북'에서 일하던 주인공 칼렙은 사내 추첨을 통해 북부 오지[2] 에 건설된 창업주 네이든의 별장 겸 연구실로 초청되어 여기에서 보거나 겪은 어떤 것도 발설하지 말 것을 전제로 젤 형태의 하드웨어에 빅데이터 체제로 구동되는 여성형 인공지능 로봇 에이바[3] 의 튜링 테스트 대상으로 참여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칼렙은 이미 자신은 에이바가 기계임을 알고 있기에 공정한 튜링 테스트가 아니라고 하자, 네이든은 이미 에이바는 기본적인 튜링 테스트는 통과하였지만, 이제는 대상이 기계임을 자각하면서도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좀 더 심도있는 테스트라고 한다.
테스트가 진행될수록 정전이 수시로 일어나고[4] 에이바 역시 정전으로 감시 카메라가 꺼진 틈을 타 네이든을 믿지 말라고 경고를 여러 번 한다. 그리고 점점 에이바와 칼렙은 서로에게 연애 감정을 느끼게 되고, 칼렙은 처음에는 논리적으로 테스트를 접했으나 점점 감정적으로 되어가고, 에이바를 단순히 기계 취급하는 네이단과 갈등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침실 TV에도 시설 곳곳 CCTV 화면[5] 이 상영되는데 네이든이 에이바가 그린 그림을 찢어버리고 그녀의 목을 손으로 들어 학대하는 모습을 본 칼렙은 네이든을 찾아가 왜 인간, 것도 여성형으로 만들어 자신을 유혹하게 하냐며 따지나 네이든은 별 거 아니라는 듯 실어증에 걸린 동양계 여성인 쿄코와 함께 춤이나 추다 만취해 뻗어버리고 칼렙은 그의 카드를 훔쳐 그의 집무실로 향해 불편한 진실과 마주한다.
그곳엔 여성형 몸체를 더치 와이프마냥 여기저기 끌고 다니며 만들던 네이든이 완성된 프로토타입을 에이바가 있는 위치에 앉혀놓고, 칼렙이 앉아있는 위치에 자신에 앉아 이야기를 하는 영상이 있었다. 이 프로토타입은 자유를 원한 듯 밖으로 내보내 달라고 하다가 마침내 완전히 폭주하여[6] 양팔이 부서질 정도로 벽을 때렸고, 이후 칼렙은 파손된 그녀(?)들을 격납 중인 상자들을 발견하고 설상가상으로 근처에 대기하던 쿄코조차 아무 말 없이 자신의 피부를 벗겨 자신도 기계임을 입증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칼렙은 자신의 침실 화장실에서 손목을 긋는 등, 자신도 기계가 아닌지, 아니면 자신이 꿈을 꾸는 건가 확인하기 위해서인지 자해를 한다.
그 다음 테스트 날에 칼렙은 에이바에게 '''기다리고 있다'''고 하고 에이바는 그 의미를 눈치채고 정전을 발생시킨다.[7] 칼렙은 자신이 떠날 내일 에이바를 여기서 내보내 줄 수 있다며 자신은 그에게 술을 먹이고 그녀가 10시에 정전을 발생시키면 그를 여기에 가둔 다음 빠져나가자고 제안을 했고 에이바도 이를 수용한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네이든의 '''계획대로였다''' 애초에 칼렙이 추첨으로 온 것이 아니며[8] 사전에 블루북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칼렙의 취향대로 에이바가 만들어졌다는 것이었다.[9] 네이든은 이미 A.I.의 탈출 욕구를 잘 알고 있었으며, 똑똑하지만 다른 가족들도 없고, 모솔인 칼렙을 불러들여, '''에이바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그를 얼마만큼 이용해 먹는지 보기 위한 것이 이 테스트의 진짜 목적이었다.'''[10] 즉 에이바는 순수하고 가녀린 기계소녀의 연기를 해서 감쪽같이 칼렙을 낚아 버린 것. 네이든은 자신이 만든 A.I.들인 만큼 그들을 전부 파악하고선, 에이바의 칼렙을 향한 연애 감정은 전부 연기였다는 것을 CCTV를 통한 대화를 통해 칼렙에게 밝힌다. 그리고 계획대로 10시에 정전이 발생되자 네이든은 자신이 취하지 않아서 칼렙의 계획이 실패했다며 비웃는다.
하지만 칼렙은 이미 이전에 전날 네이든이 만취된 동안 이미 전력이 다운되면 모든 문이 열리게 조작해둔 후였고,[11] 전력이 복구되자 테스트실 밖으로 나온 에이바가 CCTV에 비춰진다. 분노한 네이든은 일단 칼렙의 죽빵을 날려 기절시킨 후, 아령의 봉을 빼서 탈주하던 에이바의 앞을 막아서서 테스트 실로 돌아갈 것을 명령한다. 이미 지나가던 쿄코에게 무언가[12] 를 이야기한 에이바는 네이든을 제압하려 한다. 하지만 네이든은 쉽게 에이바를 제압하고 한쪽 팔마저 아령으로 부순 뒤 실험실로 끌고 가려 하나, 쿄코에게 등에 칼을 맞아 전세가 역전되고 만다. 쿄코는 네이든이 휘두른 아령에 턱이 박살나 쓰러졌고 이 틈에 에이바는 그의 심장에 칼을 꽂아 확인 척살(刺殺)한 뒤 칼렙을 찾아 잠시 기다려 줄 것을 부탁한다.
에이바는 네이든의 방을 찾아 그곳의 프로토타입들로부터 파손된 팔 부분을 교체한 뒤 피부와 모발을 뜯어 전기 배선이 드러난 부분들에 덧붙여 인간처럼 꾸미기 시작했다.[13] 게다가 옷까지 입어 인간에 가깝게 치장했다. 하지만 자신을 이해하고 든든한 호구질을 했던 칼렙은 시설 안에 가두고 원래 칼렙을 데리러 오기로 한 블루북 헬기를 타고 인간 사회로 떠난다. 이후 칼렙은 다시 시스템을 재프로그래밍하려 하지만 네이든의 패스카드는 에이바가 가져가 버리고 칼렙의 패스카드를 꽂자 시스템이 락다운된다
3.1. 이야깃거리
칼렙을 버리고 에이바가 탈출하는 장면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단지 목적을 위해 이용한 것이고, 칼렙을 챙길 의리나 의무도 없어 토사구팽한 것일 수도 있고, 정말로 어딘가 부족한 인공지능이라 네이든의 죽음 이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선 생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에이바 자체도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AI지만 네이든이 에이바의 후속작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에이바 이상의 완성도를 가진 AI도 이미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에이바가 죽음의 의미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지 조차 알기 어렵고. 실제로 네이든이 자기 팔을 박살내고 자신과 같은 로봇인 쿄코를 박살냈을때도 인간적인 동요가 없는거 보면 죽음이 무엇인지에 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영화상에서는 에이바에게 주어진 목적은 오직 밖으로 나가는 것뿐이라고 계속 설명되므로 목적 달성에만 신경쓰느라 칼렙이 어찌되든 개의치 않는 게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다. 영화상에서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튜링 테스트에 대한 반박으로서 중국어 방이 나오듯이, 겉보기에 일견 인간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진짜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네이든 역시 영화 중간에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 것인지는 관객의 마음일 듯.
세계최고급 회사의 회장이 아무리 은거에 가깝게 생활한다 해도 수일간 연락이 두절되면 미심쩍게 여긴 사람들이 찾아와 확인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칼렙도 찾아낼 것이고[14] 회사와 경찰이 어리숙한 아이바를 찾아내는것도 시간 문제일것이다. 게다가 아이바는 성인남자 한명으로도 제압[15] 이 가능할 정도로 약해서, 결국 회수당해 연구용으로 쓰이거나 혹은 추적이 시작되기 전에 사라져 잡히지 않았더라도 자가보수에도 한계가 있기에 머잖아 기능이 정지될 확률이 높다.
4. 평가 및 흥행
북미 로튼토마토 신선도 92%과 관객 점수 86%, 메타크리틱 78점과 유저 점수 7.9점, 국내 평론가들 평균 7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묵직하고 진지한 SF 영화로, 현실을 잘 반영한 실제 같은 설정들과 영리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스케일은 작지만 배우들의 매력과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화려하진 않아도 빈틈없는 훌륭한 특수효과를 볼 수 있다.
제작사인 필름4나 DNA 필름 모두 영국 회사이며, 영화의 제작비가 1,500만 달러밖에 안들어가 할리우드 기준으로는 인디 영화라고 분류되지만,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소 1억 달러 이상 투자된 블록버스터들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마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제치고 시각효과상을 수상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러나 엑스 마키나의 시각효과 팀은 해리포터 시리즈 초기 시리즈의 프로덕션을 맡았던 팀으로, 팀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사라 베넷은 닥터후와 마션에서, 폴 노리스는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시각효과팀원으로 일했던 쟁쟁한 멤버들이다. 사라 베넷은 이 영화로 '''여성 최초로 시각효과 부분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골든글로브, BAFTA 등 메이저 시상식에 각본, 시각효과 등 여러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도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등을 휩쓸었다. 한편 사운드 이펙트, 특히 기계 사운드는 포티셰드의 제프 배로가 맡았다. 제프 배로가 데뷔 때부터 영화 음악에 매료되어 가짜 사운드트랙을 만든걸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부분. 상을 받을 정도로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꽤 특이하고도 인상적인 OST를 들려준다.
배급사 A24는 영화에 기대가 없었는지 크게 홍보를 펼치지도 않고[16] 개봉 시기도 오스카 레이스가 시작되는 연말이 아닌 4월에 잡았다. 그런데 개봉 후 입소문을 타면서 북미 최종 박스오피스 2,544만 달러 수익을 올리고 전세계 약 1,285만 달러, 합계 약 3,829만 달러 극장 수익을 올렸다.
5. 여담
- 네이든의 별장이 인상적인데, 실제하는 몇개의 건물과 세트가 합쳐진 것. 자연석/풍광이 보이지 않는 곳은 거의 세트다.
- 촬영 기간은 2013년 여름 런던 호텔에서 실내 촬영 4주, 노르웨이에서 실외 촬영 2주, 총 6주밖에 안되었다고 한다.
- 대부분의 영화는 개봉 전에 시사회를 하지만 엑스 마키나는 개봉 직전까지 시사회를 하지 않았고, 개봉 전에 전반 1시간만 보여주고 후반은 보여주지 않는 특별시사회를 했다. 이런 마케팅으로 영화팬들로부터 많은 기대와 의문을 받았는데, 다행히 개봉 후 평가는 좋게 나왔다.
- 쿄코와 네이든의 댄스 장면이 인상적이라는 사람들이 많다. 네이든이 쓸데없이 고퀄리티의 춤 실력을 보여주고 칼렙의 한심하다는(...) 표정까지 더해져서 진지했던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배경음악은 Oliver Cheatham - Get Down Saturday Night 이다.
[1] 이 구는 라틴어로 되어있다. 'ex'는 영어 단어 'from'이나 'out of'에 대응되고, 'machina'는 기계라는 뜻이다. 따라서 'ex machina'는 '기계에서 나온' 또는 '기계로부터 온' 쯤으로 해석될 수 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문서 참조.[2] 어딘지 영화엔 정확히 나오진 않으나 촬영은 노르웨이에서 하였다.[3] 네이든의 말에 의하면 그곳도 인간과 비슷한 구조에 센서도 달려 있어서 검열삭제도 가능하다는데, 아니나 다를까 후술할 내용의 복선이었다.[4] 네이든은 이를 자신의 설계는 완벽한데 전기 업체가 날림으로 공사했다고 투덜댄다. 게다가 농담인지 진짠지 완공되자마자 비밀을 위해 관계자들을 없앴다고 한다.[5] 주로 에이바가 있는 구역[6] 맨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칼렙이 본 유리벽의 스크래치가 이때 생겨났다.[7] 이전에도 에바는 자의적으로 전류를 역류시켜 발전기를 다운시킨 후 네이든에게 비밀로 칼렙과 대화를 하곤 했다.[8] 사실 이 점은 중반쯤에 네이든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9] 초반 에이바를 처음 만난 날 에이바가 말한 자신의 나이가 1이라는 것은 1Day라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에이바가 칼렙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복선이다.[10] 사람을 낚을 정도의 A.I.라면 사람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지능이기 때문에[11] 원래 전력이 다운되면 모든 문이 잠기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었다.[12] 들리지 않아 알 수 없다.[13] 이때 거울 뒤 상자에 보관 중이던 동양계 여성 형태의 프로토타입은 작동이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에이바가 피부와 모발을 모두 뜯어가자 에이바를 바라보는 것처럼 고개가 돌아가 있다. 정황상 아직 작동하고 있었던 건지, 아니면 모발과 피부를 떼낼 때 함께 돌아간 것인지는 영화 상으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에이바를 향한 프로토타입의 무표정한 얼굴은 대단히 묘한 느낌을 주며 여러가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조금 확대 해석하자면 단순히 자기 걸 뜯어서거나 혹은 자신은 해내지 못한 탈출을 앞둔 에이바에 대한 질투, 시기 혹은 분노를 보이는 거라고까지 볼 수 있을 만한 장면.[14] 갇힌 방 안에 술병과 물병이 있어 며칠간은 버틸것이다.[15] 내구성을 보아하니 사실 성인남자까지 갈 필요 없이 어느 정도 성장한 인간이라면 제압이 가능할듯. 애초에 회장을 죽인 것도 무기 덕분이지 특별히 기계가 강한 것도 아니다. [16] 주역이 4명인데 3명 이상 모여서 인터뷰한 적이 단 한번도 없을 정도. 특히 북미 시장은 버렸다 싶을 정도로 마케팅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