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역사

 


1. 개요
2. 동양
2.2. 중국
2.2.1. 전근대
2.2.2. 근·현대
2.3. 일본
2.3.1. 전근대
2.3.2. 근·현대
3. 서양
3.1. 전근대
3.2. 근·현대


1. 개요


화폐의 기원은 분업으로 인한 상품의 교환에서부터 시작된다. 사람은 교환에 대한 욕구로 자신의 노동 생산물 중 잉여 부분을 타인의 노동 생산물 중 자신이 필요한 부분과 교환을 통해 욕구를 충족시킨다. 하지만 아무도 자신이 가진 잉여 생산물을 원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이 내가 필요한 충분한 상품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근로로 얻은 특정한 생산물 외에, 자신의 근로 생산물과 반드시 교환될 것이라 생각되는 어떤 상품의 일정량을 항상 소유하고 있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즉, 교환의 매개수단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화폐의 등장은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화폐는 물물교환에서 사용되는 물건들보다 휴대성이 좋다. 때문에 교환의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되었고 시장이 확장되었다. 그러면서 분업화와 전문화가 촉진되고 생산성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주의할 점은 상품 화폐(commodity money) → 금속 화폐(coinage) → 태환 화폐(hard money) → 태환을 보장하지 않는 신용 화폐[불태환 통화(不兌換通貨), fiat money]의 순서로 화폐의 역사를 설명하지만 이것이 꼭 일직선상으로 발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거대한 상품 화폐를 직접 옮기지 않고 소유권만 이전하는 일종의 신용 화폐로 운용한 경우도 있고, 상인 간의 대규모 거래에서 실물로 결제하지 않고 장부상 결제된 것으로 처리하는 신용 거래는 중세 초기부터 있었다. 한편 반대로 농촌공동체에서 화폐가 아닌 물물교환을 통하여 생필품을 얻거나 쌀이나 못 같은 실물을 거래의 척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20세기 초반까지 있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얼굴 아는 단골끼리 외상거래하는 것 역시 일종의 신용화폐거래로 볼 수도 있다.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범지구적인 화폐교환구조가 탄생하기 전까지는 저런 다양한 화폐들이 각 사회의 상황에 따라 공존했다.

2. 동양



2.1. 한국




2.2. 중국



2.2.1. 전근대


[image]
[image]
[image]
명도전/반량전/오수전
원시시대에는 기초적인 물물교환을 하다가 하~상나라 무렵 단단하고 귀중했던 별보배조개, 즉 패폐(貝幣)를 사용했다. 화폐를 의미하는 한자에 조개 패(貝)자가 들어간 것은 이에 연유한다. 이후 상나라 말기 패폐를 본딴 청동 화폐를 씀으로써 금속화폐의 새로운 역사를 열고, 춘추전국시대에는 농기구를 본딴 포폐(布幣), 칼을 본딴 도폐(刀幣, 예를 들어 명도전), 방직기구를 본딴 환폐(環幣), 얼굴을 본딴 의비전(蟻鼻錢) 등이 난립한다.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고 도량, 서체 등과 함께 화폐도 둥근 모양과 네모난 구멍[1]반량전으로 통일된다. 이때부터 동아시아의 전근대 화폐 대부분이 이 모양으로 자리잡는다. 한나라 들어서는 화폐발행권을 통제하는 한편, 오수전이 등장하며, 수나라 시절까지 약간의 기복 외에는 계속 통용된다.
당나라에서는 결국 오수전을 폐지하고 개원통보, 건원중보가 순서대로 발행되는 한편 송나라에서는 세계 최초의 지폐인 교자가 발행된다. 원나라에서도 지폐인 교초가 발행되나, 발행의 남발로 경제가 난장판이 되어 원나라 멸망의 주 원인이 된다. 한편 은괴도 널리 화폐로 쓰였다.
명나라, 청나라에서도 비슷한 모양의 주화(예를 들어 홍무통보, 건륭통보 등)가 계속 쓰이다가 청나라 말기 광서제 시절에 서양에서 도입된 기계식 주조법을 사용하는 은원이 발행되고 위안(元), 쟈오(角) 단위가 생기는 등 큰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이 무렵 은괴가 국제 화폐로 자리잡는다.[2]

2.2.2. 근·현대




2.3. 일본



2.3.1. 전근대


일본의 경우 최초의 화폐로 주조된 것은 700년경의 화동개칭(和同開珎, 와도우카이친)이다. 이후 헤이안시대 동안 12회에 걸쳐 화폐가 주조되었지만, 실제로는 수도 인근에서 간단하게 사용되거나 발해 등의 외국에 선물로서 준 예만이 있을 뿐 실제 통용은 미진했다. 이후 일본에서 본격적인 화폐로서 사용된 것은 중국의 화폐였다. 가마쿠라 막부 직전에 권력을 잡았던 무인 다이라노 기요모리는 송전(宋錢)을 수입하여 유통시킨 바 있었고, 이후 중국과 일본의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15세기까지 송전과 원전(元錢), 명전(明錢) 등이 활발히 유통되었다. 물론 이것은 일본 중앙 정부의 힘이 약했던 상황에 근거한 것이고 정부에서 일본만의 화폐를 찍어내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센고쿠 시대에 들어가면서 각지의 다이묘들이 대두되어 화폐 경제에 단절이 생기게 되고 중국에서도 명이 혼란기를 맞아 해금령을 내리는 등 명전 유입이 곤란해졌다. 이에 질 낮은 화폐가 많이 돌게 되자 처음에는 악전(惡錢)을 감정하는 직업이 생기기도 했지만, 후에 가면 일본 동부에서는 은이, 일본 서부에서는 금이 화폐로 활발히 유통되었다. 하지만 후에는 경제의 성장에 비해 금, 은 생산량에 한계가 있어 쌀이 화폐로 보다 득세하게 되는데, 이것이 후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고쿠다카(石高) 제도로 이어지게 된다.
[image]
오반
에도 막부 시대에는 금, 은, 동전, 지전 등이 화폐로 유통되었는데, 금속 화폐에는 지역마다 통용의 정도와 가치에 차이가 있어 이를 바꾸어주는 환전상 등이 성업하였던 한편, 각지에서 은광과 금광의 개발이 활발했다. 대표적인 화폐로는 오반(大判) 등이 있다. 그러나 후기에 들어가면 중국 무역에서 적자를 보는 등의 이유로 화폐 유통에서 정체 현상이 일어났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수입 대체용품을 마련하고 화폐 사용을 억제했던 교호 개혁, 혹은 광산의 개발과 수출품의 확보 등을 추진했던 다누마 개혁 등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다만, 에도 막부의 화폐 정책도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농업 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것이었음은 짚을 필요가 있다. 대외 교역의 성행과 조닌(町人) 계급의 성장 등으로 상업이 확실히 조선보다 성행하기는 했지만, 중앙 정부의 목적은 수출을 통해 경제를 지탱하기보다는 전반적인 농업 사회에 자급자족적 질서를 만족시키고 오히려 지나친 상업의 성행을 억제하는 덕정(德政, 도쿠세이)을 목적으로 했다.

2.3.2. 근·현대


메이지 유신 이후에는 돈을 서구 열강과 같이 지폐로 바꾸었고, 이것이 근현대 화폐사로 이르게 된다.

3. 서양



3.1. 전근대


[image]
[image]
리디아 금화
드라크마
[image]
[image]
데나리우스
로마 제국에서 통용된 금화
일찍이 함무라비 법전에서 미나, 성경에서 세켈이라는 화폐 단위가 언급된 것으로 보아 화폐의 사용은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존하는 서양 최초의 주화는 현재의 터키 인근의 리디아 왕국에서 사용되던 금화리디아 금화로, 금과 은이 풍부하게 산출되던 것에서 연유한 엘렉트론 화폐이다. 이후 지중해 해안의 국가들에서 은제 주화가 사용되었으며 대표적으로 고대 그리스드라크마가 대표적이다. 로마 제국에서는 은화인 데나리우스나 금화인 아우레우스 등이 쓰였고, 이후 콘스탄티누스 1세의 개혁으로 솔리두스 금화로 대체된다.
[image]
두카트 금화
프랑크 왕국이나 동로마 제국에서도 로마의 화폐를 계승한 주화가 계속 사용되다가 이후 자본주의와 부르주아지 계급의 형성으로 화폐 거래가 더욱 발달한다. 르네상스 시기의 대표적인 주화는 베네치아 공화국두카트 금화가 꼽힌다. 한편 대항해시대가 열리면서 아메리카 대륙에서 대량의 은이 산출·통용되며 은이 국제통화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한편 어음 형태의 지폐도 이 시기 등장한다.

3.2. 근·현대


[image]
금태환 시절의 미국 달러
은행이 금이나 은을 맡아주고 어음을 발행하던 것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이나 은을 보유하고 국가에선 그 기준에 맞춰 발행하는 금본위제도(금태환) 및 은본위제도로 계승된다. 한편 기축통화영국 파운드에서 미국 달러로 대체되면서도 금본위제도를 계승한 브레튼 우즈 체제로 계속 이어진다. 그러나 결국 이후 미국 정부에서 금태환 정지를 선언하는 이른바 닉슨쇼크로 인해 금본위제도는 막을 내렸다.


[1]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 사상에서 유래했단 설이 유력하다.[2] 이 시절 영국이 대청(對淸) 무역적자를 봐서 중국으로 엄청난 양의 은괴가 흘러들어가고, 이는 아편전쟁의 불씨가 된다.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