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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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청나라 말기 '''홍수전'''이 창시한 종교 비밀 결사''' '배상제회(拜上帝會)''''에서 비롯한 봉기로 건국된, 한국의 태봉과 함께 동아시아에서 드물었던 '''신정국가'''이다.[4]
2. 역사
2.1. 태평천국 운동
1851년 광시 성 구이핑현(桂平縣)에서 건국하였으나 사실상 그 지역 근방을 중심으로 세를 키워나가기 시작한 것뿐이었고, 실제로는 1853년 3월 남경을 점령한 후 남경을 '천경(天京)'으로 개명하고 수도로 지정해 본격적인 신국가 건설에 착수한다. 자세한 경과는 '''태평천국 운동''' 문서 참조.
봉기의 주축이었던 배상제회는 주로 계속된 기근, 비적의 약탈, 지주와 고리대금업자들의 압박에 시달리던 광시 성 산촌 농민과 일부 소지주·광부·실업자층에 기반하여 조직을 넓혀갔다.
태평천국의 최고 지도자인 홍수전은 엄격한 군율을 만들고 모든 태평천국 소속원들에게 지키도록 명령했다. 그 내용들은 대체로 술과 노름(도박)과 아편을 하지 말고[5], 민가에 약탈을 하러 발을 들이면 그 발을 자른다는 식으로 굉장히 엄격했다. 이렇게 엄격한 군율은 태평천국운동의 초기에 태평군 병사들로 하여금 높은 군기와 사기를 갖추게 하여 청나라 정부군을 상대로 한 전투에서 시종일관 우세를 차지하는 비결이 되었다.[6] 반면 이토록 지나치게 엄격한 군율을 태평군에 들어오려는 모든 사람들한테 강요하다 보니, 천지회나 도적들 중에서는 처음에 태평군과 손을 잡으려 했다가 태평군 측에서 저런 엄격한 군율을 지키라고 강요하자 싫증을 내고 청나라 정부군과 손을 잡고 태평군을 공격하는 경우도 많았다.
2.2. 쇠퇴
이처럼 초기엔 급속히 세를 불리며 청의 진압군을 격퇴할 정도로 강성했으나,[7] 시간이 지나면서 내부 분열과 남부 지역에 퍼진 흑사병, [8] 열강의 견제로 약화되었다. 종국에는 신사층[9] 출신인 이홍장의 회군(북양군의 전신)에게 결정적인 대패를 당하면서 패퇴했다.
결국 점차 왕조적인 체제에 의한 권위주의적 방향으로 기울고, 지도부의 내분과 부정부패 속에 빠르게 와해되기 시작해 1864년에 구심점인 홍수전이 사망(자살 또는 병사)한 직후 2대 천왕 즉위 2달여만인 개국 13년만에 수도 천경(남경)이 함락되며 멸망했다.[10]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공을 세운 이홍장은 청 조정 내에서 급속하게 세력을 얻었다.
태평천국이 패망한 결정적인 이유는 초반의 상승세를 수뇌부 스스로가 꺾어버렸기 때문이다. 홍수전은 남경을 점령하자 그 안에 틀어박혀 수천 명의 궁녀들과 음탕한 짓을 벌이거나 혹은 다른 수뇌부와 권력 다툼을 하는데만 골몰했고, 승리한 여세를 몰아 주력 부대가 북쪽으로 올라가서 청나라 정권을 타도하는 작업에 소홀히했다. 이를 두고 태평천국의 전략가인 나대강(羅大綱)은 "천하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는데, 어찌 이곳(남경)에 안주한단 말인가. 그래서 오래갈 수 있겠는가? 우리는 하나도 살아남지 못하겠구나."라고 한탄했으며태평천국의 일류전략가, 나대강, 얼마 후 그의 말은 현실이 되어 세력을 회복한 청나라에게 결국 태평천국은 패망하였다.
3. 정책
태평천국 정부는 '평등'에 의거한 국가적 이상향을 '''천조전무제도(天朝田畝制度)'''로 구체화하여 발표한다.[11] 이는 중국의 전통적이고 특수한 평등사상으로서의 '대동(大同)'의 이념에 입각, 토지를 공유하고 남녀에게 균등히 분배하려는 것이었다. 또한 결혼, 장례식 같은 의례비용, 고아, 노인 부양에 대해서는 국고에서 지출하고 사유 재산의 부정과 잉여자원의 공동화가 이루어졌다.
정통적인 요소 외에도 엄격한 우상숭배 부정, 유교와 공자에 대한 날선 비판, 유일신 신앙 등은 '''중국 역사상 최초'''라는 평가를 듣는다. 처음에는 홍수전이 고향에서 우상숭배를 막는답시고 사당을 부수는 등 과격했지만 나중에는 어느정도 현실과 타협하기도 했다. 태평천국에서 간행한 성경만 인정하고 보급했고, 기존의 육경 등도 적당히 기독교적 색채를 넣어서 인정하는 등 인심 장악에도 노력했다. 다만 전족에 대해서는 타협이 없었다. 거병 초창기에 태평군의 3할 정도만이 성인 남자였기에 보급, 운송 등에는 여성의 참여가 필수였고 따라서 전족은 엄금됐다. 게다가 태평군의 주 병력들을 객가, 장족 등의 밑바닥 출신이라 청나라 풍습인 전족을 따라는 자도 그다지 없었다.
또한 태평천국의 특징 중의 하나는 병농일치 및 군사 위주의 사회 분위기였다. 우선 25 가구당 양사마(兩司馬)라는 관과 예배당을 두어 관리시켰는데 이것은 태평천국의 엄한 군령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당시 태평천국의 군율은 거병 초기부터 매우 엄한 것으로 유명했으며 이는 반란 진압에 종군한 청나라 장수들의 회고에서도 공통적으로 나온다. 우선, 민가에 함부로 침임하거나 약탈하는 자는 예외 없이 처형이었으며 심지어 사소히 군사의 일을 논하거나 함부로 모여서 떠드는 일도 엄하게 다스리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런 군율로 인해서 왠만한 태평군 부대는 전투시에 유대가 강했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 받았다.
다만 부정적인 부분들도 있었는데, 태평천국 정부는 부부가 함께 병사로 들어와도 서로 만나거나 성관계도 못하게 막을 만큼, 남녀 간의 연애를 엄격히 금지시켰다. 나중에는 결혼한 남녀 병사들끼리 만나거나 부부관계를 할 수 있도록 약간 완화시켰으며 1855년부터는 새로운 점령지에서만 위의 규칙을 적용시켰으나 , 태평천국 병사들 중에서 결혼하지 않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성관계를 가지다가 적발되면 모두 처형당했다. 이러다 보니 태평천국 병사들 중에는 성욕을 참지 못해 남자들끼리 동성애를 벌이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고 한다.[12]
4. 평가
토지 균등 분배나 사유재산 분배 등 왕망의 신나라와 함께 '''공산주의적 색채를 띄는 나라'''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허나 그 두 공통점 외에 이들이 공산주의와 약간이라도 비슷한 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태평천국 운동과 공산주의의 공통점은 말 그대로 사유 재산을 폐지하고 재분배하여 공동체적 소유를 지향한다는 것 뿐인데, 이같은 성향은 종교적이거나 이상론적인 운동 중에 생각보다 흔히 보이는 특징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초기 기독교 공동체도 사유 재산에 대해 이런 입장을 보였다. 이 사실만을 두고 '태평천국이 공산주의와 유사하다!'고 말하는 것은 다소 심한 확대해석일 것이다.
5. 매체에서
영화 명장에 주인공들이 토벌하고자 하는 적성 세력이 바로 이들이다.
게임 Victoria의 1861년 시나리오에서는 반란군으로만 등장했지만 Victoria II에서 플레이가 가능한 국가로 구현되었다. 대체로 청나라가 진압하지만 가끔은 태평천국이 승리하기도한다.
6. 역대 천왕
7. 역대 지도자
[1] 홍수전이 창시한 종교 집단 겸 비밀 결사. 배상제회는 대외적으로 기독교를 표방했으나, 정작 서구 열강들한테는 껍데기만 기독교인 사이비 종교, 이단 취급을 당했다.[2] 링크 참조. 1853~1855년 발행[3] 천국성보, 태평성보 등. 1856년부터 발행[4] 허나 태평천국은 건국때부터 신정국가였지만 태봉은 처음에는 신정국가가 아니었다는 것을 감안해 보면 태평천국은 건국부터 멸망까지 신정국가를 유지한 동아시아 유일의 순수(?) 신정국가다.[5] 하지만 태평천국의 고위 지도자인 양수청이 서양에서 수입한 포도주를 마셨다거나, 홍수전의 동생인 홍인간이 음주를 허용받았다는 이야기들을 본다면, 이러한 군율은 일반 병사들한테만 적용되고 최고위층에게는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6] 같은 시기 청나라 정부군은 병사들 중 상당수가 아편에 빠져 비틀거리는 상태로 행군을 할만큼 군율이 엉망진창이었고, 그런 이유로 엄격한 군율을 가진 태평군에게 참패를 당했다.[7] 1855년에 당시 산둥성의 남쪽으로 흐르던 황하 하류의 둑이 무너지면서 하도가 제수와 합쳐져 오늘날처럼 산둥성 북부로 흐르게 변경되는 천재지변으로, 강 줄기가 안정될 때까지 수년간 지속적인 범람이 일어나며 직례 부근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이로 인한 진압 차질은 당연지사. 참고로, 한 세기 가량 후대인 1938년 국민당군이 일본군의 진격을 막으려 황하의 둑을 무너뜨려 황하를 수년간 남쪽으로 흐르게 만들었을 당시 발생한 이재민이 약 1250만 명이었다.[8] 청나라에게 패배한 결정적 이유중 하나[9] 중국 명, 청조 때 사회의 지배층을 담당했던 계층. 이후 영국 상류사회 남성인 '젠틀맨(Gentleman)'의 역어로 쓰이면서 현재의 뜻을 갖게 된다.[10] 개국한 직후부터 줄곧 구호와는 동떨어진 행태를 보여왔으며, 뭔가 정책적인 방향이 바뀔만한 시간도 없었다.[11] '''물론 제도를 실행에 옮긴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일반에게 종래의 토지사유제도가 그대로 시행되었다. 보급을 위하여 기존 점령지의 토지주들을 인정하고 향관(郷官)이라는 직책을 줘서 소작료를 징수했다.[12] 출처: 어메이징 세계사/ 도현신 지음/ 서해문집/ 232~23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