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고 노리치
This does not f****** '''slip''' now. Listen, listen. This is gone. '''We go to Norwich'''. Exactly the same. We go again. Come on!
'''((21초부터) 얘들아, 아직 *발 끝난 게 아니야. 잘 들어, 잘 들어. 이 경기는 지나갔어. 그리고 이제 우리는 노리치로 간다. 거기서도 우리는 똑같이 하는 거야. 가자!)'''
- 리버풀의 전 주장, 스티븐 제라드
1. 개요
EPL 관련 유명한 밈 중 하나. 이름과 실제가 다른 것이라고 봐도 좋은데, 제목만 본다면 노리치로 가자고 해놓고 귀신같이 노리치에게 져서 리그 우승을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노리치에게는 이겼다. 첼시 전에서 저 발언을 한 당사자의 치명적인 실수로 인한 패배를 당하고 크리스탈 팰리스 전에서 3골 먼저 득점하고도 15분 안에 3골 먹히며 무승부를 거두는 사이 맨시티가 잔여 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다.
설레발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는데, 위 문구들을 잘 읽으면 오히려 '''설레발을 치지말자는 뜻이다.'''
때는 2013/14 시즌 말, 당시 리버풀은 EPL출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할 만큼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공격진에는 다니엘 스터리지, 루이스 수아레스, 라힘 스털링이라는 소위 SSS라인을 구축하고 상대팀을 열심히 두들겨대고 있었으며, 특히 수아레스는 절정의 골 감각으로 득점왕을 조준하고 있었다. 조던 헨더슨과 캡틴 스티븐 제라드를 비롯한 중원 또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니 콥들은 페르난도 토레스, 사비 알론소,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이후 오랜만에 빅클럽이라 할만한 스쿼드가 완성되었다며 연신 행복해하고 있었고, 이들의 활약은 콥들의 아킬레스건인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1] 이라는 타이틀을 드디어 손에 넣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올라 있었다.
허나 이러한 리버풀에게 가장 큰 난관이 2개 존재하고 있었는데, 바로 2경기 덜 치른 채 우승경쟁을 펼치던 맨체스터 시티와 다시 스탬포드 브릿지로 돌아온 무리뉴감독의 지휘 아래 리버풀을 쫓고있던 첼시 FC. 후반기 막판 34라운드와 36라운드에 이 두팀과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었고 이 두 경기의 승패가 리그우승을 좌지우지할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2014년 4월 14일, 첫번째 난관이었던 맨체스터 시티와의 일전이 찾아오게 된다.
2. 우리는 노리치로 간다!
경기전부터 맨체스터 시티의 우세가 점쳐지던 경기였다. 롤러코스터마냥 오르락 내리락하는 수비력은 공격진에 가려졌을 뿐, 여전한 약점이었다. 이때의 헨더슨이 지금까지의 헨더슨을 보면 커리어 탑이었고, 회춘한 제라드가 황혼기를 불태우고 있었지만, 야야 투레를 필두로한 시티의 중원은 리그 최강이었다. 경기 전 예측은 이렇게 흘러갔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밀릴 것 같았던 리버풀이 스털링의 선제골과 스크르텔의 골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맨시티와 비등한 경기를 펼치며 리버풀은 선전했고 2:0으로 전반을 마치게 되었다. 이에 맨시티는 후반전 분위기를 반전 시키고자 제임스 밀너를 경기에 투입했고 이는 적중했다. 실바의 골과 글렌 존슨의 자책골로 경기는 다시 원점. 허나 결국 콤파니의 실수를 놓치지않은 쿠티뉴의 결승골로 리버풀은 어려운 경기 끝에 3:2로 맨시티를 제압한다.[2] 좋지못한 위성 중계 상황이 쿠티뉴의 골로 고쳐져 위성수리슛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경기 종료 이후 선수들은 기쁨에 환호했으며 주장인 제라드는 감격에 겨웠는지 잠시 눈물을 훔쳤다.[3] 그리곤 얼른 감정을 추스른 채 마냥 신나있던 선수들을 불러 모아놓고 별로 길지도 않고, 감동적인 미사여구도 없던 '''"이 말"'''로 동료들을 독려했다. 이 장면이 전세계에 생중계되며 리버풀 팬덤은 너도나도 YNWA를 부르며 감동의 물결로 물들었고 타팀 팬과 언론조차 '설마 했던 리버풀의 리그 우승이 진짜 실현되는 건가' 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3. 35라운드 대망의 노리치전
사실 말은 멋들어지게 했다만 당시 리버풀에게 노리치는 손쉬운 상대였다.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승리하고도 남는상황. 그리고 35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전반전 SS의 골로 2:0으로 시원하게 앞서나갔다. 하지만 역시나 문제는 수비 . 다시 2골을 먹으면서(...) 위태위태했으나 이후 S의 결승골로 진땀승을 거두게 된다.
잔여 경기 3경기중 2승 1무를 거두면 맨시티가 전승을 거둬도 자력 우승이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후로 제라드가 멋들어지게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되는 걸 한 번 더 볼 수 있는 것인가?라며 타팀 팬들도 더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리버풀에게 남은 관문은 첼시 하나였다. 의적질로 쓸데없이 승점을 까먹던 첼시는 우승경쟁에서 탈락했으며 36라운드 첼시전을 통해 자력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콥들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4. 그러나 이 사진이
chelsea 페이스북에 박제된 그 장면
SBS 중계버전
[5]장지현: 그런 선수들을 항상 염두에 두고, 특히 '''수비 상황에서 집중력을 가해야 됩니다.'''
배성재: 네.
장지현: '''(제라드가 넘어지자) 자!! 이건 뭔가요!!'''[4]
배성재: '''자 끊어내고 올라갑니다! 뎀바 바 골키퍼와 1대1 기회!! 뎀바 바!! 뎀바 바~~!!'''
장지현: '''들어가요~!! 뎀바 바~!!!'''
배성재: 골~!! 첼시가 선제 골을 뽑아냅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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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4 시즌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리버풀 vs 첼시 경기 중 뎀바 바 선제골 중계멘트
드디어 또 다른 고비인 36라운드인 첼시 FC와의 경기. 첼시는 챔피언스 리그 4강을 위한 준비가 필요했기 때문에 주전들 대부분에게 휴식을 줬고[6] 그 자리를 유망주와 후보선수들을 배치하여 경기를 나선 반면 리버풀은 베스트 멤버를 들고 나왔다.[7] 안필드에서 열리는 홈경기인 점, 그리고 리버풀이 분위기를 탄 점 등 리버풀의 근소한 우세가 점쳐졌다.
그리고 시작된 경기, 리버풀은 경기 초반부터 첼시를 강하게 몰아세웠으나 걸레수비에 막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렇게 전반전이 마무리되려는 찰나, '''일이 터졌다.''' 전반 추가시간 3분이 주어졌고, 추가시간이 종료되기 직전 제라드가 마마두 사코와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평범한 패스를 주고받는 도중 패스를 놓쳐버렸다. 그걸 캐치한 뎀바 바는 바로 공을 낚아채 골을 넣었고 전반은 종료된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 그것도 주장인 스티븐 제라드의 실수로 인해서 실점하게 된 것이다.[8][9]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골을 먹혀버린 채 후반을 시작한 리버풀은 동점골을 위해 계속 첼시의 골문을 두드렸으나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3분, 역습으로 윌리안에게 쐐기골을 허용해 패배하고 만다. 결국 이 패배로 리버풀은 자력 우승의 기회를 놓치고 맨시티의 결과에 따라 우승이 결정나는 상황이 되었다.
사실 이 패배로 리버풀의 우승 가능성이 완전히 날아간 것은 아니지만 골득실이 10골 차로 벌어짐과 동시에 잔여 경기에서 전승을 해도 맨시티가 지는 경기가 있어야 했고, 순식간에 잔칫집은 초상집이 된다. 또한 제라드의 실수 장면이 일품인지라 (개처럼 기어가는 모습이 순간이 포착되었다.) 이를 이용해 제라드가 뎀바 바에게 목줄로 매달려 끌려가는 듯한 병맛 합성도 만들어졌으며 해충러들이 그를 부르던 '더 풋볼'이 완전히 조롱성 별명으로 바뀌며 개그소재로 전락해 버리는 등 안습이 따로 없게 되버렸다.
리버풀은 그 다음 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선 3:0으로 다 잡은 경기를 무리해서 골득실을 늘리려다 '''후반 75분부터 불과 15분만에''' 3골을 먹히면서 3:3 무승부를 거두었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뉴캐슬 상대로 2:1로 이겼지만, 맨시티가 36차전~38차전에서 각각 3:2, 4:0 2:0으로 승점 9점을 챙기면서 역전당했고 맨시티에게 우승컵을 헌납하게 되었다. 이 경기에서 중계진은 크리스탄불의 기적이라고 하였다.
이 흑역사 때문에 '우리는 노리치로 간다!'는 불과 2라운드만에 명언에서 개드립이 되어 버렸고, 해당 멘트는 영원히 고통받는 제라드를 상징하는 밈이 되어버렸다. 거기에 나중에 유명 선수들이 제라드가 미끄러진 저 구간에서 미끄러져 실점을 가져온 경우가 꽤 자주 있었다.[10][11] 그래서 제라드가 넘어진 저 구간을 이른바 '훔바존'이라 부르는 경우도 있다.
15/16 시즌이었던 2016년 1월 21일, SBS Sports가 그 주 노리치:리버풀전 광고로 위 고 노리치를 시전하였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역대급 경기가 터져버리고 말았다. 원본영상
5. 노리치 공포를 극복한 리버풀
한편 리버풀 FC는 위르겐 클롭 감독 부임 이후, 암흑기에서 탈출해서 점차 발전하더니 2018-19 시즌 14년 만에 빅 이어를 들어 올리며 위 고 노리치의 오욕에서 어느정도 벗어났다. 당연히 은퇴한 제라드도 후배들을 보면서 기뻐했다. 다만 타 빅클럽과 달리 리버풀에게 정말 절실한 건 빅이어 보다 프리미어 리그 우승 타이틀이었다.[12]
그리고 이듬해 프리미어 리그 2019-20 시즌 개막전이 리버풀 FC와 전 시즌 챔피언쉽 우승으로 승격된 노리치 시티 FC로 정해졌다. 물론 경기는 리버풀의 4-1 완승. 그런데 이후 경쟁팀 맨시티가... 위 고 노리치가 나왔던 경기와 똑같은 점수로 노리치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했다.[13]
이후 2020년 6월 26일, 31R에서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이끄는 첼시 FC가 맨체스터 시티 FC에게 2:1 승리를 거두면서... 결국 압도적인 승점 차로 1위를 달리던 리버풀이 '''마침내 30년 만에 최초의 프리미어 리그 우승'''이자, 1부 리그 통산 19번째 챔피언 타이틀을 잉글랜드 프로축구 역사상 가장 빠르게 조기 확정짓게 되었다.
이것은 13/14 시즌과 완전 반대의 상황으로, 그때는 첼시가 제라드의 실수로 리버풀의 우승을 저지하고[14] 맨시티를 우승시켜 줬지만, 이번의 경우 램파드가 이끄는 첼시가 맨시티의 우승 가능성을 소멸시키고 리버풀의 우승을 도왔다. 공교롭게도 이후 리버풀은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날인,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갈 길 바쁜 첼시와 맞붙어 5-3의 스코어로 기분 좋은 완승을 거두기도 하였다.
위 고 노리치로부터 6년 만의 쾌거이며, 스티븐 제라드 역시 감격해서 인스타그램에 30년 만의 리버풀 우승에 대한 소감을 남겼다. 또한 한 인터뷰에서 "2014년부터 따라다닌 악마를 묻었다"라는 말과 함께 고대하던 친정팀의 리그 우승을 통해 마음의 짐을 덜어냈음을 밝혔다. 리버풀 팬들은 드디어 클럽의 오랜 한을 풀었으니, 훗날 스티븐 제라드가 감독으로 돌아와서 스스로 설욕하는 것만을 기대하고 있다.
[1] 콥에게 있어서 프리미어리그 출범이후 우승 없음이라는 점은 상당한 아킬레스건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다음 가는 우승횟수를 지닌 팀이라지만 과거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전에 기록했던 것들이며 이는 다른팀에게도 좋은 까임거리가 되고 있다.[2] 경기 막판에 헨더슨이 좋지 못한 태클로 퇴장당했다. 이후 3경기 출장정지를 먹는데 이는 결국 '''아주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3] 자세히 말하면 이때 힐스보로 참사날과 가까웠고 이때 희생자 중 한명이 제라드의 사촌이었다. 그 사촌이 눈물이 난 이유 중 하나였다고 한다.[4] 흔히 "아!! 이게 뭔가요!!"로 알려졌지만 잘 들어보면 "자!!이건 뭔가요!!"가 맞다.[5] 이 장면 전후 SBS 스포츠의 당시 전후상황 중계 전문이 위 고 노리치 드립에 항상 필수로 끼며, 속칭 훔기도문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도 많이 퍼져서 구글에 '아 이게 뭔가요'만 쳐도 해당 전문을 쉽게 볼수 있다.[6]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 중 아스필리쿠에타, 이바노비치, 마티치 정도만 빼면 주전이라고 할 선수는 없었다. 그나마 마티치는 벤피카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를 출전했기 때문에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없어서 리버풀 전에 출전한 것.[7] 다만 헨더슨은 위에 언급처럼 맨시티전 퇴장 징계로 출전 불가. 스터리지도 부상으로 인해 선발명단에는 포함되지 못하고 후반전에 교체투입되었다.[8] 제라드는 과거에도 중요한 상황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몇 번 저질렀고 이 사건 이후에도 14/15시즌 본인의 마지막 노스웨스트 더비에서 '''교체투입 38초'''만에 퇴장당하는 등 사건이 많았다. 자세한 실수들은 스티븐 제라드의 항목에 기술되어 있다.[9]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제라드는 맨시티전 승리 직후 상술했듯 "this does not slip"이라며 선수들에게 "우리는 끝난 게 아니다"라고 독려했다. 하지만 자신이 slip이라는 단어의 뜻 그대로 미끄러져버리며 우승을 놓쳐버렸다(...). [10] 나중에 2019/2020시즌 첼시와 아스날의 경기에서 은골로 캉테가 제라드가 넘어진 자리에서 똑같이 미끄러지며 공을 채간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에게 골을 내주게 되는데, 캉테도 이걸로 놀림을 받았다. 다만 이 경기는 이 사건만큼 중요한 경기가 아니었기에 얼마 안 가 잊혔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치아구 시우바가 또 미끄러져 골을 내주면서 재조명받았다. [11] 2019-20 시즌 35라운드 북런던 더비 경기 중 다비드 루이스가 후방에서 놓친 공을 손흥민이 빼앗아 넣은 동점골 장면이 제라드가 놓치고 뎀바 바가 넣은 장면과 흡사해 국내 커뮤니티가 폭발했다. 거기다 그 날 손흥민이 4시즌 연속 리그 두자릿 수 득점, 커리어 최초 10-10 등 굵직한 기록을 또 세운지라 국내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다만 이 경우에는 패스를 준 세아드 콜라시나츠가 너무 이상하게 줘버리는 바람에 꼬여서 그런 것이다.[12] 우선 사건의 당사자인 제라드도 빅이어는 이미 들어봤다. 그것도 매우 극적으로 들었기 때문에 챔스 우승이 더 이상 가장 큰 염원은 아니다. 리버풀이 PL에서 유일한 UEFA 배지 오브 오너 보유 팀이기도 하고...[13] 그 외에도 당시 2위로 리버풀을 쫒고 있던 레스터와 비기는 등 리버풀과 우승경쟁을 하는 팀들의 발목을 연이어 잡고 있다. 이걸 보고 리버풀 팬들은 위 러브 노리치라고(...)[14] 참고로 19/20 시즌 리버풀의 리그 우승에 기여한 살라는 바로 위의 13/14 시즌 리버풀 vs 첼시 경기에 첼시 선수로 출전해 제라드가 넘어지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