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과

 



1. 개요
2. 사용례
3. 상세
3.1. 수능에서의 패션이과
3.1.1. 현행 수능 과탐 선택과목 시스템 상의 한계
3.2. 대학교에서의 패션이과
4. 관련 문서


1. 개요


패션이과는 '겉치레만 하고 내실은 없는 장식'이라는 의미의 유행어 "○○는 패션이냐?"에서 따 온 '패션'과, 이미 공식적으로는 폐지되었지만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암묵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이과(이공계교육과정)'를 합친 말이다. 즉, '무늬만 이과이고 사실은 이과가 아닌 학생'이라며 대상을 조롱하는 멸칭이다. 마찬가지로 문과이지만 수학을 많이하여 '무늬만 문과이고 사실은 문과가 아닌 경우'는 광문이라 부른다.

2. 사용례


  • 물리나 화학 등 상대적으로 난도 있는 과학탐구 과목을 피하는 학생에 대한 멸칭
좁은 의미의 패션이과. 수험생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특정 과학탐구 과목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쓰이기도 한다. 타 선택과목에 비해 비교적 접근이 어렵다고 알려진 물리학Ⅰ, 물리학Ⅱ, 화학Ⅰ, 화학Ⅱ를 피하는 학생들이 스스로 자조하는 단어로도 쓰이며, 반대로 물리・화학 선택자들이 빗나간 부심#s-5으로 '과학이 어려워서 도피했다'느니, '미래가 안습하다'며 생물・지구과학 선택자들을 조롱하는 멸칭으로 사용하면서 하등 의미 없는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 이과인데도 수학이나 과학을 못 하는 학생에 대한 멸칭
넓은 의미의 패션이과 1. 본인이 이과로 진학한 학생임에도 기초적으로 요구되는 학업 능력(대학수학능력)을 갖추지 못하여, 대학 입학 및 전공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데 곤란을 겪는 사람들을 비하, 조롱 또는 자조하는 말이다. 실제로 고등학교 수준의 미적분벡터공간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공계 어디를 가든 만나게 되는 대학미적분학과 선형대수학을 공부할 수가 없게 되어, 1학년 시작부터 큰 애로사항이 꽃핀다. 한편 입시 위주 교육으로 인해 서열 의식이 팽배한 국내에서는, 인터넷에서 문과를 (진지하게든 장난으로든) 비하하고 이과 부심, 이과 만세를 외치는 밈들 역시 유행하고 있다.[1] 이럴 때 '이과라도 상위권을 제외한 중・하위권 놈들은 문과 수준이나 다름 없다.', 또는 '문과보다도 오히려 못한 놈이다.'는 식으로 반박하면서 이 패션이과라는 말을 쓴다.
  • 과학에 대해 잘 아는 체 하는 사람에 대한 멸칭
넓은 의미의 패션이과 2. 이 밖에 전문가가 아닌, 인터넷에서 여기저기 긁어 모은 과학 지식을 가지고 똑똑한 과학도인 척 행세하는 '방구석 과학자'를 칭하기도 한다. 영미권의 사이언스 키드와 비슷하게 말이다.[2] 실제로 이공 계열 대부분의 학문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전공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어려워, 많은 사람들이 석박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 정도이다.

3. 상세



3.1. 수능에서의 패션이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모의평가에서 패션이과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는 탐구 선택 상한선 2개 정책이 첫 적용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이다. 자연계열 학생이 과학탐구 영역 선택 과목을 고를 때, 물리학화학 중 하나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이런 취급을 받는다. 그에 더해 수학 영역에서 가형이 아니라 '''나형'''을 선택할 경우는 확실하게 해당된다.[3]
사실 패션이과라는 용어만 없었을 뿐이지 나형+과탐 응시자들을 은근히 무시하는 분위기는 2000년대에도 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이 때에는 과탐에서 물리 화학 선택 여부보다는 수리 가/나형 선택 여부를 더 결정적으로 봤던 것 정도. 그 이유는 현재보다 수리 영역(현 수학 영역)의 비중이 훨씬 컸던 데다 지금처럼 Ⅱ과목의 위상이 그렇게 높지 않았기 때문이었다.[4]

3.1.1. 현행 수능 과탐 선택과목 시스템 상의 한계


주요 대학 자연계열학과에서 수학 가형만 보거나, 가산점을 주고 있음에도 수학 나형을 선택한 것은 몰라도, 대부분의 대학이 수험생의 선택에 맡기는 과학탐구 과목 선택에 관해서는 구조적인 문제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16 수능 이후로 과학탐구 영역에서 입시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대학에 수월하게 진학할 수 있게 될 정도로, 탐구 영역의 입시 전략은 예전 2014 수능 이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열악해졌기 때문이다.
2014 수능부터 과목 선택 상한선은 2개로 줄어 표본 실력이 증가하고 늘 체감 난이도보다 높은 등급 컷을 보여주는 상황이고, 해를 거듭할 수록 이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 [5]
이렇기에 어쩔 수 없이 지구과학Ⅰ생명 과학Ⅰ을 동시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아졌고, 기어코 2018 수능에서는 지구과학Ⅰ은 응시자 수 꼴찌를 달리던 안습한 시절이 무색할 정도로 '''응시자 수 1위'''라는 상전벽해를 이루어내고 말았다. 나아가 지구과학Ⅱ(2018 수능 기준)도 과학탐구Ⅱ 과목 선택자 수 1위로, 만년 1인자였던 생명 과학Ⅱ(생물Ⅱ)를 추월했다. 2018학년도 기준으로 지구과학Ⅱ는 사실상 서울대학교 지망생들의 필수 옵션이 되었다고 봐도 무방한데, 이는 2015 수능 표본 조사 당시 응시생 수준이 8과목 중 '''무려 7위'''였다는 것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솔깃한 소리에 이듬해 그 상위권 인원이 그대로 싹 몰리는 바람에 표본 수준이 화학Ⅰ과 비등할 정도로 높아졌다. 대표적으로 알 수 있는 사례가 2018 수능 지구과학Ⅱ인데, 역대 최고난도였음에도 불구하고 1등급 커트라인이 '''47점'''이다.
정시 전형을 노리는 상위권 학생들은 과탐 선택 과목에 따라 '''표준점수'''가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상당히 크게 작용한다. 실제로 2019학년도 9월 모의평가 생명 과학Ⅰ의 경우 1등급과 만점 사이의 표준점수가 차이가 11점이나 나는 반면, 화학Ⅰ은 1등급과 만점의 표준점수 차이가 고작 6점밖에 나지 않는다. 그리하여 표준점수가 높게 형성될 확률이 높은 생명 과학Ⅰ, 지구과학Ⅰ에 몰릴 수 밖에 없다.
대학수업을 못 따라가는건 그때 가서 휴학을 하고 더 공부를 하든 진로를 바꿀지 고민을 하든 걱정할 일이고,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특정 과목을 보지 않겠다면 모를까, 당장 수능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을 선택해 고득점을 받고 입학하고 보는게 우선인게 현실이다.

3.2. 대학교에서의 패션이과



3.2.1. 이공 계열


물리, 화학을 제외한 선택과목 조합을 해서 진학한 공과대학이나 자연과학대학 학생일 경우, 대학 입학 전까지 내신에서라도 배웠던 물리Ⅰ, 물리Ⅱ, 화학Ⅰ, 화학Ⅱ를 철저히 복습하지 않으면 좋은 학점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 연출된다. 특히 물리학은 엄청 심한데, 그 저명한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한양대학교에서도 기초반을 편성할 정도로 물리학 실력이 낮은 학생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6] 화학은 특히 필기 시험에서 화학Ⅰ(이론 화학)이 유리함을 드러내는 편이고, 화학 실험/실기나 고학년 진학 시에서는 화학Ⅱ(실험 화학)가 두각을 드러내는 편이다. 반면에 이공계열이어도 자연과학대학의 수학과나 정보대학을 진학한 학생은 물리나 화학에대한 부담감이 없거나 적은 편이다.
자연계 고교수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경우에는 보통 대학 진학 이후 간단한 초월함수 미적분 연산이나 무리수 e[7] 같은 중요한 수학적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향을 보인다. 또한 이과의 상징이라는 벡터행렬[8] 역시 뜻만 알 뿐 왜 존재하게 됐고, 어떻게 활용되는가에 대해서는 선뜻 답을 하지 못 한다.[9] 이런 식으로 기초가 부실한 경우에는 대학입학전후로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수학과목의 학점을 지킬 수 있다.
어찌어찌 입시에서는 물리와 화학을 외면하고 전공선택을 조합해서 물리 화학의 난관을 피할 수는 있다. 대학 입학해보면 알겠지만 수시충이건 패션이과건 입시전형 가지고 비하 당해도 결국 어떻게든 졸업은 하기 마련이다. 또 개중에는 월등한 성취를 하고 졸업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애초에 학부 수준에서 초반 성취도 가지고 서로 비하하고 우월감 느끼는 것부터가 우스운 일이다.
다만 관련 분야 취업에서 다시 맞부딪혀서 결국 극복해야할 때도 많으므로 물리, 화학에 대한 투자는 권장된다. 대표적으로 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서는 모든 기술직 4과목에 '물리학개론' 또는 '화학개론'이 필수로 들어가있다. 생물학을 주로 보는 산림 분야나 임업 분야를 제외하면 모든 직렬 과목에 심도 있는 물리/화학은 필수다.
또 웬만한 화학회사, 식약업체, 공정설계 분야에 입사할 경우에는 업무에서도 관련 지식 용어들이 많이 오고간다. 그리고 눈대중으로 수치를 파악하고 어림하는 상황도 있기 때문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사칙연산뿐만 아니라 3/7과 같은 분숫값의 정확한 퍼센테이지가 어느 정도인지, 삼각비의 값, 간단한 이차함수의 최댓값이나 최솟값, 11~19단,[10] 고전역학 지식(속도, 운동량, 에너지, 변화율, 단위 변환 등), 화학 반응 속도론도 간혹 가다 현장에서 쓰인다.

3.2.2. 의약 계열


가끔 상위권 물포자들이 "나는 화학, 생명과학이 좋고 물리는 싫어!" 라면서 의학계열이나 약학계열로 진학하는 경우가 있다. 약대 입시에서는 일반대학 2년을 수료한 후 응시하는 PEET의 '물리 추론' 영역을 준비해야만 한다.[11] 커리큘럼상 공대에 비하면 한참 비중이 낮지만, 어쨌든 결국엔 다시 물리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의치대의 경우 예과에서 대부분 일반물리학을 배운다. 하지만 유급을 제외하면 예과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다 일부 학교의 예과의 경우 예과 때 놀 수 있는 것을 예과생만의 특권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많아[12] 물리학 기초지식이 부족해도 전혀 예과 수료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부 의과대학, 치과대학에서는 아예 물리학을 필수과목으로 두지 않는 것을 보면 의미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의치대 본과나 약대의 졸업필수과목과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물리학, 화학 과목은 유기화학, 생화학 정도 뿐인데 화학 1,2에서 점수를 가르는 문제들과는 접점이 거의 없어 수강을 안 해도 별로 손해를 안 본다.
한의대의 경우는 문과생들도 많이 들어오는데 이들은 흔히 말하는 패션 이과보다 더 수학, 과학이 부족한 경우도 많지만 잘만 다닌다.

4. 관련 문서


[1] 물론 폭넓은 학문적 교양을 쌓은 사람이라면 이과와 문과를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이러한 태도가 단견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2] 조금 다르긴 한데, 사이언스 키드는 과학 만세를 외치면서 겉멋으로 무신론, 과학주의 등을 외치고 인문학을 경멸하는 넷이과들을 말하는 말이다.[3] 2022 예비시행 책자에서 평가원이 대놓고 '기존의 수학 가형(이과), 수학 나형(문과)......' 라고 한 바가 있다. [4] 탐구 선택 과목이 4개였기 때문에 오히려 Ⅱ과목을 아예 선택하지 않는 학생들이 더 드물었다. 어차피 일부 대학을 빼면 탐구는 전 과목이 반영되는 것도 아니라서 일단 선택한 다음 공부해 보고 정 안되면 그때 포기하는 식으로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2010년대 후반에 와서는 이야기가 많이 달라졌지만 당시에는 생물 Ⅱ(현 생명 과학 Ⅱ)가 만만한 과목 이미지가 있었으며, 지구과학 Ⅱ는 아예 그냥 공기 취급이었다.[5]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화학Ⅰ·Ⅱ와 생명 과학Ⅱ이다. 학생들이 이들을 만만하게 보고 두 과목에 지원을 많이하자, 평가원이 수험생들을 변별하기 위해 난이도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다. 그덕에 화학Ⅰ은 중하위권이 소멸해버렸고, 지금도 난이도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다. 화학Ⅱ는 아예 '''과학탐구 영역 8개 과목 중 표본 수준이 가장 높은 과목'''이란 타이틀을 당당히 쟁취했다. [6] 자세한 건 물리Ⅱ 문서를 참조. 기초 과목에 쩔쩔매는 한 연세대학교 학생을 인터뷰한 결과 '''고등학교 때 물리Ⅱ를 배우고 대학에 들어왔으면 대학에서 전공과목을 수강하는 데 부담이 덜했을 것'''이라며 후회했다. [7] 이 마저도 극한이나 정적분으로 정의하지 못하고 그저 '2.7쯤 되는 수 아니야?'라는 근삿값을 말하며 얼버무린다.[8] 다만 행렬은 現 고교 교과과정에서 삭제.[9] 하지만 수학이나 물리학처럼 기초에서 나선형으로 전개되는 논리 학문일수록 선수 과정부터 제대로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당장 고등학교 과정만 봐도, 초월함수(지수, 로그, 삼각함수)는 결국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우는 함수의 기초 이론에 기반되어 있고 장기적으로 미분이나 적분에서도 성질을 이용한다. 미적분 역시 다항식, 유리식(부분분수 분해), 무리식의 식 조작과 변환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함수의 극한이나 연속성을 판별할 수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수 체계, 집합, 명제, 산술·기하 평균 부등식은 수학 분류상 가장 전제로 깔고 가는 계통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안된다. 공대 특성상 '수학'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쓰이기 때문에, 수학을 활용하는 방법이 수학 자체를 탐구하는 것보다 중요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고 실제로도 그렇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수학에서 쓰는 테크닉이 의외로 대학에서 수학 공부할 때에도 많이 활용된다. 그리고 그 테크닉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선 중고등학교때 제대로 된 방법으로 수학의 원리를 체득하고 이를 익히는 것이 필수다.[10] 사실 이건 외우면 즉각적으로 암산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다.[11] 다만 의치한의전과 일부 의치대학 학사편입에서 사용되는 MDEET의 자연과학추론2는 물리가 빠졌으며 면접이나 지필고사에서도 제외되는 경우도 많다. 다만 일반물리의 학점은 웬만하면 보기는 하나 반영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12] 결석도 잦고, 수업시간에는 게임을 하는 등 열심히 하면 A를 충분히 맞을 수 있는 과목에서도 일부러 C 이하의 노력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