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中共
1. 개요
중국 공산당(中國共産黨), 혹은 공산 중국(중화인민공화국)을 의미하는 약칭이다. 후자는 멸칭의 뉘앙스가 강하다.
2. 당을 가리킬 때
자신들이 명목상으로 존치해놓고 있는 타이완 성 관련 사무를 담당하는 조직의 명칭을 '''중공''' 중앙대만공작판공실(中共中央台湾工作办公室)이라고 한다.[1]
하지만 '중공'은 중화인민공화국의 멸칭으로 쓰이는 경우가 워낙 많기 때문에 중국 대륙에서는 중공이라는 표현을 조심해서 써야 한다. 단독으로 중공이라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며, 대부분 위에서처럼 '중공중앙'이라고 쓴다. 친중화민국 쪽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 정권과 중국공산당을 명확히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주로 '중공당'으로 줄여 부른다.
3. 유래
불법국가이니 나라도 아니고 그저 공산당에 불과하다는 뜻에서 당 이름의 약칭을 쓰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중공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약칭이라는 견해도 있다. 공화국의 공과 공산당의 공은 같은 共인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약칭을 인공이라 하듯, 중공 또한 정식 국호인 중화인민공화국을 그저 줄여 쓸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중화인민공화국을 유일한 중국으로는 인정하지 않는 인식이 바탕이 되나, 공산당보다는 국가 자체에 비판의식을 갖는 경우가 많다.
4. 역사
1949년에 국공내전이 사실상의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해방군의 승리로 종결되었을 때, 미국을 위시한 '''대부분의'''[2] 서방 국가들은 중화민국을 '''거의''' 몰아내고 중화민국에서 분열되어 건국한 신생 중화인민공화국을 '새로운 중국'으로 승인하지 않았다.
이들은 중화민국을 계속 '중국'이라고 불렀으며, 혹은 자유진영 소속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중공과 구분하기 위해 '자유중국'(自由中國)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에 반해 중화인민공화국은 '공산중국'(共産中國, Communist China) 또는 '''중공'''이라고 불렀다.
5. 지역별 쓰임
5.1. 중화민국
중화민국에서는 지금도 중공이라는 말을 쓰는데, 이건 멸칭이라기보단 하나의 중국에 따라 공산당-국민당의 교류 형식으로 중국을 대하기 때문이다. 멸칭으로서는 '''공비'''(共匪)라고 불렀다.[3]
공식적으로는 중화민국 정부가 중국의 유일 합법 정부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중화민국의 지상파 방송국 중 하나인 중국전시공사(中國電視公司/CTV), 유력 언론인 중국시보(中國時報), 중화민국의 은행 중 하나인 중국신탁상업은행(中國信託商業銀行) 등 중화민국 내에도 명칭에 ‘중국’이 들어가는 기업과 단체가 많은 등[4] ‘중국’이 자국의 공식 명칭인 중화민국의 약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부나 정당이 아닌 중화인민공화국이 통치하는 지역 그 자체를 지칭할 때는 대부분 '대륙(大陸)'으로 지칭한다.
물론 중화민국 내에서도 대만이 중국과 별개라는 인식이 있는 독립파들은 그냥 ‘중국’으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다. 극단적 독립파들은 '대륙'이라 하면 오히려 '중국'으로 '고쳐'준다.
5.2. 한국
대한민국에서는 냉전 이후 중화인민공화국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던 1988년부터 사용을 자제하고 공식적으로 호칭을 '중국'으로 바꾸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사용한 '중국'이라는 어휘가 '중화인민공화국'을 지칭한 것은 1988년 7.7 선언이 처음이다.[5] 1980년대 이전에도 리영희처럼 중공을 중국이라고 일컫는 진보 혹은 좌파 지식인들이 있기는 했다.
현재는 대체로 6.25 전쟁에 참전했던 중국인민지원군[6] 을 중공군이라고 부를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편이다.[7] 1988년 이전에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공이라고 불렀던 것들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경우들이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을 비난할 때, 또는 중화민국을 중국의 정통 정부로 인정하는 이들이 종종 중공이라고 한다.
1980년대 동아원색세계대백과사전에는 '중국'과 '중공'과 '중화민국'이 구분되어 있었다. 중국 대륙에서 존속했던 역대 국가에 대한 설명은 전자에, 1949년 수립된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설명은 중자, 현대 중화민국은(국부천대 전후 모두) 후자에 게시했다.[8] 그러나 한중수교 이후에는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두산세계대백과사전에서는 그 둘을 구분하지 않고 '중국'이라는 한 표제어에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중화민국은 타이완 항목으로 옮겼다. 이는 (중화민국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국의 정통으로 인정하는 시각의 변화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1970년대에 나온 다른 백과사전에서는 '중국' 항목의 하위 항목으로 '중공'과 '중화민국'이 나오기도 했다. '대만' 항목은 따로 있었는데, 이것은 '타이완섬'에 대해 설명한 항목이었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사이에 민간에서 제작한 세계 지도나 지구본 등에서는 중국 대륙을 그냥 '''중국''', 대만을 '''자유중국'''으로 기재하는 어정쩡한 경우도 있었다. 더 전이나 더 후는 이런 일이 없었다. 중국 대륙과 대만을 통틀어 그냥 중국이라 표시했기 때문이다.[9]
국내에서 중공이라는 말이 널리 쓰였던 1986년에 개최된 1986 서울 아시안 게임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 선수단을 가리킬 때 언론에서는 평소 쓰던 대로 '중공'을 사용하였지만, 대회 조직 위원회에서는 국제 올림픽 위원회 결의사항을 존중하여(중화 타이베이 참조) '중국' 또는 '중화인민공화국'을 사용하였다.[10][11]
5.3. 기타
1972년에 중화인민공화국과 일본이 국교를 정상화한 이후로는 일본에서는 '중국'을 중화인민공화국을 일컫는 말로만 쓰게 되었으며,[12] '중공'은 중국에 대한 비하의 의도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이유로 언론에서는 사용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한자문화권이던 베트남 공화국도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공(Trung Cộng)이라고 불렀던 걸로 보인다. 중국(Trung Quốc)은 당연히 중화민국.
미국은 1979년 이후 더 이상 중화인민공화국을 Communist China 등으로 칭하지 않고 China, PRC 등으로 칭하지만, 미중관계 악화에 따라 미국 정부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이나 중국이라고 칭할 수도 있는 것을 굳이 중국 공산당이라 칭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의 권위주의를 비판하면서 "'''중국 공산당'''의 압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호소한 바 있고, 시진핑을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 아닌 '''중국 공산당 총서기'''라 칭하기도 했다. 이는 은연중에 "현재의 중국 정권(공산당)은 비민주적 독재정권으로서 정당성이 없는 정권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으로써 '중공'의 비하적 용법과도 유사하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관련 기사[13]
6. 중화인민공화국의 입장
근래에는 중국 대신 중공이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드물어졌지만,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공이라는 단어가 이러한 용법으로 쓰이는 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2020년을 즈음해서는 홍콩의 반 공산당 시위대나 중국의 탈당운동, 민주화 세력 및 언론이 '중공과 중국은 다르며 당과 국가를 구분해야 한다.'[14] 고 하면서 사용하는데 '천멸중공, 천우중화(天滅中共[15] , 天佑中華)'라는 구호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서 중화인민공화국 당국에서는 검색 제한 단어로 지정하고 있어 바이두에 中共을 검색하면 검열된다.[16]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약칭 용법도 있기에 아예 금지하진 못한다. 애초에 자신들부터 중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지라...
7. 유사 사례
비슷한 예로 대한민국에서 베트남 민주 공화국(북베트남)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월남 독립 동맹(비엣민)을 줄인 '월맹'이라는 표현을 썼고 지금도 베트남 전쟁 관련 국방부 시청각 자료들을 보면 당시의 표현대로 월맹이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 이 역시 중화인민공화국을 인정하지 않고 중공이라고 했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당시 한국에서는 베트남 공화국(남베트남)을 월남(베트남)의 정통 정부로 봐서 그냥 '월남'이라고 하거나 '자유 월남'이라고 했다. '베트남'이라는 명칭은 그렇게 많이 쓰진 않았는데[17] 과거에는 한자 명칭을 한국식으로 읽는 게 더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어차피 베트남에서 한자가 거의 사장되다시피 한 영향도 있고, 한국에서도 한자 음차 국명을 일부를 제외하고 잘 안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베트남'을 쓰게 됐다. '''무엇보다, 일단 기본적으로 대만이라도 남아있는 중국 쪽과 달리 베트남 공화국은 사라졌기에''' 사정이 다르다.
대만이나마 남아있다는 게 중요한 이유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중화민국을 완벽하게 몰아내고 대만, 진먼, 마쭈를 완전히 점령했다면 처음부터 중국이었지 중공이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분단되지 않은 다른 공산국가를 가리킬 때 끝에 공산당 정권을 의미하는 '공'자를 붙이지 않았다. 오히려 1963년 공산권 지명 관련 지침에는 "공산국가의 국명은 소련을 제외하고는 국체를 붙여쓰지 않는다. 그 예는 폴란드 인민공화국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폴란드 자체의 국가성은 인정하겠지만 폴란드의 사회주의 체제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정식 명칭 사용을 자제한 것이다[18] . 중화인민공화국 역시 자국에서 널리 쓰이는 중국 대신 중공을 사용했고, 정식 명칭인 중화인민공화국의 사용은 자제한 것. 중국의 국가성은 인정하지만 그 국가의 정부는 타이베이에 있다는 말이다.
8. 동음이의어
8.1. 重工, 중공업
철강이나 기계 등을 만드는 공업을 의미한다. 반댓말은 일상용품 위주인 경공업이다.
8.2. 中空, 속이 빔
속이 비어 있다는 뜻이다. 조류의 골격이 경량화를 위해 내부가 비어 있는 상태 등을 묘사할 때도 쓰인다. 이 때의 중공이라는 용어는 공학 분야에서 쓰이는 경우가 있다.
- 중공댐(Hollow gravity dam) - 중공식 댐이라고도 하며, 일반적인 중력댐과는 달리 내부가 비어 있다. 브라질과 파라과이의 국경에 있는 이타이푸 댐(Itaipu Dam)이 대표적인 중공댐이다.
- 중공장갑(中空裝甲, Spaced armor) - 공간장갑이라고도 하며, 전차, 장갑차 등의 장갑판들 사이에 공간을 두는 식으로 만든다. 이 중공장갑은 HEAT탄의 화력을 감쇄시키는 효과가 있다.
8.3. 기타
中工은 중국공상은행(中國工商銀行)의 약칭 중 하나이다. 공식적으로는 공은(工銀)이 쓰인다.
[1]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国务院台湾事务办公室)과 사실상의 같은 조직인데, 일부러 중국 공산당소속 명칭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소속 명칭을 따로 가지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중화민국(대만)과 교류할 때 중화민국 정부와 직접 교류할 경우 하나의 중국 원칙이 훼손된다(즉 중화민국 정부를 정부로서 인정한다)고 보기 때문에 일부러 공산당-국민당의 교류 형식을 쓴다. 그래서 국무원 대만공작판공실은 중화인민공화국 내에서의 조직으로 하고, 중공 중앙대만공작판공실은 중화민국과 교류할 때 쓰는 명칭으로 하고 있다. 당과 국가가 하나인 일당제 국가라 가능한 꼼수. [2]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 등의 서방 국가들은 공산당의 신정권을 승인했다. 프랑스도 제5공화국 출범 이후 중공을 승인했으며, 중화민국 대사관 내 외교관들을 공권력을 동원하여 추방시켰다.[3] 1979년 12월 미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수교에 대한 장경국의 대국민 담화에서도 美匪, 즉 미국과 공비가 수교했다고 하였다.[4] 반대로 대만 독립파들은 이게 눈엣가시라 자꾸 없애려고 하고 있다.[5] '우리는 소련, '''중국'''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을 추구한다.' 중화민국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니 여기의 중국은 누가 봐도 중화인민공화국이다.[6] 사실상 중국 인민해방군이 참전한 것이었지만 표면적으로는 정규군이 아닌 의용군으로서 '''미국의 침략을 받은 북한을 돕는다'''는 개념을 강조하기 위해 지원군이라는 이름으로 개입하였다.[7] 현재는 중국 인민해방군은 보통 중국군이라고 부르며, 기존에 중국군이라고 부르던 중화민국군은 일반적으로 대만군이라고 부른다.[8] 독일, 동독, 서독도 마찬가지로 별개의 항목에 있었다.[9] 전에는 베이징과 타이베이 모두 수도 표시를 하였지만, 한-중공 수교 이후는 정부의 지시로 타이베이에 수도 표시를 하고 있지 않은 상태가 오늘까지 이르고 있다. 민간 지도는 몰라도 초중고 사회(지리) 교과서나 사회과(지리) 부도에서는 철저히 지킨다. 하나의 중국(?)이 묘한 방식으로 이어지는 셈이다.[10] 비슷한 일이 1990 베이징 아시안 게임에서도 벌어졌다. 역시 중화인민공화국의 언론은 '난차오셴(남조선)'을 사용하였지만, 대회 조직 위원회에서는 '한궈(한국)'를 사용하였다.[11] 반대로 서울 올림픽 때의 중화민국 선수단은 대회 조직 위원회에서는 '차이니스 타이페이', 언론에서는 '자유중국'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당시 중화민국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에서 퇴출되어 서울 아시안게임 참가가 아예 불가능하였다.[12] 일본도 중화인민공화국과의 수교 이전에는 중화민국을 중국이라고 불렀다.[13] 중국은 일당제 국가이기 때문에 당이 국가보다 우위에 있고 당직이 공직보다 중요하지만, 친서방 국가들과 교류할 때에는 국가 이미지를 위해서 당직보다는 공직의 직함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중국 언론에서는 시진핑을 '중국 공산당 총서기'라고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읽으라고 하는 문서에서는 시진핑을 '주석'이라 칭한다. 그래서 중국이라는 국가보다 중국 공산당을 강조하는 것은 중국의 대외 이미지 전략에 대한 공격으로 볼 수도 있다.[14] 실제로 일부 서구 언론에서는 당과 국가를 동일시하는 전체주의 교육을 시켜 공산당에 대한 비판을 민족과 국가 전체에 대한 비판인 양 민주인사를 매국노로 몰아 인민재판을 유도하는 일을 지적하고 있다.[15] 파룬궁에서 비롯된 구호이다.[16] 중국 대륙(본토) 한정이며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제한 조치가 있진 않다.[17] 안 쓰인 것은 절대 아니다. '남베트남', '북베트남', '베트남', '베트민', '남월', '북월'도 쓰였다.[18] 다른 나라들 중에서 소련은 예외가 될 수밖에 없는데, 소련은 국체 빼면 부를 말이 없다. 독일연방공화국 때문에 독일민주공화국은 독일이 아닌 동독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