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우리은행 LoL Champions Korea Spring/5주차
1. 개요
2020 우리은행 LoL Champions Korea Spring 5주차, 3월 4일부터 3월 6일까지의 경기를 기록한 문서이다.
5주차에는 10.4 패치가 적용되었다.
우선 탑과 정글은 탱커들의 입지가 늘어날 듯하다. 지난 10.3 패치 적용 이후 세주아니, 트런들 등 잿불거인을 가는 성장형 탱커 정글러들이 스멀스멀 모습을 드러내고, 10.4 패치가 적용되면서 이에 더하여 탑이든 정글이든 태양불꽃망토-잿불거인 아이템을 올리는 탱커들의 가치가 높아졌다. 이번 패치로 탑과 정글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될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OP 5대장의 변화를 보면 아펠리오스는 이번 패치에서도 너프를 받으며 이미 솔랭에서는 승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과연 대회에서도 기존의 아없미왕 구도가 이어질지도 주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라카는 탑 소라카 저격 패치로 크게 타격을 입어 탑으로 쓰기 거의 불가능해졌다. 최근에는 그 대체재로서 탑 소나, 탑 잔나, 탑 룰루까지 솔로 랭크에서는 연구되고 있는데 프로 팀들이 어떻게 해석할지도 갈릴 듯하다.
오른은 10.4 패치에서도 너프를 피했고, 태양불꽃망토를 강화한다는 점과 소라카 너프에 힘입어 더욱 말도 안 되는 OP가 되어 레드 진영의 필밴 카드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탱커 전반의 버프도 있는지라 오른을 뚫어내겠다고 뽑는 소위 '칼챔'들이 더 위축되어서 카운터치겠다는 생각 자체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
세트도 스펙에 조금씩 너프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좋은 편이다. 기민한 발놀림을 선택하여 역으로 탑 소라카를 압박하겠다는 전략도 탑 소라카 너프로 이제 필요없고 웬만해서는 정복자, 가끔 상황에 따라 여진을 들면 된다. 게다가 웬만한 탱커 챔피언들 상대로 세트가 불편할 일도 없으며, 본인이 탱커 빌드를 선택하는 상황에선 태양불꽃망토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다만 강펀치의 대미지 너프도 그렇고 쿨타임이 증가하여 초반에는 스킬을 두번 돌리지 못하고 폭사하는 장면이 이전보다 자주 나오고 있어서 오른 급으로 압도적 OP는 아니다.
세나 역시 장점을 유지한다. CS를 먹지 않고도 능력치를 성장시킨다는 강점은 다른 챔피언이 대체하기 어렵다. 게다가 최근에는 탐 켄치와 굳이 조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세나만 뽑아두어도 상대방을 밴픽에서부터 골치 아프게 만들어줄 수 있다. 다만 지난주에 DRX의 포킹 바루스/유미 듀오에게 파훼당한 적이 있기는 한데 다른 팀들이 이 픽과 전략을 차용할지, 세나를 쓰는 팀이 그에 또 대응하는 방법이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경계→심각으로 격상되어 1라운드를 끝으로 LCK는 잠정적인 휴식에 들어간다. 발표 재개일자는 미정이다.
김민아 아나운서의 복귀로 분석 데스크는 3인 체제로 돌아왔으나, POG 인터뷰는 역시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이 외에 바이에 치명적인 버그가 있어 글로벌 밴이 되었다.
2. 41경기 DWG 0 : 2 DRX
어떻게든 5할 승률을 지키며 서부 리그의 수문장 역할을 하던 담원의 1라운드 마지막 고비가 되겠다. 그 사이 전패팀도, 전승팀도 사라지며 격차가 좁혀지긴 했으나 아래쪽 팀들의 분전이 더 눈부셔지면서 턱 밑까지 추격해온 팀들이 존재하는 담원 입장에서는 썩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담원 입장에서는 1세트라도 따는 순간 5위 수성은 확정되지만 0:2로 패배한다면 APK를 상대하는 한화와 그리핀을 상대하는 kt 중 2:0으로 승리하는 팀에게 공동 5등을 허용하고, 둘 다 스윕승에 성공한다면 1라운드 중간 순위에서 세 팀이 동률이 되는 대환장 파티가 벌어질 수도 있다. 양 팀의 기세를 비교해보자면 순위도 DRX가 앞서거니와 케스파 컵에서 DRX가 담원을 상대로 2대0으로 완파한 기록도 있는 만큼 DRX 쪽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담원 입장에선 아무래도 상체, 특히 폼이 오락가락 하는 도란을 명실상부한 에이스인 너구리로 공략하고자 할 것인데, 양 팀 모두 탑 - 미드 라인 스왑을 여러 차례 써먹었던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굳이 라인 스왑이 아니더라도 쵸비는 현재 가장 라인전이 강한 미드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너구리뿐 아니라 쇼메이커 역시 분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한편, 바텀의 경우 최근 폼이 저조하다 못해 처참한 수준인 뉴클리어가 데프트를 상대로 얼마나 잘해줄지도 관건이다. 데프트가 뜬금없이 잘리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며 최근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나오곤 있지만 그래도 뉴클리어의 폼에 비할 바는 아니고, 또 그 파트너로 올해 최고의 신인으로 평가되는 케리아가 버티고 있는 만큼 뉴클리어/베릴 or 호잇이 이들을 상대로 잘 버텨줘야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세나의 짝으로 탐 켄치, 볼리베어 등 탱커 서폿이 새로운 바텀 듀오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DRX가 그리핀전에서 세나/탐 켄치 듀오를 박살내는 유미 + 포킹 바루스를 성공적으로 활용하면서 바텀의 밴픽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 심지어 뉴클리어가 세나를 준비했는지도 확인이 되지 않았다.
2.1. 1세트
담원이 다시 한 번 뉴클리어의 증명을 위해 아펠리오스를 선픽으로 가져갔고, DRX는 그 대가로 오른과 미스 포츈을 챙겨갔다. 전반적으로 라인전에 힘을 준 담원과 초반 주도권은 밀리지만 한타에서의 파괴력이 강한 DRX의 구도가 만들어졌다.
담원이 너프된 아펠리오스를 가져가고 상향된 오른을 내주는 고집을 부린 대가를 뼈아프게 치렀다고 요약 가능한 경기였다. 속칭 R만 누르면 이기는 조합을 완성한 DRX와는 달리 담원의 조합은 해설진들이 흔히 말하는 '''난이도 높은 조합'''의 전형이었다.[1] 담원이 공격성은 뛰어나지만 개개인의 기량에 불안정성이 존재하는 만큼 결국 예상을 빗겨나가지 않는 결말을 맞이했다. 다시 아펠리오스를 잡은 뉴클리어가 분명 직전보다 숙련도가 올라간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딱 거기까지였고, 너구리의 아트록스는 결국 도란의 오른을 뚫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박살났다.
물론 담원의 조합의 의미는 분명했고 극초반까지는 그게 먹히는 듯했다. 하지만 일방적 이득을 봐야 이길 만한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한 한타에서 DRX와 동수 교환, 이후 DRX의 일방적인 이득으로 인해 담원의 상체 조합이 썩어버렸다. 반대로 DRX는 시간을 주면 줄수록 강해지고 난이도가 훨씬 쉬운 조합이었는데 크게 터지지 않으며 조금씩 유리한 경기를 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가 나온 셈.
DRX는 담원의 욕심에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손쉽게 이길 수 있는 조합을 완성한 밴픽이 주효했으며 도란이 너구리를 잘 압박해주며 캐리 롤을 맡는 모습을 보인 점이 긍정적인 부분. 물론 오른이란 챔피언 자체가 현재 탑클래스의 위상을 자랑하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나 도란 개인이 너구리에게 라인전이 밀리지 않고 오히려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합류가 필요한 타이밍에 잘 합류해주었고 숙련도가 모자란 모습을 보인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간과하긴 어렵다.
2.2. 2세트
DRX는 르블랑 / 아지르 / 세나를 자르며 노골적으로 담원에게 오른 밴을 강요했고, 담원은 아펠리오스와 세트에 이어 3번째 밴으로 오른을 택했다. DRX가 올라프를 가져가자 담원에서는 이즈리얼 - 유미를 챙겨갔고, 이에 DRX는 기다렸다는 듯이 칼리스타와 볼리베어를 챙겨갔다. 이에 담원은 3픽으로 조이를 가져가며 포킹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DRX는 2페이즈에서 트런들과 레넥톤을 잘라냈고 담원은 혹시나 쵸비에게 쥐어질지 모르는 럼블 / 노틸러스를 쳐냈다. 이어 담원은 4픽으로 세주아니를 챙겨갔으며 쵸비는 고심 끝에 오리아나를 챙겨갔다. 도란이 무난한 아트록스를 쥐자 너구리는 카밀을 가져간다.
게임 초반, 담원의 블루 버프 존으로 들어간 표식의 올라프가 허무하게 물리며 담원이 퍼스트 블러드를 챙겨간다. 그러나 적 정글에서 두꺼비까지 먹고 죽은 올라프는 부활과 동시에 자기 정글을 무난히 돌며 성장했고, 이후 미드 라인 아랫쪽에서 캐니언의 세주아니와 들이받던 중에 캐니언을 지원하기 위해 합류한 쇼메이커의 조이가 던진 Q를 조이에게 도끼를 던짐과 동시에 앞점멸로 피해내며 킬을 따내고 이어 캐니언의 세주아니를 추격해 2킬을 올려 결자해지에 성공한다.[2]
담원도 지지 않겠다는 듯이 상체 3인방이 미드 라인에 다이브를 감행하지만 DRX에서도 케리아의 볼리베어와 표식의 올라프가 신속하게 합류하여 되려 2 : 1 교환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피해를 어느 정도 상쇄한 DRX는 바로 탑으로 시선을 돌려 다이브로 카밀을 따낸 뒤 전령까지 풀어 포블을 올리며 격차를 크게 벌린다.
뒤이어 바텀 라인에서 DRX의 봇 듀오가 뉴클리어를 킬낸 가운데 담원의 탑 - 정글이 도란의 아트록스를 잡아내지만 직후 바텀에서 다시 터진 대규모 교전에서 폭주하는 올라프를 앞세운 DRX가 담원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득을 챙긴다. 하지만 담원 역시 데프트를 끊어내는 데 성공하며 경기는 그야말로 난타전 양상을 띤다.
연이은 교전의 결과로 조이와 이즈리얼의 성장이 망가져 카밀밖에 믿을 게 없어진 담원은 아트록스를 집중적으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DRX는 표식과 케리아를 앞세워 오브젝트를 쓸어담으면서 담원에겐 아트록스 쪽을 후벼팔 때마다 손해가 생기는 그림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결국 미드 라인 아랫쪽에서 발발한 한타에서 DRX가 일방적으로 담원을 두들기며 4 - 0의 대승을 거두고 바론 버프와 화염의 영혼을 모두 쓸어가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격차가 크게 벌어진 와중에도 담원은 올라프에 이어 DRX의 봇 듀오를 연이어 끊어내며 킬 포인트를 추가한다. DRX는 쵸비의 오리아나가 너구리의 카밀을 두들겨 집으로 돌려보낸 것을 신호로 바론 버스트를 시도, 담원도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달려들지만 바론 버프는 버프대로 내주고 이어서 벌어진 한타에서도 4 - 1의 교환비를 거두는 대패를 당한다. 그리고 교전에서 승리한 DRX는 바로 장로 드래곤으로 내달려 장로 드래곤 버프까지 둘둘 두르고 담원을 압박해 들어간다.
탑과 미드에 걸쳐 담원의 진영으로 압박해 들어간 DRX의 본대는 장로 드래곤의 처형 버프를 등에 업고 일방적으로 담원을 몰아붙였다. 이후 우물에 틀어박혀 초시계까지 산 유미도 잡고 넥서스를 파괴하며 경기에 종지부를 찍는다.
2.3. 총평
DRX가 1세트에서는 밴픽의 우위를 앞세워, 2세트에서는 파괴력의 우위를 보여주며 담원을 2 : 0으로 격파,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깔끔하게 잡고 1라운드 최소 3위를 확보했다. 반면 직전 경기에서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일말의 희망을 봤던 담원은 안 좋은 모습만이 잇달아 터져나오면서 침몰하여 추후 KT나 한화생명에게 공동 5위를 허락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내몰렸다.
DRX는 이겨야 했던 적인 담원을 무리 없이 쓰러뜨렸다. 밴픽도 비교적 깔끔하고 훌륭했으며 선수들의 인게임 경기력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우려되었던 도란도 1세트에선 오른을 잡고 안정감을 넘어 경기를 캐리하며 만장일치 POG에 선정되었으며, 2세트에선 다소 말리긴 했어도 꾸역꾸역 딜을 욱여넣는 등의 활약을 했다는 점이 고무적인 측면. 단, 2세트의 경우 쵸비를 제외한 다른 팀원들의 무리한 포지셔닝과 안일무사 플레이가 엿보였는데 이러한 플레이가 역전의 기반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후 반드시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특히 도란은 라인전 한타 모두 무난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전 그리핀전에서처럼 유리한 상황에서 자꾸 각을 내줘서 협공에 잘리는 장면을 자주 보여줬다. 그리핀전과 마찬가지로 밀리는 팀에서 노릴 만한 곳이 혼자 스플릿 중인 탑 라인밖에 없긴 했지만, 게임을 불리하게 시작했을 때 이러한 장면이 나온다면 상대에게 게임을 굴릴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2라운드 돌입 전까지 휴식기 동안 이를 얼마나 보완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담원은 더 이상 작년의 파괴력 있는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작년 담원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 뉴클리어-베릴의 하체가 무너지지 않고 버티면 결국 상체의 힘으로 상대를 찍어누르는 본인들의 승리 공식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에 더해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 기대야 하는 난이도 높은 조합'''을 고집하는 제파의 밴픽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3] 현재로선 담원의 주력인 상체는 불안정성이 심하다. 너구리는 POG 포인트 600점으로 캐리할 때는 확실히 캐리 머신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반대로 무너질 때는 한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캐니언 역시 지난 정규시즌 MVP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매 경기마다 패배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쇼메이커 또한 실망스러운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중.[4] 바텀 듀오 또한 계속해서 기량 부족이 드러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라인전을 거의 이기지 못하고 그렇다고 한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한다. 특히 뉴클리어는 그동안 아쉬웠던 아펠리오스의 숙련도는 분명 이전보다 나아지긴 했어도 전체적인 기량 자체가 아직은 아쉬운 편으로 이런 상황에서 꾸준히 난이도가 있는 밴픽을 밀어붙이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많은 편. 2라운드에서 반전을 노리기 위해서는 캐니언과 쇼메이커의 폼 회복을 바탕으로 다음 경기부터 합류할 수 있는 고스트가 원동력이 되어야 할 것이다.
3. 42경기 HLE 0 : 2 APK
저번 주차 경기부터 계속해서 연패를 적립해오고 있는 두 팀 간의 대결. 동부의 왕 자리라도 다시 탈환하기 위해 1승이 간절한 한화생명이나 최상위권 강팀과의 대전으로 많은 연패를 적립해[5] 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 하는 APK나 두 팀 모두 이번 경기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두 팀의 패턴은 언뜻 보면 비슷하다. 소위 "체급"이 낮다는 고질적인 약점이 있고, 그리고 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변칙적인 밴픽을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어 자멸하는 경우도 많다.
탑부터 보면, 익수 VS 큐베는 누가 승자일지 예측이 어렵다. 큐베도 세트를 잡았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활약상에 차이가 크고, 익수도 팀의 에이스지만 결국 팀의 부진에 휩쓸려서 조금씩 무너지는 중이다. 정글은 하루가 플로리스보다는 우위라고 점쳐진다.
미드는 템트가 케이니보다 보통 우위라고 말해야 하나, 템트가 라인전 강점을 많이 잃었고 최근 스킬 활용에 실수가 많은 반면 케이니는 되든 안 되든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가려는 픽과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
바텀은 한화의 비스타가 아직 원딜이라는 포지션을 완벽히 소화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소화해주고 있고 여차 싶으면 라바도 괜찮은 활약상을 보였으니 아직 기용 가치가 있고, APK 입장에서는 익수를 제외한 팀원들 중 유일하게 사람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원딜이다. 그러나 서폿으로 가면 이야기가 많이 달라지는데, 자신이 제일 자주 쓰는 노틸을 들고서도 저점과 고점의 차이가 큰 시크릿에 비해 뛰어난 기량을 보여왔던 리헨즈가 한화의 서폿이기에 차이가 심할 것으로 보인다.
APK가 바텀 듀오를 누구로 결정할지에 따라 밴픽 구도에 영향이 있을 듯하다. 시크릿은 상대에게 OP를 쥐어주든 카운터를 맞든 노틸러스만을 노골적으로 선호하는 원툴이고, 그마저도 스킬 적중률과 판단에 기복이 심하다. 다만 미아도 파이크/바드 정도만 활용하였고 파이크는 라인전이 약한 데다가 바드도 라인전에서 아주 강하다고는 할 수 없어서, 나온다면 트리거와 함께 변칙적인 듀오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브리드는 챌체원이라는 이름답게 캐리 롤을 되든 말든 수행하겠다는 의도일 것이고, 트리거가 나온다면 모르가나 등 비원딜 바텀을 생각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물론 트리거가 원딜 챔피언도 쓰지만 그러면 하이브리드의 하위호환.
그리고, 앞선 경기에서 담원이 0:2로 패하면서 한화 역시 다시 5위로 올라갈 기회를 잡았다. 승자승에서 열세기는 하지만 1라운드 성적에는 승자승이 반영되지 않으므로 공동 5위로 마치기에 좋은 기회인 셈이다.
3.1. 1세트
APK가 실로 오랜만에 커버를 선발로 출전시켰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커버가 승강전 당시에 보여준 처참한 폼을 잊은 거냐며 경기 전부터 우려가 팽배한 상태. 게다가 커버의 픽은 승강전 당시 상상 이상의 궁 적중률을 보여준 아지르.
그러나 인게임에 들어가니 플로리스가 초반 정글 싸움에서 하루를 상대로 비교 우위를 점한 것을 시작으로 커버의 아지르와 하이브리드의 이즈리얼이 꾸역꾸역 성장한 데 힘입어 APK가 어마무시한 화끈함을 선보이며 한화생명을 미친 듯이 몰아친다.
그리고 결국 화염의 영혼을 획득한 APK의 본대가 바텀을 통해 한화생명의 본진에 입성, 아지르의 화끈한 죽창질과 함께 넥서스를 장악하고 경기를 끝맺는다.
APK는 중간중간 있었던 자잘한 실수를 제하면 딱히 꼬집을 만한 건수가 없었을 정도로 완벽하게 APK스러운 승리를 차지했다. 간만에 출전한 커버는 승강전 당시의 끔찍했던 폼을 잊으라는 듯이 아지르로 화끈한 죽창질을 선보였고, 하이브리드는 비스타를 상대로 압도적 격차를 보여주며 판정승했다. 또한 사전 예상과는 다르게 플로리스가 하루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준 점도 대단히 고무적인 측면.
더불어 초반에 눈에 띄는 것으로 익수가 지난번 경기에서 패배했던 탑 빙결 질리언을 다시 들고 왔는데, 주문도둑검을 들고 단식트리를 타나 했더니 CS를 먹는 모습이 보여 다들 의아했으나, 주문도둑검 페널티 상한선까지 CS를 먹고 주문도둑검과 비스킷을 모두 팔아 '''4분대 만에 양피지를 올리는''' 미쳐버린 초반 골드 수급을 보여주었다.
한화생명은 너무 무난하게 무너졌다. 이현우 해설이 경기 후 코멘트한 것처럼 현재 한화생명의 승리 플랜은 탑과 정글 쪽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여 상대를 무너뜨리는 것 하나뿐인데 질리언을 잡은 익수는 맞승부를 피하며 성장에만 집중한지라 큐베가 어찌 할 도리가 없었고, 하루는 초반부터 거칠게 비집고 들어온 플로리스에 말려버리면서 힘을 잃었다. 이 둘이 무너지니 한화생명의 입장에서는 딱히 뭘 어떻게 할 여건이 마련되지가 않았던 것이 치명적 문제.
3.2. 2세트
APK가 시크릿을 미아로 교체했다.이재완: '''APK는 이기든 지든 매일 조금씩 경기력이 올라와요.'''
게임 초반은 의외로 이즈리얼 - 브라움이 미스 포츈을 몰아붙이는 구도가 나오는 등 APK가 좋았으나 리헨즈의 원맨쇼에 힘입어 이즈리얼이 10분만에 0/2/0을 찍으며 처참하게 망해버린다. 그러나 APK는 전령을 풀어 탑에서 포블을 낸 것에 더해 교전에서도 이득을 보는 데 성공하며 바텀에서의 손해를 적지 않게 메꿔낸다.
그래도 한화생명이 어찌저찌 격차를 벌리며 도망치던 와중에 23분 경, 미드 라인전에서 해설진들조차도 당황시킨 광기에 가까운 개싸움이 벌어진다. 여기서 이즈리얼이 킬과 어시스트를 챙긴 데 힘입어 탄력을 받은 APK는 이어진 드래곤 존 앞에서의 대치 구도에서 대지의 드래곤 2스택을 적립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연이어 곳곳에서 한화생명의 라이너들을 잘라먹은 APK는 잘 큰 익수의 아트록스와 0/2/0에서 3/2/3까지 세탁한 하이브리드의 이즈리얼을 앞세워 한화를 몰아세우기 시작했고 대지의 드래곤 4스택을 적립하고 대지의 영혼을 획득하며 한화를 바짝 뒤쫓아오는 데 성공한다.
대지의 영혼을 획득한 APK는 거리낌 없이 한화를 두들기며 한화의 진영을 압박해 들어갔고 아찔할 뻔한 상황이 몇 차례 있었음에도 딜러진에 포진한 커버와 하이브리드가 어마어마한 배짱을 보여주며 한화생명의 주요 딜러들을 잘라내는 활약 등에 힘입어 점차 승기를 잡아나간다. 그리고 결국 종국에 벌어진 장로 드래곤 앞의 싸움에서 장로 드래곤 버프를 획득한 APK가 익수의 쿼드라킬과 함께 한화생명의 본진에 입성, 넥서스를 장악하고 경기를 매듭짓는다.
APK는 익수 - 플로리스가 건실하게 활약한 것에 더해 하이브리드가 챌체원다운 포스를 뿜어낸 점이 고무적인 부분. 하이브리드는 리헨즈에게 말려들어 10분만에 0/2/0을 찍으며 망하나 싶었지만 주요한 장면에서 악착같이 파고 들어 딜을 넣는 끈질긴 모습으로 막판에는 KDA 세탁과 팀의 승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쾌거를 올렸다. 커버는 스킬샷이 아쉬운 부분이 있었으나 과감한 배짱을 보여주며 폭발적 딜을 꽂아넣었고 미아 역시 하이브리드를 잘 시팅하며 활약했다.
사실 양 팀의 조합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 한화생명은 상대를 시종일관 몰아붙여 압도해야 되는 조합을 짰다. 상대가 조이-이즈리얼이라는 포킹 조합인데 이쪽은 이니시 수단이 엘리스의 점멸 고치나 쓰레쉬의 점멸 사형 선고 정도밖에 안 되는 조합이었기 때문이다. 초반에 겨우 조금 앞서가나 했지만, 게임이 비벼지고 이즈리얼이 성장을 완료한 이후로는 멀리서 계속 쏴 대는데 이니시는 못 걸어서 싸움을 이길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한화생명은 CC기와 탱킹이 부족한 조합의 한계를 보여준 밴픽도 아쉬웠으나 '''막말로 리헨즈 혼자 게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선수들의 존재감이 미미했다. 리헨즈는 10분만에 봇 듀오에게 3데스를 먹이며 킬 관여율 100%로 활약한 것에 더해 이후로도 맵 곳곳을 들쑤시며 헌신적으로 활약했다. 중후반에 있었던 대규모 한타에서 팀이 패배하자 미니언 웨이브를 늦추기 위해 상대 미드 라인에서 비비는 장면은 눈물 없이 못 볼 지경이란 코멘트도 나올 정도. 해설진도 경기 중반부터 수도 없이 언급했지만, 미스 포츈이 잘 큰 상황이었고 궁각 한번만 잘 만들면 한타 대승으로 스노우볼을 굴릴 여지가 충분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이니시가 너무 약한 조합이었고, 결국 그 '미스 포츈의 그림같은 궁각'은 경기 내내 한번도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한화는 패배하고 말았다.
3.3. 총평
누가 승리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고 예상하긴 했지만 그래도 한화가 체급은 더 높지 않느냐는 평가가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 경기 흐름은 '''그야말로 이변 그 자체였다.'''이현우: '''한화는 어떤 플레이를 하려는지 색이 희미해지고 있어요. 정석? 비정석? 어디에 비중을 둬야 하지? 전부 하향 평준화되고 있어요.'''
APK는 이로써 1라운드에만 2승을 거두며 진에어가 2019년에 거둔 총 승수를 뛰어넘었다. 비록 멤버가 대부분 바뀌었지만 지난 2020 스프링 승강전 1경기에서 한화를 2:1로 잡아낸 데 이어 이번에도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대 한화전 연승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한화생명은 시즌 초의 기세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6위는커녕 승강전 싸움을 걱정해야 될 정도로 추락했다.
APK는 그동안의 연패가 강팀과의 대진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패배였다고 말하는 듯이 시종일관 한화를 밀어붙여 2:0 셧아웃하며 압승을 거뒀다. 특히 이번 한화전에서 폐관수련을 마치고 LCK 데뷔전을 치른 커버가 승강전에서의 아쉬웠던 모습을 잊게 만드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준 것도 유효했다. 물론 한화의 상태가 영 안 좋았던 덕분에 딴 승리이기도 하므로, 2라운드에 들어서서는 동부권 하위팀 말고도 서부권 상위팀에게도 이런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더욱 발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패자인 한화생명은 변수도 없었고 정석적인데 무색무취한 운영까지 보여주며 허무하게 완패했다.
한화생명의 문제점은 냉정하게 말해서 '''밴픽, 인게임 전략 및 플레이, 운영, 선수 개개인 기량 등 모든 부분이 총체적 난국이다.''' 이현우 해설이 1세트 종료 후 코멘트했던 것처럼 한화생명의 현재 운영상 승리 패턴은 탑 - 정글에서 격차를 벌려서 이를 토대로 이기는 것 하나뿐인데 오늘 1, 2세트 내내 한화생명의 탑 - 정글은 질리언 조커 픽 등을 꺼내온 익수와 플로리스에게 상당히 견제를 많이 받으면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결국 미드와 바텀에서 뭔가 해 줘야 하는데 그것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미드인 템트는 1세트에서 궁극기 로밍으로 승부를 보는 탈리야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궁극기로 상대 룰루의 점멸을 빼놓은 것 외에는 이렇다 할 궁극기 활용을 보여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스킬 콤보 연계도 전혀 들어가지 않으면서 라인전, 한타에서 존재감이 너무 없었고, 2세트에서는 럼블 궁이 빗나가는 등 폼이 상당히 올라온 상대 미드 커버에게 한참 밀리는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비스타는 원딜로 포지션을 변경한 지도 오래되지 않았기에 경험치를 먹어야 하는 입장인지라 이렇다 할 변수를 만들어주지 못했다. 기존 원딜인 라바와 제니트는 이런 신인인 비스타에게도 밀린다는 것을 보여주었기에 결국 뭔가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서포터인 리헨즈밖에 없다는 점이 현재 한화생명의 발목을 잡는 대목. 그 리헨즈마저도 밴픽에서 견제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120%의 캐리력을 보여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오죽하면 한화 마갤에서 그 상윤을 찾을 정도.[6]
4. 43경기 SB 0 : 2 GEN
샌드박스의 고난의 행군 3연전 중 그 두 번째 매치. T1전에서 정글 펜타킬을 퍼펙트 게임으로 복수 당하는 등 경기력에서 압도적으로 패배한 상황인데, 그 T1과 1위를 놓고 겨루는 중이며 초반 설계와 라인전은 단연 LCK 최고라고 평가받는 젠지를 상대로 샌드박스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선수 개개인을 살펴보면 탑에서는 서밋의 무력이 더 강해 보이지만 상대가 반반을 맞춰가기에 특화되어 있는 라스칼이기에 쉽게 승부가 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샌박 입장에서 문제는 저게 그나마 희망적인 맞라인 관측이라는 것으로, 나머지 라인들을 보면 불안하기만 하다. 정글에서는 안 그래도 작년 시즌에서 클리드를 상대로 플레이오프에서 기세에 눌렸던 온플릭이 그때보다 더 폼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클리드를 상대로 유효타를 낼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 미드의 경우 계속해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비디디를 상대로 도브가 과연 상대의 캐리력을 억제하고 반반을 맞춰 갈 수 있을지가 문제. 바텀 듀오는 룰러-라이프/켈린이 레오-고릴라나 루트-조커보다 더 캐리력 및 안정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운영이나 한타 부분으로 넘어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인데 T1이 보여준 초반부터 바짝 말려 스노우볼을 크게 굴리는 운영 방식은 젠지가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잘 보여줬던 방식이라 샌드박스가 이에 대한 대처를 준비해 왔을지가 관건. 그리고 서밋이 가끔 번뜩이는 한타 파괴력으로 게임을 뒤집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 경기에서 그런 모습보다 뇌절로 급발진해서 망했던 경우가 더 많아 현실적으로 샌드박스가 '''이기는 방법을 너무 잊고 있다'''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젠지는 APK전 때도 그랬듯 딱 전력차만큼의 깔끔한 2:0 압승을 바랄 것이다. 이변 없이 승점 2점을 획득하면 1라운드에서 최소 공동 1위를 확정하고 T1의 경기를 여유롭게 관전할 수 있다.
4.1. 1세트
샌드박스가 온플릭을 제외한 전 라이너를 교체해 Lonely - OnFleek - FATE - Route - Joker 라인업을 내는 초강수를 두었다. 특히 서브 탑 론리는 데뷔전을 치르게 되었다.
5분간 지연된 끝에 시작된 밴픽에서 샌드박스는 르블랑 - 아지르를 자르고 미포를 1픽하며 노골적으로 조이를 풀어줬고 젠지는 조이에 이즈 - 유미로 포킹 조합의 뼈대를 구성했다. 여기에 샌드박스가 리 신 - 노틸로 무난하게 1페이즈 픽을 끝낸데 이어 미포와 세트로 자주 쓰이는 럼블에 '''볼리베어'''를 선택해 탑 - 미드 - 서폿 3라인 스왑 심리전을 걸었다. 젠지는 탑 럼블이라는 것을 꿰뚫어본 듯 막픽으로 이렐리아를 선택했고 역시나 샌드박스는 탑 럼블 - 미드 노틸 - 서폿 볼베로 라인을 완성했다. 전반적으로 멤버 교체도 밴픽도 샌드박스가 한 세트 포기한 게 아니냐는 극단적인 의견이 나오는 밴픽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밴픽에 이어 인게임에서도 시작하자마자 룰러의 컴퓨터에 랙이 걸리면서 게임이 약 5분간 또 다시 지연되었고, 리 신이 초반부터 볼베를 동반해 블루 카정으로 강타 스틸을 해내며 샌박이 기분 좋게 출발하나 했으나 미드 라인전에서 페이트가 Bdd에게 두들겨 맞던 끝에 미드 6렙 타이밍의 갱킹에 바로 퍼블을 내줬고, 커버하러 오려던 온플릭의 리 신마저 Bdd의 집요한 추격에 죽으면서 젠지가 웃으며 출발한다. 그래도 샌박 역시 럼블의 텔 지원으로 간신히 조이를 잡아냈고, 상대의 첫 용 사냥 타이밍에 바로 전령을 챙겨오며 10분까지는 크게 밀리지 않는 선에서 버텨냈다.
그리고 11분 경, 샌드박스가 미드로 모여 전령을 풀자 젠지도 강경 대응을 하기 위해 모였는데, 샌박은 빠르게 조이를 자르고 볼리베어만 내준 채 빠진 반면 젠지는 라스칼이 텔포 후 급발진하고 죽고 룰러마저 추격을 당해 사망, 순식간에 3:1 교환과 포탑 방패 채굴로 글로벌 골드가 역전된다. 연이어 샌드박스는 2번째 용에 2번째 전령까지 손쉽게 챙겨와 기어이 미드 1차로 포블에 탑 - 바텀 1차까지 밀어내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젠지가 순간적으로 미드 1차에 인원을 모아 럼블이 이퀄라이저를 라인에 쓰게 유도했고, 샌드박스가 럼블 궁이 없는 것을 감수하고 한타를 거는 무리수를 던졌다가 한타에서도 스킬이 모두 분산되어 들어가며 순식간에 챔피언 4명이 죽으며 대패, 연이어 타워로 도망간 미포마저 마무리되며 비공식 에이스에 용도 주고 미드 - 봇 1차까지 내어주며 순식간에 킬 스코어 4:8, 글로벌 골드 3천 차이로 역전된다.
그런데 샌드박스가 앞의 대패에 굴하지 않고 이어지는 4번째 용 싸움에서도 굴하지 않고 한타를 걸어 3:3 교환을 해내며 용을 내주지 않았고, 서로 챔피언이 부활한 후 한 발짝 빨리 모인 젠지가 용을 먹은 직후에도 대치전을 벌인 끝에 또 다시 3:3 교환을 해내는 등 흡사 APK의 그것을 떠올리게 하는 투박하지만 화끈하게 한타만 보는 운영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5번째 용에서는 교전 각을 보기 힘들다고 판단한 듯 용을 내주고 바론을 치는 판단을 했으나, 젠지가 렉사이만 두고 4명이 와서 포킹하는 유연한 대처로 이를 막아내면서 무위로 돌아갔고, 이 과정에서 조커의 볼베가 시야 장악을 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포위당하는 위험에 처했으나 온플릭이 바론에 QQ를 타고 와서 궁으로 추격해오던 이렐을 벽 건너로 차버리는 슈퍼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어쨌거나 바람 용의 영혼까지 젠지가 먹은 가운데 이즈 - 조이 - 유미의 성장이 거의 끝나 포킹 화력이 감당이 안 되어 샌드박스가 불리한 가운데 기어이 미드 대치전에서 순식간에 미포가 딸피가 되어 도망치며 젠지가 기세 좋게 바론을 친다. 그러나 샌드박스가 이를 두고보지 않고 몰려와 이퀄라이저를 떨구며 달려들어 치열한 한타 끝에 미포 - 이렐만 살아남는 구도를 만들며 또 다시 샌드박스가 게임을 비벼내는 데 성공한다. 이후 37분 경 미드 대치전에서 오히려 앞으로 튀어나와 포킹을 하던 이즈를 볼리베어가 달려가 뒤집는데 성공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 장로를 가져온 데 이어 달려들어온 이렐 - 렉사이까지 잘라내고 바론까지 차지하는 데 성공한다.
뒤이어 바론을 이용해 압박을 하지만 젠지는 라스칼의 뒷텔로 승부수를 뒀으나 본대 진입은 노틸 혼자서 막고, 나머지 인원이 라스칼에게 모든 화력을 쏟아부어서 오히려 순식간에 녹아 고립된 이렐이 가엔까지 빠지고 허무하게 전사한다.
결국 게임이 40분이 넘어간 가운데 젠지가 용의 영혼을 차지하고 있긴 했지만 글로벌 골드는 오히려 샌드박스가 앞서는데다가 럼블은 풀템, 미포는 아예 신발까지 팔고 6코어를 맞춤으로써 말 그대로 신이 된데다가 샌박이 앞라인이 든든하기까지 해서 정면 한타로는 앞라인이 없는 젠지가 감당이 안 되는 수준까지 갔으나, 2번째 장로가 나온 타이밍에 온플릭이 두꺼운 벽 너머로 몸니시를 들어갔다 딸피가 되고 조커의 볼리베어가 이에 호응하려다가 아예 고립되어 죽는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샌드박스가 위기에 처했다. 샌드박스의 본대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며 시간을 벌다가 전멸, 렉사이를 궁으로 쫓아내며 정말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은 온플릭은 백도어 압박을 줬다가 포위를 당해 도망치던 끝에 장로 옆에서 사망했고, 결국 장로 - 바론을 동반한 채 들어오는 젠지를 막을 방법은 없었던 샌드박스의 마지막 저항은 룰러 의 펜타킬로 무력화되며 1:0으로 젠지가 세트 스코어를 선취한다.
경기 시작 전까지만 해도 "한 세트 갖다 버리면서 경험치 챙기려고 하냐"는 비아냥까지 들었던 샌드박스의 도박수로 보였던 인원 교체가 생각보다 효과를 발휘해 투박하지만 확실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40분 너머까지 제법 엎치락 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온플릭의 하드쓰로잉과 역캐리로 다 이긴 게임을 뒤집어 버렸다.''' 젠지의 자잘한 실수가 겹치면서 결국 대형 사고로 이어져버렸고, 샌드박스는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온플릭이 막판 젠지쪽 미드와 블루 정글 사이 길을 기어들어가는 어처구니 없는 판단으로 시작된 한타는 샌드박스의 본대를 휩쓸어버리는 결말을 초래했고 결국 여기서 시작된 스노우볼이 젠지로 하여금 대역전승을 일궈내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데뷔전을 치른 론리도 합격점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준수했고 간만에 경기를 치른 페이트와 루트 역시 나쁘지 않았으며 조커도 온플릭의 선택으로 열렸던 한타에서 실책을 범하는 등의 아쉬운 모습을 보였으나 못지 않게 슈퍼 플레이를 간간이 터뜨렸다. 그러나 종국에 온플릭이 내린 선택 한번이 어마어마한 스노우볼이 되어 돌아오며 그대로 무너졌다. 가뜩이나 3번째 용 교전에서도 급발진 이니시로 역전을 내줬던 온플릭은 앞에서도 말했듯 막판에 대형 쓰로잉을 범하면서 그야말로 멘탈이 나간 모습을 보였다.
젠지는 룰러가 자신의 시즌 2호 펜타킬을 달성하고 대역전승을 거두는데 성공하긴 했으나 찝찝함이 남는 경기였다. 경기 자체가 막장스럽게 흘러갔고 승리한 것도 어디까지나 온플릭의 거한 삽질에서 비롯된 역전이었기 때문. 특히나 젠지가 잘 나가다가 엎어져서 샌드박스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펜타킬을 달성한 룰러의 지속된 안일한 판단이었다. 샌드박스가 한타를 대승했던 장면을 돌아보면 제일 먼저 잘렸던 것은 오래 살아야 할 원딜인 룰러였음에도 바론 한타에서는 점멸을 들고 있으면서 초시계+점멸을 낭비하는 바람에 4:4 동수 교환, 이후 미드 대치 중에 안일한 앞 포지션으로 조커의 이니시에 제대로 걸리는 바람에 한타에서 대패하게 만들었다. 결국 이전에 나왔던 경기가 후반부로 들어서면 젠지 주요 멤버의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는 지적 사항이 가장 최악으로 터져나온 것이라 이 부분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오죽했으면 POG 선정에서 룰러는 펜타킬을 달성했음에도 국내, 해외 중계진, 옵저버 등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했을 정도였고 분석 데스크에 있는 김배인 선수는 "상대가 T1같은 강팀이었어도 이런 식으로 했을 건가."라며 상대는 팬덤에서 하위팀의 2군 전력이라 평가받는 멤버 구성이었는데 전혀 강팀같지 않은 플레이를 했다며 극딜했을 정도였다.
4.2. 2세트
양 팀 모두 별도의 선수 교체는 없었다.
1페이즈에서 절대존엄 오른이 풀렸고 선픽 젠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오른을 챙겼다. 그러나 샌드박스는 세트 대신 미스 포츈에 럼블을 챙겨갔으며 젠지는 즉각 세트까지 챙겨갔다. 이후 세주아니까지 추가해 앞라인을 단단하게 챙긴 젠지는 아지르 - 카시를 잘라내며 상체에서 뭘 할 테냐고 문제를 던졌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베인이나 라이즈가 거론되었으나 샌드박스는 '''사일러스'''를 막픽으로 선택해 럼블을 세트에, 사일을 오른에 붙이는 판단을 내린다. 그리고 라이프의 바드는 '''만능의 -돌'''을 들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7]
극 초반 탑에서 사일러스가 선2렙 딜교 대성공을 하면서 주도권을 잡자 Bdd가 빠르게 탑 로밍을 해서 퍼블을 내고 첫 용까지 챙겨오며 기분 좋게 출발하나 했으나, 라스칼이 푸쉬를 욕심내다가 론리가 박아놨던 와드에 텔포를 타고 와서 오른의 뒤를 잡는 일명 솔랭식 텔포에 당해 바로 킬을 돌려주고 이를 커버하기 위해 Bdd가 텔포를 탔으나 이미 오른이 죽으면서 낭비가 되어 버린다. 그러나 이후 6렙 타이밍 딜교에선 라스칼이 이기고 연이은 갱킹 상황에서도 클리드가 한 발 빠르게 도착해 사일러스가 또 다시 사망하며 킬 스코어는 2:1로 벌어졌고 첫 전령에 2번째 용까지 젠지의 몫이 된다.
결국 젠지가 2번째 전령을 챙기는 와중에 샌드박스가 바텀 1차를 강하게 밀자 탑-미드 투텔을 타서 포위해 앞에서 점멸이 빠졌던 미포를 잘라버리고, 연이어 2번째 용 앞에서도 샌드박스가 브라움 궁을 대치전 와중에 빼고 럼블 궁은 바드 궁을 훔쳐온 사일러스가 막아주는 등 샌박이 삐걱거리면서 킬 스코어는 6:1로 벌어졌으며 3용까지 젠지가 프리 파밍, 그 와중에 2전령을 미드에 모두 풀어 미드 포블까지 내면서 젠지가 20분만에 5천 골드 차이로 앞서간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자 가뜩이나 중반이 전성기인 덩치들을 잔뜩 보유한 젠지를 샌드박스는 막아낼 방법이 없었고, 여기에 직전 경기의 여파가 큰 모양인지 샌드박스는 팀 합조차 제대로 맞아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속절없이 무너져내렸다. 결국 25분 만에 킬 스코어 10 vs 1 상황에서 젠지가 바론 버프와 바람의 영혼을 쓸어담으며 1만 골드 이상의 격차를 벌리는 우위를 점했고, 만 29분만에 넥서스를 장악하며 경기를 끝맺는다.
샌드박스의 입장에선 직전 세트의 패배로 인한 타격이 컸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잠정적으로는 '''무엇을 얻고자 했던 경기인가'''라는 의문을 남긴 세트였다. 딱히 대안[8][9] 도 없이 오른 - 세트를 동시에 풀어준 밴픽도 질타받고 있지만 인게임 내에서 선수들도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지'''라는 말이 수시로 나올 정도로 주저하는 모습에, 중요한 한타 때마다 팀 합도 제대로 들어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세트 좋은 평을 받았던 론리도 솔랭식 텔포로 복수 하는 것은 좋았으나, 죽은 두번의 장면 모두 솔랭식 안일한 라인 밀어넣기로 인한 끊김이었고, 한타 때는 대체 사일러스를 픽한 이유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게 한박자 느린 궁 스틸 후 허공에 날려버리기를 시전하기 일쑤였다. 용 한타에서 아군 이퀄을 밟고 있는 상대를 스틸한 바드 궁으로 살려주고 본인은 폭사 한 장면은 경기의 백미였으며, 오른 궁을 뺏었을 때에는 상대 오른보다 두 박자씩 늦어서 박치기 한번 제대로 못했다.
젠지는 1세트 역전당할 뻔했던 뇌절을 최소화하여 본래 젠지의 경기력을 그대로 보여주며 15:1로 압살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4.3. 총평
결과만 놓고 보면 결국 이변은 없었고 젠지가 2:0을 손쉽게 챙겼다고 볼 수 있었으나 그 과정에서 패배한 샌드박스는 물론이고 승리한 젠지마저도 불만족스러울 만한 내용이 많아 양 팀 모두 2라운드 시작까지 남은 시간 동안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남긴 게임이 되었다.
우선 승자인 젠지는 말이 2:0이지 1세트에서 젠지의 부족한 중후반 집중력이 그야말로 폭발하며 대형 사고가 터질 뻔했다.[10] 특히 룰러는 정말 다른 의미의 룰러 엔딩을 찍을 뻔했을 정도로 역캐리가 심각했다. 결국 펜타킬을 딴 원딜이 POG 투표에서 1표도 받지 못하는 기묘한 상황이 연출되었고[11] 젠지 팬덤 내에서도 저놈의 안일한 행동은 언제쯤 고쳐지는 거냐며 성토하는 상황이 되었다.
한 편 샌드박스의 경우 사실 경기 내용을 보면 이미 한번 실패했던 페이트, 루트, 조커는 기대했던 것보다 꽤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고 가장 많은 우려를 받았던 쌩신인 론리 역시 왜 서밋을 제치고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주는 등 그나마 서브 멤버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다행이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를 교체하면서도 끝까지 믿어줬던 온플릭이 오늘마저 대역적으로 게임을 역캐리하며 그야말로 뒷목을 잡을 만한 상황에 놓였다.
후경기 AF가 T1을 2:1 역스윕해버리며 젠지는 1R 단독 1위를 확정지었다.
5. 44경기 AF 2 : 1 T1
포스트 시즌 진출 자리를 확실하게 다지고 싶은 아프리카와 1위를 유지하고 싶은 T1의 대결이다. 하지만 두 팀의 분위기는 꽤 차이가 있다.
우선 T1은 케스파컵, 1주차의 불안정성을 해결하며 팀적으로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초반이 약하다는 지적도 지난 샌드박스전에서 초반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역시나 젠지와의 단독 1위 경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2대0 승리를 다짐할 것이다. 아프리카가 첫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3세트까지 가는 경기를 했기 때문에 승점을 온전히 벌려면 T1이라도 방심할 수 없다.
한편 아프리카는 담원전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굉장히 찝찝한 상황이다. 기인 원맨팀이라는 이미지를 못 벗으며 나머지 중 그나마 캐리력 있는 미스틱도 잘 잘리는 터라 서부 리그에서 담원과 함께 영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소릴 듣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밴픽. 이전부터 감코진의 밴픽 전략 미스가 계속 터지고 있고 담원전에서는 아펠리오스, 오른으로 귀결되는 발밴픽으로 인해 이기긴 했지만, 이것이 T1식 밴픽에는 통할 것 같진 않다. 그리고 역시 최악은 '''절망적인 미드 라인전'''. 중후반 한타 설계와 메인 오더의 정점이라고 평가받는 페이커에게 초반부터 미드 주도권이 날아가면 게임이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
이 경기도 '''페이커의 2000킬 성사 여부'''[12] 가 관심사이며, 모든 아프리카 경기에서 그렇듯이 탑 대결도 주목해서 볼 만한 포인트다. 기인은 거의 이론의 여지가 없는 한체탑이고, 칸나는 T1의 유일한 미지수였으나 괴물 신인으로 평가가 상승한 상태. 다들 칸나가 진정 상급 탑 라이너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시험 무대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칸나와 기인의 온전한 대결 구도를 보기에는 팀 차이가 많이 크다. 최근 기인이 슈퍼플레이를 해줘도 미드 라인전이 풀리지 않는 데다 밴픽에서부터 짬처리를 당해서 스스로 봉인당하는 그림이 많이 나오기 때문.
여담으로 경기 시작 전 미스틱 선수가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5.1. 1세트
1픽에서 아프리카가 세트를, T1이 미포 - 카르마를 가져간 가운데 아프리카는 상대가 견제형 봇 듀오임에도 칼리 - 타릭을 뽑는 의외의 선택을 한다. 이후 T1이 4픽에서 노틸러스를 뽑으며 카르마 - 노틸의 스왑 가능성을 열었고, 아프리카는 이전에 실패했던 아칼리를 뽑아 사실상 미드 세트를 선택한다. T1은 이를 읽어냈다는 듯 막픽으로 난입 오리아나를 선택하고 카르마를 탑으로 돌리면서 전반적인 라인전 상성에서 T1이 앞서게 되어 아프리카 입장에선 엘리스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 되었다.이현우: '''대참사, 참사 참사 대참사!'''
강승현: '''상황을 보고 판단하기에는 아프리카 프릭스가 정보도 없고, 힘도 없고, 억제력도 없어요.'''
그리고 3레벨 타이밍에 스피릿이 바텀 다이브를 시도하려다 순식간에 물려서 터졌고, 봇 듀오와 미드가 이를 지원을 가던 과정에서 미포를 데려가긴 하지만 전부 쓸리면서[13] 순식간에 킬 스코어가 1:4가 되며 게임이 1차 폭발했고, 연이어 기인이 미드로 내려와서 4인 다이브를 시도했으나 T1의 환상적인 대처와 스피릿의 치명적인 실수로[14] 오히려 한명이라도 따기는커녕 아칼리를 제외한 전원이 죽으면서 게임이 완전히 폭발해버렸다.
2용에 전령, 포블, 전라인 1차 포탑까지 스무스하게 밀려나면서 원사이드 게임이 나오나 싶었던 찰나, 아프리카가 3번째 용을 앞두고 미드 2차까지 밀어내고 물러나던 T1을 제대로 물어 교전을 연 뒤 절묘한 치고 빠지기로 4:1 대승을 거두고 3용을 얻어내면서 간신히 만회점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어지는 4번째 용 대치전에서는 치열한 눈치 싸움 끝에 T1이 용을 얻어낸 후 악착같이 따라붙는 아프리카를 노틸 - 세트 교환을 하고 뿌리친 뒤 미드 1차도 수성하며 이득을 챙겼다.
연이어 아프리카가 바론을 막기 위해 미드에서 또 다시 대치전을 하던 와중에 올라프가 타릭을 물러 들어온 상황에서 올라프 궁 - 칼리 궁 교환을 한 뒤 호기롭게 이니시를 열어 교전을 재개했다가 충격파 대박으로 0:4 교환으로 시원하게 대패하면서 바론까지 T1의 몫이 되고, 사이드 운영 과정에서 세트가 오리아나에게 열심히 두들겨맞은 뒤 노틸러스의 호응이 더해져 사망하면서[15] 용의 영혼까지 스무스하게 T1의 몫이 된다.
노틸러스 - 오리아나의 CC기 지원과 카르마의 막강한 시팅을 받은 올라프 - 미스 포츈이 무서운 파괴력을 선보인데 힘입어 우세를 잡은 T1은 종국에 미드 라인에서 벌어진 대규모 한타에서 에이스를 띄우는 완승과 함께 아프리카의 본진으로 들이닥쳐 넥서스를 장악하고 경기를 매듭짓는다.
승자인 T1은 딱히 코멘트할 부분이 없을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승리였다. 첫 바텀 다이브를 막은 커즈의 포지셔닝이 승리와 직결될 정도로 커즈의 역할이 매우 컸다. 소라카 - 올라프의 변주로 보이는 카르마 - 올라프는 대단히 성공적인 전략이었으며 선수들의 인게임 경기력 역시 대단히 출중했다. 페이커는 이번 경기에서 9킬을 쓸어담으며 2000킬 달성까지 3킬만을 남겨놓게 되었다.
패자인 아프리카는 만신창이가 돼버렸다. 비닐캣은 이번에도 플라이에게 세트를 쥐어주는 의아한 밴픽을 선보이며 팬덤 사이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기인이 분전했으며 미스틱도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꽤 유의미한 득점을 올렸으나 스피릿이 게임 초반에 굴린 역스노우볼의 여파에 플라이의 세트 숙련도가 발목을 잡았다. 다만, 플라이는 무언가를 해보기도 전에 4렙 바텀 다이브 상황에서 스피릿에 의해 역스노우볼이 터졌기 때문에 뭘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상황임을 감안할 여지가 있다.
플라이보다도 더 많은 패배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단언컨대 스피릿. 엘리스로는 절대 올라프를 원콤을 낼 수 없고, 상대 바텀이 훨씬 빨리 올라오는 상황임에도 세트가 내려오는 것만 믿고 올라프를 물었던 것이 완전히 실패로 돌아가면서 무난히 성장하고 있던 바텀과 미드까지 전부 터트리는 실책을 범했다. 이렇게 라인이 다 터지다 보니 갱 갈 라인이 탑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2차적으로 미드 다이브를 시도할 때 그나마 라인을 밀고 여유가 있던 기인을 불렀으나 역시 타릭이 걸어준 스턴을 맞추지 못하는 실수로 기인마저 망하면서 게임을 아예 보내버렸다.
5.2. 2세트
결국 아프리카 측에서 정글러를 역캐리를 해버린 스피릿 대신 드레드로 교체했다.
아프리카는 5주차 DRX전 1세트 담원, 직전 경기 2세트 샌드박스처럼 오른을 푸는 선택을 했고 이에 T1은 당연하다는 듯이 오른을 챙겨갔다. 그에 더해 아프리카는 오른을 푸는 대가로 가져온 세트를 서폿으로 돌리면서 사일러스를 픽해 기인에게 쥐어준다. 이로써 오른 vs 사일러스 구도가 다시 나왔다. 그리고 플라이에게는 키아나라는 전혀 의외의 픽을 쥐어줬다. 상대에 오른이 있고 이쪽 원딜이 칼리인 이상 아프리카는 초반 이득을 굴리는 게 중요하게 됐다.[16]
선공은 아프리카 측의 몫이었다. 극초반 T1측 봇 듀오의 딜교 실수로 주도권을 잡은 드레드가 커즈를 거세게 압박하고 미드 키아나도 반피를 희생해 조이의 합류를 몸으로 틀어막아 정글을 싹 털어먹은 뒤, 그렇게 이득을 본 엘리스가 키아나의 푸쉬를 도와주고 같이 바텀으로 향해 4인 다이브로 커즈를 잡아내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키아나가 교환되며 게임이 도로 봉합될 뻔했으나, 에포트의 쓰로잉에 가까운 닻줄을 받아먹으며 추가 킬을 낸 후 전령을 풀어 봇에 포블을 내고 크게 이득을 본다. 아프리카는 이에 멈추지 않고 미드 라인 아랫쪽에서 벌어진 대규모 교전에서 3인 폭뢰를 명중시킨 기인의 사일러스와 칼리스타의 궁극기를 활용해 오른의 궁을 피해가는 노련함을 보여준 미스틱의 활약으로 큰 이득을 본다.
이후 탑 부쉬에서 T1이 드레드의 엘리스를 노리나 딜이 부족해 잡지 못하고, 오히려 기인이 합류해 테디를 솔킬낸다. 그 후 플라이와 드레드가 페이커까지 잘라먹으며 아프리카가 격차를 더욱 더 벌린다.
아프리카가 무난하게 3번째 용까지 먹었고 4번째 용을 앞두고 플라이가 물렸으나 오히려 이게 T1의 포커싱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내어 4용 + 화염의 영혼을 가져갔다. 그 와중에 오른 궁을 썼으나 반대로 쳐내지는 버그가 일어났다. 이후 렉사이를 끊어내고 바론을 치는 아프리카를 T1이 막으러 가지만, 젤리가 운명의 부름-점멸-대미장식으로 미스 포츈을 배달하는 슈퍼플레이를 하며 아프리카가 추가적으로 2명을 잡아낸다. 플라이가 어그로를 끌다가 잡히긴 했지만 결국 아프리카가 바론까지 가져갔다. T1이 바텀쪽에 기인이라도 잡고자 4명의 인원을 투자했으나, 기인이 1:4 상황에서 렉사이를 데려가는 슈퍼플레이를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탑에서 오른까지 잡아내며 장로를 앞두고 아프리카가 탑+미드 억제기를 깼다.
망설임 없이 장로 버스트에 들어간 아프리카는 T1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장로 버스트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페이커의 조이가 젤리의 세트를 잡아내면서 2000킬을 달성한다. 한타 자체는 미스틱과 드레드가 용 둥지를 넘어가지 못해 3:5 양상이 되며 T1이 두 명을 잡긴 했지만 대세에 큰 지장은 없었고, 아프리카는 이윽고 바론까지 사냥해 바론 + 장로 버프를 두르고 밀고 들어와 3억제기를 부수고 T1의 최후 저항도 무력화시키며 경기를 마무리한다.
아프리카는 직전 경기의 여파를 깔끔하게 씻어낸 모양인지 전반적으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기인은 자신은 다르다는 듯이 샌드박스가 실패했던 사일러스로 오른을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했고 미스틱 - 젤리의 봇 듀오도 이번 경기에서는 상대 봇 듀오를 찍어누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교체 투입된 드레드는 공격적인 정글링으로 초반부터 굴려야 하는 아프리카의 조합에 힘을 실었고, 플라이도 중간중간 아쉬운 모습이 있었으나 예상 외로 무난한 활약상을 보여주었다.
T1은 페이커가 젤리의 세트를 잡아내며 2000킬을 올린 것 빼고는 소득이랄 것이 없었다. 지난 경기에서 젠지가 중후반 문제가 터졌었다면 T1은 간만에 초반 약점이 제대로 터져버렸다. 미드를 제외한 모든 라인이 지는 상성인데 미드도 초반 잡았던 주도권을 지나치게 수비적인 팀 성향 탓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으며 마찬가지로 변수를 만들어야 할 정글은 오히려 퍼블의 제물이 되어 시종일관 휘둘렸다. 아무리 T1이 뒷심으로 유명하다고 한들 역전에는 최소한의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드래곤조차 못 챙기면서 계속 이득을 주니까 역전할 힘이 없었다.
커즈는 중간에 엘리스를 한끗 차이로 잡지 못하는 장면 등에서 잿불거인 선택의 이유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1세트의 올라프와 달리 렉사이는 탱커로 기용됐을 때 문제점이 많은 픽이기도 하고, 만약 용사 트리를 탔다면 게임 중반에 엘리스도 잡고, 바텀쪽에서 기인을 잡을 때 동귀어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테디도 평소답지 않게 잘리는 게 잦았고, 에포트는 특유의 하드 쓰로잉 기질이 재발하여 봉합될 수 있었던 게임을 도로 뱉어버렸으며, 칸나는 오른 궁 적중률이 처참한 수준이었다.[17]
그리고 페이커는 라인전에 강점을 가진 조이를 픽하고도 초반 주도권을 딜교가 아니라 라인 밀고 적 정글 와딩에 소모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게 자충수가 되었다. 오히려 그 탓에 체력을 온존할 수 있었던 키아나가 정글을 스킵하고 빠른 카정을 택한 엘리스를 몸으로 커버해줬던 것. 결국 이후 조이는 엘리스의 끊임없는 미드 견제 겸 시야 확보 → 푸쉬력이 약한 키아나의 푸쉬 보조 겸 경험치 공유 → 앞선 레벨링으로 무한 카정 후 4인 다이브라는 연쇄에 묶여 존재감이 다 지워져버렸다. 또한 넓게 보면 이것은 페이커 개인의 문제를 넘어, 초반 압박 대신 시야 확보와 운영으로 몸을 불리는 T1의 허점을 드레드가 잘 파고든 결과이기도 하다.
T1의 2경기 패배로 인해 젠지가 1라운드 1위를 확정지었다. 아울러 아프리카가 승리하면서 10팀 2라운드 체제가 된 2015 서머 이후 한 라운드 최다 세트(26세트)를 소화한 팀이 되었다.[18]
5.3. 3세트
탑의 아칼리 vs 갱플 구도는 한번 밀리기 시작한 쪽이 무너지기 쉬운 구도. 드레드가 정확한 갱각을 보고 날카로운 스킬 활용으로 갱플의 점멸을 빼고 잡았고, 자신들은 스펠을 소모하지 않으면서 탑에 힘을 실어준다. 한번 힘을 받은 기인은 자신이 왜 71인분이라 불리는지를 입증하듯 엄청난 라인전 압박으로 CS 차이를 무시무시하게 불려나간다.이현우: '''짐승형 정글러! 드레드!'''
이후 바텀 2:2 교전에서 포탄 세례 지원을 받은 T1 봇이 젤리를 잡아내지만, 드레드가 점멸 방호로 미스틱을 구하고 역관광을 내 2:1 교환에 성공하며 또다시 이득을 본다. 그 후 화염용 교전에서 아프리카의 무리한 이니시를 T1이 적절하게 받아쳐 2킬을 내며 따라간다. 하지만 드레드의 매서운 플레이로 미드에서 페이커를 잡고, 그 다음 아칼리와 같이 칼날부리 부쉬에 매복했다가 커즈까지 잡아내며 다시 아프리카가 앞서나간다.
용을 앞두고 벌어진 교전에서 커즈가 환상적인 배치기로 기인의 진입을 완벽하게 끊으면서 아칼리와 오른을 잡고 미스 포츈이 더블킬을 먹으면서 T1이 역전하는 양상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얼마 후 오른이 물리면서 벌어진 미드 한타에서 오른이 생각보다 오래 버텼고, 그 와중 앞으로 쏠린 갱플랭크와 세트를 미스틱의 엄청난 카이팅으로 잡아내면서 아프리카가 2:1 교환을 이뤄낸다. 그 후 아프리카가 바론을 치자 T1은 막으러 달려가는데, 이는 함정으로, 궁을 들고 있던 아칼리가 매복해 있다가 잘 큰 테디까지 잘라내고 바론까지 먹는다. T1은 울며 겨자먹기로 3용을 챙기나, 아프리카가 바론으로 2차 포탑을 모조리 날린 후 3용을 따라간다.
겉으로는 양팀이 둘 다 3용을 가져갔고 골드 차이도 3천 골드 정도밖에 나지 않아 백중세로 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는데, T1은 조합 자체가 먼저 이니시를 걸기엔 역부족인 조합이었고 4용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용을 눈 뜨고 내준 것은 여러모로 큰 손해였다. 이 단점은 바로 다음 한타에서 드러나는데 페이커의 세트를 제외하고 이니시를 걸 챔피언이 사실상 없다시피 해서 세트가 대미장식으로 이니시를 걸고 시작했고, 갱플랭크가 바텀 수성 중에 합류하고 '''아칼리는 그대로 바텀만 미는''' 구도였는데도 T1은 아프리카의 챔피언을 단 한 명도 끊어내지 못했다. 심지어 이때 페이커도 대미장식을 저지불가 상태의 오른에게 쓰는 치명적인 실수를 한다.
결국 도주 중인 아프리카의 본대를 추적해서 커즈가 궁극기로 오른을 끌어냈지만, 문제는 커즈가 오른을 끌어낸 그 자리는 '''오른이 세워둔 기둥이 있던 자리'''였고 결국 그대로 3인 에어본을 허용한다. 반격을 당한 T1이 퇴각하나 젤리의 닻줄에 커즈가 걸리며 끊긴다. 아프리카는 바로 바론으로 달렸고, T1은 그것을 막기 위해 들어갔으나 궁극기가 다수 빠진 T1의 입장에선 궁극가와 스펠을 모두 들고 있는 아칼리가 합류한 상황의 아프리카를 이겨낼 힘이 없었고, 결국 미스틱에게 트리플 킬을 허용하며 허무하게 전멸하고 만다.
젤리는 직전 한타에서 퇴각하던 그라가스의 뒷덜미를 그랩으로 잡아 한타를 연 것에 이어 이 한타에서도 준수한 그랩 활용을 선보였는데, 바론 쪽으로 쏠려 있는 아프리카의 본대를 피해 미스 포츈이 아래로 포지셔닝을 한 것을 아래에서 기다리다가 미스 포츈을 덮쳤고, 한타가 열릴 즈음 젤리의 노틸러스가 수은+점멸로 빠져나가려는 미스 포츈을 닻줄 견인으로 예측샷을 날려 정확히 끌어왔고 이에 테디가 아무것도 못하고 폭사당하며 그렇게 한타를 종료시켜 버렸다.
이후 아프리카는 파죽지세로 기인이 미리 피를 빼둔 바텀 억제기 타워를 공략해 그대로 쌍둥이와 넥서스까지 파괴, 기나긴 경기 끝에 세트 승을 거둬 2:1 승리를 거둔다. 오프 더 레코드에서도 확실히 끝낼 수 있음에도 그라가스가 있으니 만약의 변수를 위해 끝까지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괜히 강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5.4. 총평
아무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아 보였던 T1의 연승 행진을 다른 팀도 아닌, kt에게 무력하게 패배하고 담원에게 진땀승을 거두었던 아프리카가 제동을 걸어버리면서 1라운드 종료 직전에 대이변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T1은 예상치 못한 일격을 맞으면서 공동 1위에서 공동 2위로 내려왔고, 아프리카는 4위를 더욱 확고히 하면서 시즌 초 4강 체제의 유지를 알리는데 성공했다.이현우: '''누구 마음대로 2강이냐? 이제부턴 4강 체제다!'''
T1은 여태껏 초반은 잠그고 중반 한타에서의 집중력으로 승리하는 이른바 늪롤 필승 전략을 펼치며 연승을 이어왔다. 하지만 오늘은 T1 특유의 스타일을 완벽하게 카운터치는 드레드의 빠른 카정과 엇박자 갱킹에 무너지면서 팀 컬러상의 약점을 만천하에 드러낸 채 뼈 아픈 패배를 기록했다.
1세트는 아프리카가 거는 노림수가 모조리 무너지는 동시에 정글러 스피릿의 역캐리까지 얹어지며 자멸하는 느낌이 강했고, 드레드가 출전한 2세트부터는 팀원들의 초반 존버를 바탕으로 성장 위주 동선을 짜던 커즈가 자유분방한 동선을 짜서 지속적으로 괴롭힌 드레드에게 시종일관 휘둘렸다. 특히나 T1은 1라운드 내내 높은 순위와 반비례하는 초반 압박 능력을 보여주는 팀이었고, 이 중에서도 커즈는 다른 라인이 초반 주도권을 내주더라도 안정적인 정글링을 바탕으로 하여 성장을 지향하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이런 커즈의 플레이 스타일은 상대 정글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싸움을 유도하는 드레드에게[19] 완벽히 카운터 당한다.
이는 미드에도 큰 영향을 주었는데, 미드 라인전이 약점인 플라이를 상대로 상성 우세인 픽을 잡고도 딜교 대신 라인 밀고 적 정글 와딩에나 급급한 모습이 나왔고, 드레드는 오히려 이걸 '본인 진영의 정글을 안 먹는 것으로' 흘려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프리카를 공략하는 제일 좋은 방법인 '미드를 뚫어 성장 차이를 벌리고 동시에 플라이의 장기인 로밍을 봉쇄한다'라는 플랜이 막혔고, 라인전에서 말리지 않은 플라이와 주도권을 잡은 드레드를 바탕으로 바텀을 뚫는, 아프리카가 주도권을 잡는 공식이 그대로 나왔고 T1은 이를 막아내지 못하면서 초반부터 차이가 벌어졌다.
아프리카가 패배하는 전형적인 패턴이, 기껏 밴픽 밀어준 미드가 보람도 없이 시종일관 상대에게 압박당하며 원딜은 뻘데스를 내주니까 기인 혼자서는 뭐가 안 된다는 건데, T1은 픽 상성 우위로 상대 체력 뺄 시간에 자기네 정글 성장시켜준다고 시야 확보 하러 가는 식이다보니 드레드가 정글 몹 스킵하고 엇박자 카정으로 커즈를 송두리째 말리니까 미스틱이 잘릴 여지도 사라져 아프리카의 고점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아프리카는 상대에게 오른을 내주고 사일러스를 뽑아 카운터치는 데 성공하면서, 오른이 여전히 좋은 픽임은 부정할 수 없어도 전략적 카운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20] 하지만, 리그가 무기한 휴식기로 넘어가게 되었고 재개된 시점에선 10.5 이후 버전일 테니, 수많은 챔프들로 도전해온 오른 vs 비오른 구도 중 몇 안 되는 의미 있는 시도는 추가적인 증명 사례 없이 넘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개개인으로 보자면 기인은 전체 KDA 1위를 찍으며 안정감의 대명사가 된 칸나를 상대로 라인전과 한타 모두 월등한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이 왜 한체탑으로 평가받는지를 제대로 입증했다. 드레드는 시그니처 픽인 렉사이와 그라가스를 잡은 커즈를 상대로 고점이 터진 드레드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선수인지를 보여줬다. 플라이는 1세트 세트론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주며 아프리카의 고질병인 미드 문제가 터지나 했지만 키아나, 오른을 잡고는 라인전을 잘 수행하고 로밍과 한타에서 활약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미스틱은 원딜계의 어나더 레벨이라던 테디를 상대로 라인전은 물론 한타 때마다 LPL 퍼스트팀의 품격을 보여주는 빡딜을 넣으며 원딜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젤리 역시 젠지전을 기점으로 폼이 올라왔다는 에포트를 상대로 승리의 숨은 주역으로 젤리를 뽑은 사람들도 있었을 정도로 맹활약했다.[21]
T1의 그동안의 필승 공식의 한계가 드러난 경기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동안 T1은 안정적인 라인전과 파괴적인 후반 한타 능력을 토대로 초중반을 비교적 밀리더라도 큰 손해 없이 넘기고 코어템을 어느 정도 맞추고 성장한 테디의 파괴력과 페이커의 노련한 운영을 더해 후반 지향형 싸움으로 승리를 쌓아왔는데, 초반부터 힘으로 계속 찔러대며 후반 한타 파괴력조차 T1에 밀리지 않는 아프리카를 상대로 필승 공식이 무너지면서 단순히 초반의 안정감만 믿을 것이 아니라 초중반 한타 강팀을 상대로도 지속적인 공세를 받아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페이커는 2000킬 기록은 스코어의 1000킬 달성 경기 패배가 떠오르는 2000킬 달성 경기 패배라는 씁쓸한 기록이 되고 말았다.[22]
6. 45경기 GRF 1 : 2 KT
2018년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 우승, 롤드컵 진출, 콩라인 탈출, 로얄로더 등 수많은 타이틀을 두고 겨루었던 두 팀이었으나, 1년 반이 지난 지금은 동부 리그의 왕좌, 승강권 탈출을 걸고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성적은 3승 5패와 2승 6패로 엇비슷하지만 최근 전적을 보면 악몽의 5연패 이후 파죽의 3연승을 달리며 흐름을 타고 있는 KT와 2연승 후 다시 4연패의 늪에 빠지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그리핀으로 명암은 확실히 갈리고 있어 KT 쪽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우선 KT의 경우, 서부 리그의 수문장인 담원과 승점까지 동률이었던 경쟁 상대 한화가 모두 0대2로 패배하면서 이 경기에서 1세트만 따내도 단독 6위, 2대0 승리를 따낸다면 공동 5위 입성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주까지 탑을 제외하면 다들 괜찮은 폼을 보여준데다 그리핀의 탑이라고 딱히 상태가 좋은 것도 아니기에 저번의 그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또한 이해되지 않는 밴픽이 튀어나오는 그리핀의 코치진들과는 달리 강동훈 사단이 보여주는 밴픽은 그래도 '''의도는 분명히 드러나는''' 밴픽이라 평가받고 있어 하던 대로만 잘 하면 2대0 승리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이에 맞서는 그리핀은 팀적으로도 승강전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동기가 있고 끝까지 자신을 불러주지 않았던 친정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주고자 할 유칼의 개인적인 이유 등 동기부여는 충분히 되겠지만, 현재까지의 경기력으로 봐선 어느 부분에서도 KT보다 뚜렷하게 나은 점을 찾아내기 힘들다. 그래도 뭔가 만들어내고자 한다면 바텀보다는 소드 - 타잔 - 유칼이 버티고 있는 상체 쪽을 기점으로 잡고자 할 것이다.
그리핀은 유칼의 하이 리스크에 더불어 타잔-바이퍼의 기량이 결국 살아나지 않으면서, 탱커를 잡았을 때 1인분을 하는 소드가 에이스라는 웃지 못할 상황도 자주 나온다. 그러나 소드 개인도 소위 "킬 값을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으며 그나마 꽤 다룬다고 여겨지는 아트록스는 예전만큼 캐리 롤을 맡기가 쉽지 않은 무난한 픽이 되었으며, 오른은 10.4 패치에서는 더더욱 필밴급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카드이기 때문에 소드가 새로운 친구를 찾아야 한다. 특히 10.4 패치는 태양불꽃망토-잿불거인이라는 바미의 불씨 상위템 버프에 힘입어 아트록스가 신속히 처리하기 힘든 탱커 챔피언들이 떠오를 예정이라 더욱 그렇다.
더군다나 KT 입장에선 호재였던 앞선 경기 결과가 그리핀 입장에서는 반대로 엄청난 악재가 되었는데, 한화생명을 2:0으로 잡아낸 팀이 다름 아닌 꼴찌팀 APK이기 때문이다. 해당 경기 결과로 APK가 2승 7패 승점 -8을 찍음으로써 현재 2승 6패 승점 -8인 그리핀은 '''이번 경기를 패배할 경우 LCK 승격 이후 처음으로 1라운드를 단독 10위로 마무리하게 된다.''' 승격 이후 3시즌 연속으로 결승에 진출했고 각 라운드 최종 순위가 2위 아래로 떨어져본 적이 없던 역대 최고의 신입생이 1라운드 단독 10위로 추락할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본래대로라면 3월 6일엔 2라운드 첫 경기인 46번째 경기까지 함께 진행해야 하나 코로나19로 인해 3월 6일엔 이번 경기 한 경기만을 진행하고 당분간 LCK는 무기한 잠정 휴식기에 돌입하게 된다.
한편 리그 진행이 중단되어서 이 매치가 마지막이 되는데, 전날 벌어진 2번의 매치에서 승률 70프로를 초과하는 괴물 오른을 상대하는 새로운 도전자인 사일러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성적은 1승 1패인데 기존에 등장했던 도전자들에 비해선 나름 카운터 논리가 설득력이 높다.[23] 두 팀이 어떤 선택을 할지 또한 관전 요소.
6.1. 1세트
오른과 아펠리오스가 봉인당한 대신 선픽 그리핀에서 세트를 챙겨갔다.
그리핀은 바텀 라인에 바루스 - 카르마를 가져가면서 통칭 '씨맥의 유산'으로 불리는 탈리야 - 판테온을 미드 - 정글에게 쥐어주는 선택으로 대놓고 바텀을 말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시작부터 그리핀이 적 블루를 먹고 바로 뛴 탈리야와 함께 세나를 잡아내며, 바텀 라인전에서 KT가 숨을 쉬지 못하는 구도가 시작되었다. 그리핀이 들고 나온 바텀의 2유성 조합이 효과를 드러내는 가운데 투신이 무리한 플레이로 인해 2데스를 적립하며 세나가 크게 망해버린다. 다만 그리핀도 조합의 특성상 라인전 페이즈에서부터 격차를 크게 벌려야 함에도 '게임이 터졌다'라고 보기엔 애매한 수준의 격차가 나는 선에서 한타 페이즈로 넘어가게 된다.
KT 측 투신의 세나가 아예 망해버린데다 보노와 소환이 아쉬운 존재감을 보이는지라 이에 힘입은 그리핀이 오브젝트를 일방적으로 독식하며 앞서나간다. 그리고 4번째 드래곤을 두고 벌어진 대치 구도에서 KT가 가까스로 그리핀의 드래곤 4스택을 저지하는데 성공하며 한숨 돌리지만, 그 과정에서 바이퍼의 바루스가 쿠로의 아지르를 저격하는데 성공, 쿠로에게 붙어 있던 현상금을 챙기며 성장에 탄력을 받는다. 허나 그 이후 KT가 기습적인 바론 버스트를 성공시키며 분위기가 오묘해진다.
그러나 5번째 드래곤을 두고 벌어진 교전에서 그리핀은 3코어를 뽑아올린 바이퍼의 바루스를 앞세워 우위를 점한 가운데, KT는 아지르가 허무하게 잘리고 소환의 나르 역시 분노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허무하게 무너진다. 교전 승리에 힘입어 바다의 영혼을 획득한 그리핀은 도중에 유칼의 판테온이 잘려버리긴 했으나 나머지 본대 인원들이 무난하게 미드 억제기를 철거하는데 성공한데 이어 대치 구도 와중에 아지르 포탑을 끼고 버티던 에이밍을 바루스의 Q R 콤보에 판테온 궁으로 순식간에 끊어내며 결정적인 승기를 잡는다. 그리고 이것을 신호로 그대로 미드 라인을 압박하며 KT의 본진까지 밀고 들어간 그리핀이 넥서스를 장악하며 경기를 매듭짓는다.
'''바텀 차이'''로 요약할 수 있었던 경기. KT의 봇 듀오는 시작부터 블루 쪽에 와딩을 전혀 하지 않았다가 블루 카정 스타트 - 2렙갱을 전혀 읽지 못하고 너무 손쉽게 당하면서 유성 바루스에 알아서 날개를 달아줬고, 막판에는 미드 1차에서 수성하던 에이밍이 순식간에 폭사하는 대형 쓰로잉을 터뜨리며 패배의 시작과 끝을 바텀이 장식해버렸다. 한 편, 그리핀은 최근의 하락세를 반영하듯 극단적 스노우볼링 조합으로도 썩 잘 굴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게임이 비벼지긴 했으나 침착하게 상대의 실수를 받아먹은 가운데 유성 방관 바루스로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막판까지 딜을 쑤셔넣어 DPM 1000을 넘기는 모습을 보여주어 오랜만에 롤드컵 펜타킬의 주인공다운 캐리력을 과시한 바이퍼를 앞세워 세트 5연패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KT는 지난 경기까지 정상 가동되는 듯했던 바텀이 무너지자 3연승을 하던 그 당시의 경기력이 아닌 5연패 당시의 경기력으로 다시 회귀한 모습이었다. 투신은 무리한 플레이를 하다가 초반부터 대차게 망해버린데다가 소환 - 보노의 라인은 나르의 분노 관리를 잘 못해내는 모습을 보인 소환에 경기 내내 큰 존재감이 없었던 보노 둘 다 아쉬움으로 남으며 그나마 KT에게 역전의 열쇠가 될 수 있었던 쿠로와 에이밍은 초중반에 걸쳐선 썩 괜찮은 모습이었으나 쿠로가 바이퍼에게 저격당한 것을 기점으로 에이밍이 넥서스 역할을 해야 했고, 그 에이밍이 1데스를 적립하자마자 그대로 경기의 종결로 이어지며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이 경기의 결과로 담원의 단독 5위가 확정되었다.
6.2. 2세트
선픽을 잡은 KT가 대놓고 세나를 가져간 가운데 그리핀은 세트에 최근 단식 세나 상대로 각광받는 이즈리얼 - 카르마의 포킹 봇 듀오를 꺼내들었다. KT는 탐 켄치에 올라프를 추가한 가운데 그리핀이 세트를 가져갔으며 KT는 2페이즈에서 노틸러스와 케넨을 추가한다. 이에 그리핀은 4픽으로 그라가스를 골라 혹시 유칼의 야스오가 나오나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고 5픽을 할 때는 마오카이까지 보여줬으나 결국 실드 파괴가 가능한 레넥톤을 선택했다. 전반적으로 그리핀은 1경기만큼은 아니지만 라인전과 스노우볼에 치중한 밴픽을 구성했고 KT는 탱커 위주의 한타 조합으로 중반에 파괴력이 극대화되는 조합을 구성했다.
극 초반 세나가 바텀을 밀려오게 두고 미드로 가서 레넥톤을 두들겨놓는 판단을 한 데 이어 올라프가 선 블루 4캠 후 미드를 찌르는 동선으로 레넥톤의 점멸을 빠르게 뽑으며 KT가 그리핀의 초반 스노우볼링에 제동을 건다. 연이어 6렙 타이밍에 미드 갱으로 레넥톤을 잘라내긴 했으나 앞에서 소드가 소환의 케넨 궁을 라인전 단계에서 미리 빼놓은 상황인지라 양쪽 탑이 합류한 상황에서 올라프를 잘라내고 상대를 쫓아내는 데 성공해 1:1 교환으로 결론이 난다. 하지만 이것이 추가적인 이득으로 이어지진 않았고 첫 용은 빠르게 정비를 마친 KT가 오히려 챙겨오는 데 성공한다.
이후 그리핀이 탑 갱을 노렸으나 소드가 갱 호응을 하겠답시고 앞점멸을 썼다가 점멸-궁에 실패하는 사고가 터지며 탑에서는 이득이 터지지 않았고, 오히려 바텀에서 블루 옆에 박아놓은 제어와드를 활용한 기습으로 레넥톤이 또 다시 전사하고 미리 챙겨놨던 전령을 미드에 풀어 포탑방패까지 다수 챙겨온 뒤 두번째 용까지 KT의 몫이 되며 사실상 그리핀의 스노우볼 전략은 완전히 실패한다.
불리한 상황에 그리핀은 오브젝트는 모조리 줄 건 줘를 시전하며 포탑 스코어만 2:2로 맞춰줬으나 KT가 봇 2차로 밀어닥치던 과정에서 포탑을 끼고 있던 레넥톤이 또 다시 전사했고, 탑 1차를 밀릴 때는 세트의 뒷텔 활용에 소환이 앞으로 가서 궁을 쓰지 않고 빠지는 실수와 타잔의 적절한 궁 활용이 더해지며 좋은 한타 구도를 만들었으나 결국 2:2 교환으로 큰 이득을 보지 못했고, 4용 대치전에서는 끈질긴 대치전 끝에 바이퍼가 점멸이 빠진 상태에서 앞비전을 썼다가 순식간에 폭사, 기어이 KT가 칼영혼을 가져오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30분 경, 게임을 확실히 끝내겠다는 듯 KT는 바론을 쳐서 그리핀을 불러냈고, 강타 싸움에서도 바론 한타에서도 KT가 승리하며 세트 - 레넥톤이 현장에서 전사, 치열한 추격전 끝에 봇 듀오도 텔 타고 온 쿠로에게 죽고 타잔의 그라가스는 올라프에게 쫓겨 동네 한 바퀴를 한 끝에 기어이 전사, 그리고 탑 억제기와 장로까지 KT의 몫이 되며 그리핀은 완벽히 궁지에 몰린다. 그리고 두 오브젝트 버프를 동반한 채 KT는 그대로 3억제기를 모조리 밀어낸 후 쌍둥이 포탑과 그리핀의 마지막 저항까지 철저히 돌려깎으며 34분이 되기 전에 넥서스를 파괴, 1라운드 순위를 6위로 확정지었다.
1경기가 바텀 차이였다면 이번 경기는 '''미드 차이'''로 요약이 가능한 경기. 쿠로의 노림수가 적재적소에 들어가면서 레넥톤을 초반부터 확 상하게 만들어버렸고 이니시면 이니시, 탱킹이면 탱킹을 다 하면서 게임을 지배한 반면 유칼은 초반에 망한 것을 끝까지 복구하지 못하며 중요한 분기점마다 친정팀에게 인심 좋게 데스를 퍼주면서 20분만에 0/3/1을 찍고 2경기의 범인이 되어버렸다. 비록 소환의 케넨이 '''R 키가 빠진 수준'''의 눈썩급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그리핀의 조합은 탱커를 뚫지 못하는 조합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리핀은 레넥톤 미드로 스노우볼을 굴리겠다는 다소 뻔한 노림수를 KT가 노골적인 레넥톤 말리기로 손쉽게 받아치자 세컨드 플랜이 없다는 듯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왜 자신들이 하위권으로 처져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말았다. 그나마 타잔은 중간중간 배치기-점멸이나 4인궁 등 나쁘지 않은 폼을 보여줬지만 가뜩이나 정글 상성도 유리하지 않은데 미드가 대폭발해 칼날부리를 쿨마다 빼앗기며 성장 자체가 부족했기에 게임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고, 결국 1경기의 KT가 그랬듯 원딜에게 모든 것을 걸어야 되는 상황까지 몰렸다. 실제로 바이퍼는 전 경기에 이어 이번에도 압도적인 딜량 1등을 찍으며 고군분투하긴 했지만, 3탱커에 세나로 이뤄진 유지력 조합을 혼자서 뚫어낼 방법은 없었다. 결국 4용을 앞두고 어떻게든 딜을 욱여넣겠다고 앞비전이라는 무리수를 던졌다가 그대로 목숨으로 갚으면서 전 경기 에이밍처럼 데스와 함게 게임을 내주는 길을 똑같이 걷고 말았다.
여담으로 웬일로 1경기에 잠잠했던 와디드가 이번 경기에서는 작정한 듯 극딜을 꽂아넣는 모습을 보여줬다.
1세트의 결과로 담원의 5위가 확정되었다면, 이번 경기로 그리핀이 이긴다 해도 KT는 3승 6패 -5로 단독 6위를 확정짓게 되었으며, 그리핀의 최대치가 3승 6패 -7이 되며 3승 6패 -6인 한화의 7위가 확정되었다.
6.3. 3세트
그리핀이 앞 경기 막픽으로 잠깐 고려했던, 10.4 패치로 다시 부상하는 마오카이를 가져와 소드에게 쥐어줬으며 KT는 쿠로가 유칼이 뽑아든 아지르의 카운터로 벨코즈를 가져갔다. 전반적으로 앞 경기까진 라인전에 치중했던 그리핀이 이번에는 KT와 발을 맞춰 한타 지향적인 조합을 구성해 사거리 차로 상대를 갉아먹는 포킹 조합 대 이니시를 걸고 힘으로 찍어누르는 조합의 기량 싸움의 구도가 되었다.
시작부터 보노가 미드 2렙갱으로 아지르의 힐과 점멸을 모두 빼고 보내버리며 KT가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로써 챙겨온 미드 주도권을 바탕으로 첫 용은 KT의 몫이 되었고, KT가 전령까지 챙겨오려 하자 그리핀이 다소 감정적으로 보이는 대응을 했다가 본대와 동떨어진 채로 이니시를 건 마오카이가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퍼블까지 퍼줬고[24] 연이어 바텀에서 보노가 와드 W - 점멸 - 궁으로 이즈리얼을 바루스 앞으로 정확히 배달해 킬을 올리고 순식간에 바텀 포블까지 내면서 사실상 초장부터 게임이 터져버린다.
주도권을 내준 그리핀은 언제나 그랬듯 3용까지 존버를 하며 줄 건 줘를 시전했으나 사거리 차이와 성장 차이에 계속해서 농락당했고, 3용 대치전에서 소드의 마오카이가 먼저 이니시를 걸었으나 소환에게 견제당한 딜러진과 완전히 분리되면서 허무하게 킬을 내줬다. 이후 장면에서도 방관 바루스의 포킹에 그리핀의 챔피언이 연달아 빈사 상태가 되고, 3킬에 용과 바론까지 헌납하며 순식간에 글로벌 골드 8천 차이로 벌어져버린다. 연이어 바론 버프를 동반한 공성전에 억제기 2개를 뚫리고 1만 골드까지 격차가 벌어지며 치명상을 입은 그리핀은 2번째 바론에 대지 용의 영혼을 챙겨온 KT가 바텀 억제기로 쇄도해 들어오자 화끈하게 이니시를 꼴아박았지만 이미 성장 차이가 조합 상성조차 씹어먹을 정도로 극심해 화끈하게 폭사하면서 이즈리얼을 제외하고는 전멸, 이즈리얼도 kt의 가차없는 추노에 포위당해 죽기 직전에 넥서스가 먼저 터져나가며 '''퍼펙트 게임'''을[25] 완성 시키고 2:1로 KT가 매치승을 확정짓는다.
경기를 요약하자면 '''포병 조합을 상대로 힘싸움조차 안 될 때 어디까지 휘둘릴 수 있는가'''를 그리핀이 제대로 보여주며 멸망했다. 특히나 소드는 첫 한타의 성급한 진입을 시작으로 한타 때마다 딜러진과 분리된 상황에서 먼저 잘렸고, 유칼과 타잔은 경기 내내 존재감이 없었다. 마오카이가 앞라인에서 허무하게 죽는 모습을 보여주며 오버데스했으며, 같이 이니시에 호응해줘야 할 미드 정글의 폼 또한 처참했다. 소드는 마오카이를 잡고 딜러진과 동떨어진 이니시를 보여주며 픽의 의미를 살리지 못했고, 적의 노림수에 뻔히 당해주며 궁다운 궁이 한 번도 없었던 유칼과 갱으로 경기를 풀어야 한다는 그 엘리스로 RPG나 돌며 진짜로 "정글만 돌았던" 타잔은 너무나 최악이었다. 게임 내내 한타 구도에선 마오카이가 혼자 들어가면 나머지는 머뭇거리면서 구경하다가 뒤늦게 진입하거나 도망가다 추격당해서 사이 좋게 시체가 되어 있었다. 팀이 약속한 플레이를 무시하고 소드를 방치해둔 건지 소드가 혼자 급발진한 건지 헷갈릴 정도.
좋게 말하면 심리전이고, 나쁘게 말하면 소극적인 소환의 플레이가 의외로 큰 이득을 가져왔는데, 궁 대박은 없었을지언정 그리핀 딜러진에게 위협을 주는 좋은 위치 선정으로 그리핀 딜러진이 소드의 이니시에 호응은커녕 머뭇거리다가 도망만 쳤기 때문. 덕분에 kt는 편하게 소드부터 잡아먹고 나머지를 차례차례 정리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부분은 팀원과 발도 못 맞추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무턱대고 들어가서 잘려 한타각을 계속 그르친 소드의 잘못이 최우선이겠지만.[26]
6.4. 총평
'''LCK 역대 최고의 신입생은 결국 처참하게 몰락했다.''' KT가 그리핀을 상대로 패승승의 역전극을 써내려가며 4연승으로 1라운드를 마무리하고 동부 지역의 왕으로 등극했으나 그리핀은 5연패로 승격 이래 최초로 단독 꼴찌라는 수모를 떠안으며 1라운드를 마무리하게 되었다.성승헌: '''KT! 동부의 왕!!'''
김동준: '''사실 이 멤버진이 5연패했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강승현: '''그리핀은 한 팀이 아니다, 뭔가 하나도 팀플레이가 맞지 않고 있다 이런 게 느껴져요.'''
그러나 승리를 한 KT에게도 불안한 점은 분명히 있었다. 1세트 물몸 투신의 불안정함에 휩쓸려서 무색무취가 돼버린 다른 라이너들을 바라보면 알 수 있겠지만 지고 있는 게임을 뒤집는 능력이 부족하다. 상대인 그리핀이 분명히 스노우볼을 잘 굴리지 못해서 kt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 이런 kt의 문제점은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이는''' 탑 라이너의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 탑 라이너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냐면 담원의 뉴클리어보다도 심각한 수준인데 이번 1경기에서는 도대체 나르를 픽한 의미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어이없는 분노 관리를 보여주다 팀원들까지 전부 끌고 들어와서 한타를 역으로 파괴시키는 다른 의미로 대단한 나르를 보여줬고, 2경기에서 케넨을 잡고 상대팀을 완전히 묶고 쓸어버릴 기회를 눈 앞에서 몇번이나 놓친 후에 허공에 점멸-궁을 써서 폭사하는 소환의 눈썩급 경기력을 보면 '''"대충 라인전 버틸 수 있는 솔랭 탑솔러 하나를 대신 데려다놔도 큰 차이가 없겠다"'''라는 평이 나온다. 그나마 3경기에서는 딜러진을 견제하는 포지션과 벨트의 좋은 활용으로 팀원의 짐 신세는 면했지만, 아직 소환의 경기력에 대한 물음표는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 전체적인 현재 기량과 고점, 나이까지 모든 걸 감안하면 차라리 레이가 낫지만 레이를 쓰면 중후반 운영의 상대적인 장점을 보기도 전에 아예 라인전을 버티지 못하다 보니 ''''라인전을 그나마 버틸 수라도 있는'''' 소환이 대신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그 소환도 라인전 단계에서 단지 버티기만 할 뿐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역캐리나 안 하면 다행일 정도로 폼이 엉망진창이라 상체 메타인 현 메타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게다가, 선수 한 명이 빠진 상태로 게임하는 것과 다름없는 게임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다른 선수들이 모두 날 서 있지 않으면 1세트처럼 허무하게 패배하는 경우가 계속해서 나온다. 투신의 기복이 걱정되는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그나마 kt는 나머지 팀원들의 기량이 괜찮고, 투신도 기복은 있을지언정 잘 풀리는 날엔 폼이 무시무시하기에 '보노의 2렙 미드 갱-쿠로가 라인전을 잡고 발이 풀림-바텀에 힘을 실어주고 용 획득-오브젝트 이득과 미드 바텀의 힘을 바탕으로 스노우볼 굴리기'라는 승리의 공식이라도 써볼 수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반면에 그리핀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정글의 왕이라던 타잔은 정글의 어둠에 묻혀 어둠잔이 된 채로 게임에서 클로킹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유칼은 본인의 공격적인 성향과는 별개로 완전히 폼이 망가져서 공격적이기만 하다가 데스가 자꾸 쌓이고 있으며, 서포터인 아이로브는 신인의 한계라고 포장하기 슬슬 쉽지 않을 정도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그래서 리헨즈를 잃고 기복이 극심해진 바이퍼나, 그나마 분전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끊겨서 1인분이 안 되는 소드 둘 중 하나가 팀의 에이스로 꼽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유리한 상황에서도 스노우볼을 잘 굴리지 못하고 1세트에서는 어처구니 없게 바론을 내 주기도 하는 등, 더 이상 예전의 운영을 찾아보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거기에 한타마저 쓰로잉과 답답하다 못해 속 터질 정도의 머뭇거림이 눈에 띄는 수준으로 처참해졌다. 이대로는 정말로 승강전으로 끌려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7. 1라운드 순위
[1] 일반적으로 해설진들이 말하는 '난이도 높은 조합'이란, 이니시가 안 되는 스타일리시한 조합이다. 대충 봐도 담원 조합은 DRX에 비해 이니시 능력에서 차원이 다름을 알 수 있다.[2] 캐니언이 표식을 물기 위해 점멸을 사용한 것을 확인하지 못했던 표식은 세주아니를 미드 1, 2차 타워까지 추적해서 킬하는 동안 왜 점멸을 안 쓰는지 의문스러워하는 코믹스런 레코드가 나오기도 했다.[3] 작년에는 T1 코치로 있었는데 T1 선수들은 기량이 원체 뛰어나니까 김정균 전 감독도 제파를 믿고 난이도 높은 조합을 맡겼기에 T1이 승승장구했다. 사실 그마저도 19 시즌 정규시즌마다 T1이 밴픽에서 말린 경기가 적지 않은 걸 생각하면 좋게만 평가하기는 힘든 부분. 반면 작년 담원에 있었고 지금은 T1에 있는 김정수 감독은 '''기량이 뛰어난 미드와 바텀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냥 메타에 무난하고 쉬운 밴픽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밴픽과 조합 난이도 상관없이 강한 T1과 달리 담원은 제파 코치가 오면서 조합 난이도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4] 특히 2세트에서 아군에 호응하겠다고 스펠과 피가 다 빠진 조이로 딸피 올라프에게 들이받는 자살 행위로 인해 좋던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망쳐버렸다.[5] APK는 최근 3경기에서 1~3위를 만났고 체급차를 여실히 드러내며 세 경기 모두 완패했다.[6] 상윤은 자신의 은퇴식에서 한화를 디스하는 등 여러모로 신사적이지 못한 태도가 많아 많은 비판을 받았다.[7] 경기 후 젠지 인스타 라이브에서 많은 룬이 바드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만능의 돌을 들었다고 밝혔다.[8] 샌드박스가 대안으로 제시한 사일러스가 근래에 있었던 패치들을 통해 딜적인 측면에서 버프를 받았다고는 해도 젠지의 든든한 탱 라인을 상대로 궁극기 스틸 외에 딜적으로 유의미한 플레이를 보여주긴 어렵다. 실제로 인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다음 경기에서 아프리카도 오른을 내주고 사일러스를 가져와 적의 주요 궁극기로 활약하며 승리했기에 LCK 팀들 사이에서 오른의 카운터로 사일러스가 연구되는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인 조합은 차이가 있고 오른-세트를 모두 내주지 않고 세트를 서포터로라도 가져오는 선택을 했다는 차이는 있었다.[9] 브라움 또한 오른의 궁을 방패로 막겠다는 생각이었겠으나, 경기 내내 오른이 궁을 쓰기도 전에 허무하게 방패를 빼서 정작 오른 궁은 단 한번도 막아보지 못했다.[10] 경기가 끝날 때 즈음 젠지 선수들 역시 오프 더 레코드에서도 본인들의 경기력이 쓰레기였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등 객관적으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11] 특정 옵저버가 웬만하면 원딜에 투표하는 지독한 원딜 러버임에도 불구하고 한표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룰러가 얼마나 위험한 플레이를 했는지를 보여준다.[12] 지난 4주차까지 1988킬을 달성, 12킬 남았다.[13] 애초에 적진에 덩그러니 있었기 때문에 쓸리는 것은 기정사실화였다. 미포를 데려간 것이 그나마 슈퍼플레이.[14] 고치까지는 맞췄고 타릭이 W를 달고 E 스턴 연계가 될 수 있었으나, '''엘리스가 올라프에게 거미 Q로 돌진하면서 스턴 적중에 실패''', 그대로 뒷점멸을 타면서 아칼리 궁 2타도 빗나갔다.[15] 이때 페이커가 '''거진 풀피였던 세트에게 가면서 "이거 킬각이야"'''라고 하는 게 압권. 플라이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고 에포트가 빠르게 합류하면 킬을 낼 수 있을 것을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16] 사일러스가 나온 이상 폭뢰나 대장장이 신의 부름을 뺏어오면 이니시가 가능하고, 세트는 칼리와 조합되면 이니시에 나쁜 챔프라 보기 어렵다.[17] 특히 화염용 영혼을 둘러싼 한타에서의 오른 궁이 전혀 상관없는 미드 라인 방향으로 날아가서 숙련도 부족이라는 비판이 많이 제기되었는데, 이 부분은 버그라고 한다. 오른 궁 2타를 미리 써놓고 이동을 하면 궁을 쓴 방향이 아닌 오른이 움직인 방향으로 나가는 버그라고. 실제로 얼마든지 재현이 가능하며, 해당 장면 슬로우 모션을 봐도 궁 2타를 용 둥지 방향으로 쓰는 장면이 보인다. 아무래도 궁을 빠르게 맞추고 위쪽을 돌아 합류하려다 버그로 궁이 잘못 나간 듯한데, 일각에서는 이 정도 버그면 퍼즈를 걸어도 되지 않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18] 이론적으로 한 라운드 최다 세트는 9경기 모두 풀 세트를 가서 27세트를 하는 것인데, 아프리카는 첫 경기인 그리핀전(2:0 승리)을 제외하고 모두 3세트를 진행하면서 기존 기록인 25세트를 갱신했다.[19] 지표상으로도 드레드는 상대팀 정글 개입율 1위인 선수이다.[20] 4주차에서 DRX가 APK에게 오른을 내주고 사일러스를 가져오는 선택을 먼저 한 적이 있고 앞선 경기에서 샌드박스가 젠지의 오른을 상대로 사일러스를 픽했다. 하지만 DRX의 경우엔 맞라인전도 아니었고, 두 경기 모두 두 팀의 체급차가 매우 크다는 점도 있었다.[21] 특히 3세트를 끝내는 마지막 한타에서 테디가 수은 - 점멸 쓸 걸 예측하고 그랩으로 끈 플레이는 많은 팬들의 감탄을 이끌어냈다.[22] 여담으로 우연히도 스코어의 1000킬 달성 날인 2017 LCK 스프링 6주차 2라운드 49경기로부터 정확히 3년이 되는 날에 달성했다.[23] 오른의 풀딜 콤보인 'Q-W-R-평(W 불안정)-평-R(R1 불안정)-평(R2 불안정)-E-평'을 사일러스의 E-돌진 콤보로 끊을 수 있고, 설령 저 풀딜을 다 맞더라도 W로 피흡한 후, 궁을 역으로 뺏어 잡는다.[24] 일단 거리를 두고 궁부터 써서 견제한 것까진 좋았는데, 플도 없고 마나도 바닥나기 직전에 아군은 전부 블루 뒤쪽 부쉬에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W로 돌진하더니 그대로 벨코즈의 풀콤보를 맞고 산화했다. 마나가 부족해서 W 이후 Q 연계조차 못한 것은 덤.[25] 아쉽게도 탑 포탑방패가 1개 나가서 순도 100% 퍼펙트 게임은 아니게 되었다.[26] 특히 퍼블을 내준 전령 앞 한타는 아군의 호응이 늦거나 없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무턱대고 진입한 본인의 명백한 실책으로, '결정적일 때 쓸데없이 들어가서 잘리는 소드' 이미지의 마침표를 찍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