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후의 세계: 휴가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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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五分後の世界(ごふんごのせかい):ヒュウガ·ウィルス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류가 1996년에 발표한 대체역사소설. 대한민국에서는 2000년에 자유시대사에서 <바이러스 전쟁>이란 이름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옮긴이는 이정환.
전작으로 5분 후의 세계가 있는데, 이 두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연합군이 몰락 작전을 실행함에 따라 일본제국이 대충 망하고 나서 연합군의 통치하에 놓이게 된 평행우주를 그리고 있다.
제목의 '휴가(日向)'는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마을에서 따온 이름이며 흔히 아는 '休暇'가 아니다.
CNN 소속의 미국인 여기자 캐서린 코리는 일본 지하 사령부 또는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 통칭 UG)'라고 불리는 일본 지하의 전투 국가라고 쓰고 군국주의의 찌꺼기라고 읽는 저항조직을 취재하기 위해 옛 나가노(長野) 북동부 지역에 있는 B-4라 불리는 포로수용소에 한 달 정도 체류하고 있었다. 미군의 호위를 받으며 B-4에 도착한 그녀는 그곳에서 UG군이 벌이는 B-4 진압작전을 목격한다. 그녀는 곧바로 UG군 병사들을 따라가 취재 요청을 하게 되고, UG군 병사들은 취재에 응한다. 그러나 언더그라운드에 초대된 캐서린은 UG군 병사들과 UG의 주민들이 자신을 공기 취급할 정도로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고 소외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UG군 사령부에 초대된 캐서린은 원인불명의 전염병[1] 이 발생한 큐슈 동남부에 있는 휴양도시 '빅뱅'에 갇혀 있는 한 VIP를 구출하기 위한 작전에 동행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 그녀는 이 작전 중에 '빅뱅' 북서쪽에 있는 비국민촌[2] 인 휴가 마을을 쓸어버린다는 것[3] 이 마음에 걸렸지만 동행하기로 결심하고, 오쿠야마 중령이 이끄는 14명의 UG군 병사와 함께 '빅뱅'으로 떠나게 되는데......
소설 속의 평행우주는 현재,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와 5분 동안의 시공간적 차이가 있으며, 이 평행우주에서는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오키나와 전투를 치른 후, 나가사키, 코쿠라, 마이즈루에 원자폭탄을 쳐맞으면서도 '''일본 본토에서 미군과 결전을 실행했다.'''
당연히 전투와 공습으로 인해 일본 전역은 초토화되었고 이후 일본은 연합군의 점령하에 놓였다. '''또한 일본 제국이 패망하고 나서 일본군 지도자는 모두 체포되거나 처형되었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홋카이도와 토호쿠 지방은 소련이, 그곳을 제외한 혼슈와 큐슈의 대부분을 미국이, 시코쿠를 영국이, 또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 중국이 니시큐슈(서큐슈)를 각각 분할 통치했다. 그 시점에서 일본의 인구는 8000만 명[4] 에서 2300만 명으로 격감했다. 인구가 이렇게까지 줄어든 이유는 본토에서의 결전 직전에 일본 대본영이 전 국민을 군사화하기 위해 실시한 '의용병역법'의 결과와 소련에 의한 학살, 그리고 전 국토에 만연한 기아와 전염병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본 제국이 붕괴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버마(미얀마), 뉴기니에서 귀환한 일부 장교들이 옛 나가노에 집결했다. 새로운 일본을 일으키겠다는 뜻을 세운 그들은 지하에 수많은 터널을 만들어 국가를 형성했는데, 이것이 '일본 지하 사령부', 나중에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 통칭 UG)'로도 불리게 되는 지하 전투 국가의 탄생이었다. 이윽고 지하 수백 미터에 26만 명의 인구를 가진 언더그라운드는 냉전 당시 휘하의 UG군으로 일본 본토에 주둔한 연합군(미군과 소련군)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되풀이하면서 '''반제국주의를 주창하는''' 용병으로서 해외의 내전이나 분쟁, 혁명에도 참가했다. 1959년의 쿠바 혁명 때도 피델 카스트로의 요청을 받은 UG군이 타케우치 켄지 대위가 이끄는 군대를 파견해 혁명군을 도왔다.
1972년에 말년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언더그라운드를 시찰하고서는 "어떤 의미에서의 차별도 없는 나라는 UG뿐이다."라고 칭찬을 했다고 한다.[5] 전투 국가이면서 고도의 문화, 예술, 과학을 자랑하고 있으며, UG 생화학연구소가 개발한 '향현(向現)'은 부작용이 없는 완벽한 향정신성 의약품이며, 마치 화폐처럼 전세계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분할통치되어 해외로부터 '기술 이민'을 받아들인 지상의 일본에서는 올드도쿄, 오사카 등 도시를 중심으로 거대한 빈민가가 형성되고 있었다. 이민정책 자체가 실패한 상황에 놓인 전후에 각 빈민가에서 탄생한 혼혈아들 대부분은 연합군의 주둔에 따른 폐쇄감과 불안감 때문에 폭동과 약탈에 의지하여 생활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혼혈아들은 강자인 연합군을 상대로 철저하게 저항하며 대항하는 언더그라운드를 존경하고 동경했다.
가상의 역사를 다뤘다는 이유만으로 자꾸 이 소설을 대체역사소설로 분류하고 분석하고 욕을 하는데, 이 소설의 주안점은 SF적인 요소와 IF 역사에 대한 상상일 뿐이지 일본인 영웅집단 UG군의 활약상을 쓰고 아! 일본인이 진짜 맘먹고 싸우면 졸라 강하다! 이런 건 아니다. 모 블로그에서 색안경 끼고 읽은 리뷰 때문에 군국주의 소설로 치부되는데, 스타쉽 트루퍼즈를 쓴 작가가 진짜 군국주의자가 아닌 것처럼 이것도 가상의 사회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소설일 뿐이다. UG군 자체적으로도 계급차별 및 착취구조의 제도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그냥 서술만 하고 작가가 비판을 안했다고 이것도 그냥 넘겨버린다.
다만, 위 평가는 무라카미 류를 옹호하는 관점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볼 여지가 크며, 이 소설과 작가의 극우성에 대한 문제제기에 상당한 정당성이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설명은 다음과 같다.
전투중의 움직임이 권투선수 알리나 축구선수 펠레에 비견될 정도의 부드러운 어딘가 속세와는 다른 사람들인데 주인공은 이것을 학교에서 한 명씩은 있는 학급의 리더로 공부만 잘 하는 샌님이 아니라 운동도 잘하고 인기도 있고 불량아들과도 잘 지내는 그런 우수한 존재들만 모여있는 곳임을 알게 되고 배나온 중년에 저학력 포르노 업자에 불과한 비천한 인생을 살아온 자신에게 열등감을 느낀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달리 다른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처럼 그들에게 말살될 수도 있는 운명이었던 주인공은 의외로 그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게 되는데 그 이유는 주인공이 순간적으로 지옥같은 그 세계의 전장으로 내몰렸을 때 한 본능적인 행동이 그 나라의 본질인 게릴라의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어떠한 차별도 없는 곳이란 건 그들 국민 안에서의 차별. 준국민은 물론이고 비국민은 인간으로조차 생각하지 않는 엄격한 사회지만 국민들 안에서는 현대의 일본인이 상실한 가족간의 애정과 사람들 간의 존경과 젊은이의 의지가 가득차 있는 세상인 것. 비유하자면 '''종북세력이 상상하는 지상낙원 북한사회''' 정도를 연상하면 되겠다.
옹호측은 '흔히 우익 소설로 착각하지만 이 작품에서 작가는 과거 일본 제국군에 대한 멸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전공투세대인 작가가 본 좌익들의 공산권에 가진 환상도 녹아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당연히 바래야 하는 것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 조차 잊고 사는 현대인에게 열악하고 기묘한 상황에서 오히려 사람은 추구하는 것을 깨닫고 행복해질 수도 있다고 하는 내용을 강변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지만, '''정확히 분석하자면''' 이 작품에서 작가가 '서구(미국)의 문물에 정신이 오염되고, 경제적으로는 풍요롭지만 말초적인 욕구 충족에만 찌들어 정신적으로는 빈곤하고 유치한' 현대 일본 사회를 비판하기 위해 대안으로 제시한 사회는 '2차대전 패배 이전의 제국주의적 전통의 연장선상에서 탄생하였고 사회 전체가 군대식으로 편성되어 있을 정도로 극히 폐쇄적이고 억압적, 배타적인' 사회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즉, 물질주의와 경제적 풍요에만 집착하여 정신적 가치를 상실해가는 현대인을 비판한 것이 문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그 비판의 근거와 대안 제시가 '억압적이고 획일적, 배타적인 전체주의적 사회관'과 '제국주의 시대에 향수를 느끼는 일본 극우의 영웅상' 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시된다는 것.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신체적, 지적으로 모두 뛰어나고 품위있으며 인간적 친화력도 뛰어난' 이상화된 인물상 자체가 아니다. 이런 인물 자체는 어떤 사회에서든 이상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어떤 배경에서 이런 이상적 인간형이 나타나 어떤 일을 하는가인데, 이 작품에서는 그것이 '귀축영미에 굴하지 않은 제국주의 시대의 일본 전통과 그 전통을 이어받은 엄격한 군국주의적 폐쇄사회' 에서 나타나 '외부인을 인간으로조차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명확하고 폭력적인 행동' 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받는다는 것. 결국 이 작품이 우익(극우)적 작품이 아니라고 보기에는 일본 극우의 이상 및 세계관에 기댄 바가 너무 크다. 다만 굳이 따지자면 작가 자신이 선호하는 퇴폐적 서술이 전통적인 우파 작가들이 선호하던 엄숙주의적 윤리관에 부합하지는 않고, 이 때문에 작중에서 드러나는 차별이나 폭력이 은폐되는 대신 그 자체가 일종의 미학인 양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1. 개요
원제: 五分後の世界(ごふんごのせかい):ヒュウガ·ウィルス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류가 1996년에 발표한 대체역사소설. 대한민국에서는 2000년에 자유시대사에서 <바이러스 전쟁>이란 이름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옮긴이는 이정환.
전작으로 5분 후의 세계가 있는데, 이 두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연합군이 몰락 작전을 실행함에 따라 일본제국이 대충 망하고 나서 연합군의 통치하에 놓이게 된 평행우주를 그리고 있다.
제목의 '휴가(日向)'는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마을에서 따온 이름이며 흔히 아는 '休暇'가 아니다.
2. 줄거리
CNN 소속의 미국인 여기자 캐서린 코리는 일본 지하 사령부 또는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 통칭 UG)'라고 불리는 일본 지하의 전투 국가라고 쓰고 군국주의의 찌꺼기라고 읽는 저항조직을 취재하기 위해 옛 나가노(長野) 북동부 지역에 있는 B-4라 불리는 포로수용소에 한 달 정도 체류하고 있었다. 미군의 호위를 받으며 B-4에 도착한 그녀는 그곳에서 UG군이 벌이는 B-4 진압작전을 목격한다. 그녀는 곧바로 UG군 병사들을 따라가 취재 요청을 하게 되고, UG군 병사들은 취재에 응한다. 그러나 언더그라운드에 초대된 캐서린은 UG군 병사들과 UG의 주민들이 자신을 공기 취급할 정도로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고 소외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UG군 사령부에 초대된 캐서린은 원인불명의 전염병[1] 이 발생한 큐슈 동남부에 있는 휴양도시 '빅뱅'에 갇혀 있는 한 VIP를 구출하기 위한 작전에 동행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 그녀는 이 작전 중에 '빅뱅' 북서쪽에 있는 비국민촌[2] 인 휴가 마을을 쓸어버린다는 것[3] 이 마음에 걸렸지만 동행하기로 결심하고, 오쿠야마 중령이 이끄는 14명의 UG군 병사와 함께 '빅뱅'으로 떠나게 되는데......
3. 설정
소설 속의 평행우주는 현재,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와 5분 동안의 시공간적 차이가 있으며, 이 평행우주에서는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오키나와 전투를 치른 후, 나가사키, 코쿠라, 마이즈루에 원자폭탄을 쳐맞으면서도 '''일본 본토에서 미군과 결전을 실행했다.'''
당연히 전투와 공습으로 인해 일본 전역은 초토화되었고 이후 일본은 연합군의 점령하에 놓였다. '''또한 일본 제국이 패망하고 나서 일본군 지도자는 모두 체포되거나 처형되었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홋카이도와 토호쿠 지방은 소련이, 그곳을 제외한 혼슈와 큐슈의 대부분을 미국이, 시코쿠를 영국이, 또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 중국이 니시큐슈(서큐슈)를 각각 분할 통치했다. 그 시점에서 일본의 인구는 8000만 명[4] 에서 2300만 명으로 격감했다. 인구가 이렇게까지 줄어든 이유는 본토에서의 결전 직전에 일본 대본영이 전 국민을 군사화하기 위해 실시한 '의용병역법'의 결과와 소련에 의한 학살, 그리고 전 국토에 만연한 기아와 전염병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본 제국이 붕괴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버마(미얀마), 뉴기니에서 귀환한 일부 장교들이 옛 나가노에 집결했다. 새로운 일본을 일으키겠다는 뜻을 세운 그들은 지하에 수많은 터널을 만들어 국가를 형성했는데, 이것이 '일본 지하 사령부', 나중에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 통칭 UG)'로도 불리게 되는 지하 전투 국가의 탄생이었다. 이윽고 지하 수백 미터에 26만 명의 인구를 가진 언더그라운드는 냉전 당시 휘하의 UG군으로 일본 본토에 주둔한 연합군(미군과 소련군)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되풀이하면서 '''반제국주의를 주창하는''' 용병으로서 해외의 내전이나 분쟁, 혁명에도 참가했다. 1959년의 쿠바 혁명 때도 피델 카스트로의 요청을 받은 UG군이 타케우치 켄지 대위가 이끄는 군대를 파견해 혁명군을 도왔다.
1972년에 말년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언더그라운드를 시찰하고서는 "어떤 의미에서의 차별도 없는 나라는 UG뿐이다."라고 칭찬을 했다고 한다.[5] 전투 국가이면서 고도의 문화, 예술, 과학을 자랑하고 있으며, UG 생화학연구소가 개발한 '향현(向現)'은 부작용이 없는 완벽한 향정신성 의약품이며, 마치 화폐처럼 전세계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분할통치되어 해외로부터 '기술 이민'을 받아들인 지상의 일본에서는 올드도쿄, 오사카 등 도시를 중심으로 거대한 빈민가가 형성되고 있었다. 이민정책 자체가 실패한 상황에 놓인 전후에 각 빈민가에서 탄생한 혼혈아들 대부분은 연합군의 주둔에 따른 폐쇄감과 불안감 때문에 폭동과 약탈에 의지하여 생활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혼혈아들은 강자인 연합군을 상대로 철저하게 저항하며 대항하는 언더그라운드를 존경하고 동경했다.
4. 평가
가상의 역사를 다뤘다는 이유만으로 자꾸 이 소설을 대체역사소설로 분류하고 분석하고 욕을 하는데, 이 소설의 주안점은 SF적인 요소와 IF 역사에 대한 상상일 뿐이지 일본인 영웅집단 UG군의 활약상을 쓰고 아! 일본인이 진짜 맘먹고 싸우면 졸라 강하다! 이런 건 아니다. 모 블로그에서 색안경 끼고 읽은 리뷰 때문에 군국주의 소설로 치부되는데, 스타쉽 트루퍼즈를 쓴 작가가 진짜 군국주의자가 아닌 것처럼 이것도 가상의 사회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소설일 뿐이다. UG군 자체적으로도 계급차별 및 착취구조의 제도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그냥 서술만 하고 작가가 비판을 안했다고 이것도 그냥 넘겨버린다.
다만, 위 평가는 무라카미 류를 옹호하는 관점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볼 여지가 크며, 이 소설과 작가의 극우성에 대한 문제제기에 상당한 정당성이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설명은 다음과 같다.
1) 위 평가에서는 이 소설이 대체역사소설이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실존하는 역사를 대체하여 작가가 상상한 역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대체역사물이 맞다. 대체 어떤 이유에서 이게 대체역사물이 아니라고 하는건지 설명이 필요한 부분. 그리고, 대체역사물 장르의 경우 독자가 알고 있는 실제 역사와 작가가 제시한 새로운 역사 사이의 차이를 통해 주제의식을 강하게 드러낼 수 있는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역사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작가에게 그만큼 큰 사회적 책임이 따르게 된다. 더구나 그 해석과 창작을 통해 대체되는 역사적 시기가 현대사(더 나아가, 현재까지의 인류 역사 전체)에서 가장 민감한 사건 중 하나인 2차 세계대전과 관련되어 있다면... 이건 정치적 폭탄을 건드린 거나 다름 없다. 물론 창작은 작가의 자유고, 민감한 주제라고 해서 다루지 말라고 할 이유는 전혀 없지만 민감한 주제를 건드리면 그만큼 엄청난 논쟁과 시비가 쏟아져 나오는 건 당연하다는 이야기. 문제작을 쓰는 건 좋지만, 문제작을 써 놓고 문제제기를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엽기다.
2) 구체적인 극우성 문제를 보더라도, 일단 작가가 제시한 대체역사 자체가 일본 극우의 세계관과 아주 가깝다. 2차 세계대전 패전 당시 항복하지 말고 본토 총결전을 벌였어야 한다는 것은 미시마 유키오이래 일본 극우들의 가장 소중한 딸감이였고, 일본을 점령하고 일본인을 수탈, 학대하며 일본인의 문화와 가치관, 순수성을 파괴하는 외세에 맞서는 구 일본군 출신의 저항자들은 일본 극우들이 창작한 가장 영웅적인 인간상이었다. 그래서, 이러한 일본의 극우적 영웅들이 귀축영미 제국주의자와 귀축만도 못한 소련의 공산주의 침략자, 중국의 야만적 패권주의자들의 세계적 음모에 맞서 제 3 세계의 연대를 이끌어야 한다는 상상이 바로 60~70년대 를 거친 일본 극우들이 만들어낸 판타지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에는 그 모든 요소가 들어있다. 다만, 무라카미 류 특유의 퇴폐적 염세주의인지, 기괴하게 뒤틀린 미학인지에 의해서 그 극우적 판타지 주인공 세력 역시 뒤틀린 모습으로 나올 뿐이다.
3) 물론, 모든 소설에 언제나 정치적, 도덕적으로 올바른 인물이나 단체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UG의 입장을 곧 작가의 입장이라고 무조건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점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이 작가의 평소 행적이나 다른 작품이다. 예를 들어, 위 평가에서 이야기 한 로버트 A. 하인라인의 경우 군국주의 쩌는 스타쉽 트루퍼스에도 불구하고 군국주의자라는 소리를 듣지 않는데, 이는 하인라인이 낯선 땅 이방인에서는 아나키즘적인 세계관을 묘사했고,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에서는 68혁명 당시의 이상화된 마오쩌둥주의적 세계관을 묘사했고, 프라이데이나 므두셀라의 아이들에서는 반 전체주의적 세계관을 드러낸 바 있으며, 또 인터네셔널 SF지를 통해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는 등 작가로써 극히 넓고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작가에 대해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는 이유로 스타쉽 트루퍼스 하나만을 찍어서 군국주의자 딱지를 붙이는 것은 물론 부당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무라카미 류는 어떠한가... 애석하게도, 무라카미 류의 경우 작품에서 정치적인 문제를 거론했다 하면 극우 시비가 터졌다. 무라카미 류의 작품 중에서 이 작품을 제외하고 정치적 이슈를 다룬 작품으로 대표적인 것은 반도에서 나가라 정도인데, 반도에서 나가라의 경우도 오분후의 세계: 휴가 바이러스만큼 자극적이지 않아서 이슈화는 덜 됐지만 북한 첩보원에 대한 왜곡,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 옹호, 국가적 위기방어 능력 강화 명목의 전수방어권 주장등 극우성 시비 자체는 만만찮은 작품이었다.(아직 반도에서 나가라 독립 항목은 없지만, 무라카미 류 항목 끄트머리에 반도에서 나가라의 극우성에 관한 설명이 있으니 참고할 것.)
더구나, 반도에서 나가라의 주제의식까지 생각해보면 '오분후의 세계: 휴가 바이러스' 에서 그나마 UG군이 가진 계급차별이나 착취구조와 같은 제도적인 문제점을 옹호하지는 않았다는 반론 역시 의심스러워지는 것이, '반도에서 나가라'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소재인 '퇴폐'란 결국 강자에 의해 약자가 짓밟힘으로써 나타나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그리고 소설의 결말에서 큐슈는 폭력과 부조리에 노출됨으로써 강하고 건강한 사회로 거듭난다. 작가의 이러한 사회관을 볼 때, UG군의 행태가 오히려 작가 특유의 미학적 관점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워지는 부분도 있다. 실제 국내 사례에서도, 세계 제일의 여동생님이라거나 중2병 데이즈처럼 작중 인물의 잔인하고 비도덕적인 행태를 긍정적이고 멋진 것처럼 묘사한 경우가 있는데, 무라카미 류의 경우도 비슷한 것이 아닌지 의심될 수 있다는 것.
작가는 이 작품에서 현재의 일본인을 미국의 문물에 정신이 오염된 식민지로 평가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호화롭더라도 결국 정신적으로는 기본 욕구에만 집착하는 작중에 나오는 비국민촌의 원주민들과 아무 차이가 없는 수준. 반면에 언더그라운드의 국민은 일본 고유의 정신을 지키고 사는 존재들이다. 그것은 스모 같은 구세대 유물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고전영화에 나오는 클래식한 품위가 있는 존재들이며 신체와 정신이 모두 건강하고 운동으로는 올림픽 메달리스트급에 예술로도 천재적인 완벽한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무라카미 류는 어떠한가... 애석하게도, 무라카미 류의 경우 작품에서 정치적인 문제를 거론했다 하면 극우 시비가 터졌다. 무라카미 류의 작품 중에서 이 작품을 제외하고 정치적 이슈를 다룬 작품으로 대표적인 것은 반도에서 나가라 정도인데, 반도에서 나가라의 경우도 오분후의 세계: 휴가 바이러스만큼 자극적이지 않아서 이슈화는 덜 됐지만 북한 첩보원에 대한 왜곡,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 옹호, 국가적 위기방어 능력 강화 명목의 전수방어권 주장등 극우성 시비 자체는 만만찮은 작품이었다.(아직 반도에서 나가라 독립 항목은 없지만, 무라카미 류 항목 끄트머리에 반도에서 나가라의 극우성에 관한 설명이 있으니 참고할 것.)
더구나, 반도에서 나가라의 주제의식까지 생각해보면 '오분후의 세계: 휴가 바이러스' 에서 그나마 UG군이 가진 계급차별이나 착취구조와 같은 제도적인 문제점을 옹호하지는 않았다는 반론 역시 의심스러워지는 것이, '반도에서 나가라'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소재인 '퇴폐'란 결국 강자에 의해 약자가 짓밟힘으로써 나타나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그리고 소설의 결말에서 큐슈는 폭력과 부조리에 노출됨으로써 강하고 건강한 사회로 거듭난다. 작가의 이러한 사회관을 볼 때, UG군의 행태가 오히려 작가 특유의 미학적 관점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워지는 부분도 있다. 실제 국내 사례에서도, 세계 제일의 여동생님이라거나 중2병 데이즈처럼 작중 인물의 잔인하고 비도덕적인 행태를 긍정적이고 멋진 것처럼 묘사한 경우가 있는데, 무라카미 류의 경우도 비슷한 것이 아닌지 의심될 수 있다는 것.
전투중의 움직임이 권투선수 알리나 축구선수 펠레에 비견될 정도의 부드러운 어딘가 속세와는 다른 사람들인데 주인공은 이것을 학교에서 한 명씩은 있는 학급의 리더로 공부만 잘 하는 샌님이 아니라 운동도 잘하고 인기도 있고 불량아들과도 잘 지내는 그런 우수한 존재들만 모여있는 곳임을 알게 되고 배나온 중년에 저학력 포르노 업자에 불과한 비천한 인생을 살아온 자신에게 열등감을 느낀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달리 다른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처럼 그들에게 말살될 수도 있는 운명이었던 주인공은 의외로 그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게 되는데 그 이유는 주인공이 순간적으로 지옥같은 그 세계의 전장으로 내몰렸을 때 한 본능적인 행동이 그 나라의 본질인 게릴라의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어떠한 차별도 없는 곳이란 건 그들 국민 안에서의 차별. 준국민은 물론이고 비국민은 인간으로조차 생각하지 않는 엄격한 사회지만 국민들 안에서는 현대의 일본인이 상실한 가족간의 애정과 사람들 간의 존경과 젊은이의 의지가 가득차 있는 세상인 것. 비유하자면 '''종북세력이 상상하는 지상낙원 북한사회''' 정도를 연상하면 되겠다.
옹호측은 '흔히 우익 소설로 착각하지만 이 작품에서 작가는 과거 일본 제국군에 대한 멸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전공투세대인 작가가 본 좌익들의 공산권에 가진 환상도 녹아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당연히 바래야 하는 것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 조차 잊고 사는 현대인에게 열악하고 기묘한 상황에서 오히려 사람은 추구하는 것을 깨닫고 행복해질 수도 있다고 하는 내용을 강변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지만, '''정확히 분석하자면''' 이 작품에서 작가가 '서구(미국)의 문물에 정신이 오염되고, 경제적으로는 풍요롭지만 말초적인 욕구 충족에만 찌들어 정신적으로는 빈곤하고 유치한' 현대 일본 사회를 비판하기 위해 대안으로 제시한 사회는 '2차대전 패배 이전의 제국주의적 전통의 연장선상에서 탄생하였고 사회 전체가 군대식으로 편성되어 있을 정도로 극히 폐쇄적이고 억압적, 배타적인' 사회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즉, 물질주의와 경제적 풍요에만 집착하여 정신적 가치를 상실해가는 현대인을 비판한 것이 문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그 비판의 근거와 대안 제시가 '억압적이고 획일적, 배타적인 전체주의적 사회관'과 '제국주의 시대에 향수를 느끼는 일본 극우의 영웅상' 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시된다는 것.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신체적, 지적으로 모두 뛰어나고 품위있으며 인간적 친화력도 뛰어난' 이상화된 인물상 자체가 아니다. 이런 인물 자체는 어떤 사회에서든 이상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어떤 배경에서 이런 이상적 인간형이 나타나 어떤 일을 하는가인데, 이 작품에서는 그것이 '귀축영미에 굴하지 않은 제국주의 시대의 일본 전통과 그 전통을 이어받은 엄격한 군국주의적 폐쇄사회' 에서 나타나 '외부인을 인간으로조차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명확하고 폭력적인 행동' 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받는다는 것. 결국 이 작품이 우익(극우)적 작품이 아니라고 보기에는 일본 극우의 이상 및 세계관에 기댄 바가 너무 크다. 다만 굳이 따지자면 작가 자신이 선호하는 퇴폐적 서술이 전통적인 우파 작가들이 선호하던 엄숙주의적 윤리관에 부합하지는 않고, 이 때문에 작중에서 드러나는 차별이나 폭력이 은폐되는 대신 그 자체가 일종의 미학인 양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1] 이 전염병에 걸리게 되면 눈과 내장이 파열되고, 뼈가 부러질 만큼 강력한 근육경련 뒤에 피를 토하며 죽는다고 한다.[2] 非國民村. 몰락 작전 당시 일본 대본영이 실시한 '1억 총옥쇄' 정책 때문에 '국민의용군'으로서 연합군과 싸워야 했던 사람들의 자손이 사는 마을로, 주민들은 매우 가난하고 비굴하며,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불결한 환경에서 원시적인 생활을 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3] 이곳에서 최초로 전염병이 발생했기 때문에 감염원을 제거해야만 했다.[4] 흔히 2차대전 말기에 일본 대본영이 자국민에 강요한 '1억 총옥쇄'에서 1억이라는 숫자가 일본 본토의 인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실 이 숫자는 일본(8000만) + 조선과 대만(2000만)의 인구이다.[5] 그런데 웃기는 것은 이후에 전개되는 이야기에서 언더그라운드가 일본인들을 총 세 가지 계급으로 분류하여 차별하는 모습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본토 결전 당시 국민의용군으로 참전해 연합군과 싸운 일본 국민의 자손들은 일본인 입장에서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후손인데도 불구하고 '비국민'이라는 명예롭지 않은 명칭이 부여되었다. 비국민이란 군국주의 일본 시절에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이념에 따르지 않는 일본인을 가리키던 비하적인 명칭이다. '준국민'이라는 계급도 있는데, 이들은 언더그라운드의 '국민'이 되기 이전 단계의 사람들로, 작중 UG군 소속 등장인물들은 이들을 그저 인간 방패나 물건 보듯이 생각한다. '''차별 없다며?'''