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두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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Алекса́ндр Ге́льевич Ду́гин (1962년 1월 7일~)
1. 개요
알렉산드르 두긴(Alexandr Dugin)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극우파 민족주의적 국민보수주의 운동가이자 파시스트 철학자이다. 그가 영향을 받은 학자로는 프리드리히 니체, 마르틴 하이데거, 르네 게농, 율리우스 에볼라 등이 있다. 과거 민족 볼셰비키당의 주요 조직자 중의 한 사람이었으며, 현재는 유라시아당(Евразия)의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사회의 수평화, 유동화를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제 자리에 제 사람을 반듯하게 배치하는 것, 인물과 역할의 조합을 최적화하는 것이 문명입니다. 다종다양한 존재의 연쇄를 통하여 유기적인 통일체를 이루는 것이 문명이지, 만인이 자유롭고 만인이 평등한 사회가 만능이 아닙니다. 만능은커녕 애당초 가능하지가 않습니다. '페레스트로이카 2.0'을 말하는 까닭?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의 주요 고문 중의 한 사람으로, 러시아 정부 산하 지정학 연구소의 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모스크바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러시아 정부는 물론 전세계의 극우 보수주의[1] 운동에 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했다.
대표적인 저작으로는 <지정학의 기초 Основы геополитики (1997)> , <제4의 정치이론 Четвертая политическая теория(2007)> 등이 있다.
2. 생애와 사상
1962년 1월 7일 모스크바의 군사 엘리트 가정에서 태어났다. 1979년에는 모스크바 항공연구소에 입학했으나, 율리우스 에볼라와 신비주의에 대해 연구하는 그룹에 속해있던 것이 발각되어 졸업하지는 못했다고.
고르바초프가 집권하고 정치자유가 확대되던 시기에 기자로 활동했고, 당시의 프리랜서 언론인들이 그러하듯이 반소비에트, 반공적인 노선을 걸었지만 그의 노선은 개중에서도 가장 보수주의적인 노선을 띄었으며 정통철학뿐만 아니라 신비주의와 지정학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80년대 후반에는 러시아의 극우 단체 '팜야트(Память)' 에 소속되기도 했고 동시에 여러 잡지와 신문의 편집장을 지냈으며 러시아 채널1 세기의 비밀 제작에도 참여했다. 러시아가 혼란에 시달리던 1993년에는 프랑스에서 귀국한 인기 작가 에두아르드 리모노프와 함께 민족 볼셰비키당을 창당하여 당의 주요 이론가로 활약했다.
당시 두긴 자신이 운영하던 저널인 Elementy에 그 자신의 이념을 묘사하는데, 그는 "혁명적 민족주의"를 전파하여 스탈린주의자와 파시스트를 반서방 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향해 단결하고 급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일 보수혁명론자들과 나치당 좌파인사들을 칭송했으며, 이 와중에 이탈리아의 파시즘 철학자인 율리우스 에볼라의 글을 최초로 러시아어로 번역한다. 1992년 그의 에세이 Fascism – Red and Borderless에서 공산주의자와 파시스트 사이의 "적갈색 동맹"에 대한 예시를 드는데, 소련과의 동맹을 지지하다가 히틀러에게 숙청된 독일 파시스트-좌익을 인용하며 러시아를 유럽의 파시즘과 연결시키려고 했다.[2] 그는 반유대주의적인 주장을 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시온주의와 모든 유대인은 이스라엘에 거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유대인 국수주의자들을 지지했다. 이는 모순적으로 보이지만 서로 다른 인종과 민족은 섞이지 않고 분리되어야 한다는 민족다원주의(ethnopluralism) 개념에 부합하는데 두긴과 유럽 신우파 세력이 신봉하는 인종정책이다. 또한 두긴은 국수주의자들을 지원하여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심화하면 그 지역의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긴이 이름을 크게 날렸던 것과는 달리 민족 볼셰비키당은 선거에서 지속적으로 당선자를 내는데 실패하여 군소정당으로 남았고, 또한 당내에서 노선투쟁이 벌어졌는데 리모노프와 그의 지지자들이 다소 극렬한 좌파민족주의 성향을 가진 것에 반해, 두긴의 지지 세력은 러시아 정교회와 전통주의를 옹호하는 보수주의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두 그룹은 대립 상태에 있었고 이는 결국 두긴의 탈당으로 이어진다.
탈당 후 두긴은 1999년에 겐나디 셀레즈노프 하원의장의 고문을 맡으면서 주류정치권에 진입했고, 2000년에 블라디미르 푸틴을 지지했다. 이후로 두긴은 국립 지정학 연구소의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푸틴 정권의 이데올로기적 바탕 및 외교정책에 대해 조언해주면서 거물급 인사로 거듭나게 되었다[3]
두긴은 2000년대 부터 노골적인 파시스트적 수사를 배제하고 보수혁명, 민족볼셰비즘, 신사회주의 같은 용어로 자신을 묘사하기 시작했는데 핵심 이념을 바꾼것은 아니고, 서구 좌파 내에 친러시아 관점의 반서구, 반제국주의 개념을 퍼트리려는 것이 본래 목적이었다.[4][5] 물론 프레시안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는 한국에선 생소한 인물이지만 그의 전략은 한국에서도 이미 영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는 파시즘과 공산주의의 결함을 극복한 제4의 정치이론(Четвертая политическая теория)을 주장하며, 파시즘은 과거의 제국주의, 인종주의와 결별해야 하며, 공산주의는 경제적 유물론과 무신론을 극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파시즘과 공산주의가 공통의 적인 자유주의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인데 이런 입장을 가진 인물인지라 그리스의 황금새벽당, 프랑스의 국민전선을 지지하는 한편으로, 북한이나 쿠바와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도 우호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제3의 정치이론(파시즘)이 우익의 관점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제2의 정치이론(공산주의)이 좌파적 관점에서 그러했다면, 새로운 단계에서는 더이상 이와 같은 정치 지형이 존재하지 않는다. 포스트 자유주의에 있어서 좌파와 우파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결정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여기엔 오직 두가지 입장만이 존재할 뿐이다. 순응할 것인가, 반대할 것인가. 두 입장은 모두 국제적이다.제4의 정치이론은 스펙터클의 사회를 건설하는데 있어서 버려지고 실각되고 굴욕당한 모든 것들에서 비롯된 공통된 충동과 프로젝트의 융합이다.
알렉산드르 두긴 - 제4의 정치이론
위의 글을 읽으면 알겠지만 자유주의에 굉장히 적대적인 인물이다. 자유주의는 개인을 만물의 척도로 두면서, 개인의 안녕을 방해하는 모든 전통과 관습을 부정하기 때문. 이것은 결국 조상에 대한 존경심도,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소속감도 갖지 않은 공허한 인간만을 양산해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자유주의를 붕괴시키기 위해 전통주의적-영웅적인 육상세력(러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단결하여 물질주의적-근대주의적인 해상세력(미국과 유럽의 자유주의 국가들)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다.[6] 또한 그는 평등주의도 자유주의 못지 않게 혐오하고 위계질서를 숭상한다.
다만 미국과 유럽의 '자유주의'를 반대할 뿐이라서 해상세력(서양 자유주의 국가)이라고 해도 자유주의적이지 않은 서양의 극우, 극좌 세력에는 또 호의적이다. 물론 육상세력(보수적인 비서구 국가)인 유라시아 국가들은 자유주의 서양 정치 기준에서는 거의 다 강경 보수, 민족주의, 집단주의에 가까운 사회문화를 가진 경우가 많아 전반적으로 호의적이다.
미국의 대안우파를 지지하고 있으며, 대안우파 또한 두긴을 협력의 대상으로 여긴다. 그래서 서양의 주류 자유주의자들과 온건 정치 세력(서구의 중도우파~중도좌파)들은 두긴이 대안우파를 적극 후원하고 조종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3. 지정학의 기초 (Основы геополитики)
그의 1997년 저서인 지정학의 기초에서 러시아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외교 정책을 서술해 놓았다. 내용을 읽어보면 2010년대 현재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예측 불가능의 일들이 러시아의 수작이라는 점이 단순 서방 리버럴들의 음모론으로만 치부하기엔 놀랍도록 딱 들어맞는 점도 많고 그가 푸틴의 조언자라는 것이 기정 사실인 점을 생각해보면 지금의 전세계적인 혼란들은 러시아의 대외 정책과 연관지어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 푸틴 치하 러시아의 세계전략(클리앙)
물론 실천 부분에 있어서 칼리닌그라드를 독일에게 내주거나 쿠릴 열도를 일본에 내주어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제안이나 핀란드와 몽골을 러시아로 흡수시키는 방안, 중앙아시아를 러시아의 일부로 간주하자는 제안같이 딱 봐도 무리수가 작렬하는 방안까지 그대로 실천한 것은 아니고 책에 나오는 내용 중 일부는 상황의 변화에 따라 폐기처분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푸틴 및 현 러시아 정부의 외교정책 및 전략에 있어서 이 책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추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며, 그러면서도 예상 외로 러시아의 외교전략이 대침체와 우익 포퓰리즘의 대두가 겹치며 잘 먹혔다는 점(...)도 알수있다.[7]
볼드체 친 부분은 실제 책에 실린 부분이다. 핵심적인 부분만 적었으며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별표 처리했다.
-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합쳐질 운명이다. 절대로 독립국가로 내버려두어선 안 된다.
- 국수주의 성향의 러시아인들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러시아 여론은 우크라이나를 소러시아 문화를 가진 동질적인 존재로 생각하며 독립된 국민국가로 인정하기를 꺼린다. 그러나 현재 크림반도와 동부 일부 지역을 러시아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점령하고 있으나 경제제제와 서서히 와해되는 반군들 때문에 완전 정복은 힘든 상황이다.
- 러시아는 중국의 관심이 북방에 향하지 않도록 대신 동남아, 필리핀, 호주 등 남방지역에 향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
- 중국은 러시아에 위협적인 존재이다. 가능하다면 최대한으로 분열/해체시켜야 한다.
- 러시아는 미국의 불안정과 분열을 적극적으로 획책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종류의 극단적, 인종차별주의적, 분리주의적 갈등을 이용해서 미국 국내정치를 불안정에 빠뜨려야 한다. (★)
4. 여담
엠마뉘엘 카레르의 장편소설 리모노프에도 잠시 출연. 파시스트를 자처하면서도 체 게바라와 블라디미르 레닌을 존경하는 괴상한 인물로 등장한다.
온건파 여성 대안우파로 분류되는 로런 서던(Lauren Southern)과 브리타니 페티본(Brittany Pettibone)이 그와 만나 인터뷰한 바 있다. #, ##
5. 같이 보기
- 민족보수주의
- 파시즘
- 대안우파 - 두긴이 대안우파인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대안우파들을 후원한다.
- 민족 볼셰비즘 - 두긴은 네오스탈린주의자와 보수민족주의자들의 포괄정당인 민족 볼셰비키당을 창당, 활동한 이력이 있다.[10]
- 유라시아주의 - 현대 신 유라시아주의는 두긴의 영향력이 막강하다.[11]
- 율리우스 에볼라 - 두긴과 마찬가지로 급진주의적 전통주의에 기반한 파시스트라서 종종 비교되곤 한다. 실제로 두긴의 사상적 확립에 에볼라의 사상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 오리엔탈리즘, 옥시덴탈리즘 - 두긴은 보수적인 동방/동양 문명에 호의적이며 리버럴한 서양을 타락했다고 극딜한다. 긍정적 오리엔탈리스트+부정적 옥시덴탈리스트인 셈인데 아이러니한건 이런 작자가 서양우월주의를 주장하는 구미의 대안우파를 후원한다.[12]
- 이병한 - 대한민국의 역사학자로, 두긴의 유라시아주의를 찬양한다.
- 반서방
- 러시아투데이 - 간혹 등장하기도 한다.
6. 참고 자료
- Dunlop, John (January 31, 2004)."Aleksandr Dugin's Foundations of Geopolitics" (PDF). Demokratizatsiya: The Journal of Post-Soviet Democratization. Institute for European, Russian and Eurasian Studies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12 (1): 41. ISSN 1074-6846. OCLC 222569720. Archived from the original (PDF) on 7 June 2016.
[1] 다만 자유보수주의가 아닌 전통주의나 우익 대중주의에 가깝다.[2] http://historynewsnetwork.org/article/55262[3] 푸틴과 두긴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친분이 있는지 알려진 바는 없으나, 서방의 관측에 따르면 푸틴이 러시아 정교회를 적극 지지하고, 동성애 반대법을 옹호한 것에는 그의 영향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4] https://www.counterpunch.org/2017/07/28/enough-nonsense-the-left-does-not-collaborate-with-fascists/[5] https://anton-shekhovtsov.blogspot.com/2015/01/aleksandr-dugin-and-syriza-connection.html[6] 그가 모더니즘(근대주의)를 혐오하는건 사실이지만 그에 대안으로 나온 포스트모더니즘(탈근대주의)을 긍정하지도 않는다. 외려 현대 좌파 자유주의와 연관된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서도 전통과 규율, 위계 자체를 파괴하는 제멋대로의 개념이라며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낸다. 즉 두긴은 '''근대주의와 탈근대주의 모두 거부하는 철저한 전통주의/전근대주의자'''이다.[7] 특히 러시아에 대한 악감정이 있는 폴란드와 헝가리에서도 우익 민족주의 세력들이 EU와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이고 체코에서도 밀로시 제만이 대통령으로 재직하고 있기에 두긴의 예측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물론 러시아에 대한 악감정은 남아있기에 고분고분하냐면 그 정도는 아니지만.[8] 그러나 크림 반도 합병만으로도 충분히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가 조지아까지 집어삼키는 건 그야말로 자멸행위다. 특히 남오세티야 전쟁으로 조지아는 확고한 반러 친서방 국가가 되었다. 반조지아 감정이 강한 압하지야조차 러시아의 합병을 거부하고 압하지야 공화국이라는 명목상의 독립국가가 된 상황이니 말이다.[9] 밑의 '참고 자료' 문단에서 웨이백 머신으로 박제한 '지정학의 기초'라는 책의 내용 일부 중 핵심 내용을 볼 수 있다.[10] 단 두긴은 독재와 소련의 국력을 추종한 것이지 좌익 성향은 아니였기에 당이 분열될 무렵에 나와서 우익정당인 유라시아당을 창당하였다.[11]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러시아 두마 연설에서 대표적인 2세대 유라시아주의자 레프 구밀료프와 고전적 유라시아주의를 한 차례 언급하며 한-러간의 문화/경제교류 강화를 강조했다. 외교적 립서비스로는 적당한 발언이었지만 대러외교 및 경제협력 이외의 관점에서 보면 구밀료프 스타일의 유라시아주의 역시 자유민주주의에 부정적이었기에 조금 논란의 여지가 있다.[12] 사실 구미의 대안우파도 서양우월주의를 주장하면서도 모순적이게도 타락한 서양과 달리 한국과 일본을 이상적 민족국가로 칭하는 등의 모순을 보여주기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