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칭
他稱 / Exonym
1. 개요
다른 사람이 일컫는 것. 반댓말은 '자칭'(endonym)이다.
2. 일반적인 상황에서
호칭이라는 것은 본래 남이 불러주는 것이기 때문에(무표적) 일상에서는 '타칭'이라는 말을 그다지 많이 쓰지 않는다. 아무도 그렇게 불러주지 않아 호칭으로서의 가치가 없는데 혼자 그렇게 우기는 것이 의미상 두드러지기 때문에(유표적) '자칭'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는 것이다. 남들도 그렇게 부르고 자기도 그렇게 부르는 경우 '자타공인'이라고 한다.
3. 국가 간에
국가 이름에서는 자칭과 타칭이 나누어지기 쉽다. 각각의 나라에서는 각자의 언어를 사용하므로, 각 언어에 따라서 같은 나라라도 다르게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나마 역사적으로 최근에 접한 경우야 굳이 다르게 부를 이유가 없으니까 해당 국가의 자칭을 음차해서 사용하지만, 오래 지내온 역사가 길수록 이웃나라를 부르는 각 나라만의 호칭이 많다.
3.1. 양상
양상을 따져보면 몇 가지가 있다.
3.1.1. 스타일의 차이
- 자칭의 표기와 거의 차이가 없으나 자국 스타일로 읽기
- 이와 비슷한 사례로 나라 이름이 바로 전해지지 않고 중간에 다른 나라를 경유하는 경우 발음이 변하기도 한다.
- 중간 표기 문자로 인한 변화. 중간 언어의 발음과도 다르나, 중간 언어에서 표기한 문자에 의한 변화가 일어나곤 한다. 예컨대 아래 예에서 '도이츠'를 ドイツ로 적든 独逸로 적든 일본어로는 똑같이 읽으나 한자로 표기했을 때 한국 한자음이 개입해 '독일'로 변했다.
3.1.2. 의미상 같은 예
- 의미를 특정 나라 식으로 번역차용하는 경우
- 번역차용을 하려고 해서 그런 것이라기보다는 워낙 오래 전부터 알아왔다 보니 조어 방식이 우연히 같은 예가 있다. 특히 지형의 특징, 일반적인 단어로 지명을 지은 경우 남들도 다 똑같이 생각해서 의미가 같아지는 경우가 많다.
3.1.3. 기원이 다른 경우
- 해당 국가의 유명한 일부 지역을 따서 부르는 경우
- 자칭 이름을 바꿨는데 근처 나라에서는 옛날 이름을 쓰는 경우. 무역을 통해 알음알음 알던 사이에서는 옛날에 들었던 명칭이 굳어지는 일이 많다.
- 그밖에 별 이유 없이 다른 명칭을 쓰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머저로르사그 - 헝가리', '사카르트벨로 - 조지아', '하야스탄 - 아르메니아', '마스르 - 이집트'가 그 사례. 이 나라들은 자칭과 타칭에 직접적 관련이 없고 유래도 완전히 다르다.
- 유럽인들이 '발견'하는 경우: 현지인들이 붙인 이름이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인들이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붙인 이름이 퍼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발견자의 이름이나 선박의 이름, 발견자의 고향의 지역명이 붙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뉴질랜드는 유럽인들의 타칭이고 마오리족은 '아오테아로아'라고 불렀다. 인구가 소밀한 경우 이러한 타칭이 훨씬 더 유명한 경우가 많다. 유럽인들이 정착해서 살기 시작했다면 이런 명칭도 일단 자칭 지명의 일종으로 볼 수 있겠다.
- 정치적 문제: 정치적인 이유로 자칭을 일부러 쓰지 않고 타칭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보통 국가에 대한 승인 여부와 함께한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북한이라 부르는 것, 반대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와 인민이 대한민국을 남조선이라 부르는 것이 그 사례.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의 경우도 서로의 국호를 존중하지 않고 중공/대륙, 대만이라 부른다.[1]
3.2. 타칭의 수정 요구
가끔씩은 국가 차원에서 '이 이름을 써달라'하고 세계적으로 요청을 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조지아(2011년)나 벨라루스(2008년) 등이 그랬다. 중국에서 서울을 漢城(한성)이라고 부르던 것을 음역어 首爾로 수정하도록 한 것도 이러한 요구 중 하나이다. 하지만 각각의 언어에서 어떻게 부르는가는 사실 남의 나라 일이기도 하고 강하게 강요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런 요청에도 불구하고 잘 반영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타칭이 자국에서도 더 많이 쓰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2019년에 쿡 제도가 이러한 타칭으로 된 국명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 관련 외부 문서
[1] 최근 대만인들 사이에서 공산 중국을 그냥 '중국'으로 칭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