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위치
1. 개요
Third Position, Third Alternative
20세기 초를 지배했던 두 이데올로기인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반대하고, 이 두 가지를 극복한 새로운 정치 이데올로기를 제시하려는 시도로 탄생한 이론이다. 이 용어는 특정한 하나의 사상만을 지칭하는 용어는 아니고, 하나의 정치사상적 흐름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 싶다.
무솔리니의 파시즘으로부터 시작하여 카다피의 '제3 보편 이론'에 이르기까지, 그 정치적 스펙트럼은 굉장히 넓지만 일반적으로 민족주의적 사회주의(말하자면 우리식 사회주의)를 표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2. 제3의 위치와 일반적인 극우의 차이
제3의 위치는 일반적으로 경제적으로 국가사회주의적 정책을 지지하지면서 문화적으로 극우적 시각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물론 모든 극우가 반시장주의적 면을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모든 극우가 파시즘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 기성 우파가 시장과 세계화에 긍정적인 반면 이들은 반시장과 반세계화를 외치는 것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사회주의란 정통 사회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의미의 사회주의가 아니라 통칭 국가 자본주의라고 불리는 강력한 국가주도의 경제통제를 의미한다. 즉 이들은 시장주의에 부정적일뿐 사회주의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실사회주의 국가들과 개발독재 및 파시즘국가들은 역설적이게도 서로 유사해지는 결과가 나타났는데, 이 때문에 국가사회주의(state socialism)에 비판적인 이들은 국가사회주의와 국가자본주의를 동의어 취급한다.
경제와 문화 문제 외에도 다른 극우와 이들의 핵심적인 차이가 있는데 이들은 다른 극우파나 나치 주류와는 달리 '''반제국주의적'''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좌익 진영 쪽에서 의미하는 반제국주의와는 상당히 다른 이유인데, 이들이 보기에 경제적인 측면을 포함한 제국주의는 서로 다른 인종과 문화 간의 국경을 허물어서 혼혈과 문화적 융합을 촉발시켜 "민족적 정체성을 파괴하는 반민족주의적" 작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인종분리와 민족적 순수성의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제3세계의 반미 민족해방 운동을 지지하며, "좌익 민족주의자"로 분류되는 정치인들에게 상당히 우호적이다.[1] 프랑스 신우익(Nouvelle Droite)의 지도자이자 파시즘 철학자인 알랭 드 브누아(Alain de Benoist)는 "다를 권리"를 주장하며 그의 민족다원주의(ethnopluralist) 개념에 대하여 다음같이 언급한다.[2]
[image]국제적인 차원의 모순은 더 이상 좌파와 우파,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파시즘과 공산주의, '전체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에 있지 않다. 이제 모순은 일차원적 세계를[3]
원하는 자들과 문화적 다양성에 기초한 다차원적 세계를[4] 원하는 이들 간의 충돌에 있는 것이다.[5]
제3의 위치라는 용어는 초기 파시즘 지도자들이 시장자본주의와 공산국가식의 경제체제가 아닌 제3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데서 비롯한다. 정통 좌파도 우파도 아니고 그렇다고 중도조차 아닌 또 다른 정치사상을 표방하기에 제3의 위치라고 불린 것이다.[6][7] 즉 제3의 위치는 파시즘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것이다.
대안우파를 비롯한 서양의 여러 주류 극우정당들도 자본주의 자체를 부정하지 않고 우익 포퓰리즘적인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제3의 위치가 아니다.[8] 하지만 이런 운동들도 단일체는 아니기 때문에[9] 그 운동의 지지자들 중에서는 제3의 위치의 추종자들이 존재하기는 한다. 예를 들자면, 2018년에 내부불화로 해산된 Traditionalist Worker Party(전통주의 노동자당)이라는 제3의 위치 단체가 있다. 샬러츠빌 사건에서 조직의 지도자였던 매튜 하임바흐(Matthew Heimbach)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좌파와 부르주아를 모두 비판하면서 유대인 음모론을 주장하기 까지 전형적인 제3의위치주의자(third positionist) 레토릭을 사용한다.[10] 이후 트위터에서는 민족볼셰비키와 슈트라서주의의 깃발이 함께있는 사진을 올림과 함께 민족볼셰비키 정치인 에두아르 리모노프의 글을 인용하여 '''적갈색동맹'''[11] 이라는 태그와 함께 더 이상 좌우익의 구분은 없다는 주장을 했고, 미제국주의에 맞선 아사드 정권을 옹호하며 동시에 북한의 핵무장을 민족자결로 옹호했다.[12] 민족자결(민족주의)이 반제국주의라는 주장은 좌익-민족주의를 반제국주의라고 포장하는 레닌주의자들의 논리와 유사하다. 현재 활동 중인 단체로는 아톰바펜 디비전(Atomwaffen Division)이라는 테러조직이 있다.[13] 해당 단체에서는 북한정권을 옹호하는 포스터를 만들기도 했는데, 북한의 인종적 순혈주의와 문화에 대한 철저하게 전통적이고 극우적인 시각 극단적 내셔널리즘적인 형태의 경제정책이 제3의 위치주의자들의 구미를 당기기 때문이다.
좀 더 유명한 인물로 예를 들어 보자면, 알트라이트 리처드 스펜서의 아내 니나 코프리아노바(Nina Kouprianova)는 민족 볼셰비키 이론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제자였다. 코프리아노바는 두긴의 글들을 리처드 스펜서가 운영하는 Washington Summit Publishers통해 번역 출판했다. 리처드 스펜서는 대중적으로 주목을 받기 전에 러시아의 어용 언론이라고 할 수 있는 RT에서 자주 해설자로서 등장하기도 했다.[14][15][16][17][18] 이중에서 다인종, 다문화 사회가 안보와 질서를 해친다는 명목으로 그의 백인 민족주의적 시각을 드러내는 글도 존재한다.[19][20][21] 알렉산드르 두긴은 미국의 알트라이트 음모론자인 알렉스 존스(Alex Jones)의 INFO WAR에 등장 하기도 했으며[22] , 알렉스 존스는 RT에서 오랜시간 활동한 전문가로서 언급되기도 했다.[23][24][25]
미국의 반파시즘 운동가 알렉산더 리드 로즈(Alexander Reid Ross)는 파시즘은 오래전부터 주류 보수주의를 거부하며 좌익적 개념을 차용하여 사회주의 운동에 인종적, 민족적, 혈통적 형태의 다양한 변종을 탄생시켜 사회주의의 국제주의적 목적을 기회주의로 뒤집어 버렸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러한 침투 전략은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반세계화, 환경운동, 동물운동, 인종운동 등에 반동적인 경향의 침투가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으며, 파시즘에 맞서고자 한다면 그러한 시도들을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26]
로즈의 저작 파시스트 크립에 대한 반대(Against the Fascist Creep)는 그가 파시스트 크립이라고 부르는 개념을 설명하며 경고한다. 파시스트 크립은 파시즘과 급진 우익사이의 모호한 경계이며, 주류 정치 담론과 대중에게 부드럽게 접근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아이러니한 가면이다. 더욱이 파시스트 크립은 초기 파시즘의 발생 단계에서 좌파와 우익을 가로지르는 모호함(즉, 제3의 위치)을 만들어 내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작용을 한다. 첫번째로, 파시스트 크립은 연대나 해방같은 좌익적 개념과 용어들을 극우 이념에 혼합한다. 그리고 나서 파시스트 크립은 초기 단계에서 포괄전선 전략을 사용하여 대중에게 다소 온건해 보이는 좌익적인 주장(좌익 민족주의 같은)의 플랫폼을 제안하여 주류 정치나, 심지어 좌익 운동 자체에 접근하여 자신들의 힘을 키운다는 것이다.[27]
안티파 네트워크 IGD와의 인터뷰에서 로즈는 다음처럼 경고하기도 했다.[28]
많은 급진적 서브컬쳐의 사람들과 환경은 좌파보다 자신들이 파시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좌익에서 거리를 두고 퀴어 문화를 받아들인 사람들은 파시즘이 퀴어를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며, 어떤 운동이나 조직에 퀴어가 있다면 그것은 파시즘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가장 영향력있는 파시스트 중엔 퀴어가 존재했습니다.에른스트 룀과 미카엘 퀴넨(michael kühnen), 니키 크레인(Nicky Crane), 그리고 더글라스 P(Douglas P), 데이비드 맥칼든(David McCalden), 로이 콘(Roy Cohn) 같은 이들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환경주의, 비거니즘 운동, 아방가르드 음악과 문화 씬들 그리고 펑크나 다른 급진적 서브컬쳐 환경에서도 존재합니다.
단지 파시즘이 국수주의적이고 관료적인 성격을 보인다고 말하며 아무런 성찰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국민국가를 무너트리고 “유기적 서열”에 의해 기능하는 파시즘(민족 아나키즘)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의 파시스트 조직을 살펴 본다면 파시스트들이 그들의 보수주의 적대자들 보다 더욱 급진적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전통 보수주의자들의 관료적인 민족주의를 공격하며 진정으로 필요한 민족주의는 힘과 활력의(생기론) 민족주의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영도자의 결단에 의해 이끌어지는 “영적제국”을 필요로 했습니다.
민족 아나키즘이나 자율적 민족주의(민족 볼셰비즘)[29]
같은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모호한 개념들이 다양한 상황에 적용되는 방식을 이해하지 않는다면 급진주의자들은 쉽게 진부한 방향으로 추락하게 됩니다. 분리주의 같은 것들이 좋은 예입니다. 급진주의자들이 명확한 세계적인 후속전략 없이 분리주의의 필요성을 이야기할때, 그들은 스스로 파시스트 사상과 운동에 자신들의 영향력을 토대로 지면을 얻을 수 있도록 광범하게 자신을 개방합니다. 급진주의자들이 인종 분리 같은 주장을 할 때 그들은 사실상 극우 백인 민족주의자들에게도 발언권을 준 것입니다.
3. 관련 항목
- 혼합정치
- 민족 생디칼리즘[30]
- 파시즘
- 민족 사회주의
- 민족 볼셰비즘 - 여러모로 가장 정석적인 제3의 위치 사상이다.
- 민족 아나키즘
- 삼균주의
- 페론주의
- 주체사상
- 보수혁명 운동
- 슈트라서주의
- 알렉산드르 두긴의 '신-유라시아주의'(Neo-Eurasianism)
- 국가혁명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