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펌프
1. 개요
특정 장소의 열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데 사용하는 기계. 열은 열평형에 도달할 때까지 자연적으로 고온에서 저온으로 흐르는데, 히트펌프는 이를 거슬러 저온에서 고온으로 열을 퍼올리는 장치다.
2. 응용 분야
사용목적(냉방, 난방)의 반대편인 열을 버리거나 가져올 열원을 공기로 하느냐(우리가 흔히 접하는 냉장고-정수기의 뒤통수, 에어콘의 실외기), 땅으로 하느냐, 하천으로 하느냐를 두고 '공기열 히트펌프', '지열 히트펌프', '수열 히트펌프'라고 부를 수 있다. 지열 히트펌프는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투자가 급감했고, 수열 히트펌프는 같은 해 2017년 롯데월드타워의 완공으로 투자가 늘었다.
히트펌프는 냉난방 모두 이용할 수 있으므로 필요하다면 (예컨대 에어컨으로 여름엔 냉방, 겨울엔 난방하기) 응축기(발열)-증발기(흡열)의 역할을 바꾸고자 '냉매를 거꾸로 돌리면'(reversible) 된다. 다만 팽창밸브-열교환기는 출입구가 따로 없지만, 압축기는 출입구가 분명 구분되므로 거꾸로 돌릴 수 없다. 이를 위해서 4-way 밸브를 이용해 냉매의 흐름을 바꾸면서 압축기에서의 흐름 방향은 같게 만든다.
전기 또는 가스로 열을 만들면 100의 1차 에너지로 100 미만의 열을 만들지만, 히트펌프를 사용하면 100 이상의 열을 만들 수 있다.[1] 따라서 농축수산업-제조업 등에서 온수를 만드는[2] 방식으로 전기열선과 보일러 대신 히트펌프로의 교체작업이 이뤄지고 있다.[3]
한국은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단지나 신도시는 국가 에너지 차원에서 지역 냉난방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인구감소 등으로 빈집도 늘어날텐데 집마다 개별난방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반론도 있다. 2018년 고양 백석동 온수배관 파열 사고로 더욱 이런 반론이 거세졌다.
한편으로 간헐적이고 불규칙적인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으로 인해, 2020년대 ESS가 필수요소로 주목받고 있는데, 전기화학적 방식으로는 지역-국가 단위의 대규모 저장은 어려워[4] , 유력한 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히트펌프 사이클로 전기를 고온-저온 형태로 저장하고, 이 온도차를 이용해 다시 발전하는 방식.
3. 원리
대학교 기계공학과의 열역학에서 배울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히트펌프의 시스템으로는 증기압축 사이클 시스템이 있다. 증기압축 사이클 시스템은 냉매를 압축기 → 열교환기1(응축기) → 팽창밸브 → 열교환기2(증발기) → 압축기 순서로 통과시키는 것이다. 냉매가 거치는 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 기체상태의 냉매가 압축기에서 압축되면서 압력-온도가 증가한다.
- 기체상태의 냉매가 응축기에서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2차유체[5] 로 열을 방출하여, 액체가 된다.[6]
- 액체상태의 냉매가 팽창밸브에서 감압되면서 압력-온도가 감소하고, 기체와 액체가 공존하는 상태가 된다.[7]
- 저온 상태가 된 냉매는 증발기에서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은 2차유체[8] 로부터 열을 흡수하여, 기체가 된다.
- 증발기를 나온 냉매는 다시 압축기로 들어가 위의 사이클을 반복한다.
기타 방식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최신 연구되고 있다.
- 자기(Magnetic), 열-음향(Thermo-acoustic) 방식: 전자레인지의 역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열전소자(Thermo-electric) 방식: 펠티에 효과 문서 참고.
4. 성능
냉장고-에어컨의 성능에 냉방능력-난방능력이 소비전력보다 큰 것을 볼 수 있다. 간혹 이를 보고 히트펌프의 효율이 100%를 넘는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열역학 제 1법칙을 생각해봐도 알 수 있듯이 효율은 절대 100%를 넘길 수 없고, 열기관에서 이론상 최대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는 카르노 기관을 생각해봐도 100%이상의 효율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냉장고나 에어컨이 냉방을 수행할 때에는 외부에 뱉어내는 열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이며, 사실 냉방은 에너지를 빼앗는 행위인데, 이것을 효율계산에서 분자에 올린다는 것 부터가 넌센스이다.
히트펌프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열효율 공식을 사용하지 않고 성능계수(COP, Coefficient of Performance)를 이용한다. COP는 투입한 에너지 대비 얻은 효용으로, 냉방이 목적인 경우에는 냉방부하/투입전력, 난방이 목적인 경우에는 난방부하/투입전력 으로 계산한다.
순간의 COP보단 계절 내지 일정 기간 전체의 평균이 더 중요하므로, 계절난방성능지표 (SCOP, Seasonal coefficient of performance), 기간에너지소비효율 (SPF, Seasonal performance factor) 계절에너지효율등급 (SEER, Seasonal Energy Efficiency Ratio) 등의 지표가 상업적으로 더 쓰이기도 한다.
여담으로, 여름철 냉방이 시원찮다면 실외기에 물을 뿌리거나 통풍을 막지 않는 한에서 그늘을 만들어주는 것이 성능을 높일 팁이 될 수 있다. 히트펌프는 응축기-증발기의 온도 차가 클수록 효율이 떨어진다. 여름철 외부 온도가 뜨거워지면, 열을 방출하기 위해 실외기는 그보다 더 고온이 되어야 하고, 히트펌프의 온도 차가 커지면서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 2017년 기사 훌륭한 위키러라면 실외기의 통풍을 막는 그늘을 만들거나, 실외기 팬 앞에 풍력발전을 달아 열 배출을 방해하는 아하 에너지 같은 짓은 하지 않도록 하자.
5. 유관 기관
'''기업'''으로 가정용은 한국-중국이, 상업용은 미국-일본이 앞서 있다.
- 한국: LG전자, 삼성전자가 있다. 그 외 위니아전자 등이 있다.
- 미국: 캐리어, 트레인(Trane)이 있다. 그 외 Goodman, Lennox, Nordyne, Rheem, York 등이 있다.
- 중국: 그리전기, 메이디, 하이얼이 있다. 그 외 TCL, 샤오미, Chigo, Galanz, Aux 등이 있다.
- 일본: 다이킨(Daikin)이 있다. 그 외 후지쯔, 미쯔비시, 히타치, 산요전기, 파나소닉, 샤프, 토시바 등이 있다.
- 자동차용 에어컨: 해당 문서 참고. 한국 한온시스템, 일본 도요타 산하의 덴소 등.
- 가스 히트펌프[9] : 일본의 혼다, 얀마 등이 있다. 한국의 보일러사들도 관심을 갖고 추격중이다. (귀뚜라미, 경동나비엔, 삼천리)
- 산업용 히트펌프: 2010년대부터 논의가 커지고 있다. 일본 고베제강, 프랑스 EDF 등이 있다.
에어컨 시장의 점유율이 각국의 영향력을 만든다. 한국은 4대 히트펌프 시장 겸 전시회를 가졌다고 어필한다.
'''기구 및 학회'''
- 국제에너지기구(IEA): 히트펌프프로그램(HPP, 표준을 만듬), 히트펌프기술(HPT, 국제연구 거버넌스)
- 국제냉동기구(IIR): 국내 한국위원회가 한국냉동공학학술대회(KCR)을 HARFKO 전시장 내에 개최하고, 국제적으로 IIR의 이름을 딴 여러 학회가 열린다.[10][11] 그리고 IIR 본부가 여는 국제냉동공학학술대회(ICR)는 히트펌프 분야에선 가장 큰 학회다.
- 대한설비공학회(SAREK): 국가 단위의 학회로, 타국에는 미국 냉난방공조학회(ASHRAE), 일본 공기조화위생공학회(SHASE)와 냉동공조학회(JSRAE), 스칸디나비아 공조학회연맹(SCANVAC), 독일 건물설비학회(VDI-TGA), 중국 제냉학회(CAR), 유럽연합 난방환기및공기조화협회(REHVA) 등이 있다. 대한설비공학회 기준 여름철/겨울철 2회 국내 학회를 개최한다.
- 그 외 히트펌프 유관 학회들: 국내의 대한기계학회(KSME), 한국자동차공학회(KSAE), 신재생에너지학회(KSNRE), 해외의 미국기계학회(ASME), 미국자동차공학회(SAE) 등이 있다. 3년마다 아시아 국가들이 모이는 아시아냉동공조학회(ACRA)도 규모가 크다. 미국 퍼듀 대학교가 히트펌프 분야에 앞서 있기에 단독으로 히트펌프 국제학회를 열기도 한다. 한+중+일의 서울대-칭화대-교토대가 매년 서로의 대학에서 번갈아 열공학 학회를 열기도 한다. 최근엔 한+미+일이 모여 '퍼시픽 림 열공학 학회'란 걸 만들어 보려 하기도 한다.
- 미국 ASHRAE의 Guideline, 대한설비공학회 설비편람 등이 '표준'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므로 눈여겨봐야 한다.
- 국내 한국설비기술협회(KARSE),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KRAIA), 한국냉동공조안전관리원(KRASI) 등 인증기관이 있다.
- 한국산업인력공단 산하의 자격증으로는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 기사), 건축설비(산업기사, 기사)가 있다. 유관 자격증으로는 건설기계설비(일반기계기사와 99% 같음)가 있다. 에너지관리(구 보일러관리),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태양광), 건축전기설비, 산업기계설비는 관련이 없다.
- 학회가 운영하는 학회지: 국제냉동기구의 'IIR Newsletter', 미국냉난방공조학회의 'ASHRAE Journal', 대한설비공학회의 '설비저널', 대한기계학회의 '기계저널', 한국자동차공학회의 '오토저널' 등이 있다. 이들은 이름이 '저널'이라도 SCI논문을 싣는 그런 저널이 아니고 일반 잡지와 같은 것들이니 주의. SCI와 저널 문서 참고.
- 월간 잡지 (가나다순): 냉동공조저널, 칸(Kharn) , 콜드체인뉴스, 히트펌프공조 등이 있음.
6. 기타
[1] 히트펌프를 돌릴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의 효율에 의해, 100의 1차에너지가 40으로 낮아지지 않느냐?라는 반론이 있으나, 히트펌프의 성능계수COP가 3 이상이면 다시 그 전기로 100 이상의 열을 만들 수 있다. 후술할 COP 문단 참고.[2] 무려 이러한 산업분야 에너지 사용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흔히 에너지 하면 '전기'만 생각하는데,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50%가 열(25%가 이와 같은 산업용, 25%가 건물용), 30%가 교통, 전기는 20%다.[3] 여담으로, 중국은 아직 가스보일러를 쓰는 단계도 오지 않았다. 야생의 석탄을 캐다 (한국처럼 예쁜(?) 연탄 모양으로 만들지도 않고) 겨울철에 때서, 겨울철마다 미세먼지로 주변국에 민폐를 끼친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가 가스보일러를 쓰면 세계의 LNG가 고갈될 것이므로, 바로 히트펌프 단계로 가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4]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약 15%가 넘어가면 과잉생산 전기를 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예컨대 제주도에서 2020년 생산된 신재생에너지 90% 가까이가 버려졌다. # 하지만 이 전력을 배터리로 저장하기엔 세계적으로 배터리가 너무 많이 필요하다. 전세계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를 생산하기도 벅차다.[5] 난방용이라면 공기, 온수용이라면 물[6] 이상적인 히트펌프의 경우 응축기의 입구부터 출구까지 상전이만을 거치므로 온도가 변화하지 않고 입구에서의 고온을 유지할 수 있다.[7] 이상적인 히트펌프라면 팽창밸브에서 냉매의 엔탈피가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하므로, 팽창밸브 출구에서 냉매의 엔탈피는 팽창밸브 입구에서의 엔탈피와 동일한 값이 되며, 감압된 상태에서 동일한 엔탈피를 가지기 위해서는 냉매의 건도(기체상태인 냉매량과 전체 냉매량의 비)가 증가하게 된다.[8] 역시 냉방용이라면 공기, 냉수용이라면 물[9] 가정용열병합 겸 차량용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교두보라서 보일러사들이 관심[10] 미국기계학회ASME도 부문별 학술대회가 다 시간 장소가 다르고, 대한기계학회도 부문별 학술대회가 여럿 있다.[11] 예컨대 냉매의 친환경화로 이산화탄소-물을 이용하는 히트펌프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IIR - Gustav Lorentzen Conference에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