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은 맨손을 이길 수 없다
1. 개요
픽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 특히 중국 무술영화나 일본 애니메이션, 만화 등에서 경향이 강하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작품의 경우 주인공이 총을 쓰지 않는 이상은 총의 대우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나빠서 맨손이나 칼 따위에도 발리는 경우가 많다. 픽션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무공을 수련하면 총탄도 튕겨내고 칼에 베이지도 않는다고 믿던 의화단이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2. 이유
심플하게 말하면 '주인공은 총을 들고 있지 않은 경우'가 가장 많다. 주인공은 자연스럽게 주인공 보정을 받기 때문에 나쁜 놈들이 총들고 백날 뿅뿅 쏴대도 맨손이나 근접무기로 제압 가능하다. 만약 주인공도 총을 들고 있는 경우엔 사정이 달라져서 나쁜 놈이 쏘는 건 한 대도 안맞고 주인공이 쏘는 건 백발백중하는 스톰트루퍼 효과가 발생하지만 이 항목에서 설명하고 있는 건 주인공이 비무장이거나 맨손일 경우.
액션 영화일 경우에는 이 사례가 더 부각되는데, 어차피 픽션 작품은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를 기본으로 깔고 시작하는 물건이다. 그러니까 이왕 된 거 관객들의 눈이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화려한 액션을 만들어야 하는데, 총으로는 이걸 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맨손이나 무기로 하는 격투는 적의 움직임이나 특징 같은 걸 파악해서 다양한 동작이 가능한데 반해 총은 심플하게 장전, 조준, 사격만 알고 있으면 끝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느와르물처럼 간지나는 연출은 가능할지 몰라도 '화려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스타워즈의 인기비결이 총격전이 아니라 라이트세이버로 벌이는 제다이들의 결투였다는 걸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반면 이퀼리브리엄에서 등장한 건카타는 총의 심심한 연출이라는 단점을 보완한 좋은 사례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존 윅 시리즈도 있다. 특히 이퀼리브리엄과 존 윅을 필두로 최근의 액션 영화들은 총기로도 다채로운 액션신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심심하게 그냥 총을 들고 다니는 게 아니라 좀 더 간지나게 근접 액션에 적극적으로 총기를 반영시키거나, 현실적이면서도 그런 원리를 가지고있는 중심축 유지자세를 도입하기도 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총기의 대우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등장인물들을 맨손이나 근접무기로 싸우게 만들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싸우게 되기 때문에, 갈등 구도를 쉽게 이미지화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총을 들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은엄폐를 기본으로 깔고 하는 사격전이 되는데, 이렇게 되면 얼굴을 맞대고 싸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 간의 갈등을 부각시키기는 어렵다. 주인공이 맨손이라면 대개 최종보스나 보스급 인물들도 맨손으로 싸우는 경우가 많다. 배경이 현대나 미래인 경우 무전이나 휴대전화가 해결해주긴 하지만, 이것 역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며 싸우는 것에 비하면 연출상의 임팩트가 부족하다.
3. 부작용
맨손으로 총을 잡은 사람을 때리는 것은 물론이고, 총알을 맨손으로 잡는 일도 흔하다. 그리고 무술의 고수가 손이나 이로 총알을 막아내는 것은 거의 클리셰 수준이다.
더 심한 문제는, 과장된 연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총알을 보고 피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물론 작품에도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주는 여파가 너무 커 한국에서도 이 오류를 그대로 믿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간혹 "진짜 총 쏘는 영상 보면 총알 날아가는 궤적이 빛줄기처럼 보이던데?" 하는 양반도 있을 텐데, 그건 예광탄이 남기는 흔적이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점으로 일단 먼저 깔고 들어가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는데, '''창작물에서 맨손으로 총을 든 상대를 이기는 캐릭터들은 이미 인간흉기의 극에 달한 괴물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일반인은 절대 불가능하다.'''
일반인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런 민첩한 행동이 가능할 만한 '''특수부대도 실전에서 이런 정신나간 짓은 절대로 안 한다.''' 실제 특수부대원들의 동영상 등에서 나오는 장면들은 어디까지나 '여차하면 이런 묘기를 부려서 탈출할 수 있다'는 식으로 보여줄 뿐, '''실제 교전 중 적이 코앞에서 총을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는 두 손 다 들고 항복하는 것이 제대로 된 교전 교리이다.'''[1]
판타지 작품으로 가서는 그야말로 정말로 총이 맨손보다 약해서 총이 천대받는 경우가 많다. 검기 등으로 근접이나 맨손에 공격력 보정을 엄청 줘버리고 심지어 맨손이나 근접무기도 원거리 공격까지 가능하게 하는 데다 등장인물들을 죄다 초인으로 만들어서 총 자체가 위력도 구리고 쓰기도 불편한 무기로, 그야말로 불가촉천민으로 만들어버린다. 다만 이런 경우는 과학이 마법보다 임팩트가 딸리는 경우고, 반면 과학에 마법적인 요소를 더하여 총이 왠만한 판타지 도검 따위는 씹어먹는 경우도 있다.
4. 실제 역사적 사례
믿기 힘들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실제로 행동한 집단이 있었다.''' 중국 근대사의 권법집단 의화단은 자신들의 권법 의화권을 수련하면 총알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물론 그런거 없고 프랑스나 영국 등 열강의 총쏘는 군대 앞에서 힘없이 무너졌으니 결국 픽션은 픽션이다. 더불어 의화단의 주술과 미신에 의지함으로써 총알을 막으려 드는 이런 모습에 서양 열강들은 중국인들을 '''미개한 무지렁이들'''이라고 완전히 확신하고 적극적인 식민지화를 추진하게 된다.
제2차 세계 대전 도시전설 중에는 한 비행사가 총알을 손으로 잡았다 카더라...그 이유는 타고 있던 비행기와 총알이 같은 방향으로 날고 있어서 비행사 눈속의 총알속도=실제 총알속도-비행기 속도=벌레가 느리게 날아가는 속도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총알잡기 문서 참고.
5. 반대 사례
일단 '''현실 그 자체'''가 반대 사례라는 것을 전제로 깔고 들어간다.
5.1. 주인공이 맨손인 경우
-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 카미죠 토우마: 총으로 쉽게 제압할 수 있다.
5.2. 주인공이 총을 들고 있는 경우
인디아나 존스 1편인 레이더스에서 그 유명한 사막 결투 장면. 상대방이 칼 들고 결투를 준비하면서 눈을 부라리고 있고 무심한 듯 시크하게 서 있던 인디아나가 결투가 선언되자마자 총 쏘면서 한 방에 이겨버리는 장면.
사실 인디아나 존스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인 채찍을 활용하여 멋지게 꾸미려고 했으나 그 때 해리슨 포드를 포함한 스태프 대부분이 단체로 식중독에 걸려있던 상황이라 저렇게 때웠는데, 그게 명장면이 되었다. 도검제일주의에 대한 반론으로 예시되는 영상이기도 하다.
2편에서도 적들의 기지에서 탈출해 밖으로 나와 칼을 든 적들과 대치했을 때, 인디아나는 1편과 마찬가지로 유유히 권총을 꺼내들고자 했지만, 이번엔 난리통에 권총이 없어진 관계로 채찍으로 제압하여 쓰러뜨린다. 마지막 남은 하나가 달아나서 기세좋게 쫓아갈려고 했더니만 존스 얼굴이 싹 달라지더니 적들이 우르르르 몰려오는 통에 되려 달아난다. 일종의 자체 패러디. 매드 맥스 3에서도 똑같이 나온다. 경비서던 적 몇명을 홀로 패고 딱 한명이 뒤늦게 와서 보고 당황하는데 맥스는 비웃듯이 쫓아오고 그 1명은 달아난다....잠시 뒤, 맥스가 당황한 얼굴로 부랴부랴 뛰어오고 있고 적들이 우르르르 쫓아오고 있다.
최가박당 1편에서는 주인공 킹콩이 되려 맨 손으로 칼을 든 적을 쓰러뜨리는데(다만 일본도를 꺼내드는 적을 문구멍으로 보고 문을 발로 차서 그 적이 문에 맞아 헤롱거리던 걸 맨주먹으로 팬거다.) 그 적이 달아나면서 까불자 아주 혼쭐내줄려고 쫓아가더니만 잠시 뒤에 여기서도 똑같이 적들이 칼들고 우르르 몰려오자 달아난다.
6. 관련 문서
[1] 특수부대원들도 어디까지나 일반 군인보다 평균적으로 조금 더 강하고, 좋은 장비를 쓰고, 정교한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춘 군인들일 뿐이지, 각종 매체에서 과장된 것처럼 몇 배 이상 강력한 초인들이 절대로 아니다. 당연히 인간의 평균적인 반응시간+방아쇠를 당기는 시간보다 더 빠르게 총을 빼앗거나, 자신의 무기로 먼저 사살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는 극도로 제한적인 상황에 불과하며, 근거리에서 발사된 총알을 피하거나, 코앞에서 발사된 총에 맞고 안 죽는 특수부대원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