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차철도
人車鐵道 / handcar (pump trolley, pump 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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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도카이도선 오다와라시-아타미시 구간에서 운행했던 즈소(豆相) 인차철도의 차량. 사이타마현 철도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인력거(人力車)와 마찬가지로 사람(人)이 미는 열차. '인차궤도'(-軌道),[1] '수압식 철도'(手押式-)라고도 한다.
광산이나 공장 등지에서 철로를 깔고 거기에서 물건을 실어다가 손으로 밀어서 나르는 것은 현재도 있지만(마찰력이 적어서 수십 kg 정도는 밀기 어렵지 않았다), 이걸 장거리 노선으로 깔고 거기서 '''사람을 태우고 영업운전'''을 한 경우가 있었다. 동양권에는 옛날부터 가마나 인력거와 같이 다른 동력 없이 인력만으로 운용하는 탈것이 있었기 때문에 그 발상을 철도에 접목한 것.
인력만으로 운용하므로 동력 열차처럼 여러 대의 차량을 이어서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고, 보통 한 칸의 차량에 5~6명 정도의 승객을 태우는 것이 고작이었다. 여기에 차정(車丁)이라 불리우는 인부가 1명에서 많게는 3명까지 달라붙어 밀고 가는 방식이었다.
원시적인 발상인만큼 동력 철도보다 먼저 등장했다. 다만 처음에는 광산이나 염전 같이 협소한 곳에 나무 레일을 깔고 사용하는 정도였고 뒤에는 화물 수송이 많은 곳에서 화물 수송 용도로도 사용되었다. 나무 레일의 내구성 부족이 지적되어 이후 철 레일이 등장했다. 그리고 사람으로 끌기 뭐하면 말과 소를 이용하기도 했다[2] . 증기 기관차의 초기 발명자들이 괜히 레일 위에 증기 기관차를 올릴 생각을 한 게 아니다. 이미 레일 사용의 경험이 누적되어 있었기 때문에 증기기관이 발명되고 오래지 않아 증기 기관차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증기 기관차도 처음에는 자동차 형태로 개발되다가 당시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개발의 어려움이 계속 드러나자 길에서 안 되면 선로에 올리자는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되고 이후 증기 기관차가 순조롭게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증기 기관차보다 늦게 도입되었다. 1872년에 증기 기관차가 도입된 것이 철도의 시발이고, 그 10년 뒤인 1882년에 마차철도가 등장했으며, 이것은 거기서 10년 가까이 더 세월이 흘러서 등장했으니 완전히 거꾸로 간 셈이다.
일본에서는 한때 30개 가까운 노선이 있었을 정도로 여기저기 은근히 퍼져 있던 방식이었다. 그러나 실제 운용 효율은 극악이었고, 오르막을 만나면 승객들까지 모두 내려서 다 오를 때까지 기다리거나 함께 차를 밀어야 했다. 경영 차원에서도 수송력은 낮은데 인건비는 비싸게 먹혀서 별로 좋을 게 없었다. 안전성이 낮다는 점도 당연히 큰 문제였다. 결국 최초의 인차철도 노선인 후지에다~야이즈 간 궤도는 10년도 못 버티고 1900년에 폐선되었다. 그 외에도 이즈와 사가미를 잇는 즈소 인차철도나 카나마치와 시바마타 사이를 이은 타이샤쿠(帝釈) 인차궤도 등의 노선이 생겨났지만 어느 것도 오래가지 못하였다. 단, 마지막 노선인 시즈오카현의 시마다 궤도만큼은 화물용이긴 했어도 1959년까지 유지되었다. 일본에서 운행했던 노선들에 대한 정보는 여기를 참조.
대만에서도 운행된 적이 있으며, 우라이(烏來)라는 동네에서는 아직도 그 때의 노반을 이용해서 관광용 미니열차 같은 것을 굴리고 있다고 한다.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흑역사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경상북도와 제주도 북부 해안지역 일부(제주도순환궤도)에서 운행이 되었던 사례가 있다고 한다.
(필리핀 마닐라의 트롤리)
인차철도를 이용한 여객 운송은 현대에 와서는 사장되어 보기 어렵다. 다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고 필리핀에서는 지금도 트롤리라는 이름으로 인차철도가 공공연히 운행이 되고있다. 필리핀 이외에도 라오스 등 일부 동남아 국가에는 아직도 저런 식의 인차철도가 다니는 구간이 존재한다고 한다.
미야기현 오사키(大崎)시 소재, 고혼마루(御本丸) 공원에 설치되어 있다는 인차철도의 영상. 탈 수 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고 한다. 원래 이 공원에 있었던 인차철도는 아니다.
심지어 북한에서도 또루레기라는 이름으로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서브컬처에서도 모습을 보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다. 인류는 쇠퇴했습니다에서 등장한 바 있다.
굳이 따지면 레일바이크 역시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철도차량인 만큼 일종의 인차철도라고 볼 수 있겠다. 다만 손님이 직접 몬다는 점에서 상기의 인차철도와는 상당히 다르다.
'수압식'(手押式, ておししき)이라는 표현은 일본어 훈독 한자 표현인 手押し(ておし)에서 온 듯하다. 한국어 '수압'은 대개 '水壓'이기 때문.[3] 일본어로는 손으로 미는 형태의 도구에 '手押し(ておし)'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근래에 '手押式'이라는 표현은 '수압식 잔디깎이'(手押式スイーパー) 식으로 자주 등장하는데, 그나마도 '手押しスイーパー'가 더 많이 나온다(구글 검색 기준).[4] 手押し車(ておしぐるま)라고 하면 한국어로는 손수레에 해당한다.
한국어로는 '손수레', '밀차' 식으로 '손', '밀다'는 접사로 자주 쓰는데 '손밀-' 식으로는 잘 쓰지 않는다.[5] 아마 '누르다'의 의미도 되는 등 의미가 넓은 押す와는 달리 '밀다'는 '손(이나 신체 부위)으로 누르다'를 전제하기 때문인 것 같다. '수압식 철도'를 한국식으로 번역하면 '손 열차', '미는 열차' 등이 되겠지만 이러한 표현은 쓰이지 않는다. 굳이 풀어서 쓰자면 '인력거 열차', '수동식 열차', '인력철도' 정도가 맞을 듯.
포켓몬스터 애니를 보면, 로켓단 삼총사가 인차철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늘상 가난에 찌들은 채로 임무를 시행하기 때문에 그런데, 한 에피소드에선 무려 '''자기부상 인차철도'''를 굴리기도 했다. 문제는 이 인차철도의 속도가 너무 느려서 도망가기는 커녕, 피카츄의 백만볼트에 맞아서 역관광당했다(...)[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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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도카이도선 오다와라시-아타미시 구간에서 운행했던 즈소(豆相) 인차철도의 차량. 사이타마현 철도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1. 개요
인력거(人力車)와 마찬가지로 사람(人)이 미는 열차. '인차궤도'(-軌道),[1] '수압식 철도'(手押式-)라고도 한다.
광산이나 공장 등지에서 철로를 깔고 거기에서 물건을 실어다가 손으로 밀어서 나르는 것은 현재도 있지만(마찰력이 적어서 수십 kg 정도는 밀기 어렵지 않았다), 이걸 장거리 노선으로 깔고 거기서 '''사람을 태우고 영업운전'''을 한 경우가 있었다. 동양권에는 옛날부터 가마나 인력거와 같이 다른 동력 없이 인력만으로 운용하는 탈것이 있었기 때문에 그 발상을 철도에 접목한 것.
인력만으로 운용하므로 동력 열차처럼 여러 대의 차량을 이어서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고, 보통 한 칸의 차량에 5~6명 정도의 승객을 태우는 것이 고작이었다. 여기에 차정(車丁)이라 불리우는 인부가 1명에서 많게는 3명까지 달라붙어 밀고 가는 방식이었다.
2. 역사
원시적인 발상인만큼 동력 철도보다 먼저 등장했다. 다만 처음에는 광산이나 염전 같이 협소한 곳에 나무 레일을 깔고 사용하는 정도였고 뒤에는 화물 수송이 많은 곳에서 화물 수송 용도로도 사용되었다. 나무 레일의 내구성 부족이 지적되어 이후 철 레일이 등장했다. 그리고 사람으로 끌기 뭐하면 말과 소를 이용하기도 했다[2] . 증기 기관차의 초기 발명자들이 괜히 레일 위에 증기 기관차를 올릴 생각을 한 게 아니다. 이미 레일 사용의 경험이 누적되어 있었기 때문에 증기기관이 발명되고 오래지 않아 증기 기관차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증기 기관차도 처음에는 자동차 형태로 개발되다가 당시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개발의 어려움이 계속 드러나자 길에서 안 되면 선로에 올리자는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되고 이후 증기 기관차가 순조롭게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증기 기관차보다 늦게 도입되었다. 1872년에 증기 기관차가 도입된 것이 철도의 시발이고, 그 10년 뒤인 1882년에 마차철도가 등장했으며, 이것은 거기서 10년 가까이 더 세월이 흘러서 등장했으니 완전히 거꾸로 간 셈이다.
일본에서는 한때 30개 가까운 노선이 있었을 정도로 여기저기 은근히 퍼져 있던 방식이었다. 그러나 실제 운용 효율은 극악이었고, 오르막을 만나면 승객들까지 모두 내려서 다 오를 때까지 기다리거나 함께 차를 밀어야 했다. 경영 차원에서도 수송력은 낮은데 인건비는 비싸게 먹혀서 별로 좋을 게 없었다. 안전성이 낮다는 점도 당연히 큰 문제였다. 결국 최초의 인차철도 노선인 후지에다~야이즈 간 궤도는 10년도 못 버티고 1900년에 폐선되었다. 그 외에도 이즈와 사가미를 잇는 즈소 인차철도나 카나마치와 시바마타 사이를 이은 타이샤쿠(帝釈) 인차궤도 등의 노선이 생겨났지만 어느 것도 오래가지 못하였다. 단, 마지막 노선인 시즈오카현의 시마다 궤도만큼은 화물용이긴 했어도 1959년까지 유지되었다. 일본에서 운행했던 노선들에 대한 정보는 여기를 참조.
대만에서도 운행된 적이 있으며, 우라이(烏來)라는 동네에서는 아직도 그 때의 노반을 이용해서 관광용 미니열차 같은 것을 굴리고 있다고 한다.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흑역사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경상북도와 제주도 북부 해안지역 일부(제주도순환궤도)에서 운행이 되었던 사례가 있다고 한다.
3. 오늘날
(필리핀 마닐라의 트롤리)
인차철도를 이용한 여객 운송은 현대에 와서는 사장되어 보기 어렵다. 다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고 필리핀에서는 지금도 트롤리라는 이름으로 인차철도가 공공연히 운행이 되고있다. 필리핀 이외에도 라오스 등 일부 동남아 국가에는 아직도 저런 식의 인차철도가 다니는 구간이 존재한다고 한다.
미야기현 오사키(大崎)시 소재, 고혼마루(御本丸) 공원에 설치되어 있다는 인차철도의 영상. 탈 수 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고 한다. 원래 이 공원에 있었던 인차철도는 아니다.
심지어 북한에서도 또루레기라는 이름으로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서브컬처에서도 모습을 보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이다. 인류는 쇠퇴했습니다에서 등장한 바 있다.
굳이 따지면 레일바이크 역시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철도차량인 만큼 일종의 인차철도라고 볼 수 있겠다. 다만 손님이 직접 몬다는 점에서 상기의 인차철도와는 상당히 다르다.
4. 기타
'수압식'(手押式, ておししき)이라는 표현은 일본어 훈독 한자 표현인 手押し(ておし)에서 온 듯하다. 한국어 '수압'은 대개 '水壓'이기 때문.[3] 일본어로는 손으로 미는 형태의 도구에 '手押し(ておし)'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근래에 '手押式'이라는 표현은 '수압식 잔디깎이'(手押式スイーパー) 식으로 자주 등장하는데, 그나마도 '手押しスイーパー'가 더 많이 나온다(구글 검색 기준).[4] 手押し車(ておしぐるま)라고 하면 한국어로는 손수레에 해당한다.
한국어로는 '손수레', '밀차' 식으로 '손', '밀다'는 접사로 자주 쓰는데 '손밀-' 식으로는 잘 쓰지 않는다.[5] 아마 '누르다'의 의미도 되는 등 의미가 넓은 押す와는 달리 '밀다'는 '손(이나 신체 부위)으로 누르다'를 전제하기 때문인 것 같다. '수압식 철도'를 한국식으로 번역하면 '손 열차', '미는 열차' 등이 되겠지만 이러한 표현은 쓰이지 않는다. 굳이 풀어서 쓰자면 '인력거 열차', '수동식 열차', '인력철도' 정도가 맞을 듯.
포켓몬스터 애니를 보면, 로켓단 삼총사가 인차철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늘상 가난에 찌들은 채로 임무를 시행하기 때문에 그런데, 한 에피소드에선 무려 '''자기부상 인차철도'''를 굴리기도 했다. 문제는 이 인차철도의 속도가 너무 느려서 도망가기는 커녕, 피카츄의 백만볼트에 맞아서 역관광당했다(...)[6] .
[1]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철도 교통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궤도'를 쓰는 경우가 오늘날에도 많은 편이다. 한카이 전기궤도 등.[2]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단편 애니인 Donald's Gold Mine(1942)에서 도날드 덕이 금 채굴 도중에 나온 바위 조각들을 당나귀가 끄는 철도 수레에 퍼담는 장면이 나온다.[3] '押' 자체가 일본어에서는 押す(밀다)에 대응되는 한자로 자주 쓰이지만 한국어에선 '압류', '압수' 등 '밀다' 외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다. 의미상 비슷한 경우에도 '압정', '압지'와 같이 거의 '壓'(누를 압)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4] 문서에서도 보듯이 잔디깎이는 차량형으로 된 것도 있고 손으로 들고 다니는 것도 있다. '수압식'은 손으로 들고 다니는 것을 지칭한다.[5] 한국어에서 '손으로 (동사)' 꼴이 '손-(동사)'로 합성된 예로는 '손대다'가 있다.[6] 이때 급작스럽게 막대한 전류가 공급된 탓에 고속으로 인차철도가 움직이면서, 빠른 속도로 리타이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